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경영참여,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노동사회

현대차 경영참여,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admin 0 2,832 2013.05.12 12:16

현 대차는 이미 국민기업이라 할 만큼 국가경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위와 같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않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문제들은 그 동안 여러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다가 이번 협상을 계기로 조금 더 확대되고 분명해 지고 제도화되었을 뿐임을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주40시간제는 사회적 대세

그 동안 우리 사회 모두가 노사자율 타결을 요구해 왔고, 노사는 그런 요구에 이성적으로 부응한 만큼 재계와 수구언론의 호들갑, 상식이하의 트집잡기는 이쯤에서 그만 둬야한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사의 사회적 역할을 요청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정중히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한 언론의 태도가 아닌가 싶다.

주40시간제는 만도기계, 금속노조의 120여개 사업장, 한일이화 등에서 근로조건의 저하 없이 시행하기로 이미 합의한 사항이다. 현대자동차의 하청업체를 포함한 중소업체들이 도입한 주5일제를 현대차가 도입한 것을 두고 문제를 삼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닌가? 이미 우리는 지난 1996년에 근로조건의 저하 없이 주 42시간제를 도입했고, 2001년에 맺은 단체협약 제44조에서는 근기법이 개정되면 기득권의 저하 없이 즉각 실시하기로 이미 합의되어 있던 사항이다. 이러한 현대차 노사의 전후사정, 사회적 대세에 비춰보면 현대차에서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면서 5일 근무제를 실시하라고 강요하는 재계의 태도는 상식이하의 짓이다.

경영참여가 경영권 침해?

이 번 합의 내용 중에 '해외공장의 건설과 운영을 이유로 노동조합과 공동결정 없이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나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문안이 있다. 이 문구가 마치 회사의 경영권을 노동조합이 마치 송두리째 뺏은 것 마냥 호들갑을 떨고 있는 핵심이다. 이로서 대한민국의 경제는 거덜나고 현자노조는 국민경제의 공적으로 매도되고 있는 것이다. 문맹이 아니라면 위 문구가 무슨 뜻인지 알아듣겠지만, 투자방침이나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그로 인한 시장의 위축, 국내사업의 축소 등 고용위기가 발생할 때 노동조합과 함께 결정하자는 것이다.

언론과 재계는 이러한 수준의 경영참여가 마치 이번에 처음 도입된 것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현자 노사는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이러한 공동결정제를 채택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보면, 지난 2000년 6월에 맺은 '완전고용 보장합의서' 1-2항, 노사공동결정의 원칙에서는 '신차종개발에 대해서는 회사의 의견을 우선 고려하는 대신, 고용과 관련 일자리 확보는 노사가 공동으로 결정한다.'라고 되어있다. 또한 2001년에 맺은 현행 단체협약 제28조 1항은 '생산, 연구, 정비부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외주처리 및 하도급 또는 용역전환 등 고용에 영향 미칠 때, 제29조 1항은 신기계, 기술의 도입, 신차종 개발, 차종이관, 작업공정의 개선, 경영상 또는 기술상의 사정으로 인한 인력의 전환배치 시에는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의 의결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조항들이 국내 공장에서의 고용위협 요인들에 대한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면, 이번 합의 내용은 이런 조항들의 연장선에서 해외 공장 운영이 파생시킬 수 있는 고용위협으로부터 안정성을 추구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과 연 이런 수준이 회사의 경영권을 침해한 것인가. 자본측의 끊임없는 이윤추구 앞에서 노동자의 고용은 바람 앞에 촛불 신세이다. 고용에 대한 안정성을 높여 나가는 것은 노동조합의 최대의 과제일 수밖에 없고, 노동자 개개인의 최대 희망이다. 또한 노동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노동자 개개인의 근로의욕을 북돋아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순기능도 있다.

누가 진짜 비정규직에 적대적인가

같 은 노동자가 같은 사업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과 처우는 60% 수준이다. 현자 임단협이 진행되자 우습게도 우리나라에 비정규직이 760만명에 이르고 이들의 처우가 정규직의 60%수준인 것이 노동조합 때문이라고 우기고 있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자 그들은 해당 업체(하청)의 정규노동자이기 때문에 비정규직노조라는 명칭을 쓰면 안 된다고 떼거리를 쓰는 사람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왜 생겼는가. 자본의 무한이윤추구 때문이 아닌가. 필요하면 쓰고, 자르고 싶으면 언제든지 자르고, 게다가 임금은 적게 줘도 되고 소위 말하는 고용의 유연성, 임금비용의 절감이라는 자본가 집단의 고용정책 때문이다.

이 제 와서 정규직 노동자의 요구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부끄러운 행태이다. 언제 노동조합이 비정규직들에게 임금 올리지 말라고 한 적이 있는가. 현자노조는 지난 2001년부터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고, 작년에는 월 53,000원의 기본급과 성과급 200%를 지급하기로 했었다.
수구언론은 진실을 말하라!

올 해는 기본급 73,000원 근속수당, 고열수당, 유해수당 등을 신설하여 1인당 평균 90,000원이 넘는 임금인상을 실시했다. 또한 성과급 300%, 일시금 50만원 등 정규직과 동등한 수준에서 협약을 체결했다. 자본은 정규직의 요구 때문에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줄 수 있는 데도 자신들의 뱃속을 채우기 위해 안주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상여금 지급률의 개선, 귀향비 및 휴가비의 신설, 선물, 경조휴가 등 비정규직 처우를 크게 개선했다. 재계와 언론은 왜 정규직의 임금인상은 언급하면서 이들의 처우개선이 노사협상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은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가.

우리는 가방 끈이 짧은 노동자다. 그래서 이 사회를 책임질 능력도 비전도 갖추지 못했다. 무식한 노동자에 비해 공부도 많이 한 기자님들, 신문사 방송사 데스크님들, 그리고 경제단체의 지체 높으신 어르신들, 우리들에게 진실이 진실되게 평가되는 모범을 보여주시길 바란다. 노동자들의 눈에는 수구언론과 재계가 너무도 과도하다. 우리들 눈에는 언론이 국민을 상대로 사실을 필요에 따라 호도하고 사기를 치고 있다. 우리들의 눈에는 노동조합을 유린하는 당신들의 태도 때문에 눈물이 고이고, 보이는 세상이 뿌옇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7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