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현살화해 인간답게 살아보자!

노동사회

최저임금 현살화해 인간답게 살아보자!

편집국 0 3,572 2013.05.22 09:42

*************************************************************************************
“주44시간 일하고 특근이 있는 부서를 자청해서 일해도 한 달 실수령액은 75만원 전부입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남편 병원비까지 책임져야 하는 입장으로서는 정말 죽을 맛입니다.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우리 같은 저임금 노동자들은 임금을 올릴 방법이 없습니다.” - 서강대학교 청소용역 허성임

“현장에서는 주5일제(주40시간제)에 당했다고들 합니다. 지난 해 9월부터 최저임금이 올랐다는데 회사는 주40시간제를 도입해 9월부터 12월까지 그 전에 받던 임금에서 1원 한 장 오르지 않았고, 올해 1월부터 물가인상분만 지급받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우리 임금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철도공사와 용역계약을 맺을 때는 최저임금이 보장되지만 그 이후부터는 물가인상분만 지급하고 최저임금 인상분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최저임금을 줄일 목적으로 하루에 휴게시간을 두 시간씩 주고 있으나 우리는 정작 쉬지도 못합니다.” - 경인선 청소용역 노동자 최순기
*************************************************************************************


올해도 변함없이 최저임금 노동자 증언대에서는 현장에서 겪는 최저임금의 실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의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지난 6월22일 최저임금 노동자 증언대가 열린 한국노총회관 7층 회의실에서는 성강대 청소용역 노동자 허성임씨와 경인선 청소용역 노도오자 최순기씨, 보육교사 노동자 이윤경씨, 택시노동자 박광진씨의 삶의 무게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어느 한 삶 팍팍하지 않은 삶이 없고, 서럽고 고단하지 않은 삶이 있으랴마는 국가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으로 책정한 월70만600원 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노동자의 삶의 진열장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최저임금 노동자 증언대인 것이다. “최저임금 현실화해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이들의 소박한 꿈은 2007년도에는 이뤄질까?

경영계와 노동계의 천지차이 최저임금 요구안

2006년 최저임금 심의에 앞서 경영계는 ‘한계·저임업종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토대로 시급 3,175원(월급환산 717,550원, 2005년 대비 2.6%)을 제시했다. 기업환경이 환율하락과 유가인상 등의 대외여건 악화로 IMF 위기와 버금갈 정도의 어려움에 처해있는데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한계·영세기업의 도산과 저임금 근로자들의 일자리 축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에 근거한 2.6% 인상안이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2002년부터 2년마다 조사하고 있는 ‘최저임금제 관련 전국민 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의 50% 이상이 ‘동의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해 사용자측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실증적 연구를 통해서도 이 주장의 근거가 미비함을 알 수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의 “최저임금 수준 평가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OECD 국가의 ‘최저임금 효과’에 관해 법정 최저임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고용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으나,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나 최저임금의 고용효과에 관한 합의는 존재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20개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높다고 해서 비공식 부문이 증가하거나 고용이 감소하는 등의 부정적 효과는 발견되지 않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반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노동계 공동의 ‘2006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했다. 노동계의 요구는 시급 4,200원(일급 33,600원, 월급환산 877,800원)이었다. IMF 이후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양극화 속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보장을 법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는 유일한 제도가 최저임금제라는 것이 노동계의 인식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은 한 달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요구였다. 아울러 최저임금제도에 대해서도 주44시간에서 주40시간으로 법정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됨에 따른 최저임금 삭감 보전대책 마련과 택시노동자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최저임금 적용 개선을 요구했다.

또한 ‘최저임금제 관련 전국민 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시행 20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국민들의 60% 정도만이 최저임금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저임금제도에 대해 국민들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홍보필요성을 특별요구로 제시했다.

최저임금 심의 과정은 변할 것인가

최저임금이 도입된 1988년 이후로 최저임금이 결정될 때마다 지적되어온 점은 노·사·공익위원의 합의를 통한 결정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표-1]에서 알 수 있듯이 1988년부터 1996년까지는 공익(안)에 노동계나 사용자측 한쪽이 찬성하거나 노·사 모두가 찬성하면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형태를 보여줬다. 1997년부터는 노측(안)이나 사측(안)을 두고 표결을 벌여 다수표를 얻은 안이 결정되는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불복하는 쪽은 전원 퇴장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를 잡아갔다.

yang_01.gif

그러나 2007년도에 적용될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최저임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생계비, 유사노동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에 관한 지표를 토대로 공익위원(안)이 제출되었다. 또한 소득분배 개선을 위해 3~5년 내 5인 이상 사업장 상요직의 중위임금 50%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이 두 가지 변화에 대해 ‘최저임금제도’가 실질적 소득분배구조 개선을 위한 본래의 취지를 살려가는 작은 단초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공익위원측이 제시한 최종안에 대해 경영계가 ‘10원’의 차이를 수용하지 않은 점은 경영계의 변하지 않는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을 알려주는 듯해 개운치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관행적 활동에서 탈피해 다양한 시도 펼친 최저임금연대

지난 7월5일 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의 평가회의가 있었다. 최저임금연대는 4월28일 1차 전원회의를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7차례의 회의를 가졌고, 최저임금 요구 기자회견, 최저임금 대국민여론조사 발표, 최저임금 당사자 증언대, 공익위원을 대상으로 한 의견서 발송,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참관 등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들을 전개해왔다.

이러한 활동들에 대해 평가하고,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7월5일 7차 회의에서는 12.3% 인상은 높은 수준이지만 ‘만족’해서는 안 되는 수준이며, ‘중위임금 50%’라는 최저임금의 목표치를 정부가 제시했다는 점과 ‘제도개선 합의문’을 채택한 것을 중요한 의의로 평가했다. 심의과정에서 이른바 ‘전향적 공익안’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로는 공익위원 배정과저에서 기존과는 다른 노동·자본과 거리가 있는 ‘공정한’ 인사들로 구성되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이후 노동위원회 중재위원 선정 방식과 같은 교차삭제 방식의 공익위원 선정제도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런 평가를 토대로 향후 최저임금 위반사업장에 대한 감시활동과 최저임금 홍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심의위원회에서 채택한 ‘건의문’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후속작업을 벌이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의 실태조사 필요성도 제기하도록 했다.

부족하지만 정부의 제도개선 의지 끌어내다

6월29일 새벽. 마침내 2007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시급 3,480원, 주 44시간 기준 월 78만6,480원, 주 40시간 기준 월 72만7,320원이 2007년 1월1일부터 적용될 최저임금이다.

2006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의 성과는 공익위원들의 전향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과거의 노·사 양측 가운데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방식이 아닌 법에서 정한 결정기준을 근거로 실태생계비 인상률, 경제성장률, 노동생산성, 양극화해소를 위한 소득분배율, 소비자물가 등 결정지표를 이용해 공익위원(안)을 제출했고, 노·사 양측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논란은 되었지만 ‘중위임금’ 대비 50% 달성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하고 3년부터 5년 내 달성이라는 구체적 시간계획까지 제시한 점이다.

또,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기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법제정 목적에 맞게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기관 및 공기업의 청소·경비용역 계약 시 반드시 인상된 최저임금의 반영, △택시초과운송수입금의 최저임금 제외여부에 대한 제도개선, △지불능력이 약한 한계기업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제도 마련, △최저임금 이행의 지도·점검을 강화토록 하는 등의 제도개선 대정부 건의문 채택 역시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yang_02.gif
 

  • 제작년도 :
  • 통권 : 제1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