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창] 박근혜발 새누리표 노동개혁에 대한 한국노총의 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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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의 창] 박근혜발 새누리표 노동개혁에 대한 한국노총의 단심

구도희 4,064 2016.01.12 11:08
 
 -정문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장(dol@fktu.or.kr)
 
작년에 이어 올 한 해 가장 큰 노동이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었다.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은 정규직과보호론에 입각한 하향평준화 방식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일방 강행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쉬운해고, 비정규직 확대, 임금삭감, 노동조건 일방 변경, 장시간노동 조장 등 반노동 정책과 제도를 종합적으로 제기했고, 이에 따라 노사정 간 치열한 공방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서 한국노총은 2015년 4월 8일 노사정위 협상이 결렬된 후 정부의 강행추진을 저지하는 투쟁을 진행했고, 8월 27일 다시 재개된 노사정협상은 9월 15일 합의로 일단락되었으나 정부여당의 합의 왜곡행위로 인하여 5대 법안과 2가지 지침을 저지하는 협상과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 12월 23일에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위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5대 노동법안 및 2가지 지침 시행 시 노사정합의 파기, 반노동자정당 심판, 법률대응투쟁을 전개1)한다는 방침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월 30일, 전문가간담회라는 형식을 빌려 정부가 단독으로 작성한 2가지 지침을 발표하였다. 이는 명백한 9.15 노사정 합의위반이다. 9.15 합의문에서는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 변경관련 사항을 명확히 하되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충분한 노사정협의를 거치도록 한 바 있기 때문이다.
2가지 지침 정부안 중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 가이드북 마련을 위한 논의 검토자료」는 ‘근로계약의 본질상 업무능력 결여, 근무성적 부진 등의 경우는 근로제공 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하는 것으로,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저성과자(실적부진자) 해고를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쉬운 해고’ 지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 개정을 위한 논의 검토자료」는 정년 60세에 따른 임금피크제 및 임금체계 변경 시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적용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하고 있는 과반수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 인정된다는 식의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지침’이다. 
 
노동부가 이상의 2개 지침을 일방 발표하면서 새해 노사정관계는 돌아보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 박근혜발 새누리표 노동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진 노정관계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예상되고, 노사정관계의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신뢰’는 위기를 넘어서 실종의 단계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월 11일 한국노총은 새해 들어 처음으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9.15 노사정합의 무효를 선언하였다. 또한, 한 주간 정부와 논의하되 2개 지침은 시한의 정함 없이 원점에서 충분히 협의를 하겠다는 것과 5대 노동법안을 9.15 합의수준으로 개선한다는 입장을 공개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을 경우 노사정위원회 탈퇴, 전면적이고 조직적 투쟁과 ‘반노동자정당 심판’ 정치투쟁, 그리고 2개 지침관련 법적대응투쟁(헌법소원, 가처분신청, 민사소송, 해임건의요구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19일 16시에 개최키로 하였다. 
 
병신년 새해 벽두 상황은 흡사 YS정권 말기 날치기 노동법으로 대표되는 96, 97년과 매우 유사하다. 2016년 노동문제는 2015년이 남긴 과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정부여당이 힘에 의한 강행추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극단적인 대결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집권세력은 4월 총선에서 노동자서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가 먼저 실종된 신뢰를 세우기 위하여 5대 법안 및 2가지 지침을 즉각 중단‧폐기하고, 대화와 협력, 사회통합에 방점을 두고 해법을 찾는다면 민주주의와 신뢰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노총은 전통적으로 협상과 투쟁을 병행해왔지만 새해 운동 기조는 대화보다는 투쟁에 기초한 동원, 연대 전략의 방향에서 준비하고 있다. 
 
 
* 1) △직권상정 및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 시, △합의문과 다른 내용의 5대 노동법안,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에 대한 ‘성과연봉제 일방 시행 시’, △2가지 지침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임의변경 행정지침’) 가운데 한가지라도 개악, 일방적으로 시행될 경우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9.15 합의 백지화, 노사정위원회 탈퇴, 반노동자정당 심판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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