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군사독재 망령을 되살리는
대구광역시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제정 반대한다
4.9통일평화재단
4.9통일평화재단은 지난 3월 11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시간부회의에서 “동대구역과 대구도서관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라” 지시하면서 시작된 대구광역시의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제정 시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이와 같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의 역사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박정희는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헌법을 유린하여 장장 18년 동안 독재하며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가 공권력을 이용하여 수많은 인권침해 사건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그 대표적인 조작 사건이 바로 1975년 4월 9일 서대문구치소 사형장에서 여덟 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수십명을 고문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했던 소위 ‘인민혁명당재건위 사건’이다.
2000년대 이후, 정부 차원의 과거사 청산 작업이 시작되었고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등 국가 기구가 실시한 조사를 통해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시기, 불법구금과 고문에 의한 수많은 인권침해 사건들의 진실이 드러났고 법원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하고 국가배상을 결정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그 피해 진상이 제대로 들어나지 않은 인권침해 사건이 무수히 존재하고 있다. 또, 과거사 위원회와 재심 등을 통해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고 피해자들의 명예가 회복되었다고 하여도 그 피해로 인해 아직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당사자들과 유가족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재자 박정희를 기념하는 사업을 벌이겠다는 대구광역시의 역사파괴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미 2017년 하반기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서울 상암동 박정희기념도서관에 설치하려 했던 박정희 동상 건립이 국민 66.5%가 반대하여 무산된 바가 있다. 또, 위에서 언급한 조례안이 입법 예고된 후 대구광역시의회에 반대의견만 880건이 접수되는 등 대구시민들도 박정희동상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군사독재 박정희의 망령을 지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인혁당재건위 사건을 비롯하여 민청학련 사건, 긴급조치 위반사건, 조작간첩사건, 노동탄압사건 , 문화예술인 탄압사건 등 박정희 집권시절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들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4.9통일평화재단은 이러한 사회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의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제정’에 단호히 반대한다.
지난 4월 10일 실시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여당인 국민의힘이 완패하면서 민심이 무엇인지 명확해 졌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민심을 역행하는 박정희 동상 건립을 비롯한 박정희 숭배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행위가 계속 시도 될 경우, 홍준표 시장과 박정희 지지자들은 더욱 더 고립될 것이며 역사의 죄인으로 미래에 기억 될 것이다.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 대구광역시는 불필요한 독재자 찬양으로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대구시민들의 민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4월 23일)
출처: <e노동사회> 2024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