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재무제표 읽기

노동사회

노동자의 재무제표 읽기

구도희 0 9,629 2015.01.08 04:44
 
재무제표란 무엇인가?
재무제표는 이해관계자(주주, 은행, 국세청 등)에게 기업의 재무상태와 일정 기간의 경영성과를 집약해 보여주기 위해 만든 자료다.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표가 재무상태표이고, 경영성과와 이익지표를 보여주는 표가 (포괄)손익계산서다. 여러 표 가운데 기본이 되는 재무제표가 단연 재무상태표와 (포괄)손익계산서다. 재무상태표는 이전에 대차대조표로 불렸고, 포괄손익계산서는 손익계산서를 다소 변형한(당기순이익+기타포괄손익=총포괄손익) 형태다. 재무상태표가 특정 시점의 자산, 부채, 자본의 크기를 보여준다면, 포괄손익계산서‧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 수익과 비용을 계산한 경영성과를 보여준다. 이 외에 제조원가명세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등이 있다. 
한두 해의 경영분석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기업은 영속성(재생산 메커니즘)을 가지고 운영되는 유기체다. 각 계정과목에 대해서 패턴(일정한 형태나 유형 또는 그것의 배열)을 읽어내려면 몇 년간의 경과를 봐야 한다. 경영분석을 하려면 최소 3년, 제대로 보려면 5년 정도 추세 변화를 읽으면서 특징과 흐름을 잡아낸다. 
 
재무제표, 어떻게 읽는가
 
1. 재무상태표
결산일(예:2014년 12월 31일) 현재라고 하는 특정 시점의 재무상태를 나타낸다. 재무상태표-과거의 대차대조표-의 차변(왼쪽)은 자산을, 대변(오른쪽)은 부채와 자본을 나타낸다. 대변은 자금조달의 원천을, 차변은 자금의 운용을 보여준다. 자산과 부채의 작성은 쉽게 현금으로 돌릴 수 있는 순서와 빨리 갚아야 하는 순서로 돼있다. 자산과 부채 앞에 붙는 유동과 비유동을 구분하는 기준은 1년으로, 1년 이내에 현금화하거나 상환해야 한다면 ‘유동’, 기간에 상관없으면 ‘비유동’을 붙인다. 자산은 부채와 자본의 합(자산=부채+자본)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타인으로부터 차입한 자금(부채)과 주주의 자금(자본)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산․부채․자본의 세부 구성은 표2와 같다. 
이 가운데 눈여겨 볼 것은 생산수단에 해당되는 유형자산이다. 유형자산에서는 감가상각비를 주목한다. 유형자산 가운데 토지와 건설중인 자산을 제외하고 감가상각충당금(감가상각누계액과 같은 말)이 설정돼 있다. 개별자산별로 매 사업연도에 제조원가명세서와 손익계산서에 감가상각비로 계상된 금액이 누적된 것이 재무상태표의 감가상각누계액이다. 해당기업의 총감가상각비는 제조원가명세서와 손익계산서의 감가상각비가 합해진 것이고 이것이 현금흐름표의 감가상각비다. 감가상각비를 실제보다 과대계상함으로써 이익을 축소시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다음은 자본금 변동사항이다. 최초 설립자본금 이후 자본금은 유․무상증자를 통해 계속 증가한다. 어떤 회사든 자본가의 초기 자본금은 배당이든 경영자임금 형태로든 자본가에게 돌아간다. 주주가 돌려받는 돈은 모조리 잉여가치가 원천인 이윤을 통해 확보된 것이다. 설령 주주 자신의 돈을 투여한 유상증자인 경우라 하더라도 그 자금의 원천은 배당, 경영자임금, 비자금을 통해 충당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설립 후 지속적으로 늘어난 증자 후 자본은 그 원천의 특성상 주주 자신의 것이 아니다. 노동자가 만들어낸 것이다. 자본은 실제 자본축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자본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자본금은 발행이 완료된 주식의 액면가액 총액이다. 개별 기업의 주가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따라 지분율에 비례해 주주들이 거저먹는 비율은 그만큼 높아진다.  
이익잉여금은 손익계산서에 보고된 손익과 다른 자본 항목에서 이입된 금액의 합계액에서 주주에 대한 배당, 자본금으로의 전입, 자본조정 항목의 상각 등으로 처분된 금액을 뺀 잔액이다. 이익잉여금을 다른 말로 이익축적분 또는 유보분이라 한다. 
 
 
 
2. 손익계산서
손익계산서는 한마디로 수익에서 비용을 빼 이익을 산출하는 과정이다.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이 비용을 추적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비용은 무조건 이익을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손익계산서가 작성되는 원리를 들여다보자. 노동자들이 만든 제품이 시장에서 팔릴 경우 매출액으로 잡힌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빼면 매출총이익이 나오고, 판매비와 관리비를 빼면 영업이익이 나온다. 여기에 영업외수익을 더하고 영업외비용을 빼면 법인세전순이익이 나오는데 법인세까지 빼면 당기순이익이 나온다. 자본은 가장 적은 이익인 당기순이익을 가지고 예의 익숙한 ‘적자론’과 ‘지불능력론’을 펼친다. 이에 맞서 노동은 응당 ‘영업이익’을 노동자의 이익지표로 주장해야 한다.
손익계산서에서 제일 눈여겨볼 부분이 ‘원가’다. ‘수익-비용=이익’이므로, 가장 큰 비용인 매출원가가 얼마큼 빠지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매출원가율(=매출원가/매출액*100)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이익지표가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매출액은 상품, 제품 등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에 의해 실현된 총액을 말한다. 매출원가는 생산과 구매에 든 비용을 말한다. 기업은 매출액 중에서 매출원가의 비중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항상 적자가 나거나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서 손익계산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따라서 매출원가의 비중이 극히 높은 경우는 동업종 평균과 비교분석을 해봐야 한다(2013년 제조업 평균 매출원가율 83.6%).
매출원가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제 비용이므로 매출원가의 세부내역을 알기 위해서 제조원가명세서가 꼭 필요하다. 손익계산서상에 나와 있는 제한된 매출원가의 구성만으로는 제조원가의 구성(재료비, 노무비, 경비 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제조원가명세서를 받아 세부내역을 파악해야 한다. 
다음으로 볼 계정이 판매비와 관리비(이하 판관비)다. 손익계산서상에 판관비는 제조원가의 경비에 해당한다. 당기제품제조원가가 생산현장에서 발생한 비용이라면 판관비는 사무‧관리‧판매‧영업 부문에서 발생한 비용이다. 생산과정(공장에서 들어간 비용)과 영업과정(사무실에서 들어간 비용)에서 들어간 모든 비용을 합산해 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산출되는 게 영업이익이다. 노동자의 이익지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노동자의 이익지표는 영업이익임을 유념하자. 기업의 정상적인 생산과 영업활동을 통해 획득하는 사실상의 이익은 영업이익이다. 따라서 이후의 이익 감소는 노동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추가로 포괄손익계산서에 대해 언급한다. 포괄손익계산서는 K-IFRS에서 기업의 손익을 보여주는 표로 기존 손익계산서에 해당된다. 기존 당기손익에서 인식하지 않은 수익과 비용인 해외사업장 외화환산 차이, 유‧무형자산 재평가이익 등을 기타포괄손익으로 표시한다. K-IFRS 도입 이후 손익계산서와 더불어 포괄손익계산서를 별도로 작성하거나 손익계산서에 기타포괄손익 항목까지 포함시켜 포괄손익계산서로 작성하게 되었다. 
눈에 띄는 차이는 손익계산서의 최종 값이 ‘당기순이익’이었던 반면, 포괄손익계산서에서는 그 당기순이익에 ‘기타포괄손익’이라는 구성요소를 추가하여 ‘총포괄이익’이라는 값을 산출하도록 한 것이다. 
 
 
 
3. 제조원가명세서
제조원가명세서는 제품 제조에 들어간 원가명세서를 말한다. 여기서 제조는 판매활동 이외에 제조활동은 물론 공사, 임대, 분양, 운송활동 등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따라서 해당 활동에 따라 〇〇원가명세서로 이름 붙일 수 있다. 제조기업이 제품의 제조에 사용할 목적으로 외부로부터 구입한 물품비를 재료비라고 한다. 재료비를 계산할 때는 재고자산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기업에서는 재료비를 과대 또는 과소계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재료재고를 조작함으로써 가능하다. 
제조원가명세서는 2004년 이후 공시되지 않는 재무제표(부속명세서)가 됐으므로 회사에 요구해서 받도록 한다. 과거 제조원가명세를 제공받지 않더라도 편법으로 제조원가의 일부를 추정(주석사항의 부가가치 계산에서 임금과 감가상각비 파악)할 수 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조차 여의치 않은 까닭에 반드시 회사에 요구해서 받아 내야 한다. 제조원가명세서가 확보되었다면 다른 계정과목보다 노무비와 외주가공비의 비중을 눈여겨봐야 한다. 노무비는 생산직 노동자의 인건비 추이를, 외주가공비는 외주실태를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예측하듯 외주가공비가 늘어날수록 고용불안이 가중된다. 경험으로 보면 외주가공비 비중이 커지는 동시에 구조조정, 정리해고, 공장폐쇄 등이 진행되곤 했다. 노무비 비중을 볼 때 유의할 점은 임금상승과의 연관성과 재료비와의 상대성이다. 
 
 
4.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자본변동표
기업은 영업활동을 하면서 거래를 통하여 발생한 이익을 회사 내에 유보‧축적하는데 이러한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이익이므로 이것을 특정 목적에 사용하거나 주주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재원으로 파악, 기업은 상법으로 정해진 이익준비금을 제외한 잉여금을 정관이나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처분한다. 이러한 처분 사항을 보고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기본 재무제표가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다(결손 시 결손금처분계산서). 
자본금 변동 사항이나 이익축적 지표와 함께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를 통해 알 수 있는 배당금 지급 관련 사항을 적절히 연관시켜 분석하면 주주들이 얼마나 가져갔는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5. 현금흐름표
한 회계연도 동안 발생한 현금흐름을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으로 분류하여 현금의 증감을 나타낸다. 기업이 생산과 영업활동을 수행함에 따라서 현금의 유입과 유출이 반드시 수반되기 마련인데, 이러한 현금흐름은 기업의 모든 활동을 통해 일어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는 영업활동에서 새롭게 창출된 현금 액수를 알 수 있고(당기순이익, 이자, 배당금 등),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는 금융자산 증감과 유형자산 취득‧처분 등을 알 수 있고,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는 장‧단기차입금의 차입과 상환 액수, 회사채 발행 규모 등을 알 수 있다. 
 
 
재무제표 사이의 관계를 개괄해본다. 자본가는 부채와 자본을 원천으로 하여 획득한 자산과 노동력을 결합하여 기업경영을 하고(재무상태표), 이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 및 판매하여 제반 비용을 차감한 뒤 주주의 것으로 인정되는 당기순이익을 얻는다(손익계산서). 이 당기순이익은 이익잉여금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 중 일부는 배당으로 처분되고 남는 것은 자기자본 증대로 이어진다(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자본변동표). 이렇게 축적된 자본은 당연히 부채와 자산 구성에 변화를 가져온다. 다음 표는 그 연관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고용되어 자신의 생활을 간신히 재생산할 정도의 임금을 받고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노동을 통해 생산수단을 보유할 뿐 노동하지 않는 자본가에게 엄청난 이윤을 가져다준다. 노동자에게 자신과 그 가족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과정은 자본가에게는 엄청난 부가 쌓여가는 과정이 된다.
 
 
 
구성비‧증감률‧비율분석 통해 재무제표 효과적으로 읽기 
재무제표 읽는 법에 대해 요약‧정리하자면, 재무상태표는 대차 등식을 이해(자금의 조달과 운용: 자산=부채+자본)한 후 좌우를 보고 상하를 보되 굵직한 자산부터 본다. (포괄)손익계산서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본다. 이익지표인 매출총이익>영업이익>당기순이익 순으로 본다. 제조원가명세서는 제조원가의 3요소인 재료비, 노무비, 경비를 중심으로 본다. 
구성‧증감률‧비율분석을 통해 재무제표를 효과적으로 읽어낼 수 있다. 각각은 다음 나오는 공식을 이용해 구한다. 구성비법은 총자산, 매출액, 당기총제조비용을 기준으로 각각 100으로 놓고 다른 계정들의 비율(구성비)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경영분석지표 하나인 비율분석은 재무제표의 계정과목 간 관계를 중심으로 경영성과를 측정하는 기법으로 안정성, 수익성, 활동성, 성장성 등으로 분류된다. 참고로 수익성, 활동성, 성장성 등의 비율은 매출‧수익과 직접적인 상관관계에 의거하는 증가율과 이익률로 파악되므로 수익이 안 나는 상황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안정성은 자산, 부채와 자본의 관계비율로서 재무상태표 각 계정 간 관계를 설명하는 정태비율(靜態比率)이며 단기채무 지불능력인 유동성과 경기대응 능력인 안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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