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좌담회] 공공분야 민영화 추진 실태와 대응 방향

노동사회

[특집좌담회] 공공분야 민영화 추진 실태와 대응 방향

구도희 0 4,405 2013.09.04 03:13
<좌담회>
일시: 2013년 8월13일 오후 4시~5시30분
사회: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참석자: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이수현 공무원노조 사회공공성강화위원장, 이승호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 부지부장
 
노광표) 민영화와 관련해서 투쟁현장에서 있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취임 6개월이 지난 7월8일 ‘공공부문 합리화 정책’이라는, 향후 5년간의 공공부문 관리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민영화 정책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박근혜 정부의 공공부문 정책 전반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이승호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 부지부장부터 말씀해 주시죠.  
 
공공부문 합리화 정책이 야기한 현장의 불안감
이승호) 정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는데, 현장에서 가장 피부로 와 닿는 것은 불안감입니다. MB정부 시절 ‘공공부문 선진화 정책’으로 인해 정원 감축 및 노동조건의 후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부에서도 또 다른 무언가가 추진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는데, 이게 정확한 실체가 없어 공포가 큽니다. 
가스공사 같은 경우는 일단 기관 통폐합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에너지 공기업인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의 통폐합 문제죠. 아직까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으나 여기 저기 추진 조짐이 감지되는 상황입니다. MB정부에서도 추진하려다 포기했던 건데, 박근혜 정부가 왜 다시 들고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스공사는 상장기업이기에 일반 주주들 재산권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법적으로 인위적인 통폐합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석유공사나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가스공사와는 분야도 다르고 성격도 다릅니다. 특히 가스는 석탄이나 석유와 달리 저장과 운송이 어려워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시장도 한정되어 있어서 통폐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됩니다. 통폐합보단 각자의 특성을 살려서 전문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광표) 이명박 정부 때 ‘공공부문 선진화 정책’을 통해 기관 통폐합이 구체적으로 얘기됐다면, 박근혜 정부에서는 추상적인 방향만 있고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불안감을 느낀다는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다음으로, 이수현 위원장님께 최근 전국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 반려 문제에 대한 입장을 포함해, 정부의 공공부문 합리화 정책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수현) 전국공무원노조는 작년에 해고자 복직문제와 설립 신고 등 6대 요구 과제를 들고, 10월 총회투쟁을 했습니다. 잠실 종합경기장에 조합원 5만 명이 모였는데, 박근혜 후보도 당시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공무원노조 지위 보장,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5~6월 3차에 걸친 집중투쟁, ILO 총회 참석 등의 과정을 통해, 지난 6월 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과의 간담회 후 전공노 설립신고를 위한 실무진을 구성하라고 내부에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5월27일에 1차로 설립신고서를 냈고, 이후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규약을 일부 개정한 후 다시 설립신고서를 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측에서 신고증을 내주겠다고 7월25일에 문자가 오기도 했어요. 심지어는 고용노동부에서 언론사에 기자회견 하기 전에는 설립신고가 나는 것을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엠바고를 요청했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8월5일 최종적으로 반려됐습니다. 겉으로는 규약의 ‘단서조항’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 안전행정부에서 설립신고를 내주면 공무원노조를 관리하기 힘들다고 반대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최종적으로는 청와대에서 결심이 있었다고 하는 말도 들리고요. 
한편, 최근에는 실질임금 삭감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일전에 교섭을 통해 지자체별로 당직비, 출장비 금액을 올렸습니다. 그 전에는 하루 당직해도 1만 원밖에 안줬어요. 그런데 정부가 예산편정지침을 내려 당직비와 출장비를 제한하려고 합니다. 야간근무를 해도 5만 원까지만 지급할 수 있게 하고, 출장비도 한 달에 13만 원으로 제한해 놓았습니다. 그 이상은 사비로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실질임금 삭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투쟁해야 할 사안이죠.
 
노광표) 철도노조 입장을 말씀해주시죠. 
 
박태만) MB정부의 철도 민영화가 민간기업들한테 철도를 그대로 넘기려는 거였다면, 박근혜 정부는 연기금 70%에 철도공사가 지분을 30% 출자해 수서발 KTX 운영을 위한 ‘공기업 자회사’를 설립하겠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대주주인 연기금이 민간에 팔지 못하게 할 테니, 자회사 설립은 민영화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죠. 또한 MB정부가 수서발 KTX만 민영화를 시키려는 거였다면, 박근혜 정부는 물류․차량 등 분야별로 철도를 다 쪼개겠다는 겁니다. 철도를 갈가리 찢으려는 것이 핵심이죠. 
 
민영화 이면에 숨은 자본과 민간기업
노광표) 이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민영화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작년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민영화는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 논거가 뭔지 궁금합니다. 철도노조부터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박태만) 표면적으로 국토부에서는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철도의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가 수서발 KTX를 민영화하려는 이유는 ‘예산’ 때문입니다. 지금 철도공사가 경부선에서 1년에 4,500억 원의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적자노선에 대한 교차보조로 인해 부채의 원금은 못 갚고 이자만 갚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획재정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부채 원금을 갚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거죠. 때문에 기획재정부에서는 자회사를 설립해 분리운영을 할 경우, 수서발 KTX에서 나는 이익금은 교차보전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걸로 부채 원금을 갚겠다는 겁니다. 
나아가 적자노선을 민영화시켜 민간업자한테 팔겠다는 심산을 갖고 있습니다. 적자노선인 장항선을 예로 들면, 현재는 정부가 1년에 800억 원 정도를 보조해줘야 합니다. 이런 조건에서 만약 정부가 ‘1년에 600억 원 정도 줄 테니 장항선을 운영하라’고 하면 민간업자들이 운영권 획득을 위해 줄을 설 겁니다. 정규직을 전부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면 운영비용이 삭감 되니까요. 그러고도 손해가 날 것 같으면 요금을 올리면 되고요. 현재 1년에 5,900억 원을 철도공사에 지원하고 있는 기획재정부 입장에서도 이런 식으로 적자노선을 민영화하면 지원금 액수를 상당히 줄일 수 있게 되는 거죠.  
또한 철도노조가 현재 민주노총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 중 하나 아닙니까. 이미 정부는 발전공기업을 분할할 때 노조를 약화시키는 재미를 봤죠. 어쨌든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이 추진하는 것은 민영화가 아니고 ‘경쟁체제 도입’이라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철도를 어떻게 팔아먹을 수 있는지만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이승호) 가스 민영화 이야기는 나온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정부의 민영화 정책은 ‘공사의 분할매각’이었다가, 그 이후 ‘민간기업 신규진입’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정부가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의 하나로 민간 대기업의 이해관계 문제를 꼽습니다. 대기업들이 공공부문에서 자신들의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고 하니까 민영화 문제가 불거진 거라고 봅니다. 지금 민영화 정책은 가스공사를 분할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스산업에 민간 대기업을 참여시키는 식으로 추진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스‘공사’ 민영화가 아니라 가스‘산업’ 민영화라고 얘기합니다. 
구체적으로 규제사업자인 가스공사는 정부에서 관리·감독하고, 민간기업에는 자율적 시장 진입을 유도하겠다는 겁니다. 철도에서 적자노선은 철도공사가, 수익성 높은 KTX는 민간기업이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죠. 가스산업으로 보면 동고하저(冬高夏底) 수요패턴에 따라 관리가 어려운 ‘가정용 천연가스’는 가스공사가 관리하고, 수요 예측도 쉽고 연간 균등하게 공급하는 ‘산업용 및 발전용’에는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한편, 가스산업은 전력산업과 엄청난 연관이 있습니다. 민자 발전회사와 가스민영화는 떼어 놓을 수 없는 문제인 거죠. 가스산업 민영화를 추진하는 대기업들은 모두 민자 발전회사들로, SK, GS, 포스코 등 에너지회사들입니다. 또 이미 삼성, 현대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입니다. 전력시장에서 돈을 번 이 대기업들에게, 가스시장에도 침투해서 가스를 마음 놓고 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 4월에 발의된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의 도시가스사업법 일부 개정안입니다. 
현재 가스산업 민간참여 비율은 전체 수급량의 5%인데, 2020년에는 약 20%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 김한표 의원 법안이 통과되면, 저희 예측으로 차후 국내 천연가스시장의 70%는 민간에 넘어가게 됩니다. 나머지 30%는 가정용이고요. 가스공사가 지금처럼 천연가스를  100%를 수입해서 전량 공급할 때와, 30%를 수입해서 30%를 공급할 때 발생하는 설비 유지비는 똑같습니다. 그러면 100으로 나누던 관리비용 등을 30에 나눠서 부과해야 합니다.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이 대폭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또한 가스공사는 공기업이기에 모든 회계자료들이 공개됩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원가구조는 공개가 되지 않습니다. 민간기업이 수익이 없는데 장사에 뛰어들 리는 없고,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고 있기에 공개를 꺼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현재 가스요금 중 재료비인 가스 도입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예요. 가까운 일본의 경우 재료비가 50%를 초과하지 않습니다. 도시가스 소매 가격은 우리가 850원/㎥이고 일본은 2400원/㎥으로 3배 차이입니다.
이는 원가가 공개된 공기업이냐, 공개하지 않는 민간기업이냐에 따른 차이라고 봅니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재료비가 비슷한 상황에서 공급비 차이가 너무 큽니다. 일본의 노동자가 한국보다 15배의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고, 가스배관이 비싸다 쳐도 15배나 비싸진 않을텐데,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일본의 천연가스는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한국도 민간기업이 하면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부 민영화 정책은 민간 대기업에 쉽게 돈 버는 시장을 내주어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공기업에게는 어렵고 힘든 부문 또는 민간부문에 대한 지원을 맡기겠다는 것 같습니다. 공공재를 민간에 주었을 때 그로 인한 이익은 기업이 갖고 피해는 국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죠. 가스산업 민영화는 반드시 저지해야 합니다. 
 
노광표) 철도나 가스 민영화는 많이 논란이 된 반면, 상수도 민영화 문제는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공무원노조에서 보는 상수도 위탁의 배경과 문제점 등을 설명해 주십시오. 
 
이수현) 정부가 2001년도에 수도법을 개정해서 지자체가 수자원공사 등에게 위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2006년도에는 민간이 대폭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2010년에는 녹색성장위원회에 지방상수도를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전국 163곳의 상수도 중 21곳으로부터 상수도 위탁을 받아냈고, 2030년까지 163개의 상수도를 물 수역권 중심으로 5개로 통폐합하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통폐합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거대 물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죠.
최초로 위탁이 된 지역은 논산시고, 작년에 마지막으로 했던 곳이 전라도 장흥, 진도 완도 등 3곳입니다. 상수도 위탁에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게 수자원공사가 특별시나 광역시 상수도는 손을 대지 않거든요. 일단은 작은 지자체부터 시작합니다. 그렇다 보니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또한 물 민영화는 이미 2001년도에 법이 개정돼서 햇수로 12년이 넘은 이슈이기도 하죠. 
2006~2008년에는 전국공무원노조에서 상수원 민간위탁 문제를 공론화해서 여론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2008년 촛불항쟁을 통해 상수도 반대 여론이 더욱 확대됐죠. 이렇듯 국민 저항이 굉장히 커졌기에 MB정부는 2009년부터 2012년 말까지 한 군데도 추가 위탁을 안 했습니다. 2009년 7월에 한 건을 하고, 마지막으로는 2012년 12월에 했죠. 
상수도를 민간위탁하려면 지자체와 수자원공사가 실시협약과 기본협약을 맺어야 합니다. 지금 기본협약은 지자체마다 거의 맺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실시협약은 지자체에서 승인해야 합니다. 공무원노조가 활발한 지역은 민간위탁에 잘 대응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도 많습니다. 정부는 수자원공사로 위탁되는 것은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기에 수자원공사는 심해도 너무 심합니다. 이를테면 수자원공사 잘못으로 계약이 해지돼도, 상수도에 투자한 모든 기금을 수자원공사에 돌려주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가 수지타산이 안 맞아 위탁을 해지하겠다고 해도 계약된 날로부터 남은 날까지 즉, 미래 기대치까지 보상하게 되어 있습니다. 보통 계약기간이 20~30년이에요. 거기다가 물가 인상률에 복리이자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놓고 ‘공사니까 괜찮다,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정부에서 선전하는 것은 본말전도입니다. 민간기업도 이렇게까지는 안합니다. 
 
노광표) 정부가 상수도 민간위탁을 추진할 때 드는 근거는 뭡니까?
 
이수현) 상수도의 품질이 좋아진다고 하고, 보급률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유수율(정수장에서 생산된 물이 가정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낮은 지역의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는 데 몇 백억 원이 들거든요. 재정자립도가 30% 수준인 지자체들에서는 투자 엄두를 못 냅니다. 결국 중앙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그 전제조건이 수자원공사에 대한 위탁인 거죠. 환경부에서도 위탁을 하지 않으면 상수도 관련 보조금을 10원도 안 줍니다. 지자체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상수도 위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위탁을 받아 관리를 하면, 수도요금은 잘 올리지 않지만 운영비를 많이 받아갑니다. 상황이 열악한 지자체는 수도요금을 원가 대비 30% 정도만 받습니다. 나머지는 세금으로 보전하죠. 위탁을 받은 수자원공사는 세금으로 보전을 받으면서도 자신들이 지출하는 관리비용을 모두 지자체에게서 받아갑니다. 그러면 국민들은 수자원공사에서 투자하는 것처럼 착각합니다. 사실은 국민 세금으로 부담하는 건데도 말이죠. 당장은 수자원공사가 받아가는 운영비가 낮게 책정돼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5년 이상이 지나면 부담이 매우 커질 겁니다.   
 
노광표) 이제 구체적인 민영화 추진 현황을 보죠. 박근혜 정부 들어 상수도 민간위탁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수현) 상수도 민간위탁에 있어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뿐만 아니라 환경공단도 상수도사업에 뛰어 들었어요. 환경부는 환경관리공단을 통해 상수도 민간위탁을 하려고 합니다. 이미 강원도 몇 군데에 기본계약을 해놓은 상태예요. 영월, 평창, 정선, 태백을 권역별로 묶을 계획입니다. 이중 태백시를 제외하고는 다 민간위탁 했습니다. 태백시는 노조와 시민사회단체가 계속 반대하고 있고요. 
태백시는 워낙 고지대 지역이다 보니, 낮은 지대에 있는 정수장에서 물을 생산해서 각 가정으로 가기까지 중간에 물이 많이 샙니다. 2009년 겨울에 물 부족 사태를 심하게 겪기도 했죠. 그래서 정부에서는 태백시 상수도 시설을 개보수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현재 공정은 54% 정도 이뤄졌고요. 그런데 시설 개보수 작업을 시작하고, 정부가 민간위탁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니 태백시 주민들이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해놓고, 지금 와서 환경관리공단에 위탁 안 하면 돈을 못 주겠다는 거냐”라며 들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거죠. 현재 개보수 공사는 공정율 54%에서 멈춰있습니다.  
 
“정부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다”
노광표) 이제 철도 얘기를 듣겠습니다. 민영화 논란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최근 흐름을 짚어주시고, 철도 민영화가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박태만) 대응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정부가 추진하는 게 분명 민영화인데, 이걸 민영화가 아닌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격세지감인 게 2002년에는 민영화라는 용어를 앞세웠잖아요. 경실련이 나서서 철도를 민영화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했죠. 물론 지금은 경실련이 앞장서서 민영화를 막고 있지만요. 
왜 이 얘기를 하냐면, 이제는 민영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거든요. 언제부터인가 모르지만 사람들이 민영화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게 아니라, 복지를 축소시키고 자본만 배불리는 안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이건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했어요. 박근혜 정부도 그렇고요. 실제 여론조사를 해 보면, 새누리당 지지자들에게는 정부의 전략이 먹혔어요.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정말 고민입니다. 
지난 7월11일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가 한미FTA 문제를 제기했는데, 국토부도 당황한 것 같더라고요. FTA 체결 내용을 보면, 2005년 이전에 건설한 철도에 대해서는 철도공사가 운영한다는 법조항이 있습니다. 수서발 KTX의 경우 ‘수서에서 평택 구간’은 최근 건설된 것이고, ‘평택부터 동대구 구간’은 2005년 이전에 건설됐거든요. 따라서 FTA 체결 국가들이 왜 수서발 KTX에만 철로를 개방하냐며 협정을 어겼다고 문제제기할 거예요. 이 문제를 토론회 때 지적했더니 국토부 관계자가 얼버무리더라고요. 국토부가 FTA 문제까지는 고민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민영화라고 하다가 이제는 ‘철도 경쟁체제 도입’이라고 주장하는데요. 결과적으로 연기금이 운영에 참여한다고 해도, 적자노선을 민간에 넘기면 정부가 부담해야 할 것을 국민에게 부담시키는 거죠. 민영화로 인해 열차 수가 줄고, 요금이 오를 것은 당연합니다. 철도는 항공이랑 달라서 증편 폭이 좁거든요. 평택에서부터 동대구까지 수서발 KTX와 철도공사 KTX가 같은 선으로 달려요. 지금 열차를 선로 용량의 한계까지 넣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서발 KTX가 생긴다고 많이 증편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유일한 흑자노선인 경부선을 나눠 쓰는 거죠.  
국토부 관계자도 ‘장기적으로 노선을 수서발 KTX 회사로 2분의 1까지 뺄 건데, 최소한 3분의 1만 빼도 코레일이 600억 원 정도는 적자를 볼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지금은 적자 추측이 1천억 원까지 올라갔어요. 그 1천억 원에 대한 이익금은 철도공사에서 수서발 자회사로 넘어갈 거고요. 결국 철도를 고사시킬 것이라고 봅니다. 
 
이수현) 우리는 상수도 위탁이 곧 민영화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세계은행이나 IMF에서는 아예 “상수도 위탁은 사유화(privatization)”라고 지칭합니다. 2006년 세계은행에서 발간한 「상수도 서비스에 대한 민간 서비스 참여 접근 방법」에서도 위탁, 리스를 추천하고 있거든요. 위탁은 철도, 가스, 공항, 상수도 등 네트워크 산업에 적합한 민영화 방식으로, 소유권을 이전하지는 않지만 민간위탁 운영업자가 시설․투자․운영 등에 대한 모든 비용을 챙기고 이윤을 남기는 구조입니다. 이게 민영화, 사유화가 아니라는 주장은 거짓입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관망산업들은 다 민간위탁을 민영화라고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만 아니라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는 거죠.
 
노광표) 민영화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합의가 된 것 같습니다. 이어 가스 산업은 민영화 추진이 어디까지 됐고, 민영화가 되면 기관이나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승호) 먼저 법 추진 상황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998년에 민간자본의 신규진입 방식이 허용됐습니다. 당시 가스 직도입법을 신설했고요. 그 이후 2000년대 초반에 가스공사 분할 매각이라는 민영화 법안이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당시 3사 공동파업으로 이를 저지했고, 참여정부 들어 가스공사는 민영화 대상 공기업에서 제외됐습니다. 참여정부 때 잠정적으로 가스산업 민영화가 중단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정권에서는 민영화하지 말라고 하는데, 정부에서는 이를 계속 추진했죠. 1998년에 통과된 직도입법안은 그것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산업부의 의지가 표출된 겁니다. 
구조개편 논란 시기에는 정부에서 가스공사가 장기계약을 못하게 했습니다. 가스공사가 민간 직도입업자 계약을 방해할까 봐서요. 당시 국제 천연가스가 현재 가격의 3분의 1도 안 되는 시절이었습니다. 가스공사는 메이저 기업이기 때문에 천연가스시장에 나가면 굉장한 바잉파워(buying power)가 있는 반면, 민간회사는 가스공사에 비하면 작은 회사입니다. 그래서 당시 SK, 포스코가 먼저 싸게 계약하고, 가스공사는 그 이후에 계약하도록 했습니다. 
MB정부 들어서는 발전용 천연가스에 대해 도매사업자를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때 정부 입법으로 발의했는데, 노조와 민주당, 시민단체의 공조로 발전용 도매사업자 관련 법안을 폐기시켰습니다. 18대 국회 종료로 법안도 자체 폐기됐습니다. 이후 19대 국회에 들어와서는 학습효과 덕분인지, 정부 발의가 아닌 의원 발의로 바꿔 지난 4월에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런데 법안을 발의한 지 1주일 만에 법안심사소위를 했어요. 공청회 없이 1주일 만에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항의를 해서 4월 국회를 넘기게 됐죠. 
이후 6월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이 법안이 다뤄지게 되는데, 당시에도 국회 입법 조사처에서 검토해야 함에도 검토를 안 했습니다. 그래서 야당 의원들이 또 다시 항의했죠. 결국 6월 국회 때 다시 법안심사소위에 도시가스사업법이 올라갔습니다. 한 개의 법안에 대해 법안심사소위를 두 번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거죠. 하여튼 다시 논의했는데 새누리당과 민주당 의원 사이 논전이 벌어져 논의에만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국회 입법소위는 며칠 내에 수백 개의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이 법안 하나로 1시간 반을 논의했다는 것 또한 초유의 사태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수정 발의해서 넘겼고, 이번 정기국회 때 최종적으로 논의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투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을 통과시켰습니다. 작년 발의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장관이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겠다고 했는데, 김한표 의원의 법안이 통과 되지 않자 약속을 폐기하고 시행령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겁니다. 시행령 내용은 1998년에 통과한 직도입법과 관련된 것으로, 천연가스 수출입업 등록요건을 바꾸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가스직도입을 하려면 ‘30일 분’과 ‘10만kl(킬로리터)’ 중 많은 양의 가스저장설비가 필요하다는 등록요건이 있었습니다. 최소 10만kl의 저장설비가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데 이 ‘10만kl 저장설비’ 요건이 이번 시행령에서 빠진 거예요. 
쉽게 얘기하면 10만kl는 연간 약 55만 톤 이상의 사용자만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가스를 엄청 많이 쓰는 철강업체, 전자업체 등의 대기업들은 이 시행령이 있을 때 발전용을 제외하고는 직도입할 수 없었죠. 그런데 이번 개정을 통해 ‘30일 분’만 남은 것입니다. 산업체들이 SK, GS 등 메이저 직도입 업자들의 탱크를 임대해서 가스를 직도입할 수 있게 풀린 겁니다. 그래서 가스직도입자의 난립 문제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김한표 의원 법안 내용에 따르면 직도입자가 산업용과 발전용에 한해서 가스 판매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메이저 직도입회사가 생기고, 그 회사가 해외에 나가서 천연가스를 장기계약해서 영세 직도입업자한테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현재 가스공사의 도매사업자 역할을 이 메이저 직도입업자들이 뺏을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우리 예상으로 가스공사 도입 물량의 70%가 직도입회사들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됐을 때 공사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해외 자원 개발에 참여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가스공사는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도입회사로, 천연가스시장의 큰 손이죠. 이 바잉파워를 기반으로 쉘, 엑손모빌, ENI와 같은 메이저 석유회사들과 함께 자원 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법안이 통과돼 물량이 100에서 30으로 줄어들면, 그 메이저 회사들이 왜 가스공사와 사업하겠습니까. 지금까지는 판매처가 확보되어 있기에 개발에 함께 투자할 수 있었던 겁니다. 
현재 가스공사 같은 대규모 바이어는 전 세계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바잉파워를 가지고 해외에 나가서 천연가스를 값싸게 도입하고 자원을 개발해야 하는데, 법안이 통과되면 그런 파워가 상실됩니다. 또한 법안이 통과돼서 직도입이 활성화되면 국내 메이저 회사가 모두 뛰어들 겁니다. 그렇게 되면 해외 천연가스시장에서 국내업체끼리 자신들한테 가스를 팔라고 하는 거죠. 가스전을 확보한 기업이 가격을 올리겠습니까, 내리겠습니까? 여러 회사가 산다고 달려들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정부 논리가 웃긴 것이, 발전회사들이 석탄을 수입할 때는 ‘공동구매’를 하라고 합니다. 반면 가스는 ‘경쟁구매’를 해야 가격이 내려간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이런 내막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정부 논리에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저희가 봤을 때 이 김한표 의원 개정안이 효과를 발휘하면 가정용 요금은 2배 이상 오를 겁니다. 산업용과 발전용에도 분배됐던 관리비용이 가정용에 모두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쟁구매로 구입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요. 사실 이 부분이 굉장히 큽니다. ‘분할 및 경쟁구매가 이득이냐, 통합 및 일괄구매가 이득이냐’를 시장논리로 볼 때 후자가 당연히 맞는 이야기인데, 정부는 전자가 맞다고 합니다.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 문제도 있습니다. 직도입자들이 난립하면 PNG 사업도 상실됩니다. PNG 사업이 연간 700만 톤 규모로 굉장히 큽니다. 우리나라 전체 도입량의 20%에 달하는 상당한 양입니다. 그 물량을 계약하기 위해서는 가스공사와 같이 구매력 있는 회사가 러시아와 협상해야 하는데, 가스공사 물량이 30%까지 줄어들면 러시아는 가스공사를 쳐다보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협상해야 하는데 그것도 상실되는 거죠. PNG 가격은 LNG의 절반 수준입니다. 즉 천연가스를 절반 수준의 가격에 받아다 쓸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 우리나라 가스 요금은 가정용, 산업용, 발전용 다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천연가스를 직도입해서 쓸 경우, 이익은 기업들에게만 귀속됩니다. 그래서 가스산업은 국가 전체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가스산업 민영화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국내 4개 석유회사들이 석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듯이, 가스산업도 에너지재벌들이 장악하게 해주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민영화 반대전선 구축할 것”
노광표) MB정부 후반기와 박근혜 정부의 민영화 정책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강도 민영화 전략’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노조의 대응 전략입니다. 과거보다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고민이나 계획을 갖고 계신지 알려 주십시오.
 
박태만) 저희가 작년에 민영화를 막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 여론 덕분입니다. KTX 민영화 범국민대책위를 만들고, 전 직원이 나서서 엄청나게 홍보를 한 것 같습니다. 실제 우리 직원 한 분은 매일 퇴근 후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민영화 반대 서명을 받을 정도로 열성이었습니다. 정부에 그런 조합원의 단결된 힘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번에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정부가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얼마나 버틸지가 관건이죠. 실제 정부는 ‘철도노조가 파업을 할 거다, 다만 얼마나 버틸 것이냐’ 정도를 검토하는 것 같습니다. 
 
노광표) 지난 대의원 대회에서 파업을 할 것이냐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구체적인 파업 일정이 나왔나요? 
 
박태만) 9월 초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강제로 정창용 코레일 사장 옷을 벗긴 이후 이사회를 열도록 했는데, 사장 직무대행이 이사회를 안 여니까 사장 공모절차를 급속히 밟고 있습니다. 곧 사장 선임이 될 것 같습니다. 늦어도 8월 말에는 무조건 열릴 것입니다. 그래서 9월 초로 디데이를 잡고 있습니다. 
 
이승호) 이번에 저지 투쟁하면서 ‘민영화 반대 공동행동’과의 연대가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물론 철도에서도 많이 도와주셨죠. 뿐만 아니라 올 3월부터 국회에서 ‘공공기관을 서민의 곁으로’라는 포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공법 개정뿐만이 아니라 국가기간산업, 네트워크산업에 대해 민영화를 못하게 하는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압니다. 야 3당 의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접투쟁도 필요하지만 법을 바꾸는 국회 내 활동이 고무되어야 할 상황입니다. 국가기간산업에 대해 민영화를 할 수 없게 하는 법이 발의되면 중요한 쟁점이 될 겁니다. 여론의 관심도 모일 것이고요.
얼마 후에 공무원노조, 발전노조, 가스노조에서 전국순회설명회에 나섭니다. 민영화 문제를 국민에게 알리는 자리입니다. 이를 통해서 은밀하게 진행되고 은폐되어 있는 민영화 문제를 국민들과 소통할 겁니다. 이러한 소통을 위해서는 노조의 직접투쟁이 필요합니다.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국민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작업도 쉽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민영화 반대전선을 구축해서 이 엄혹한 시기를 뚫고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수현) 당초 8월 중에 토론회를 해보자고 계획했는데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한 것도 있어 선제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수도, 가스, 전기, 철도를 민영화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된 것 같습니다. 지금 상수도의 경우는 이미 법은 넘어갔지만 지자체에서 승인되어야 가능한 사안들이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최대한 막아보려고 합니다. 논산이 2003년도에 최초로 민간위탁해서 이듬해 수자원공사가 운영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2010년 기준으로 수도요금은 12.5% 밖에 안 올랐으나, 지자체가 수자원공사에 지급하는 운영비가 281%나 올랐습니다. 엄청나게 오른 거죠. 수도요금이 1톤당 174원 인상인데, 운영비 같은 경우는 33억 3천만 원에서 93억 9천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논산시가 물가인상률에 따라 1년 간 60억 원을 추가로 넣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2008년에 민간위탁한 경기도 양주시의 경우에는 새 시장이 상수도 분야에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이를 분석하라고 지시해서 20년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니, 현재 물가인상률, 고정된 인상률만 해도 1,200억 원이 더 들어가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민간위탁을 철회하자고 결정해서 법정공방에 들어갔습니다. 1심에서 양주시가 패소했습니다만, 드러내놓고 법정공방을 벌임으로써 다른 시의 민간위탁을 막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양주시의 경우 유수율이 80%가 넘는데, 이런 상황에서 민간위탁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수자원 공사가 공단에 들어오는 공업용수까지 공짜로 주겠다며 양주시를 속인 바 있습니다. 양주시는 그렇게 믿고 민간위탁 서류에 사인했는데, 공업용은 별건이라고 하더랍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더 이상 상수도 민간위탁이 늘지 않도록 최대한 방어할 겁니다. 상수도를 다시 지자체로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상수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안 제시와 재공영화를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9월 이후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노광표) 세 분 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는 민영화 전략은 상당히 은폐되어 지속되고 있고, 겉보기에는 민영화가 아닌 것처럼 포장되어 있어 있습니다. 상당히 싸우기 어려운 조건 같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더 이상 공공성을 파괴하는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국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가스, 철도, 상수도 등이 더 이상 민간자본에 의해 좌지우지 되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도 호락호락하게 밀어붙이기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관건은 누가 국민을 설득하느냐 같습니다. 이 싸움의 정당성은 오늘 좌담에서 충분히 확인됐습니다. 우리 연구소도 주의 깊게 민영화 이슈를 살펴볼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 좌담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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