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법안에 담긴 2026년 하반기 노동이슈 전망
─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상정 100건 분석
작성자: 이명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1. 상정 결과와 분류: 2026년 9월 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고용노동부 소관 법률안 100건을 상정했다. 100건 전부의 제안이유와 신구조문대비표를 읽고 노동자 보호의 방향으로 나눈 결과 강화 88건, 약화 10건, 중립 2건이다. 약화 10건은 모두 국민의힘 대표발의안이며 노동조합법 아홉 건과 근로기준법 한 건이다. 국민의힘 29건 가운데 18건은 강화다. 정당 대립은 노동 입법 전반이 아니라 노동조합법과 근로시간 두 영역에 모여 있다.
2. 원청 책임의 이중 구도: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원청과 발주자의 책임을 넓히는 법안 12건이 여야 구분 없이 제출됐다. 같은 회기의 노동조합법에서는 2026년 3월부터 시행 중인 원청 사용자성 조항을 좁히는 법안 6건이 제출됐다. 안전에서는 원청의 책임을 넓히고 교섭에서는 좁히자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19개 사업장이 원청교섭을 요구했고 교섭에 응한 곳은 한 곳이다.
3. 노동시간의 두 방향: 첨단산업 연구개발 특례는 근로시간·휴게·휴일과 가산임금의 법정 기준을 서면합의로 대체할 수 있게 한다. 반도체특별법과 메가특구특별법에서 관철하지 못한 요구를 근로기준법 본법에 담은 것이다. 같은 회기에 연결차단권, 유급병가, 육아휴직의 고지에 의한 개시, 가족돌봄 유급화가 함께 올랐다. 근로시간을 사용자의 지시가 미치는 범위로 볼 것인지 노동자의 생활 조건으로 볼 것인지에서 두 방향이 나뉜다.
4. 보호 대상 확대의 방식: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와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고령 노동자, 장애인으로 보호 대상을 넓히는 데는 반대 법안이 없다. 대립은 확대 여부가 아니라 방식에서 나타난다. 근로자 개념을 넓히는 방식, 근로계약을 전제하지 않는 별도의 권리 체계를 세우는 방식, 사회보험별 특례를 늘리는 방식이 함께 올랐고 셋은 책임을 질 사용자와 교섭 상대를 서로 다르게 정한다. 금전 보상을 수단으로 택한 기간제 법안은 고용불안정의 비용을 보상하지만 사용사유 제한이나 무기계약 전환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에서는 채용 고지·설명·동의, 인사 결정의 사람에 의한 재검토, 알고리즘의 산업안전 규율이 처음 조문으로 올랐다.
5. 노동조합의 과제: 법률은 권리를 새로 정하거나 없애지만 그 권리가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힘 관계, 노동조합의 조직력, 감독과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 달라진다. 노동관계의 실질을 입증하는 현장 기록의 축적, 집단적 권리와 생활시간을 함께 지키는 대응, 입법 이전에 단체협약으로 기준을 세우는 교섭, 보호 확대의 설계를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선택하는 일이 함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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