[오마이뉴스 2026.7.13] "노동이사제 도입 10년... 왜 아직도 반쪽짜리 조례에 머물러 있나?

언론 속 연구소

[오마이뉴스 2026.7.13] "노동이사제 도입 10년... 왜 아직도 반쪽짜리 조례에 머물러 있나?

윤효원 59 07.13 12:34


"노동이사제 도입 10년... 왜 아직도 반쪽짜리 조례에 머물러 있나?" 

국가·지방 노동이사 22명, KLSI 노동이사 최고 과정 넉 달 과정 마치며 제도 개선 3대 과제 제시


강득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서울시가 2016년 9월 전국 최초로 노동이사 조례를 제정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그러나 전국 지방공기업·출자출연기관 1268곳 가운데 노동이사가 실제 활동 중인 곳은 88개 기관, 94명에 불과하다. 법이 아닌 조례로 제도가 운영되면서 지역별 편차가 크고, 시의회 정치적 지형에 따라서 한 번의 조례 개정으로 제도 자체가 후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이사제를 먼저 시작한 지방이 오히려 10년째 법적 근거 없이 조례에만 기대 온 셈이다.


이런 상황은 정부 국정과제와도 배치된다. 노동이사제 확대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명시돼 있지만, 취임 1년이 지나도록 이행 속도는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이사의 노동조합 탈퇴를 원칙으로 한 재정경제부 지침에 반발해 양대노총공대위와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 소속 노동이사들이 올해 4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 이행 촉구에 대한 요구서를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국가 공공기관의 경우는 2022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개정으로 뒤늦게 제도가 도입돼 이제 시행 4년차에 접어들었다. 법적 근거는 지방보다 늦게, 그러나 더 명확하게 마련된 셈이다. 다만 기획재정부 경영지침이 노동이사의 노동조합 탈퇴와 임원추천위원회 참여 배제 등을 규정하면서, 법과 지침 사이의 간극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입 순서와 법적 안정성이 엇갈린 채 10년이 흐른 셈이다.


이 같은 진단은 지난 10일 국가·지방 공공기관 노동이사 22명이 넉 달간의 역량 강화 과정을 마치며 내놓은 것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아래 한노사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향린교회 다목적실에서 '2026 KLSI 노동이사 최고과정' 수료식을 열었다. 서울교통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철도공사,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22개 기관 소속 노동이사들이 지난 3월 6일부터 매주 과정에 참여해왔다.


"법제화 안 되면 지침이 계속 법 위에 선다"


노동이사 최고과정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3일 열린 종합토론이었다. 참가자들은 4개 주제로 나눠 발제하고 토론하며 노동이사제의 현황과 과제를 짚었다. 지방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다룬 발제에서는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여러 차례 상정됐지만 매번 통과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발제자는 "지방자치단체별 정치 지형이 바뀐 만큼 국회 입법과 별개로 조례 개정을 통한 접근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시 조례가 노동이사 적용 기준을 정원 100명에서 300명으로, 다시 300명에서 1000명으로 상향하는 사이 8개 기관에서 노동이사 자리가 사라진 사례도 거론되며, 조례만으로는 제도가 언제든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가 공공기관과 관련해서는 법적 권한을 하위 지침이 제한하는 구조가 핵심 문제로 꼽혔다. 참가자들은 개선 방안으로 ▲경영평가 지표에 노동이사제 운영 실태를 반영해 기타공공기관의 자율 도입을 유도하고 ▲노동이사 정원을 별도로 운영해 소속 부서의 부담을 없애며 ▲지침이 법상 권한을 침해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 제소를 검토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독립성은 감시·견제로 이어져야 완성"


노동이사에게 필요한 역량을 다룬 발제에서는 재무회계·법률 등 기본 지식과 함께 독립성·전문성·책임성이 3대 축으로 제시됐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한성욱 노동이사는 토론에서 "노동이사는 시간·공간·예산·업무 네 가지 측면에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다만 독립성이 갖춰졌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반대 표결이나 감사 청구 등 실질적인 감시·견제 역할로 이어져야 완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버스 사업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네 차례에 걸쳐 문제를 제기해 운항보조금 심의위원 추천권 등을 관철시킨 사례를 들며 "이사회 안건에 대한 전문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대응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 중심 3트랙 실행계획


이날 수료식에서는 그간 지역·기관별로 나뉘어 활동해 온 노동이사 조직들이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로 통합된 이후 처음 맞는 수료식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통합된 협의회를 중심으로 ▲단기적으로는 기획재정부 경영지침 개정 요구 ▲중기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조례 표준안 마련 ▲장기적으로는 지방공기업법·공운법 개정 등 법제화를 3개 트랙으로 나눠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한노사연 관계자는 "지방은 10년, 국가는 4년째지만 어느 쪽도 안정적인 법적 기반을 갖췄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이번 과정을 통해 노동이사들이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실행 계획까지 세운 만큼,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노동이사 조례 제정 10주년을 맞아 오는 10월에는 조례 제정 배경과 현재,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짚는 기록 작업과 국제 캠페인도 예정돼 있다. 참가자들은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협약(87호·98호) 등 국제 기준을 근거로 노동이사의 노동조합 탈퇴 강제 규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입 10년, 절반의 법제화라는 현재 상황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이 3트랙이 얼마나 속도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과정은 넉 달간 국회의원·장관급 특강부터 실무 교육까지 폭넓게 짜였다. 개강식에서는 신장식 국회의원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각각 정치·노동정책 현안을 주제로 특강했고, 이후 공공기관 ESG(윤효원 감사), 산업안전보건체계(유성규 노무사), 공공부문 재정과 예산(한동숙 교수), 임금체계 개편(채준호 교수), 대화의 기술(고현숙 교수) 등 실무 강의가 매주 이어졌다. 5월에는 아시아에서 대한민국보다 20년이 앞서 노동이사제를 도입했던 대만으로 국외연수(5.3~5.9)도 다녀왔다.


출처 링크: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495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