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창] 공무원과 교원 노사관계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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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의 창] 공무원과 교원 노사관계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명규 162 04.01 23:30

작성자: 이명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작년 말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이 개정되어 교원과 공무원의 노조 가입 범위 확대 등을 비롯한 단결권 확대의 계기가 열렸다. 물론 교원과 공무원노조법의 개정은 정부가 ILO 핵심협약(29, 87, 98) 비준에 걸림돌이 되는 법적 사항을 개선할 요량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핵심요구 사항이 폭넓게 반영되어 있지 않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공무원노조법에서는 퇴직공무원, 소방공무원 및 교육공무원의 노조가입이 허용되었고, 가입대상에서 직급 기준이 삭제되었다. 교원노조법에서는 퇴직공무원 가입이 허용됐고, 대학교원도 교원노조 설립이 가능해졌으며, 단체교섭창구단일화 절차 규정이 만들어졌다. 법 개정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공무원노조 활동으로 해고되었던 해고자의 복직, 그리고 전교조의 재합법화, 공무원과 교원 노사관계는 노동조합 설립과 단체교섭과 관련된 사항을 두고 뜨거운 논의가 불타오를 것이다. 2021년 공무원과 교원 노사관계의 중요 변수들을 몇 가지 짚어보자.

 

첫째는 공무원과 교원 노사관계에서 한국노총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 공무원 노동자로 구성된 전국광역시도공무원노동조합연맹(광역연맹), 전국통합공무원노조, 교사노동조합연맹 등이 한국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하거나 올해 변경할 예정이다. 한국노총은 올해 2공무원노조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고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한국노총이 선두에 설 것을 천명하였다.

 

둘째, 소방공무원과 대학교원의 노조 가입과 설립이 변수로 떠오를 것이다. 소방공무원의 경우 아직 노조 가입과 관련한 활발한 움직임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노조 설립을 위한 준비팀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고, 대학교원의 경우 노조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 53개 교수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고, 지난 1월에는 전주대학교 교수노조가 재단과 교수 노조 최초로 단체협약을 맺었다. 대학교원은 초·중등 교원과 달리 노조 설립의 단위가 학교단위이다. 사립대학 교수 사이의 임금격차, 사학비리 등 교수노조의 활동이 미칠 파장은 작지 않을 수 있다.

 

셋째,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된 가장 큰 쟁점은 근로시간면제제도이다. 공무원과 교원의 경우 근로시간 면제제도의 근거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노동조합과 관련한 업무를 할 경우 어떠한 보수도 받을 수 없다. 단체협약을 통해서든 법의 개정을 통해서든, 공무원노조와 교원노조에게도 민간부문에 준하는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적용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근로시간면제제도의 적용은 면제자에 대한 보수 지급의 문제와 연동되고 국가 재정과 연루되므로 전임자 보수 총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노동계에서 줄곧 요구해 온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활동 보장 문제이다. 법에서는 공무원과 교원 노동조합의 어떠한정치활동도 금지하고 있지만, ILO, UN인권이사회, 국가인권위 등에서 한국 정부의 정치활동에 대한 경직된 태도를 계속 비판하고 개정할 것을 권고해왔다. 정치활동 금지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정치활동의 뜻은 폭넓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무조건 안 된다는 식보다는 정치활동의 범위와 대상 등을 보다 촘촘히 나누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공무원과 교원의 보수와 관련된 사항, 교섭의제 중 비교섭과 위법의 기준, 교섭창구단일화의 문제 등 세세하게 보면 온통 가시밭길이다. 자칫하다 소탐대실(小貪大失)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무원과 교원의 노사관계가 이처럼 얽혀 있는 것은 지난 세월 동안 교섭을 통한 대화의 기회가 여러 차례 단절되었기 때문이고, 책임을 따지자면 정부의 탓이 더 크다 할 것이다. 공무원과 교원의 노사관계제도는 지금껏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려왔다. 그만큼 제도로서 안착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결국 공무원과 교원 노사관계제도에 대한 근본적 인식의 전환 없이 정해진 법률만을 쳐다보다가는 과거로 회귀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모범 사용자역할에 대한 성찰적 반성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정부는 공공부문 노사관계에서 선수이면서 심판자이기 때문이다. 노사관계에서 선수이기 위해서는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더 내려놓아야 한다. 2021년 공무원과 교원 노사관계제도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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