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

노동사회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

admin 0 2,913 2013.05.0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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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일 열린 공공연맹 대의원대회에서 양경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위원장에 당선되었다. 통합연맹 2기 집행부를 맡은 양경규 위원장을 만나 공공연맹과 노동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때: 2001.1.5(금)
곳: 공공연맹 사무실 
대담: 윤효원 『노동사회』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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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공공연맹 산하 한국통신 파업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파업을 어떻게 평가하시죠.

interview_02_0.jpg우선 한통노조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오랜 기간동안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고 대중의 힘에 바탕한 투쟁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두 번째 의미는 공공부문 구조조정 측면에서 최대 공기업인 한국통신노조가 민영화 반대를 내걸고 파업을 감행했다는 점입니다. 전력노조와 철도노조가 무력하게 무너진 데 반해, 이번 파업은 돋보이는 투쟁이었습니다. 세 번째 노동자 대중의 분노가 책임 있는 지도력과 합쳐지면 힘있는 투쟁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한 파업이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합의사항과 관련해 확실하게 정리되지 못한 지점이 있지만, IMF 위기 이후 합의사항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한 예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의 전면공세를 저지하고 투쟁동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습니다. 

이번 연맹 위원장 선거는 경선이었습니다. 선거기간 연맹 홈페이지를 보니 한 조합원이 '공약으로는 박태주 후보 진영과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글이 있던데요. 두 후보간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크게 보아 두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한국 사회에서 노사정위원회로 대표되는 전국적 교섭 틀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와 관련된 차이입니다. 상대 진영이 투쟁력과 더불어 정치력과 교섭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현재의 노사정위원회 틀로는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또 하나는 이번 선거에서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공공부문노조운동의 발전전망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저는 산업의 변화나 민영화 추세에 발맞춰 공공서비스부문의 조직범위도 폭넓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의 성격, 즉 국가가 직접적인 사용자인지 여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하여튼 경선을 해야 했지만, 박태주 후보는 훌륭하고 역량 있는 동지입니다. 

1월 18일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가 있습니다. 새 집행부의 과제를 꼽는다면요?

변혁운동으로서의 노동운동 전망을 확고하게 가질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변혁의 전망을 분명하게 갖지 않으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생존권 수호 같은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없습니다. 

노동운동의 풍토가 메말라가고 분파성의 폐해가 심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민주노총 부위원장으로 노동운동을 지도했던 분의 입장에서 이 문제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IMF 관리체제에 들어서면서 운동진영의 통일 단결된 대응이 어느 시기보다 절실했던데 반해, 정작 운동은 분파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경제위기 이후 국내자본에 대한 투쟁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세에 대한 투쟁과 맞물리면서 운동의 전통적인 대립구도인 NL과 PD의 구별은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분파성은 건강하지 못합니다. 운동에서 정파는 필연적이지만, 정파운동이 건강하지 못할 경우 운동발전에 도움되지 않습니다. 좌파네 우파네 하면서 이념을 주장하지만, 사실 운동진영의 이념 수준이 그리 높지 못한 게 우리 현실이라고 생각힙니다. 

이념에 따른 분파도 아니라면 무엇이 분파성을 조장하는 걸까요?

제 경험으로는 운동 전망이 엷어지고 운동가의 출구가 막히고 있는 게 주된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되니 노동조합이 권력으로 보이게 되고, 이걸 차지하지 위해 일종의 권력투쟁을 벌이는 거지요. 이 와중에 앞서 말했지만 자기 이념이나 노선이 분명하지 않으니까 '나는 너하고는 다르다'고 강조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이런 분열과 갈등 속에서 대중은 운동으로부터 소외되고, 운동을 배우기 전에 건강하지 못한 정파부터 배우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의 관료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조직 상하간 의사소통이 막혀 있고, 회의운영이 잘 안되며, 조합원의 참여도가 떨어지고, 결정된 방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료화를 우려하는 입장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관료화가 왜 일어나느냐 입니다. 저는 운동진영의 실력 부족과 책임질 지도력의 약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좀 추상적인 이야기 같지만, 운동에 눈물이 마르고 있는 현실도 크게 작용한다고 봅니다. 노동자들의 아픔, 투쟁의 아픔을 느끼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일상적인 업무관계로만 반응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조직 상하 모두 일종의 불감증에 걸려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개량화 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량화라는 말을 '맛이 갔다', '사용자와 정부에 빌붙으려 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민주노총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라 생각합니다. 일종의 어용이라는 말인데 민주노총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런 지도부가 있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개량화가 사회민주주의적 노선에 대한 비판에 근거를 두고 있다면 이는 충분히 노동운동에 방향을 놓고 논쟁이 가능한 지점이라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민주의적 경향에 대한 문제의식은 갖고 있으나, 노동조합운동에 다양한 이념과 노선이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폄하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량화 이야기가 많은데 그 논의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해 사업방향은 소개해 주시죠.

무엇보다 연맹이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투쟁의 구심이 되어야 합니다. 올해부터는 구조조정의 태풍이 본격적으로 몰아 닥칠 거고, 현장에서 어느 때보다도 구체적으로 부딪힐 겁니다. 그리고 연맹 조직의 확대 강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10만 조합원에 걸맞은 조직 틀과 단결력을 확보하여 내실을 기할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지역본부를 건설하고, 산별노조 토대를 구축하며, 분과체계를 개편하고, 상하가 함께 하는 조직문화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한국노총 사업장과의 공공연대를 더욱 발전시키고, 공무원노조 조직화를 준비하며, 공공부문의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강화할 것입니다. 연맹 안에 미조직·비정규직 전담국을 신설할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