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노동교육을 위하여

노동사회

살아있는 노동교육을 위하여

admin 0 2,467 2013.05.12 12:07

 


"토론 주제로 제시한 내용 중에 '비정규직이 더 힘든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주제는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현재 조합원들의 평균 연령이 40세인 반면 비정규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가 25세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비정규직이라고 하면 나이가 어린 후배들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나도 그 나이에 다 그랬다는 식으로 사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가 만약 일자리를 잃어 비정규직으로 취직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40명을 대상으로 참여교육을 진행한다고 할 때 최소 4개 반 이상을 편성해야 하는데 3명의 교육위원으로 가능하겠습니까?"
하반기 조합원 교육을 앞두고 8월20일 경주에서 열린 교육위원 역량강화 교육에서 40여명의 교육위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밤이 깊도록 토론을 벌였다. 

kjk0313_01.jpg1. 교육위원회의 구성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에서 조합원 교육을 위해 교육위원회를 조직하고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4대 윤성근 위원장 시절부터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99년(당시 8대 집행부 정갑득 위원장)인데 이때 비로소 조합원 교육을 위해 2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었기 때문이다.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이전에는 주로 임단협 투쟁과 관련하여 점심 시간이나 저녁 시간 때 노동조합 투쟁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조합원의 참여를 고취시키는 활동들이 있었으나 이는 교육이라기보다 선전 선동이 대부분이었다. 막상 교육시간을 확보하자 노동조합 교육부는 고민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다. 지역본부에 속한 조합원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무려 2만4천여 명이나 되는 조합원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그래서 당시 노동조합 교육부는 고민 끝에 교육위원회를 모집하였고 다행히 다수의 활동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교육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 교육위원회를 통하여 2000년과 2001년 각각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2시간의 교육을 어렵게 실시하였다. 2001년 단체교섭을 통해 정취 근무시간(08:00∼17:00) 중 조합원 교육 시간을 연 6시간으로 확대하였다. 2003년 단체교섭에서는 연간 8시간의 교육시간을 확보하였고 상반기에 4시간, 하반기 4시간의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2. 교육위원의 활동

1) 교육위원의 선정


교육위원의 선정은 매년 초에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보와 벽보를 통해 모집 공고를 하고 있으며 희망하는 사람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교육위원으로 선정하고 있다. 2000년부터 조합원 교육이 점차 내실화 되고 교육위원의 역할과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교육위원을 희망하는 활동가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00년의 경우 교육위원은 10명이었으나 2001년에는 12명, 2002년 27명, 올해에는 30명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올해에는 별도의 선정 기준을 두어 심사를 해야할 정도로 희망자가 넘쳤다. 교육부에서는 심사 과정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사기준을 마련하는 등 많은 고민을 하였다. 노동조합에서 마련한 심사 기준은 첫째 노동조합 규약 및 규정에 결격 사유가 없을 것, 둘째 노동조합 교육활동 경력, 셋째 신청자의 교안 작성 능력, 넷째 발표력 능력을 기준으로 하여 직접 선발하는 과정을 거쳤다. 

2) 교육위원의 역할과 활동

교육위원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교육위원들은 첫째 단체협약을 통해 확보한 8시간의 조합원 교육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둘째 조합원들에게 교육할 내용을 준비한다. 조합원 교육 주제와 내용을 교육위원회의 토론과 회의를 거쳐 정리한 후 정리한 내용을 최종적으로 집행부와 함께 확정한다. 셋째 조합원 교육 이후 평가를 함께 실시한다. 전체 조합원 교육이 시작되면 매주 조합원 교육에 대한 평가를 하고 또 교육을 담당한 교육위원들의 자체 평가를 토대로 하여 개선해야할 점들은 바로바로 수정보완을 한다. 이때 교육부는 노조 집행부가 개선하고 지원해야할 사안에 대하여 실별로 검토를 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3) 교육위원 자체 교육

교육위원을 위한 교육으로 역량강화 훈련과 전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위원 선출이 끝나면 3박 4일간 교육위원 자체 역량강화 훈련을 실시한다. 집체 교육을 통하여 교육기획 능력과 주제에 대한 분석 그리고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활용방안을 배움으로써 교육위원 개개인의 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비디오 촬영을 병행하는 발표력 실습을 통해 강사 훈련을 하고 있으며, 신임 교육위원인 경우 경험이 많은 교육위원들로부터 경험을 전수 받는 장이 된다.

교육위원 전문화 교육은 국내외 정세나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동향과 우리의 대응을 토론하는 교육이다. 올해의 경우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슈(경제자유특구법,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문제, 기업연금법)들에 대하여 전문 강사를 초청하여 집중 교육을 받고 토론을 실시하였다. 교육과 토론을 통해 자신의 관점과 판단 근거를 세워야 조합원에게 우리의 주장을 교육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전문화 교육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 조합원 교육시간 활용

이미 언급하였듯이 2001년부터 단체협약을 통해 조합원 교육시간으로 연 6시간을 확보하였다. 2002년의 경우 상반기 4시간, 하반기 2시간을 교육시간으로 활용하였으며, 2003년의 경우 상반기 4시간의 교육을 진행하였다. 2003년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조합원 교육시간을 12시간으로 요구하였고 결국 연간 8시간의 교육시간을 확보하였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는 4시간의 조합원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2002년 상반기에 실시한 조합원 교육은 '현장권력 쟁취를 위하여'라는 큰 주제 아래 6개의 소주제를 가지고 교육을 하였다. 6개의 소주제는 노동자와 노동조합 그리고 일상활동 실천방안, 2002년 정세, 2002년 투쟁의 목표와 방향, 2002년 집행기조 및 투쟁방향, 현자노조 임단투 기조, 산별노조 가입과 정치세력화였다.

이렇게 6개의 소주제를 가지고 교육을 하였으나 평가결과 4시간만에 내용을 전달하기가 벅찼고 지루한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지 못하여 집중력이 떨어졌으며, 교육위원들의 개인 교안 준비 부족, 활동가(대의원)들의 교육 불참 등의 문제가 지적되었다.

2002년 하반기에는 '가자! 금속노조로!'라는 주제로 2시간에 걸쳐 산별노조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였다. 교육주제인 산별노조 전환에 대하여 큰 틀에서는 모두가 동의를 하였지만 교육위원회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였다. 조직체계와 운영방안에 대한 논쟁이 그 쟁점이었는데 이미 결정된 기업지부와 달리 지역별 지부를 주장하는 일부 교육위원은 하반기 교육을 함께 하지 못하였다. 또한 교육내용의 범위를 교육위원회 모두가 동의하는 수준까지로 정하고 교육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그 결과 조합원에게 산별노조에 대한 확실한 상을 심어주지 못하였다는 평가가 있었다.

2003년 조합원 교육을 위한 주제는 '2003년 공동 투쟁과 임단협 승리를 위하여'로 잡았다. 구체적으로는 정권 교체 이후의 정세와 국내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방향, 2003년 투쟁의 목표와 요구, 우리의 자세와 역할을 소주제로 교육하였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우리의 역할과 자세'에 대하여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조합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교육(게시판 토론)을 1시간 가량 진행하였다. 조합원이 직접 조별 토론을 통해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바탕으로 토론에 참여함으로써 집행부, 대의원, 조합원인 나는 어떤 역할을 해야되는지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한 것이다. 처음 시도한 참여교육은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았다. 새로운 교육형태라는 점에서 그리고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조합원들의 이 같은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교육위원회는 9월부터 시작하는 하반기 조합원 교육에 더 많은 참여형 교육을 배치하기로 결정하였다. 4시간의 교육시간 중에서 토론과 게시판 토론 등 참여형 교육을 주되게 배정하고 교육위원들의 강의는 요약 정리하는 수준에서 간략하게 한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한 것이다. 

하반기 교육 목표는 노동조합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잡고 있는데, 비정규직 문제와 총선 대응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특히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토론과 참여 속에서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4. 현장활동가 교육

현장활동가 교육은 지금까지 진행해 온 교육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였다. 지금까지 노동교육은 대개 강사를 초빙하여 강의를 듣는 주입식 교육이 전부였다. 노동조합을 설립할 당시를 돌아보면 우리의 선배들은 골방에 삼삼오오 모여서 이론을 공부하고 토론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대안을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장활동 풍토와 교육은 어떠한가? 여전히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장활동에서도 토론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설령 토론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내 의견만 일방적으로 전달할 뿐이고 내 의견과 다르면 아예 인정조차 하지 않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고민한 끝에 금속연맹 울산본부와 함께 시작한 교육이 현장활동가 교육이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조별로 모여 주어진 주제(주로 현장 일상의 문제)에 대한 분석을 하고 토론 속에서 기획을 하는 토론식 교육이다. 지정된 시간 내에 스스로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대안을 마련하는 교육인 것이다. 이 교육은 이미 2002년 7차례의 교육을 진행하였으며, 2003년도에는 6차례의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토론식 교육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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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1> 나의 활동을 진단한다.
나의 활동을 되돌아 평가해 보는 교육이다. 활동가로서 처음 활동할 때의 마음가짐과 활동을 하면서의 행동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자기 활동의 진단 시간이다.
<실습2> 조직분석과 실천방안 수립
조별로 그룹을 만들고 조별 개인 토론을 통해 지금 각기 현장에서의 문제점 그리고 상태분석(조합원, 대의원, 집행부)을 실시한다. 각기 근무하는 현장이 다르기 때문에 다소 다른 분석이 나올 수도 있다. 조직 분석은 객관적인 조건과 주체적인 조건을 나누어 살펴보고 시급히 해결할 핵심과제와 실천방안을 수립하는 시간을 갖는다. 실천방안이 수립되면 각 단위별로 어떻게 일상활동을 통하여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하고 집행부, 대의원, 조합원의 역할을 기획한다.
<실습3> 현장투쟁을 위한 기획회의
<실습2>를 통해 현장 각자의 현안문제에 대한 분석과 실천방안을 수립하였다면 이 토론은 현자노조 현장 전반적인 공통 현안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실천방안을 수립하는 과정이다. 
<실습4> 발표력 훈련
대다수의 조합원들 그리고 활동가라 할지라도 대부분 선동식의 발언을 해본 경험이 전부이다. 이런 즉흥적인 선동에서 탈피하여 스스로 어떤 문제에 대해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내용을 요약하여 정해진 시간 안에 조합원 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훈련을 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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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생 중에는 노동조합 교육을 처음 경험하는 동지가 많았는데, 교육진행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으며, 참가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매회 교육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특히 참가생들은 이러한 교육을 전 조합원들이 받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처음으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으며, 지금까지는 소극적으로 조합활동에 참가했는데 앞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해야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하였다.

가장 큰 성과는 참가자들이 토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이 기본권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조합원들이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킨 점이다.

5. 지역과 함께 하는 노동대학

현장활동가 기본 교육을 마친 활동가는 노동대학에서 보다 심도 깊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노동대학은 3박 4일간의 집체 교육과 15회의 강의로 진행된다. 특히 노동대학 과정은 지역 중·소 노조에서 활동하는 조합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데 어려운 재정을 감안하여 이들에게는 참가비를 받지 않고 있다. 강의는 매주 1회 또는 2회를 고정적으로 배치하고 있으며 3박 4일간의 집체 교육과 강의를 합하면 대략 3개월 가량의 기간 동안 진행된다. 2002년에는 상하반기 각각 1회씩 진행하였으며, 2003년에도 2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노동대학 과정을 거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팀에서는 후속모임을 학습모임으로 운영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후속모임은 교육생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6. 평가와 이후 과제

1) 평가


이밖에도 노조교육으로는 대의원교육, 소위원 교육, 상무집행위원 교육이 있다. 또한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에서 주관하는 교육사업에 참여하고, 해마다 입사하는 대졸 신입사원 교육, 생산직군 신입사원 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신임 조·반장 교육도 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사측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현장 경영 실천과정 교육을 진행하였는데 이 교육에 강사를 추천하는 것도 교육부의 주요한 사업중의 하나이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경우 단체협약을 통해 교육시간을 확보한 것이 2∼3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교육사업 역시 아직 걸음마 단계라 볼 수 있다. 그렇다보니 교육사업의 기획, 그리고 교육위원회의 운영, 각종 교육사업의 준비 과정에 치중하다보면 회사의 각종 이데올로기 교육에 노동조합이 적극 개입하지 못하고 놓쳐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조합 집행부 교육담당 실무자 1∼2명으로서는 당장 코앞에 펼쳐진 노동조합 교육사업을 진행하기에도 벅차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회사에서 계획하고 실시하는 교육은 접근하기조차 힘들다. 단지 회사의 교육을 받고 난 뒤, 교육을 받은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에 문제제기를 했을 때 노동조합에서 교육내용과 강사를 파악한 뒤 뒤늦게 조치를 취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2003년 들어 노조가 회사의 모든 교육(지·본부 포함)계획에 대해 사전 협의할 것을 요청하였고 그 결과 울산 본조를 포함한 지·본부 교육담당 간부가 참석하여 회사의 전체적인 교육사업에 대하여 협의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은 노동조합의 교육을 교육담당자 1∼2명이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집행을 맡은 단위 모두가 발벗고 나서야 함에도 각기 맡은 고유 임무 때문에 교육사업이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다. 

다른 문제로는 재정과 전문인력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2002년 조합원 교육사업에 대하여 조합원들이 평가한 내용을 살펴보면 외부 전문강사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사내교육이 아닌 야외 체험식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과 전문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올해 단협을 통해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교육 시간의 확보와 더불어 노동조합 교육비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매년 약 400억원 정도의 교육비를 사용하고 있는데 전체 교육비의 20% 정도를 노조 교육에 할애해 달라는 것이다. 그 결과 올해 단체협약에는 예산지원을 확보하지는 못하였지만 노동조합 교육을 할 경우 비품지원을 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회사에서 주관하는 종업원 교육 사업에 대한 개입이다. 회사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조합원 그리고 자녀, 조합원의 부인, 부모까지 회사의 편으로 만드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노동조합이 그 모든 교육을 당장 중단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또 다른 측면이 있다면 노동조합이 내용이나 질적인 면에서 파고들어 개입할만한 충분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2) 과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정말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해야 될 일들과 사업은 너무나 많은 것 같은데 우선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정말로 막막하다. 그렇다고 이대로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면 첫째로 노동조합 교육위원회를 올바로 운영하는 것이다. 노동조합 교육위원회가 단순히 조합원 교육만을 목적으로 운영되어서는 안될 것 같다. 회사의 교육 계획의 수립 단계부터 교육내용, 강사의 이력, 회사가 교육을 통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내부에서 파악하고 개입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강화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노동조합 교육을 하면서 내용과 질적인 면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의 개발과 훈련이 필요하다.

둘째로는 외부 노동 교육기관과의 상시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6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변화해야 하는 것 하나가 노동조합의 교육이다. 내부에서의 역량 강화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외부 노동 교육기관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그러한 내용들을 가지고 현장의 실전 경험과 연계하여 교육한다면 지금보다 한층 더 나은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교육센터의 운영을 통해 조합원들을 항상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자의 올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센터를 운영하여 조합원들이 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당장 현실에 필요한 교육, 입에 달콤한 교육이 아니라 먼 미래를 바라보고 지속적인 교육 모임이 될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 처지에 맞는 산별노조를 조속히 건설해야 한다. 모든 재정과 인력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지금 정권과 자본은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쏟아 부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노동연구기관을 설립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발굴하여 노동자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내야한다. 그리고 교육해야 한다.

우리가 진정 노동해방을 원한다면 조직강화 사업도 중요하지만 그 조직을 어떻게 노동자적 관점을 가진 조직으로 만들 것인지, 조합원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는 너무도 중요한 일이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7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