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기들

노동사회

새로운 1기들

admin 0 3,017 2013.05.11 09:27

매일 아침, 연구소를 출근 할 때마다 오늘자 신문을 한아름 가슴에 안고 연구소의 문을 연다. 그리고 가지런히 신문을 탁자 위에 나열한 후, 매일 먼저 잡는 신문은 『매일노동뉴스』. 올해로 10년째 노동운동과 같이 해 온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0월20일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다. 표지도 바뀌고, 내용도 많이 달라지고…. 이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는 월간『비정규노동』을 만들던 이정희 편집팀장이다. 그녀에게 『매일노동뉴스』는 낯설지 않다. 왜냐하면 그녀가 노동언론에 첫 발을 들여놓았던 곳이 매일노동뉴스이기 때문이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그녀를 만나 매일노동뉴스가 새롭게 준비하는 '20년'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mk_02_4.jpg'700 서비스'로 노동언론에 발을 들여놓다

"언제부터 매일노동뉴스를 시작했죠?"

"1994년 학교를 졸업할 무렵이었다. 사회진출을 놓고 고민을 하던 중에 『주간노동자신문』 학교지국에서 일도 하면서 노동언론으로 진출할 계획을 잡고 있었다. 거의 『주간노동자신문』에 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는데, 한 집회에서 『매일노동뉴스』의 김태균 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일간지였던 『매일노동뉴스』에서 일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신문에 나온 노동 동향을 정리하고 8시부터 9시까지 녹음을 준비했다. 그녀는 '700 서비스'로 하루의 노동 동향을 제공하는 일을 맡았다.

"처음 매일노동뉴스는 자체 기사가 없었다. 94년 12월에 5명의 기자를 채용했고, 나도 이때부터 기자가 되었다. 나를 포함해 모두 여성이었던 우린 한겨레에 '여성5인방'이란 기사로 실리기도 했다."

"메일노동뉴스가 새로 출발한 지 이제 한 달 가까이 되었다. 나를 비롯해 우리 식구들 대부분 하루도 제대로 쉴 틈이 없이 달려 왔다. 바쁘지만 신문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매일노동뉴스는 노동운동의 발전과 함께 시대적 요구에 잘 부응하며 왔다. 지금은 노동의 지위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서 노동과 정부, 자본의 역학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사 등 영역의 확장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노사관계의 영역뿐만 아니라 경제, 복지, 인권 등과의 관련 속에서 다루어야 될 시기이다."

2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노동언론 생활이 10년이 되가는 이정희 편집부장은 한겨레신문 11월11일자에 노동운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싣기도 했다. 그것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의 노동운동이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이었다면, 그것은 매일노동뉴스에도 반영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노동운동에서는 비정규직의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노동자간의 연대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것을 매일노동뉴스에서도 구현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 비정규영역을 전문으로 하는 기자도 두고 있다."

그녀의 마음가짐은 대단했다. "우린 새로운 매일노동뉴스의 1기들이다. 매일 아침 8시 반에 모여 회의를 하고 기사에 대해서 논의한다. 최대한 서로간의 합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기자들의 능력도 업그레이드할 작정이다."

그녀가 밝힌 노동운동에 대한 생각은 아마도 '새로운 1기들'이란 자신들의 정체성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운동의 과거를 기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아닌 성찰을 통한 단절과 연속의 새로운 조화. 이정희 편집부장과 새로운 1기가 만드는 매일노동뉴스의 20년을 기대해 본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8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