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한국의 노동시장은 기업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 중첩되고,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 내에도 상당한 분절 또는 균열이 존재하는 ‘중층적 분절노동시장’을 특징으로 하며, 파편화된 기업별 노사관계와 맞물려 불평등이 확대되는 악순환 고리에 빠져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와 관련된 4가지 쟁점을 살펴봤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차 노동시장이라 할 수 있는 정부부문과 민간부문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수는 447만 명이며, 임금노동자의 23.4%, 전체 취업자의 19.3%이다. 노동시장에서 핵심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대기업 정규직이 수적으로도 전체 노동자의 1/4에 이른다는 사실은,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을 보호하고 분절노동시장 문제를 극복하려면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둘째, 기업(사업체) 규모와 고용형태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다.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기업(사업체) 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 중첩되고 있지만, 굳이 둘 중 하나를 꼽으라면 기업(사업체) 규모보다 고용형태가 더 규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1980년대 이후 내부노동시장 수축기에 분절노동시장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내부자-외부자 이론과 노동시장 유연화론, 균열일터 가설이 있다. 내부자-외부자 이론은 불평등 확대 원인을 내부자의 노동이동 비용에서 찾는데 비해, 노동시장 유연화론과 균열일터 가설은 정부와 자본의 노동시장 유연화와 외주화 정책에서 찾는다.
넷째, 내부자-외부자 이론은 불평등 해소방안으로 고용보호 규제를 완화해 노동이동 비용을 축소하고 노동시장을 더 유연화 할 것을 제안한다. 이에 비해 노동시장 유연화론과 균열일터 가설은 불평등 해소방안으로 ‘포용적인 고용제도를 촉진하고,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고, 보편적인 사회보호를 제공해야 한다.’며 포용노동시장을 위한 재규제화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