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급노동조합 상근간부 연구

노동사회

우리나라 상급노동조합 상근간부 연구

admin 0 5,569 2013.05.07 07:00

*************************************************************************************
1990년대에 들어와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은 조직규모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정치적 위상과 조직체계에서는 발전적인 변화를 이루어 왔다. 특히, 최근의 경제위기국면 속에서 경제구조 재편(예: 금융·공공부문의 구조조정과 재벌개혁)과 이에 따른 고용감축의 현안문제들에 직면하게 된 노동조합들은 기존 기업별 조직체계에서 비롯되어지는 실천적 대응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보다 집권화된 산별 조직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노동조합운동의 주체적 지형에 있어 그 실천적 대응의 비중과 중요성이 개별 기업 차원에서 산별 또는 전국 수준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업수준의 상급노동조합(즉, 양 노총본부, 산별노조 혹은 산별연맹, 지역본부)이 차지하는 위상이 더욱 높아지는 만큼, 이들 상급노동조합을 이끌어 가는 상근간부들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급노동조합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근간부들에 대한 연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우리의 노동조합 간부층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는 주로 기업별 노조의 수준에 국한하여 그 구성 실태와 활동성향이 분석되어 왔다. 다른 한편으로, 초기업 수준의 노동조합 연구에서는 산별노조의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그 필요성의 논리와 산별노조의 조직체계 및 운영구조 등에 대해 국내외의 경험과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는 정도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이 연구팀은 국내 상급 노동조합단체에 근무하는 상근간부들의 인력관리 실태에 대해서 검토함과 동시에 해외 노조들의 사례를 분석해 봄으로써, 우리 노조 단체들의 간부역량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이 글은 보고서중에서 실태조사를 통해 밝혀진 우리나라 상급노동조합 상근간부의 특성에 관한 내용을 부분게제한 것이다. <편집자주>
*************************************************************************************


note_01.gif이 글은 우리나라 노조 상근간부의 고용관계를 연구하기 위하여 우리 연구팀이 2000년 8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한 실태조사의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이 실태조사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 노총의 지역본부, 각 산별연맹(혹은 산별노조) 등 총 75개 상급노조단체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로서, 이중 총 24개가 수거되었다(수거율 32.0%). 비록 이번 사례 수가 충분치는 않지만, 이 실태조사는 초기업 수준의 상급노동조합에서 일하는 상근간부에 대한 현황과 특징을 파악하는 데에 유의미한 근거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면 우리나라 상급노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상근간부의 특성을 직종별, 양 노총계열별로 나누어 살펴보자.

1. 상근간부 일반현황

실태조사에서 상급노동조합 상근간부는 선출직, 파견직, 채용직 등 3개 직종으로 구분하였다. 선출직은 상급노동조합에서 선출된 임원으로서 노동조합에서 상근하는 간부, 파견직은 산하조직에서 일정기간 상급노동조합으로 파견된 간부, 그리고 채용직은 상급노동조합이 스스로 고용한 일반 상근간부를 의미한다. 한편 일부 상급노동조합들은 사무보조직, 자원봉사자, 파트타임활동가 등을 가진 경우도 있었으나, 이들은 이번 조사에서 포함시키지 않았다.

note_02.gif

[표 2]에서 처럼, 이번에 조사된 24개 조직에서 일하는 상근간부는 총 416명으로 보고되었다. 이중 채용직 상근간부가 270명(64.9%)으로 2/3에 달하고, 이어 선출직 상근간부가 79명(18.7%), 파견직 상근간부가 68명(16.3%)이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인건비와 관련해서 보면, 임금이 상급노동조합의 재정에서 주어지는 채용직의 비율이 2/3에 달하고, 자신이 속한 회사에서 임금이 지급되는 선출직과 파견직 상근간부가 1/3을 차지하는 셈이다. 만약 2002년부터 노조 상근간부의 임금이 전적으로 노동조합이 지급해야 할 경우, 지금보다 인건비 지출이 50% 증액되어야 함을 시사해준다.

상근간부의 특징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남성 상근간부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선출직과 파견직의 경우 여성 상근간부는 각각 4명에 불과하다. 선출직은 모두 선거제도에 의해 당선된 명실공히 노동조합의 지도부이며, 파견직 역시 상당수가 자신이 속한 현장에서 임원으로 선출되거나 전임간부의 경력을 가진 간부들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우리나라 상급노동조합의 지도부는 남성 노동자에 의해 압도적으로 구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채용직 상근간부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다. 여전히 채용직 상근간부의 남성비율이 68.5%로 높긴 하지만, 여성 상근간부가 사실상 전무한 선출직이나 파견직과 비교해 본다면, 채용직 상근간부의 여성이 75명으로 31.4%에 달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채용직 상근간부의 여성비율이 가지는 긍정성은 이들의 직무를 고려하면 그 의미가 다소 반감된다. 노동조합내 의사결정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역할을 지니는 정책부서, 기획부서는 여전히 남성 상근간부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여성 상근간부들은 상대적으로 의사결정과정에서 거리가 먼 총무, 편집, 출판 등에서 일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단위노조 활동경력을 보면, 선출직과 파견직은 거의 모두가 단위노조 활동경력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하여, 채용직 상근간부는 조사인원 149명중 62명(41.6%)만이 단위노조 활동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학력을 보면, 각 직종에서 대졸이상과 고졸이하의 비율이 엇비슷한데, 상대적으로 현장노동자출신인 파견직 상근간부의 경우 고졸이하가 조금 더 많다.

지금까지 살펴본 현황들은 양 노총계열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민주노총계열과 한국노총계열로 나뉘어진 한국 노조운동의 지형을 고려하면, 상근간부의 특징을 양 노총계열별로 비교해 보는 것은 유의미할 것이다.

[표 2]에서 민주노총계열과 한국노총계열별로 직종간 비율을 비교해보면 채용직은 64-65%대로 유사하지만, 선출직과 파견직의 비율은 다소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노총계열은 선출직의 비율이 높고 한국노총계열은 파견직의 비율이 높다. 민주노총계열의 선출직, 파견직 비중은 각각 23.3%, 12.6%로 선출직이 파견직의 2배 가량되는 데 비해, 한국노총의 선출직, 파견직 비중은 각각 13.5%, 20.7%로 파견직이 선출직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한국노총계열이 노총이나 연맹 상근간부로 파견직을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민주노총계열의 경우에는 조합원에 의해 선출된 임원들의 상근활동이 한국노총계열보다 활발하다는 의미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2. 양노총계열별 상근간부 비율

다음으로 양 노총계열별로 조합원대비 상근간부의 비율을 살펴보자([표 3] 참조). 먼저 양 노총본부를 보면, 민주노총은 상근간부의 수가 45명으로 상근간부의 비율이 조합원 12,551명당 1명, 한국노총은 총 84명으로 조합원 10,577명당 1명으로, 양 노총본부의 상근간부 비율은 엇비슷하다. 한편 이들 상근간부와 별개로 한국노총본부의 경우는 중앙연구원, 산안본부, 장학재단 등 방계조직에 계약직으로 28명을 추가고용하고 있고, 민주노총본부는 5명의 자원봉사자가 중앙본부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note_03.gif

그러나 산하조직인 산별조직을 보면, 민주노총계열의 산별조직은 상근간부비율이 조합원 3,238명당 1명인데 반하여, 한국노총계열의 산별조직은 6,355명당 1명으로 상근간부의 밀도가 민주노총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근간부의 비율 차이는 산별조직의 활동정도를 가늠케 하는 주요한 척도일 수 있다. 특히 모든 산별조직들이 업무에 비해 상근간부의 수가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한국노총계열의 상근간부 비율은 우려할만한 것이라 판단된다. 

한편 상근간부 비율은 각 노총계열 내에서도 산별조직에 따라 큰 차이를 띠고 있다.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가장 크게는 F연맹이 조합원 1,027명 당 1인인데 반하여, C연맹은 5,730명당 1인으로 밀도가 낮아진다. 한국노총계열의 경우 J연맹, B'연맹, K연맹 등이 2천여명당 1인으로 밀도가 높은데, 이들은 모두 조합원수가 작은 중소규모의 노조이다.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에서 조합원규모가 큰 A'연맹, C'노조, D'연맹, I연맹 등은 상근간부 비율이 6천-9천명당 1명으로 밀도가 낮았다. 

한편 지역본부의 경우는 사례수가 충분치 않아 그 추세를 일반화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양 노총계열 모두 기본활동이 지역본부보다는 산별조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역본부의 상근간부 비율은 산별조직에 비해 훨씬 낮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상근간부의 밀도가 차이가 큰데, 이것은 각 지역의 노조운동과 지역본부의 역할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3. 선출직 상근간부 특성 비교

note_04.gif

이제 직종별로 양 노총계열을 비교해 보자. 위 [표 4]는 선출직 상근간부의 특징을 양 노총계열별로 비교 정리한 것이다. 우선 양 노총계열별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항목을 보자. 성별 비율은, 앞에서 확인하였듯이, 양 계열 모두 남성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모두 단위노조에서 활동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조직의 임원을 맡기 전 직전경력은 대부분이 단위노조나 노조연맹에서 간부로 활동하였다. 민주노총계열 선출직 중 직전경력이 노조연맹이 많은 것은 최근에 민주노총계열 연맹간 통합이 활발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선출직 상근간부의 특징 중에서 양 노총계열별로 중요한 차이도 발견되었다. 우선 학력을 보면, 민주노총계열 선출직 상근간부의 학력이 한국노총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조사된 총 50명 중 70%인 35명이 대졸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에는 총 25명중 28%인 7명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학력의 차이는 무엇보다도 연령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민주노총계열의 선출직 상근간부들은 한국노총계열 상근간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 속한다. 즉 민주노총계열 선출직 상근간부들이 더 많은 교육기회를 가졌던 젊은 세대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민주노총계열 선출직의 경우 30대가 34%, 40대가 60%이고, 50대 이상은 10%인데 반하여, 한국노총의 계열은 30대가 12%, 40대가 36%에 불과하고 대신에 50대 이상이 48%를 차지하고 있다. 즉 민주노총계열은 30-40대가 주축인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은 40-50대가 주축이고 이중에서 50대 이상의 비율만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연령의 차이는 총 노조활동기간의 차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노조활동기간이 13년 이상인, 즉 1987년 이전에 노조활동을 시작한 선출직 상근간부는 총 16명으로서 23%에 불과하지만, 한국노총계열의 경우는 조사된 19명중 84%인 16명이 1987년 이전에 노조활동을 시작한 간부이었다. 

또한 양노총계열별 선출직 상근간부의 특징에서 중요하게 지적되어야 할 항목이 현조직 상근기간이다.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64%에 해당하는 23명이 현조직에 상근한 지 3년 미만의 간부들이다.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에는 3년 미만의 간부가 8명으로 42%인데 반하여 3년 이상이 58%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선출직 상근간부의 상근기간의 길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의 조직에서의 상근기간이 오래될수록 상근간부의 권력자원은 증대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관료적 속성이 생겨날 수 있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4. 파견직 상근간부 특성 비교

[표 5]는 파견직 상근간부를 양 노총계열별로 비교 정리한 것이다. 파견직 상근간부들은 일반적으로 단위노조 고위간부로서 상근조직인 노총본부나 산별조직에 임기동안 활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이들은 당연히 단위노조 활동경험을 가지고 있고, 직전 경력은 단위노조나 노조연맹으로 조사되었다.

note_05.gif

이들은 상당수가 단위노조에서 선출직의 성격을 띠는 임원이기 때문에 인적 특성에서 선출직과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성별로 보면 남성이 압도적이다. 특히 민주노총의 경우는 조사된 25명 전원이 남자로 나타났다. 학력을 보면, 민주노총계열은 전체 16명중 9명이 대졸이상인 데 반하여 한국노총계열의 경우는 전체 40명 14명(35%)만이 대졸이상이었다. 이러한 학력차이는 선출직에서와 유사하게 연령변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연령을 보면, 민주노총계열은 전체 22명(88%)이 30-40대인데 반하여, 한국노총계열은 30-40대가 30명으로 75%로 다수를 차지하지만 50대 이상도 10명으로 25%를 차지하고 있다. 즉, 선출직에 비해서는 크지 않지만 한국노총계열 파견직 상근간부의 연령층이 민주노총계열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활동기간을 보면,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대부분이 7년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파견직으로 상급단체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단위노조 활동경험이나 노조운동 경력이 요구됨을 알 수 있다.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에는 다소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전체 40명의 파견직 상근간부 중 40%인 16명이 5년 이하의 노조활동경력을 지니고 있었고, 반면에 13년 이상인 87년이전 세대의 비율도 12명으로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첫째, 한국노총계열의 경우 일찍이 노조활동을 시작한 87년 이전세대가 상당수 존재하고, 둘째, 상급단체로 파견되기 위해 요구되는 노조활동기간이 민주노총계열에 비해 길지 않음을 말해준다. 비록 조사대상의 수가 충분치 않지만, 특히 후자의 경우는, 단위노조활동력의 차이, 노조활동가 인원풀의 크기, 상급단체의 파견직 활용정책의 차이 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후 심층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5. 채용직 상근간부 특성 비교

note_06.gif

[표 6]은 양 노총계열 조직에서 채용직으로 일하는 상근간부의 특징을 비교 정리한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선출직, 조직파견직 상근간부는 거의가 남성이었던 것에 비하여 채용직의 경우는 남성의 비율이 68.6%로서 전체의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양 노총계열별로 비교하면, 민주노총계열은 남성 채용직 상근간부의 비율이 60.7%로서 상대적으로 성별 균형을 이루는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은 조사된 127명중 75.6%가 남성으로서 전체의 3/4에 달하고 있다. 한국노총계열의 채용직이 민주노총계열에 비해 더욱 남성중심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학력을 보면, 양 노총계열의 차이가 뚜렷이 나타난다. 민주노총계열 채용직 상근간부중 대졸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수가 전체의 74.1%를 차지하는 데 반하여 한국노총계열의 경우에는 반대로 고졸 이하의 비율이 63.0%로 다수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학력의 차이는 연령변수와 학생운동 변수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연령층을 비교하면, 민주노총계열은 30대가 79.5%를 차지할 만큼 30대가 대부분인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에는 40대 이상이 51.2%를 점하고 있고, 이번 조사에서 민주노총계열의 경우에선 발견되지 않은 50대 이상의 채용직 상근간부도 16.5%(21명)로 나타났다. 또한 민주노총계열의 채용직 상근간부들은 대체로 80년대 학생운동의 경험을 기초로 노조운동에 의식적으로 몸담은 활동가 출신이 상당수에 이른다. 이들은 거의가 대학교육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이어 노조운동으로 활동공간을 옮긴 세대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다수 포괄하고 있는 민주노총계열의 채용직이 당연히 학력이 높은 특징을 지닌다.

채용직 상근간부의 직전경력을 보면,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대부분이 단위노조, 노조연맹, 노동단체 출신이다. 전직경력이 노조연맹인 경우가 많은 것은 분석대상에 속한 조직의 대부분이 최근 2-3년에 조직통합을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 단위노조, 노조연맹, 노조단체 등 노조운동권의 경력을 지닌 상근간부의 수가 응답자 64명중 24명에 불과하고, 대신에 기타로 조사된 수가 40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기타경력자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이후 필요하겠지만, 대체로 이들은 노조활동에 우호적이긴 하지만 직접 노조운동에 조직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던 집단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추측은 이들의 단위노조 활동경험을 통해서도 보강된다. 민주노총계열의 경우는 거의 절반 가량이 단위노조 활동경험을 지니고 있는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에는 28.3%에 불과하였다.

마지막으로, 채용직의 노조활동기간을 비교해 보자.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87년 이전부터 노조활동을 시작한 채용직 상근간부의 비율은 조사자 104명중 16명으로 15.4%에 불과하였으나, 한국노총계열의 경우에는 조사자 64명중 19명인 30.0%가 87년 이전세대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양 노총계열 채용직 상근간부들의 연령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6. 정리: 상근간부 특성비교 

note_07.gif

[표 7]은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상근간부의 특징들을 직종별, 노총계열별로 정리한 것이다. 우선 성별의 경우 직종과 노총계열 모두에서 상근간부의 남성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단위노조나 산별조직에서 지도부의 지위를 지니는 선출직과 파견직의 경우는 거의가 남성이 독점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편 채용직의 경우는 노총계열별로 다소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채용직의 남성비율이 60.7%인데 반하여 한국노총계열의 경우는 75.6%로 더 높게 나타났다.

학력의 경우 모든 직종에서 노총계열별로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선출직과 채용직의 대부분이, 그리고 파견직의 절반이상이 대졸이상의 학력을 지니고 있는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는 선출직, 파견직, 채용직 모두에서 고졸이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들을 민주노총계열 상근간부들의 학생운동경력과 한국노총계열의 고연령변수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연령의 경우 한국노총계열의 고연령화가 눈에 띄었다. 민주노총계열의 경우 선출직, 파견직은 30-40대가 중심을 이루고, 채용직의 경우는 30대가 무려 79.5%를 점하고 있었다.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 선출직은 50대 이상이 절반을 넘고, 파견직의 경우에서도 일부가 50대 이상이었으며, 채용직의 경우도 민주노총과 달리 40-50대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연령의 차이는 총 노조활동기간과도 관련을 지닌다. 민주노총계열 선출직의 경우, 총노조활동기간이 13년 미만인, 즉 87년 이후세대가 전체의 76.7%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하여 한국노총계열 선출직의 경우는 87년 이전세대가 80%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민주노총계열의 노동조합들이 대체로 87년 이후 새로운 민주노조운동에 기반한 까닭에 지도부에 해당하는 선출직 상근간부들도 87년 이후 세대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일부 파견직과 채용직에서도 유사하게 발견되었다. 

마지막으로, 상근간부의 경력을 비교하면, 민주노총계열은 거의가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에서 일하였던 활동가들이었다. 반면에 한국노총계열의 경우는 단위노조를 필수적 배경으로 하지 않는 채용직의 경우 노조운동진영 외부에서 상당수 충원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이 항목은 심층연구가 필요한 내용이다). 이러한 추측은 한국노총계열 채용직의 다수가 단위노조 활동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실에 의해서 그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