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디언 방식으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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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인디언 방식으로 살아가기

admin 0 3,756 2013.05.12 08:08

book%20%285%29.jpg『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이 책에는 '인디언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법'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이 책은 900쪽이 넘는 두툼한 분량 속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백인 점령자들에 짓밟힌 슬픈 역사를 그들의 목소리로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연을 소유할 수 없는 것이고 모두가 공유하는 조화로운 장소로 여기는, ‘최초의 생태주의자, 환경론자’인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생명을 가진 것들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아는 자연의 형제들이었으며, 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들이었다. 자연을 말살시키려는 문명의 거대한 폭력 앞에서도 어머니 대지를 먼저 생각했고, 사물의 본성을 알아 그것으로부터 음식과 옷, 약과 도구를 얻어낸 현자들이었다. 

“우리는 부가 아니라 평화와 사랑을 원한다”

과거 아메리카 대륙에는 2천개가 넘는 독립된 인디언 부족이 살고 있었으며, 부족마다 위대한 인물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위대한 인물’들 중에서 ‘시애틀 추장’, ‘조셉 추장’, ‘앉은 소’, ‘테쿰세’, ‘검은 매’, ‘열 마리 곰’,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해’, ‘납작머리’ 등의 연설 41편을 골라내 인디언들의 어록, 사진 등과 함께 싣고 우리나라 시인 류시화의 해설을 덧붙여 엮은 책이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라는 제목은 ‘붉은 구름’의 연설에서 따온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연설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시적이다. 백인들의 침략이 본격화한 1800년대에 주로 행해진 이 연설들을 읽다보면 문명인이라 자랑하면서도 실은 야만적이었던 당시 백인들의 공허한 정신세계뿐 아니라, 100년 뒤를 사는 현대인의 위선에 대한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지적까지도 느낄 수 있다. 

‘붉은 구름’은 백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부(富)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의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일이다. 사람답게 키우는 일, 그것말고 바르게 키우는 일이 또 있겠는가? 인디언에게 있어서 사람답게 키우는 일이란, 인디언답게 키우는 일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되는 일이지 당신들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부라는 것은 좋은 것이 못된다. 우리는 그것을 저 세상까지 갖고 갈 수도 없다. 우리는 부가 아니라 평화와 사랑을 원한다.”

이처럼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모든 사물을 ‘자신들의 눈’으로 바라보길 원했다. 이들은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정할 때 그 사람의 성격, 그 사물이 세상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 등을 기준으로 이름을 정한다. 그래서 아메리카 원주민 세계에서는 어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일이 한결 쉽다. 이들에게는 이름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개인을 부르는 호칭일 뿐 아니라 그 사람의 고유한 영혼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세상은 그런 이름들로 가득 차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세계관

그밖에도 이 책은 아이의 출산과 어머니의 교육, 여성의 삶, 자연과의 대화, 어린 시절부터 침묵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성장해 가는 과정, 가슴으로 말하기, 동등하게 대화하고 토론하는 방법 등등에 대해 ‘주옥같은 단어와 가슴에 꽂히는 말’로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인간의 본성’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혜, 즉 ‘인디언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순수한’ 정신과 메시지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이 반전(사랑), 반권력(평화), 반공해(단순한 삶), 반원자력(비핵), 반체제(자유), 어머니 대지(자연보호)에 대한 의식 등 현재 우리 삶 속에서 조화와 균형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우주관과 세계관의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감히 생각한다. 인디언들의 삶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우리를 정화시킨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통해 미래의 세상을 어떻게 아름답고 평화롭게 만들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해서 환한 길을 느낄 수 있다. 정말 꼭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류시화 짓고, 김영사 냄. 2만9천원)

 
  • 제작년도 :
  • 통권 : 제 8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