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집단 족벌신문이 노조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이유

노동사회

범죄집단 족벌신문이 노조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이유

편집국 0 3,010 2013.05.22 09:59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로 알려져 있다. 알카에다 등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의 석유 재벌과 오랫동안 유착관계를 맺고 있는 부시 일가나 행정부도, 따지고 보면 군산복합체에 속한다. 네오콘도 마찬가지다.

미국에 군산복합체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수구반동복합체’가 있다. 수구반동복합체에는 조·중·동을 비롯한 족벌신문, 한나라당과 천민자본주의의 수혜자인 일부 재벌과 족벌들이 포함된다. 그들에게 노동조합은 배척이나 파괴의 대상이지 대화의 상대가 아니다. 그들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자본주의체제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반노조주의는 ‘상식’이지 사회문제가 아니다. 최근에는 “국민 없는 참여정부”의 수장인 노무현 대통령까지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이 마치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발언하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노무현도 수구반동복합체의 일원이 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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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건설노조원이 집회장에 내건 문구.   ▷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언론노조 대표로서 노동형제들께 사죄드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27일 한겨레신문이 금속노조의 의견광고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실망을 산 바 있다. 광고국 실무자의 착오라고는 하지만 한겨레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적잖이 실망했을 것이 분명하다. 경향신문도 노동자들의 의견광고를 사실상 거부해 비난을 산 바 있다. 금속노조는 물론 이 땅의 모든 노동 형제들에게 언론노조의 대표로서 우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이 노동자들의 의견 광고조차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 배경과 우리나라 신문의 위기와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이해하지 않고는 지금의 언론과 그들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한다. 대책은 그 다음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우리나라 신문들은 모두 죽었다.” ‘위기’라는 말로도 부족하다는 뜻이다. 우리 신문들은 ‘신뢰의 위기’와 ‘시장의 실패’라는 두 가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고,  이 두 가지 원인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신문의 위기는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본질적이고 구조적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 신문이 신뢰의 위기를 촉발한 가장 큰 원인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신문의 구독, 광고, 판매(배달), 매출, 영향력 등 모든 영역에서 독과점 체제를 구축한 조선, 동아, 중앙, 이 세 신문의 정파적 이해에 사로잡힌 보도 경향 내지 행태다. 둘째, 족벌신문들의 사주 혹은 자사의 이익과 이해를 염두에 둔 보도행태다. 필자가 이들 족벌신문을 비판하면서 “신문으로 위장한 범죄집단”이란 극언을 서슴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행태와 무관치 않다.

족벌신문들은 그렇다 치고,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을 비롯한 다른 신문들은 어떤가? 족벌신문들의 불법 판촉행위와 물량공세로 인해 생존 자체가 기로에 서있는 발행부수가 작은 신문들의 신뢰의 위기는, 재벌을 비롯한 대형광고주들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발행부수가 상대적으로 작은 신문들이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 광고에 의존하는 정도는 조·중·동의 경우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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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26일 열린 <포항 건설노조 파업 ‘여론조작’ 규탄 및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언론단체 기자회견>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

IMF 이후 10년, 족벌신문들의 신문시장 초토화

광고수입을 제외하고 신문 구독료 수입만 볼 때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유일한 제품”이 신문이다. 지국의 배달료 등을 제외하고 실제 신문사 본사에 입금되는 신문 1부당 구독료 수입은 제조원가의 30%에도 못 미친다. 이런 구조를 가진 것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 이런 결과가 초래됐는가? 신문시장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신문시장 파괴는 단순히 시장의 실패를 뜻하지 않는다. 신문시장은 지금 돈 놓고 돈 먹기 노름판처럼 되어있다. 우리나라 신문시장의 역사는 시장 파괴와 불공정경쟁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시작은 홍석현 씨가 1994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해 중앙일보의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부터다. 중앙일보에 의한 한국 신문시장 초토화 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지금은 조·중·동과의 경쟁에서 탈락한 한국일보가 조·석간 발행과 월요일자 발행(당시 조간신문사들은 토요일에 일하고 일요일은 쉬었다) 등으로 물량경쟁의 단초를 열었다는 지적도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중앙일보의 불법 및 탈법적인 무차별 무가지·경품 살포 공세와는 비교할 수 없다. 세계 자본주의 국가에서 유례가 없는 “자율규제”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직무유기를 범하는 사이, 중앙일보가 마음 놓고 무가지와 경품 공세를 벌여온 것이다. 덤핑행위 등 불공정거래 행위의 규제를 해당 사업자단체(신문협회)에 위임한 나라는 자본주의 국가 중에서 우리밖에 없었다. 2003년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신문고시 개정 논의에 참여한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상공인협회(AmCham Korea) 회장도 그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실토했을 정도다. 

1994년과 1995년의 초 호황기에는 모든 신문들이 광고수입의 폭증으로 무가지를 마구 뿌려도 별로 타격을 입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경기가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한 1996년 하반기부터,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자금력의 우위가 현실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어 광고단가가 발행부수와 큰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지불되던 때라 다른 신문사들도 그런대로 경영수지를 맞춰갈 수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치자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광고시장은 얼어붙었고 모든 신문들이 부수와 면수를 줄여야 했고, 수천 명의 신문사 종사자들은 정리해고되어 속수무책으로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십년의 시간이 흘렀다. 모든 신문들이 IMF 외환위기가 몰고 온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 10년 동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족벌신문들만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문시장 독점체제를 공고히 한 것이다.     
 
절반 육박하는 자연절독률, 불법판촉만이 생명줄

우리나라 신문시장의 구조적 위기는 ‘빈곤과 독과점의 악순환(고리)’에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핵심에 경품 및 무가지 살포 등 조·중·동 족벌신문들의 물량공세와 과당 경쟁이 있다. 극성스럽기까지 한 신문들의 과당경쟁은 지나친 광고의존도, 낮은 구독료, 부수 감소 및 축소 등 수익구조의 악화고리를 만들어내 반복 순환시키고 있다. 악순환 속에서 광고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과당경쟁과 물량공세, 불법 판촉행위에 더 열을 올리는 식이다.

신문사들의 수익구조를 한 번 보자. 신문법은 각 신문들은 발행부수, 유가부수, 구독료수입 등을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각 신문사들이 얼마나 정직하게 신고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더구나 총매출액 중 신문 구독료 수입 비중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구독료 가운데 본사 입금액 등을 비교해보는 우회적 경로를 통해서 수익구조를 추정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살펴보면, IMF 외환위기 전만 하더라도 매출액의 20%정도는 됐던 구독료 수입 비중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엔 10% 이하로 떨어지는 신문들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신문들의 경우 매출액 중에서 광고수입과 구독료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6대 4 정도다. 우리나라 신문들 입장에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구독료수입 비중이 지극히 낮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 중 하나가, 지역일간신문 2~3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신문사들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 중 손익계산서에서 구독료수입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중·동도 예외가 아니다. 구독료 수입을 정확하게 밝힐 경우 돈을 받고 파는 신문부수가 얼마인지 탄로 날까 두려워 공개 못 하는 것이라고 본다. 갈수록 신문을 읽는 가구 수가 줄어들고 있고, 예전에는 여러 가지 신문을 함께 구독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2개 이상의 신문을 가정에서 보는 경우는 드물다. 구독부수 자체가 갈수록 격감하고 있는 것이다.

신문을 자의로 끊는 비율, 즉 평균 자연절독률은 연간 15∼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조·중·동의 경우는 그것의 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 3월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회장은 중앙일보의 연간 자연절독률이 무려 48%에 달한다고 실토한 바 있다. 불법 판촉으로 부수확장을 하지 않으면 1년에 신문부수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동아, 조선은 이 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품과 무가지를 계속 뿌려대는 것이다. 돈이 없는 신문사는 아무리 좋은 신문을 만들어도 확장용 신문 자체를 찍어낼 수 없고, 신문을 찍어내도 원천적으로 독자들에게 배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대론 ‘있는 집 자식’ 중앙일보 빼고 다 죽는다

지난 10년 동안의 물량공세 등에 힘입어 한국일보를 밀어내고 ‘3강 체제’를 구축한 중앙일보는 조선, 동아와 비교해도 월등한 자본과 자금력을 이용, 이제는 구독료 인하 경쟁까지 벌이며 신문시장을 초토화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어떤 회사인가? 금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중앙일보가 상호출자제한제도의 적용을 받는 59번째 기업집단군에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계열사가 무려 73개였다. 불과 두 달 뒤 계열사가 3개가 늘어나 76개가 됐다. 한마디로 중앙일보 독자적으로 재벌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주위의 눈총이 따가웠던지 7월 초에는 중앙일보가 홍석현 씨의 형제·자매가 지배하고 있는 보광그룹으로부터 분리된다고, 역시 중앙일보가 1대 주주인 일간스포츠를 통해 공시했다. 

중앙일보의 구독료 선제공격 대상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2003년 11월 구독료를 월 1만2천원에서 1만4천원으로 2천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늘어나는 제작비와 판촉비 등을 감안, 구독료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독자층과 유가부수 등을 고려한 것으로, 조선일보의 자신감의 발로로 비춰졌다. 하지만 방상훈 당시 사장이 어떤 사람인가? 조선일보의 구독료 인상 이면에는 일정 시차를 두고 중앙일보도 구독료를 인상하겠다는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회장과의 약속이 있었다.

그러나 정확히 두 달 뒤인 2004년 1월16일, 중앙일보가 구독료를 따라 올리기는커녕 자동이체할 경우 구독료를 2천원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예기치 못한 중앙일보의 기습공격을 받은 조선일보는 그로부터 나흘 뒤인 1월20일 ‘울며 겨자 먹기’로 사고(社告)를 통해, “4월30일까지 앞으로 1백일 동안 조선일보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월 1만4천원인 구독료를 2천원 인하와 함께 추가로 2천원을 할인, 월 1만원에 구독할 수 있다”며 구독료를 4천원 인하했다. 그동안 판매부수 1위라는 자신감을 배경으로 구독료 인상을 주도해 온 신문이 조선일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선일보가 느꼈을 당혹감과 충격이 짐작이 간다.

말로는 ‘전쟁’하는 정부, 불법은 왜 방치했을까? 

불법판촉과 물량경쟁으로 비롯된 악순환 구조가 계속되면 이제 중앙일보를 제외한 모든 신문은 다 죽게 되어 있다. 동아는 말할 것도 없고 상대적으로 누적 흑자가 상당하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조선일보도 언제까지 중앙일보의 물량 공세에 맞설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나머지 신문들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중앙일보는 조선, 동아가 따라오기 어려운 또 다른 덤핑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다. 홍석현 씨는 한때 중앙일보 구독료를 7~8천원까지 내릴 생각도 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는 구독료는 형식적으로 1만원 혹은 1만2천원으로 해놓고 중앙일보를 배달하는 지국들에게는 본사에 구독료수입을 입금하지 않는 대신 신문을 뿌리기만 하라고 결정할지도 모른다. 구독료는 지국들이 알아서 독자들에게 받아서 모두 가지라는 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신문시장이 이렇게 된 1차적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당연히 정부다. 현재의 신문시장의 독과점 상황은 지난 10여년 동안 정부가 신문시장을 철저히 방치한 결과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당국이 자율규제라는 미명하에 각종 불공정거래행위와 부당내부거래 등 불법, 탈법행위에 대해 단속의 ‘시늉’만 했을 뿐 실질적으로는 방치한 것이다.

이전의 정부들은 그렇다고 치자. 노무현 정부가 사실상 신문시장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신문시장을 제대로 단속할 경우 족벌신문들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신문이 바로 중앙일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에서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노무현 정부는 한국 최대의 재벌-족벌인 이건희-홍석현(삼성-중앙일보) 족벌과 철저하게 야합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막연한 주장이 아니다.

반노조주의 없애려면 범죄집단 족벌신문과 싸워야

우리나라 대부분의 신문들이 근근이 목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대형광고는 대략 3가지 분야다. 전자·정보통신 제품과 아파트 및 상가 분양광고, 그리고 백화점 바겐세일 광고 등이다. 이 광고주들은 전부 재벌이다. 그리고 부수와 규모가 작은 신문들일수록 대형 광고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래서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도 신문사 문을 닫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고는 대형 광고주 즉 재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신문들도 예외가 아니다.

결론은 분명하다. 수구반동복합체의 핵심 주체는 바로 조·중·동 족벌신문들이다. 조·중·동 족벌신문들이 없으면 수구반동복합체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족벌신문들의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사주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과 구성원들의 이익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주와 회사와 구성원들의 이익을 국가와 국민과 독자들의 이익보다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족벌신문들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모든 세력은 이제 대동단결해 이들 ‘범죄집단’과 싸워야 한다. 이들은 신문사가 아니다. 이들을 신문사로 규정하고 싸우면 성공하기 어렵다. 이들의 무력화 없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다. 그리고 그 투쟁이야 말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상적인 노조활동도 범죄나 질병 취급하는 보수언론의 반노조주의를 ‘치료’하는 길이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1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