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8010’으로 모든 노동자들에게 단체협약을!

노동사회

‘행복 8010’으로 모든 노동자들에게 단체협약을!

admin 0 2,679 2013.05.05 05:07

“민주노총의 2007년 대선 전략은 ‘행복 8010’입니다.”라고 했더니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민주노총 80만 조합원과 민주노동당 10만 당원이 힘을 합쳐 대선에서 승리하자는 얘깁니까?”하는 질문부터, “80세부터 10세까지 세대와 계층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지지층을 형성해서 집권하자는 의미군요.”라는 해설까지, 반응이 다양하다. 물론 이런 해석들도 좋은 것 같다. 그렇지만 행복 8010 전략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하자면 이런 내용과는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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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도 단체협약의 효력이 확장 적용됐다면, 한미FTA반대 파업도 전국민을 위한 노동조합운동의 정당한 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 금속노조 ]


“민주노총은 ‘행복 8010’으로 달려갑니다”

먼저 ‘행복’이라는 단어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보자. 2002년 대통령 선거의 텔레비전 토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행복하십니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또 브라질의 노동자 대통령 룰라는 “국민 여러분, 행복해지기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라는 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 민주노동당 대통령 선거캠프에서도 보조 슬로건으로 “민생역전 서민행복”, “서민행복 대통령”, “서민이 행복한 나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모두 핵심 키워드가 행복이다. 민주노총이 내세우는 행복 8010전략의 ‘행복’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 서 있다. 평등과 자주가 실현되는 국가를 통해 대다수 국민들이 얻게 될 만족감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음으로 ‘8010’이다. 현재 민주노총 조합원은 80만 명이다. 이 사람들이 1인당 가족, 친지, 동료, 지인 10명씩만 조직한다면, 이번 대선 판을 충분히 뒤바꿀 수 있다. 민주노총 80만 명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비정규직대행진, 넥타이대행진, 청소부대행진, 교육대행진, 의료대행진, 민생대행진, 일자리대행진, 사회공공성강화대행진 등을 제대로 신명나게 펼친다면, 대통령 선거판은 뒤집어진다. 8010이란 이러한 염원을 표시하는 숫자이다. 민주노총 80만 명이 각각 10명씩을 조직하여 대선에서 승리하고 세상을 바꾸자는 뜻이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공동체를 이뤄 보다 행복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이야기이다.

표면 아래서 요동치는 대선 정국, 진보세력의 돌파구는?

지금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악법에 대한 저항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민심이반 물결이 거세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부는 양극화와 민심이반의 원인이자 결과인 한미 FTA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한편, 7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남북관계가 급진전되면서 북미관계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조짐이다. 경제협력,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확인하고, 이제 대통령 선거 상황으로 돌아와 보자. 먼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명박 소유로 추정되는 BBK의 주가 조작 핵심인물인 김경준의 귀국이 임박해 있다. 이는 대선정국의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회창의 출마설이 굵직하게 불거지고 있다. 범여권 후보단일화 등도 무시 못 할 변수다. 이렇듯 크고 작은 변수로 인해 대선정국은 요동치고 있다. 선거가 불과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고 지지율 50%를 넘나드는 후보가 존재하지만, 아직까지도 대선 정국은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 상황 속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전국농민회,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 한국진보연대, 민주노동당 등 이 땅의 진보세력들은 어렵게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880만 명에 육박하는데 노조조직률은 여전히 10.3%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대선 준비에 중핵을 맡아야 할 민주노총은 가맹 산별조직의 90% 이상을 산별노조로 전환했지만, 아직까지도 사회적 고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계급 대표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조직된 노동자 대다수도 정치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기어코 가야 할 길이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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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냈던 '무상교육 무상의료'의 후속조치를 위한 적극적인 의제제기가 필요하다. ▶ 민주노총 ]


대선과 총선을 맞이하는 민주노총의 방침과 목표

이제 민주노총이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어떤 방침과 목표를 갖고 준비하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먼저 민주노총이 이번 대선을 맞이하는 방침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를 하여 집권의 토대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80만 조합원이 주체가 되어 조직하는 계급투표, 즉 현장조합원의 참여를 통해 승리를 보장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속에서 진보진영의 대연합과 후보단일화를 통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민주노총이 재도약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다양한 노동공약과 설득력 있는 진보의제를 발굴하고 폭넓게 여론을 확산시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노동계의 사회적 고립을 돌파하고, 노동자계급 대표성을 획득하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범국민 행동의 날’을 중심으로 하는 대중투쟁과 대선투쟁으로 그 기세를 구체화하게 될 것이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단결로 11월11일 민중총궐기를 성공시키고, 그 기세로 선거판의 흐름을 장악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기세는 산발적으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목표점을 향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2008년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미조직 및 비정규 노동자들의 지지를 확인하여 계급투표를 완성하는 것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진보정치세력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즉, 미조직 및 비정규 노동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계급투표를 통해, 내년 18대 총선에서는 정당지지 13%, 국회의원 10명 당선이라는 17대 총선의 성과를 넘어서 민주노동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만큼 의석을 획득하고, 지역에서 진보정치가 튼튼하게 토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당원 확대와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민주노총 소속 민주노동당 당원을 30% 이상, 즉 약 1만 명의 신규 당원을 가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교육사업 역시 배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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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10대 요구

- 비정규직법 전면 재개정 및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보장
- 공무원·교수·교사 노동기본권 보장
- 필수공익사업장제도 폐지 및 필수유지업무의 최소화
- 한미 FTA 국회 비준 저지
- 금융 공공성 강화 및 투기자본 규제
- 공적 연금 개악 저지 및 전면개혁
- 무상의료 무상교육 쟁취
- 산재보험법 전면개혁
-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 국가보안법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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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동자들에게 단체협약을! 무상의료·교육을!”

이러한 목표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정책과 이를 이슈화시키는 설득력 있는 슬로건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정책을 여기서 자세하게 소개하는 것은 지면상 한계가 있다. 몇 가지 핵심 슬로건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그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민주노총이 이번 선거에서 제기하고자 하는 첫 번째 핵심 이슈는 ‘단체교섭 효력확장’의 문제이다. “모든 노동자들에게 단체협약을!”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단체협약의 사각지대에 있는 90%의 노동자들에게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려 한다.   
  
노동법보다도 우선인 단체협약은 노동자의 권리장전이다. 조합활동, 임금, 고용, 근로조건, 후생복지, 산업안전 등의 핵심적인 권리가 단체협약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조직된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의 사회적 불평등은 단체협약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미조직 노동자가 단체협약을 적용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산업별로 노사 간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있는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등에 직접 가입하거나, 아니면 단체협약의 효력을 전체 노동자에게 확장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프랑스 노조 조직률은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10%의 조합원이 맺은 단체협약은 90% 노동자들에게 적용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0.3%의 노동자들이 맺은 단체협약이 10.3%의 조직된 노동자에게만 적용된다. 그러니까 파업을 해도 프랑스는 90% 대다수 노동자의 밥그릇을 챙겨주는 ‘보편타당한 파업’이 되고, 대한민국은 10.3% 조직된 노동자의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인 파업’이 된다. 계급 대표성이 대단히 취약하고 사회적 고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단체협약을!”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단체협약 효력확장을 이번 대선의 첫 번째 화두로 삼아야 한다.

둘째, 민주노동당이 원조로 등록한 ‘히트 상품’이자 양극화의 불안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열망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있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즉 ‘부유세’가 다음 화두다. “부유세 복지세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실현!”이 두 번째 슬로건이다. 민주노동당은 2002년 대선, 2004년 총선에서 무상교육 무상의료, 부유세로 상당한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이제 그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높은 간접세 중심의 조세제도를 직접세 중심으로 재편하고 부자들이 부유세를 납부한다면, 연봉 5천만 원 이상 정규직 노동자들도 목적세인 사회복지세를 부담할 용의가 있다는 선언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예산으로 쓰자는 도전적인 의제를 던질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외에도 일자리 나누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사회연대정책, 원·하청 간 불공정거래 개선 등의 의제도 다시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민주노총이 시대적 요구를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1천5백만 노동자의 영원한 깃발이 될 수 있다.

이번에도 비정규직 참정권 차별하면 ‘시범파업’ 한다 

셋째, 아직까지도 요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참정권 보장’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우리 비정규직도 투표하고 싶다!”가 세 번째 슬로건이 되어야 한다. 화중지병(그림의 떡)이라는 말이 있다. 비정규 노동자의 참정권이 바로 ‘그림 속의 떡’과 같아서 먹을 수 없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비정규 노동자가 일당을 포기하면서까지 투표를 할 수 있겠는가? 3천7백만 유권자 중에서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880만 명 중 상당수가 고용과 임금뿐만 아니라 참정권까지 차별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재외동포들에게 투표권을 주겠다니 웃기는 소리 아닌가. 눈앞의 들보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참정권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투표를 위한 임시공휴일이라고 하더라도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에 따로 정함이 없다면 유급휴일이 아니다.”라는 노동부의 잘못된 행정지침을 바로 잡아야 한다. 또한 국회에서 정치관계법을 개정해야 한다. 투표일 유급휴무제, 사전투표제, 순회투표제, 전자투표제, 투표시간 연장, 부재자 투표소 확대 등의 조치를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노동부, 중앙선관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을 방문해서 우리의 요구를 강력히 주장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국민의 당연한 권리인 참정권이 비정규직에게 보장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은 파업기금을 조성해 상징적인 투표파업(대형마트 1곳, 건설현장 1곳, 비정규 금속사업장 1곳 등)을 행사하는 방법까지도 심각히 검토하고 있다.

관권·금권 없는 진보정치가 선거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선거는 전쟁이다. 총성 없는 전쟁이다. 총칼 대신 표가 권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보수정당의 주특기는 차떼기(돈 선거)와 관권 선거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략은 무엇인가? 바로 조직선거로 계급투표를 일구는 것이다. 베트콩이 땅굴작전, 중국군이 인해전술을 썼듯이 우리도 쪽수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배타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후보를 당원 직선으로 추대했다. 권영길 후보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회당, 새진보연대 등과의 진보대연합을 통해 진보의 대표세력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비정규직 차별철폐, 단체교섭 효력확장 등의 의제로 1천5백만 노동자들의 열망을 흡수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2002년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노사모, 희망돼지, 미디어 인터넷을 능가하는 정치실천단, 세액공제, 1만 홍보단을 모으고 가동할 것이다. 또한 11월11일에 한정되지 않는 100만 민중총궐기를 본때 있게 조직하고, ‘행복 8010’이라는 쪽수의 전략, 계급투표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다. 80만 조합원이 1인당 10명씩의 가족, 친지, 동료, 지인들에게 노동자 후보의 지지를 권유하는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 등을 보낸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실천을 조합원들에 맡길 수는 없다. 능동적으로 조직된 정치실천단은 민주노총의 조끼를 입고 수첩을 들고, 현장실천, 지역실천, 사이버실천, 세액공제, 조합원 행동의 날 조직 등으로 미친 듯이 분주히 뛰어야 한다.

선거에 왕도는 없다. 거창한 구호, 현란한 공약으로 사람들을 설득시키려 하는 것은 오히려 금물이다. 옳기는 한데 안 되는 이야기들보다, 소박하지만 옳으면서 실현도 되는 이야기들을 하자. 거창한 계획보다 작지만 80만이 쉽고 재미있게 동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승부를 걸자. 80만이 함께하면 진보정치는 반드시 승리한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2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