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쿠팡의 약탈적 비즈니스모델과 노동 착취

김종진의 블로그

[칼럼] 쿠팡의 약탈적 비즈니스모델과 노동 착취

김종진 0 515 07.16 18:51

* 이 글은 경향신문 <세상읽기>의 필자의 칼럼(2021.7.16)입니다.


- 아래 -


쿠팡의 약탈적 비즈니스모델과 노동 착취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쿠팡은 아마존판 한국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은 시간 동안 시장점유율 1위의 전자상거래업체 성장만이 아니라 공격적인 투자와 수직적 통합 전략도 같다. 실제로 창사 초기 두 기업 모두 적자였으나 몇 년 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까지 흡사하다. 쿠팡의 롤모델이 아마존으로 알려져 있고, 스스로 아마존을 잘 벤치마킹하는 회사라고 자평할 정도다. 두 기업의 10여개 비즈니스 모델도 동일하다. 배송 시스템은 물론 유료멤버십, 판매자 노출 방식 등 차이점을 확인할 수 없다. 물류관리 시스템으로 불리는 풀필먼트와 배송, 배달 형태와 핀테크(쿠팡페이 VS 아마존페이) 활용까지 같다.

 

우리는 쿠팡과 아마존의 관리를 위한 지도화나 작업 흐름 시스템과 고용모델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두 회사 물류센터는 살인적최악의 노동환경이다. 자동화된 시스템에 노동자의 자율성은 찾아볼 수 없다. 개인당 업무 할당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UHP)되고,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노동강도를 감내해야 한다. 쿠팡 물류센터의 쿠펀치라는 출퇴근 앱의 와이파이 비밀번호조차 Qkfmsqothd8*2@(빠른배송빨리). 저성과자 망신주기, 화장실 이용 허가 등 천박한 자본주의 괴물의 통제관리들이 잔존하고 있다.

 

100여개 쿠팡 물류센터의 캠프 운영, 교대제 근무 형태와 휴게시간은 물론 극소수의 정규직 고용모델까지 같다. 물류센터 입고-재고관리-출고-허브-배송이라는 전체 작업 흐름에서 쿠지게, 헬퍼, 워터, 쿠팡친구, 쿠리어·플렉서까지 파편적 고용 형태가 확인된다. 쿠팡과 아마존 1곳당 물류센터 2500명 인력 중 정규직은 5~10% 남짓에 불과하다. 전국 쿠팡 물류센터 4500명의 분류보조 담당 헬퍼는 거의 일용직이다. 차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이 외부 컨설턴트의 충고로 은퇴한 연금 생활자를 특정 시기 계절노동자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아마존보다 더 약탈적 고용모델인 쿠팡의 배송·배달 서비스다. 아마존이 2일 이내 배송인 것에 비해, 쿠팡은 새벽·로켓배송으로 당일 배송을 한다. 배송 또한 쿠팡과 아마존 모두 플렉서라는 플랫폼노동자 활용을 특징으로 한다. 이렇게 쿠팡의 성장 이면에는 폭력적 노동 착취와 통제가 있었다. 쥐어짜기식 경영은 냉난방이 되지 않는 작업환경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최근 2년 사이 쿠팡에서 10명 남짓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쿠팡은 산업시설 설계 보안 문제로 개인 상비약조차 반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이부프로펜이라는 해열진통제 자판기가 있어 두 알, 네 알 정도 먹고 하루하루를 버틴다. 발바닥 근막염이나 건염을 비롯해 반복적 작업으로 일한 근골격계 등이 난무한 21세기 재해공장을 펼쳐 놓은 것만 같다. 노동조합 설립이나 활동이 여의치 않은 미국에서 영화로까지 제작된 <노매드랜드>는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현실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다소 고발적이지만 쿠팡 물류센터를 이해하는 훌륭한 교과서로 보인다.

 

이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진 다양한 자본의 형태들이 쿠팡을 통해 어떻게 작동되는지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온라인 중계서비스 공정화나 투명성 규제 법률조차 적용받지 않고, 산업 간 생태계까지 파괴하는 탈경계화의 표준적 모델이 쿠팡이 될지 모른다. 최근 자체브랜드 상품(CLPB)까지 사업화하는 것을 보면 가히 약탈적 경제를 보는 듯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발간한 2019년 노동안전보건 보고서에서는 모든 수준에서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존중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구 아래에는 아마존 물류센터 사진이 삽입되어 있다. 20213536개의 국내 저온 물류센터 노동상황은 아마존이나 쿠팡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7160300065#csidxf93b9340de13449ae7119b41635253a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