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주식시장과 월가에 의존-남미형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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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주식시장과 월가에 의존-남미형 전락 우려

김종진 0 4,526 2004.03.09 03:48
제목: [한겨레]주식시장과 월가에 의존-남미형 전락 우려


[한겨레신문]


국가발전·구조조정 전문가

엘러먼 캘리포니아대 교수 인터뷰 전문


"한국이 이런식으로 주식시장과 미국 월가 중심의 금융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다가는 자칫 '아시아판 남미경제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과 발전과 체제전환국가의 구조조정 전문가인 데이비드 엘러만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경제학)가 최근 방한해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이런 경고를 던졌다.

그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콜럼비아대 교수가
세계은행 부총재로 재직할 때 수석자문연구원을 맡으면서 한국의 외환위기
전후 과정을 세심하게 관찰한 경험이 있다.


-지난 1998년 방문 했을 때와 지금 한국 경제 사이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가?

"1998년에 한국은 혼돈의 상황이었지만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거치며
한국은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었다. 채무국에서 졸업을 하면서 폭풍은 지나간
것 같다. 폭풍이 한국의 전통적인 산업구조와 노사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는 것이 내 방문의 목적이다. 한국은 IMF 요구를 충실하게
따라 산업과 시장구조를 영미식으로 재편해 주식시장과 주주의 권리를
강조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그러나 한국이 선택한 미국식 기업경영 방식은 전통적 한국의 산업구조의
특징과 장점과는 충돌한다. 고용을 유지하고, 새로운 기술을 위해 투자하는
것과 주주들을 위해 단기적으로 많은 이익을 내고, 좋은 결산보고서를 내는
방식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다수의 주주들이 단기적인 매매이익에만 관심이
있다면 기업은 인적자본의 개발이나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기술투자 등과는 거리를 두게된다.

우리는 세계 각국의 경험에서 두가지 전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나는
'상향평준화(High Road)'식 접근법이다. 노동자들에게 고용의 장기적인
안정을 보장하고, 기업의 성과를 그들에게 보답하고 재투자 하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현재 고용된 인력들의 기술이 필요없게된다면
새로운 기술을 빨리 배워 적응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대개 미국 기업들이 흔히 쓰는 `하향 평준화(Low Road)'식 접근법과는
대조적이다. 미국 기업들의 경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할 경우 단기에 비용을
줄이려고 기존 노동자를 재교육시키기보다는 해고하고 노동시장에서 새로운
인력을 구하는 접근방식을 택한다.

후자는 시장기반의 접근이고, 전자는 전후 일본이나 독일식 접근방식이다.
어느 쪽이 사람들에게 더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게하겠는가?

미국의 경영자들은 스톡 옵션으로 1년에 수백만달러씩 돈을 벌면서도
노동자들에게는 "당신들을 유지하는 것보다 주가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서슴없이 말함으로써 노동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떨어뜨린다.

이에 따른 피해는 단기적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고 나중에 현실화되면
경영진은 아예 회사를 외국으로 옮긴다던지 한다. 한국은 이렇게 서로
완전히 다름 접근법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영미식과 독일식을 비교해보면 결론적으로 미국 경제가 더 역동적이지
않은가? 일본도 일본도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식되는 영미식을 따라 불황
벗어나는 과정에서 종신고용제 폐기를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미국 모델의 성공과 주식시장의 좋은 성적을 동일시하면 안된다.
주식시장에서 성공은 하나의 지표일 따름이지 실제 성공을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현실을 보면, 미국에서 말하는 '주주의 이익과 권리'는 궤변에
불과하다. 사실 힘은 경영자들에게 집중된다.

중소기업들이 부단히 연구개발 노력을 해 기술을 개발하면 큰 회사는 풍부한
자본으로 다른 기업들을 합병하는 시스템으로 미국은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즉 미국의 대기업들은 허공에 떠있는 것이다. 그들은 여기저기 합병을
추진해서 주가를 올린다. 그러나 힘은 중소기업에서 오고, 하이테크
분야에서 온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미국처럼 하려면, 주식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또 미국 경제는 겉으로 보기보다 많이 병들었다.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무역적자가 그 단적의 증거의 하나이다.미국 기업들이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것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한국, 일본, 중국, 유럽에서
생산된 상품을 주로 구매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정치, 국사적 강국이라는 지위로 전세계
부자들로부터 미국으로 돈을 끌어들여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그러나
무역적자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불어날 경우 돈이 거꾸로 흐르게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돈이 못 나가게 할 것이고,
그러면 실질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결국 미국 경제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