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비교

노동사회

한국과 미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비교

admin 0 5,540 2013.05.1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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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수정모형을 사용하여 한국과 미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을 분석한 결과, 단기 탄력성은 미국이 높지만, 장기 탄력성은 한국이 높다. 또한 과잉인력 등이 존재할 때 장기 균형 수준으로 조정은, 한국이 미국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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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 지난 5년 동안 김대중 정부는 ‘한국의 노동시장은 매우 경직적이다’는 전제 아래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노동정책 제1의 과제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99년 3월부터 임시일용직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55.7%(2001년 8월)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국의 노동시장은 경직적이지 않다. 지나치게 유연한 것이 문제이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시작했다. 작년 말 대통령 선거 때는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의 노동시장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매우 유연하다’는 견해를 피력했고, 금년 1월 30일자 포브스(Forbes) 지는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OECD 국가 가운데 미국, 캐나다에 이어 제3위’라고 발표했다.

2)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노동시장 유연화’가 지배적 담론으로 얘기되고, 김대중 정부 하에서 ‘노동시장 유연화’가 노동정책 제1의 과제로 추진되어 왔음에도, 정작 노동시장 유연성을 실증분석한 연구는 찾아볼 수 없다. 1월 30일자 포브스지의 ‘노동시장 유연성 국제비교’도 ‘1년 이상 장기실업자 비중, 단체협약 적용률, 해고의 용이성, 법정 휴가일수’ 4가지 지표를 척도화하여 비교한 것으로, 경제학적 의미에서 노동시장 유연성을 추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 글에서는 오차수정모형(Error Correction Model)을 사용하여 노동시장의 장단기 탄력성을 추정하여, 한국과 미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을 비교한다.

2. 모형

1) 경제학적 의미에서 노동시장 유연성은 경제성장 내지 산업생산이 변동할 때 노동시장이 얼마나 유연하게(탄력적으로) 조응하는가를 의미한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기능적 유연성과 수량적 유연성으로 구분되고, 수량적 유연성은 고용 유연성과 노동시간 유연성, 임금 유연성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 = 수량적 유연성 = 고용 유연성’으로 인식되고, 기능적 유연성은 계량분석이 가능하지 않으므로, 이 글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수량적) 노동시장 유연성과 고용 유연성을 추정한 뒤 이를 비교한다.

2) (모형1)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추정하기 위한 모형이고, (모형2)는 월임금총액(=시간당임금×월노동시간)을 통제한 상태에서 고용 유연성을 추정하기 위한 모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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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형1)에서 ln(산업생산지수t)의 계수값은 산업생산이 변동할 때 노동시장의 수량적 유연성(탄력성)을 의미하고, (모형2)에서 ln(산업생산지수t)의 계수값은 노동시간과 임금 유연성을 통제한 상태에서 고용 유연성(탄력성)을 의미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관계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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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모형1)과 (모형2)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실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위의 모형에서 노동시장 유연성이란 ‘산업생산지수 즉 경기가 변동할 때 노동자수나 노동시간 또는 시간당 임금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가’를 의미하는 바, 노동자 개인에게는 그만큼 고용불안정, 노동시간의 급격한 변동, 임금소득 불안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재계는 ‘경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측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유연화가 노동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경제운용의 효율성과 형평성 모두 저해한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3. 자료

(모 형1)과 (모형2)를 추정하는데 필요한 노동자수, 명목임금총액, 소비자물가지수, 월노동시간, 산업생산지수 자료는 한국은 KOSIS, 미국은 BLS에서 구했고, 1982년 7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월별 자료를 사용했다.(N=246) 월(실질)임금총액은 ‘월명목임금총액÷소비자물가지수×100’으로 계산했다.

4. 검정

1) 단위근 검정(Unit Root Test)

ADF(Augmented Dickey-Fuller) 검정법을 이용하여 시계열 자료에 대한 단위근 귀무가설을 검정한 결과, ‘절편과 추세항이 있는 모형에서 한국의 월임금총액’을 제외한 모든 변수가 단위근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 한다. 그러나 다른 검정법(ERS Point-Optimal Unit Root Test, Ng-Perron Test)을 사용하면 한국의 월임금총액도 단위근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 변수 모두 단위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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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적분 검정(Cointegration Test)

단 위근 검정에서 단위근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각 시계열의 장기적인 안정관계 유무를 살펴보기 위해 요한센(Johansen) 공적분 검정을 수행했다. 자료에 선형 추세가 있고 절편과 추세항이 있는 모형을 사용했고, 내생시차는 AIC와 SC 값이 가장 작은 것으로 선정했다. 그 결과 한국은 내생시차를 (모형1)은 2, (모형2)는 3으로 했고, 미국은 (모형1)은 7, (모형2)는 6으로 했다. 요한센의 Trace 검정과 Max-eigenvalue 검정 결과 (모형1)과 (모형2)는 한국과 미국 모두 5% 유의수준에서 공적분 벡터가 1개 존재한다.

5. 추정 결과

1) 공적분 벡터 추정 결과


[표 2]는 (모형1)에서 표준화한 공적분 벡터 계수 추정치이다. 노동시장의 장기 탄력성이 한국은 2.331**, 미국은 0.920**으로, 한국이 미국보다 크게 높다. 더욱이 한국의 탄력성이 1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한국의 노동시장이 매우 탄력적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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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은 (모형2)에서 표준화한 공적분 벡터 계수 추정치이다. 고용의 장기 탄력성이 한국은 0.292**, 미국은 -0.289로, 한국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미국은 유의미하지 않다. 따라서 고용의 장기 탄력성도 한국이 미국보다 높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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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차수정모형 추정결과

공 적분 검정 결과 각 변수들은 장기적으로 균형관계에 있다. 이를 이용하여 오차수정모형을 구성하여 추정한 결과가 [표4]와 [표5]이다. [표4]에서 노동시장의 단기 탄력성은 한국은 내생시차가 1일 때 -0.074, 2일 때 0.152이고, 미국은 내생시차가 1일 때 0.097**, 2일 때 0.095**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단기 탄력성은 미국이 한국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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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차수정계수는 한국이 -0.250**, 미국이 -0.063**이다. 오차수정계수의 부호가 (-)인 것은 장기 균형 수준을 상회하면 (-), 하회하면 (+) 방향으로 조정이 일어남을 의미하고, 절대값은 장기 균형 수준으로 조정 속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장기 균형 수준과 괴리가 있을 때 한국의 노동시장은 미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조정됨을 알 수 있다.

[표5]에서 고용의 단기 탄력성은 한국은 내생시차가 1일 때 -0.030, 2일 때 -0.040*이고, 미국은 1일 때 0.236**, 2일 때 0.127**이다. 따라서 고용의 단기 탄력성도 미국이 한국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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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차수정계수는 한국이 -5.041, 미국이 -0.019로 두 나라 모두 10%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 오차수정계수의 부호가 (-)인 것은 장기 균형 수준보다 고용량이 많으면 (-), 적으면 (+) 방향으로 조정이 일어남을 의미하고, 절대값은 장기 균형 수준으로 조정 속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장기 균형 수준과 괴리가 있을 때, 즉 과잉인력이나 과소인력이 존재할 때 한국의 노동시장이 미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조정됨을 알 수 있다.

6. 요약과 함의

1) 노동시장의 장단기 탄력성


노 동시장의 단기 탄력성은 한국은 -0.074(p=1), 0.152(p=2)이고, 미국은 0.097**(p=1), 0.095**(p=2)로,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한국보다 탄력적이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장기 탄력성은 한국이 2.331**이고, 미국이 0.920**으로, 한국의 노동시장이 미국보다 탄력적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장기 탄력성 2.331**은 1을 크게 상회하여 한국의 노동시장이 매우 탄력적임을 말해준다.

오차수정계수는 한국이 -0.250**, 미국이 -0.063**으로, 한국이 미국보다 절대값이 크게 높다. 이것은 장기 균형 수준에서 이탈했을 때, 한국의 노동시장이 미국보다 빠른 속도로 장기 균형 수준을 회복함을 말해준다.

2) 고용의 장단기 탄력성

고 용의 단기 탄력성은 한국은 -0.030(p=1), -0.040*(p=2)이고, 미국은 0.236**(p=1), 0.127**(p=2)로,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한국보다 탄력적이다. 그러나 고용의 장기 탄력성은 한국이 0.292**이고, 미국이 -0.289로, 한국이 미국보다 탄력적이다.

오차수정계수는 한국이 -5.041, 미국이 -0.019로 두 나라 모두 10%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 한국이 미국보다 절대값이 크게 높은 것은, 노동시장이 균형 수준에서 이탈하여 과잉인력이나 과소인력이 존재할 때, 한국의 노동시장이 미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조정됨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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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충격반응함수

다 음 그림은 산업생산지수가 표준편차 한 단위 증가할 때 노동시장과 고용 반응을 36개월 동안 추정한 결과이다. 산업생산 증가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과 미국 모두 지속적(persistent)이다.([그림1]과 [그림2]) 그렇지만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차이가 난다. 한국은 단기적으로는 고용이 감소하지만, 6개월 뒤부터 고용이 증가하고 그 영향이 지속적이다. 그러나 미국은 단기적으로는 고용이 증가하지만, 그 영향이 지속적이지 않고 일시적(transitory)이다.([그림3]과 [그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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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년도 :
  • 통권 : 제 7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