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에 관한 연구 (2)

노동사회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에 관한 연구 (2)

admin 0 3,247 2013.05.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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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말 
2. 공공부문의 단체교섭이 갖는 특징 
3.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의 변화 
4.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단체교섭 현황 
(1) 공공부문 노사관계 현황 
(2) 공공부문 단체교섭 현황 
(3) 공공부문 단체교섭의 평가
(이상 지난호, 이하 이번호) 

5.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의 발전방향 
6.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의 설계 
7. 결론 및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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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호에 이은 후반부에 속한다. 지난 호에서 밝혔듯이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에 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글은 토론을 위한 제언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이 글의 결론은 임시적이며, 동시에 가설에 불과함을 밝힌다. 참고로 필자는 연말까지 이에 관한 보고서를 산업연구원 이름으로 작성할 예정이다. 

5.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의 발전방향 

1) 단체교섭 구조의 결정요인
 

우리나라에서 공공부문의 단체교섭은 기업별로 이루어짐으로써 파편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은 앞에서 밝힌 바와 같다. 그런데 파편화된 교섭구조가 실제로는 '사용자 없는 교섭'이 됨으로써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면 그것의 변화방향으로서는 우선 '집중화를 통한 사용자 찾기'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Traxler1)는 복수 사용자 교섭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제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첫째는 한편으로는 종업원들 사이에 강한 연대를 유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용자에게 복수사용자 교섭을 강제할 수 있는 강력한 노동조합의 존재다. 둘째는 개별 사용자에게 결정을 강제할 수 있는 강력한 사용자 조직의 존재다. 셋째는 복수사용자 교섭을 노사 양측의 무임 승차자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이다. Traxler에 따르면, 이 경우 국가의 역할로 핵심적인 것은 일반적인 구속력 조항이다. 이는 계약 당사자의 영역 안에 있는 비가맹 사용자 및 종업원들에게 단체협약을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 구속력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사용자들은 사용자단체에 대한 결합을 기피할 뿐 아니라, 한 걸음 나아가 사용자들로 하여금 반노조 정책을 쓰게 하는 유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임금 및 근로조건이 경쟁의 요소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속력 조항은 노동시장의 이중성-조직된 부분과 미조직된 부분-을 극복하여 복수사용자 교섭을 강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전제조건 가운데, 특히 공공부문의 경우 교섭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핵심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는 듯이 보인다. Traxler는 "국가에 의해 제공된 협조적인 제도는 단체교섭 일반, 특히 복수사용자 교섭이 살아남기 위한 핵심적인 전제조건이다"고 말한다. 이러한 진술이 교섭구조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지 않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최영기2)가 지적하듯 "산별 차원의 교섭 및 협의채널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사정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와 공조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기실 산별노조 운동의 성패를 가늠하는 최대의 고비는 아마도 이러한 제도 변화에 대한 노사정 간의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그렇지 않고는 경영자(단체)들의 적극적인 반대, 대기업노조의 소극적 반대, 그리고 정부의 방관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먼저 노동조합은 해당 산업의 대부분을 조직하고 동시에 단체협약을 가맹 조합원에게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노동조합이 생산물 시장의 다수를 조직할 경우 노동조합의 교섭력은 증대된다. 즉, 노동조합이 임금을 경쟁으로부터 제외시키는 핵심적인 전략의 하나는 교섭구조를 시장의 범위와 일치시키는 것이다. 교섭구조에서 사용자의 집중성을 달성시키기 위해서도 노동조합은 먼저 생산물 시장의 대부분을 조직하는 것이 필수다".3)

다시 말해 이는 노동조합이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직률과 내부 통제력을 갖추어야함을 의미한다. 먼저 노동조합의 낮은 조직률로 인해 협약의 적용 범위가 제한적일 경우, 이는 무임 승차자의 문제를 낳을 뿐 아니라, 눈치보기 식의 교섭지연과 이에 따른 비용의 문제를 낳는다.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강도는 사용자 단체의 결속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한편 내부 통제력과 관련해서 이는 기업별 노동조합이 갖고있는 분산성을 극복하여야 함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노동조합 간의 연대를 통한 공동 교섭단의 구성이나 연맹간 통합, 나아가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의 이행 등을 포함한다. 노동조합이 협약을 적용 범위 내에 실현시킬 통제력(control)을 지니지 못할 경우, 사용자가 집중화된 교섭에 응할 이유는 없어지고 만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주장하듯이 "노조측에서 진정한 산별이 안되고 있다. 현장에서의 뒤집기 등"이 있을 경우 산업별 교섭은 곤란해지는 것이다".4)

역사적으로 사용자 단체는 노동조합이 확산되고 그들이 노동시장에서 집단적인 행동을 통해 힘을 과시하는 데 대한 대안으로서 출현하였다.5)

사용자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회원을 충원하고(조직률), 나아가 조직의 집단적인 결정을 회원조직에 강제할 수 있는 능력에 의존한다. 그런데 사용자의 지배능력(employer governability)과 관련하여 공공부문은 민간부문과 그 성격을 달리한다. 민간부문의 경우, 자유기업의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회원조직과 사용자 단체 사이에는 명백하게 힘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따라서 사용자 단체가 집단적인 논리를 회원들에게 강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민간부문과 달리 공공부문에서는 교섭의 집중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단체교섭이 한 나라의 거시경제의 성과나 산업경쟁력 그리고 산업평화 등에 중요한 영향을 주므로 국가는 법적·정치적 환경의 조성을 통하여 지배적인 단체교섭 수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강한 동기를 가진다.6)

더욱이 공공부문에서는 단체교섭 구조에 관한 결정 역시 관료적 결성의 성격을 띤다. 힘의 원천이 개별 기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신자유주의 정책에 집착하며 노동조합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고 있는 정부가 공공부문 단체교섭의 집중화와 공무원노조의 인정에 이어 스스로가 교섭당사자로 나설 것인가는 교섭구조의 변화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이슈에 속한다. 이를 논의하기에 앞서 지적할 사항은 정부는 노동조합이나 사용자 (단체)와 마찬가지로 변화되는 환경에서 노사관계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지에 관해 일정 정도 전략적 선택권 (strategic choice)을 갖는다는 점이다.7)

이 경우 정부는 시민사회에서 형성된 압력에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상대적인 자율성을 갖는다. 정부가 갖는 자율성은 무엇보다도 이데올로기적 가치와 거시경제적 고려 등으로부터 비롯된다. 

이처럼 단체교섭 구조의 집중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와 더불어 노동조합의 대표성 확립과 상층 단위의 통제력, 그리고 단체교섭을 주요 기능으로 하는 사용자단체의 구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조건 속에서 이러한 합의가 가능할까? 다음 장에서는 특히 정부의 선택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2) 교섭구조의 집중화를 향하여: 정부의 선택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단체교섭 제도는 기업별 노동조합체계를 반영하여 고도로 분산되고 파편화된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단체협약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통제는 산업 횡단적으로 관철되고 있다. 즉 노동조합의 조직체계를 반영하는 분산성과 정부의 통제를 반영하는 집중성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이 갖는 단체교섭 구조의 특징인 것이다. 그러면 파편화된 기업별 교섭체계는 노사관계나 거시경제적인 차원에서 어떠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일까? 

① 먼저, 기업별 교섭체계와 그 결과에 대한 중앙의 통제는 최근의 구조조정과정에서 보이듯 엄청난 거래비용을 요구한다. 특히 눈치보기에 입각한 교섭의 지연이나 항상적인 교섭기구의 유지는 기업 측에서 볼 때 교섭비용을 추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② 교섭의 분산성은 노사분규를 소규모화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그 서비스가 갖는 공공성과 독점성, 그리고 노사분규의 빈발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는 커다란 비용을 지불하였다. 이는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이나 파업이 가져올 거시경제적 효과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최근 노동조합의 성향이 전투적으로 바뀜에 따라 그 비용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③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개입과 강제에 바탕을 둔 임금억제는 규제가 비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이완될 경우 기업별 임금부상(wage drift)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이러한 수단에의 의존 자체가 정치적으로도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이면 계약의 예에서 보듯 기업별로 이루어지는 중앙의 일률적인 통제가 궁극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향후 교섭의 집중화가 이루어질 경우 협약의 적용 과정에서 중앙의 통제력을 높이는 기제가 될 것이다.

④ 임금격차의 문제다. 이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임금격차뿐 아니라 공공부문 내에서 (동종) 기업간 또는 기업내부에서의 임금격차를 포함한다. 이는 결국 노사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기업별 교섭은 그것이 갖는 배타적인 적용 범위로 인해 이중노동시장 구조라는 자기 파괴적인 경향을 낳는다. 이는 다른 말로 교섭구조가 그 자체로서 경쟁의 문제로 바뀌어버렸음을 의미한다. 

⑤ 마지막으로 교섭구조의 집중화에 대한 노동조합의 요구가 갈수록 거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산업별 노조로의 전환을 통해 조직형태의 집중화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조직구조의 산업별 전환은 교섭구조의 산업별 이행을 둘러싼 노사간, 또는 노정간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며, 이것 또한 사회경제적, 정치적 비용으로 나타날 것이다. 

기업별 노조가 갖는 이러한 문제는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의 시각이 제도의 편협성으로 인해 기업별 의식에 갇혀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별 노조는 대부분 정규직으로 구성된 조합원의 경제주의적 측면에서의 보호, 특히 고용보호 및 연례적인 임금인상에 매달린다. 법률 제정이나 정부정책에 대한 참여 통로가 막혀있는 상황에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 정치'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며, 구체적으로는 이른바 '최후의 수단'인 파업이외의 다른 선택을 가지지 못한다. 스스로의 요구를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의제로 만들 수 있는 조건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8)

기업 단위에서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전권을 행사하는 이러한 '파편화되고 조율되지 않은 임금결정제도'는 '개별노조의 합리성' 추구와 '전체적인 비합리성'이라는 모순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즉 개별 노조로서는 사회적인 비용을 고려하기보다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최대의 '시장력'을 발휘하여 임금인상을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인 셈이다.9)

그러나 거시경제적으로 이러한 파편화된 교섭체제는 연쇄적 임금인상으로 인한 임금의 폭증과 기업규모별 임금격차의 확대, 실질임금과 고용의 상쇄, 그리고 산발적 노사분규에 의한 경제적 손실의 확대 등의 부정적 효과를 낳는다. 그리하여 박동은 "한국의 기업별 임금결정제도는 노사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을 강화시켜 거시경제 성과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업별 체제와 경제주의, 그리고 전투성이란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도 기존의 교섭체계를 지속적으로 고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업별 교섭구조를 유지하는데 드는 정치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갈수록 증대하고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섭구조의 변화를 고려할 경우, 그 방향은 집중화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섭구조의 집중화가 가져오는 최대의 효과는 노동조합을 우리 경제와 사회의 '책임 있는 주체'로 성장시키는 효과다. 더욱이 공무원 노조가 인정될 경우, 정부가 교섭당사자로 나서지 않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교섭단위도 대규모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공무원의 교섭구조는 교원이나 철도·체신 등 여타 공무원 부문뿐 아니라 비공무원 공공부문, 나아가 민간부문에까지 하나의 '전형'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정부가 교섭의 집단화 실현에서 가장 우려하는 두 가지 요소, 즉 임금인상에 대한 전망과 산업평화에 대한 관심에 대해 일말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집중화된 임금교섭 구조는 무엇보다도 임금을 경쟁으로부터 배제하여 동일한 경쟁환경을 조성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노동시장의 특수한 거래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진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커다란 이의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단체교섭의 집중화가 이른바 민간부문에 대한 '선도부문'으로서 임금인상의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먼저 정부로서는 공공부문의 임금제도가 통합되고 집중화될수록 유연한, 거시경제적 조정의 폭은 그만큼 늘어난다. 특히 국가는 공공부문의 임금을 통제함으로써 공공부문 지출에서 목표 수준을 이행할 수 있다.10)

이는 노동조합의 관점에서 교섭의 목표가 바뀔 뿐 아니라 정부 역시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임금인상을 보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임금인상 외에도 조세의 문제나 근로시간의 단축, 기타 제도개선 사항들이 교섭의 의제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섭의 집중화는 교섭결과에 대한 집중적인 통제를 가능케 한다. 기존의 분산된 교섭구조에서 정부의 통제력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기업별 임금 및 근로조건에 대한 실태는 물론이거니와 교섭 의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교섭 결과를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엄청난 비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한편, 교섭의 집중화는 △ 교섭문화의 측면에서 정책대결을 통해 필요이상의 감정대립과 눈치보기식 교섭문화를 극복하게 한다. △ 교섭대상의 측면에서 협소한 기업별 교섭의 틀을 넘어 산업 전체의 현안문제를 봄으로써 노사가 함께 산업정책과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 있다. △ 사회기여도의 측면에서 교섭의 무정부상태를 막아 기업별 임금격차를 축소하여 사회 통합을 실현시킨다.11)

교섭의 집중화는 한편으로는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가능케 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의 집단적인 저항을 가능케 하는 기능도 동시에 갖는다. 단체교섭의 집중화가 쟁의의 집중화를 의미한다고 하면, 이는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의 전투성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즉 현재 노동조합의 조직노선이 '투쟁'중심, 또는 전투적 노동조합주의로 편제되어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노조의 투쟁에 '멍석을 깔아주는' 시도를 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의 기업별 노동조합체계에서 노동조합으로서는 임금인상이 노조활동의 유일한 목표로 나타나며, 동시에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파업이다. 또한 임금이 경쟁의 주요 요소로 등장하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은 노동조합을 억압함으로써 임금인상을 억제하려는 유인을 갖고, 이는 곧바로 노동조합의 유일한 활동목표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파업의 빈발로 나타나는 것이다. 

교섭의 집중화는 분규를 곧바로 사회적 이슈로 만듦으로써 사업장 내의 갈등을 파업을 통해 외부화 시키려는 필요를 줄이고, 동시에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든다. 12)

즉 '책임 있는 주체' 의식이 나타나는 것이다. 현장 갈등의 외부화는 작업장에 대한 중립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교섭의 집중화는 눈치보기식 교섭을 방지하며 특히 따라잡기식 임금인상요구를 막아주는 효과를 지닌다. 즉 죄수의 딜레마를 해결하여 파업횟수를 줄여 산업평화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분규의 대형화는 노동조합에 대해 엄청난 비용을 요구하며, 이는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선뜻 파업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교섭의 집중화, 특히 공공부문에서 교섭의 집중화는 교섭수단의 다양화를 의미한다. 즉 파업과 교섭의 양자택일에서 벗어나 의회 로비나 사회 여론의 동원, 정치적 쟁점화 등 다양한 정치적 수단의 동원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즉 '다면적인 교섭전술'(multilateral bargaining)에 입각하여 정치적 노동조합주의나 사회운동적 노동조합주의의 전진 배치가 노동조합의 주요한 전술로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섭의 집중화가 공무원의 경우와는 달리 비공무원 공공부문 노사관계에서 대정부 직접교섭을 보장해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최근 노동조합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정부 직접교섭 요구에 대해 정부의 입장은 한마디로 부정적이다. 정부의 입장은 우선 신자유주의적 노사관계 정책, 특히 노사관계의 탈정치화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의 당사자적인 참여에 대해 정부로서는 신자유주의 구도에도 역행할 뿐 아니라 노사관계의 쟁점을 곧바로 정치적 쟁점으로 변화시키게 된다는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는 다른 한편 공기업이 갖는 특별한 경영상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Hughes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주지하다시피 공기업은 정부의 직접적인 정치적 통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구조를 갖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의도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만일 통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면 독립적인 기관으로 설립한 이점이 사라진다. 역으로 통제가 지나치게 느슨할 경우 공기업으로 유지할 유인이 없어지고 만다. 이러한 특징들은 책임성의 측면에서 혼란을 가져온다. 공기업은 정부 부문의 일부분으로 설정되는 조직일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이다.13)

이와 더불어 지적할 사항은 외국의 경우에도 국영기업체에는 정부가 교섭에 참가하는 경우를 찾아내기란 어렵다는 사실이다. 독일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었던 철도 및 체신 종사원은 '형식적인' 사용자와 (기업별)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민영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영국이나 스웨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 조정된 교섭모델을 향하여: 노동조합의 선택

집중화된 교섭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집중화된 단체교섭에 대한 법률적 행정적 지원뿐 아니라 노동조합의 측면에서는 대표성의 확립이 요구된다. 또한 체결된 합의를 하부단위에 실현시킬 수 있는 통제력이 요구된다는 사실은 앞에서 밝힌 바와 같다. 노동조합에서 조합원의 자격을 어떻게 결정짓는가는 "조직화의 난이, 조합원 이해의 균질성(조합원의 내적 결집과 통일의 정도), 노동자의 계급적 결집, 운동이념의 실현과 정치적 역량, 노동조합의 운영방식, 단체교섭 구조,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통제력, 사용자와 그 단체와의 교섭력과 투쟁력의 대소"14)에 의해 결정된다. 

이 가운데 교섭구조의 설계와 관련해서 특히 중요한 것은 조합원 이해의 균질성과 사용자단체와의 관계일 것이다. 즉 조합원 이해관계의 유사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용자 단체의 구성이 조직 대상의 정합성을 결정짓는 주요한 변수로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공무원과 비공무원이라는 신분적 차이와 더불어 비공무원의 경우, 기관의 성격이나 제공하는 서비스의 성격이 변수로 등장한다. 한편 조직 구조에서의 통합성은 기본적으로 조직의 통일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산업별 노동조합이 갖는 집중성을 말한다. 

이러한 사실은 특히 공무원 노조의 경우-그것이 인정될 경우-기존의 전국교직원노조의 경우에서 보듯 산별노조로서의 조직구조와 더불어 높은 조직률의 실현, 그리고 가능한 한 단일노동조합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근로조건이나 그것의 결정과정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면, 독립적인 조직의 난립은 노조의 운영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교섭구조의 형성이나 교섭의 진행에서도 노조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 UNISON이 130만 조직으로, 그리고 독일에서 Verdi가 300만 조직으로 재편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의 압력에 맞설 수 있는 노동조합의 조직은 '큰 것이 아름답다'는 표어에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조합 조직 대상에서의 정합성과 조직 구조에서의 통합성을 바탕으로 사용자단체와의 중앙교섭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중앙교섭은 하부단위 교섭에 의해 보완되거나 지지되지 않으면 안 된다. 중앙교섭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중앙교섭에서 풀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전국교섭과 기업별·부처별·지역별 교섭이라는 이원적인 구조(two-tier structure)를 제시하는 것이다. 즉 중앙에서 합의된 전국협약의 이행, 위임된 사항의 처리 또는 경영참가를 포함하여 전국협약이 포괄하지 못한 부처별·기업별 또는 지역별 특수한 문제를 다루는 하위수준의 교섭단위가 공존하는 것이다. 이 경우 중요한 문제는 양 수준사이에 통제력의 원천이 어디에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다른 말로 이는 두 수준간의 긴밀한 조정이 일어나는가의 문제이다. 

부처에 특수한 이해나, 기관 또는 지역에 특수한 이해에 관련한 단체교섭이 분권화될 경우 노동조합 조직 관점에서 주요하게 고려할 사항은 이러한 분권화가 자율적인, 그리하여 고립된 형태의 교섭으로 진행될 것이 아니라, '조직된 형태의 분권화'(organized decentralization)로 나타나야 한다는 점이다. 조직된 형태의 분권화는 무엇보다도 두 수준 조직간의 결합도를 높이는 일이며, 이를 통해 조정을 실현해내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는 교섭 과정에서 나타나는 두 수준 사이의 상호 통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단체교섭 요구안의 결정, 교섭대표의 구성, 협약비준권 및 단체행동 재가권의 소재 등에서 내부의 통제체제(하향통제와 더불어 상향통제까지를 포함하는)의 구축을 통해 전 조직이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하여 조직의 단결과 통합, 그리고 노동조합 민주주의를 진작시킬 필요가 따르는 것이다.15)

결론적으로 공공부문에서의 단체교섭은 정부 및 사용자에 대해서는 교섭구조의 집중화(비공무원 공공부문) 또는 대정부 직접교섭(공무원)을 추구하면서 조직 내부로는 조정 모델의 추구를 기본 방향으로 한다. 이하에서는 구체적인 교섭단위, 교섭의 시기 및 협약의 효력 문제에 대해 살펴본다.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의 설계에서 가장 예민하게 나타나는 부분이 바로 여기이기 때문이다.

6. 단체교섭구조의 설계

1) 교섭단위


먼저 공공부문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공무원으로서는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및 교육공무원이 포함된다.16)

또한 비공무원 공공부문으로서는 정부투자 및 재투자 기관, 정부출자기관, 정부출연기관, 지방공기업 그리고 정부위탁·보조기관으로 나누어진다. 이중 재투자기관은 투자기관이나 출자기관이 다시 투자한 기관으로서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위탁 및 보조기관은 재투자기관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으나, 정부가 주요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일정 부분 자율성을 갖는다.17)

따라서 이 글에서는 공무원과 정부투자 및 출자기관, 출연기관, 그리고 지방공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공무원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 설계에서 교섭단위의 집중화·대형화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설계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먼저 공무원 교섭단위의 설계는 ①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그리고 교육공무원을 통합하여 하나의 교섭단위로 설계하는 경우, ② 국가와 지방공무원을 한 단위로, 그리고 교육공무원을 다른 단위로 하는 경우, 그리고 ③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그리고 교육공무원을 각각의 교섭단위로 삼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 경우 정부가 형식적이거나 실질적인 사용자라는 점에서 정부가 교섭의 사용자측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면, 사용자측 교섭대표의 구성에도 두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즉 ① 이탈리아의 ARAN이나 스웨덴의 전국교섭기구(National Agency) 또는 지금은 해체된 호주의 연방 공공서비스 위원회(Commonwealth Public Service Board)와 같이 별도의 교섭기구를 정부 안에 설치하는 방법과 ② 기존의 정부 각료가 교섭 대표를 맡는 방법(독일이나 프랑스)이 그것이다. 그리고 ③ 지방공무원을 별도의 교섭 단위로 배치하였을 경우에는 (가칭)지방자치단체 사용자협의회를 구성하여 노조측과 교섭에 임하는 것이 교섭의 집중화원칙에 부합될 것이다. 한편 이 경우 교육공무원은 현행의 교육부 장관을 사용자로 하는 교섭단위가 유지되는 것으로 간주해야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립 교원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배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정부의 교섭기구를 별도로 설치할 경우에는 이탈리아의 ARAN의 경우를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ARAN은 법률적인 지위와 조직적인 자율성을 지닌 기구로 최고의결기구는 집행위원회이다. 집행위원은 수상이 임명한 5명으로 구성되는 데 그 중 한 명은 광역자치단체 협의회에서,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기초자치단체협의회에서 추천한다. 이처럼 독립된 지위를 가진 별도기구는 외부 간섭을 배제함으로써 교섭구조의 자율성을 강화하며, 나아가 교섭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8)
그 결과는 무엇보다도 교섭과정과 결과를 정치적 의도와는 독립시킴으로써 앞서 말한 교섭의 탈정치화를 실현시키는 기능을 담당한다. ARAN은 사측 교섭기구인 만큼 사용가능한 재정 총액 및 협상방침과 관련하여 정부 지침을 따라야 하며, 최종 합의 이전에 정부 또는 부문별협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한편 독일에서는 내무부 장관이,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공공부 장관(Minister of Public Function, State Reform and Decentralization)이 교섭대표로 참여한다. 

공무원의 경우 사용자는 형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정부다. 따라서 정부가 사측의 교섭 당사자로 나옴은 당연하다. 이 경우 중앙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을 별개의 교섭단위로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중앙집권화 또는 지방분산화의 정도와 관련된다.19)

예를 들어, 중앙공무원의 경우 노사관계의 통제범위가 단일기관에 의해 행사되는가, 아니면 여러 기관으로 분산되어 있는가, 또는 지방정부는 노사관계에서 중앙정부로부터 자율성을 가지는가, 또한 지방정부가 자율성을 가질 경우 그것에 대한 책임이 독자적으로 행사되는가 아니면 조정 받는 형식인가, 그리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입법의 역할이 어떠한가 등의 문제에 의해 결정된다.20)

먼저 공무원의 경우 이론적으로 국가공무원은 중앙정부가 사용자고, 지방공무원은 지방정부가 사용자다. 그러나 일정 직급을 기준으로 대통령과 소속부처의 장으로 임용권자가 나누어지고, 실질적인 근무관계상의 사용자는 소속부처의 장 또는 소속 기관의 장이 이에 해당된다.21)

한편 공무원의 보수체계는 법에 따르도록 되어있다.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의한 원칙의 천명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공무원 보수규정과 공무원 수당규정이 그것이다. 이에 따르면, 임금은 중앙인사위원회가 결정권을 지니며, 복무규정은 행정자치부에서 관할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사이에 임금이나 근로조건의 차이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22)

소속기관과 관계없이 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해왔기 때문이다. 비록 기획예산처가 예산 배분권을 행사하나, 이는 정부내 협의의 문제이지 기획예산처가 공무원의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결정과정에서 전면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23)

또한 예산 측면에서 보면,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은 고도로 제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24)

이러한 예산 측면에서 자율성 제한은 공무원 노조가 허용되어 교섭이 이루어질 경우 노사관계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교섭단위 설계에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을 동일한 교섭단위로 배치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실질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나 교섭결과에서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하면 별개의 교섭단위로 배치하여 교섭단위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낳거나 중복되는 교섭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25)

공무원과 관련하여 또 다른 한 단위는 교육공무원이다. 현재 (공립)교원노조는 교육부장관을 교섭대표로 하여 교육부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교섭 대상이 임금이나 주요 노동조건일 경우 교육부는 적절한 교섭당사자로 보기 어렵다. 정부 내에서조차 사실상의 의사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법에서도 명기한 임금조차 지난해의 첫 교섭에 이어 올해에도 교섭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로도 드러난다. 비록 협약이 체결된다 하더라도 교육부가 그 이행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단위도 아니다. 따라서 교육관련 사항을 비롯한 교육에 특수한 사항은 하부단위로서 교육부를 당사자로 하여 교섭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경우에는 국가 및 지방공무원과 동일한 교섭단위로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공무원의 경우 초등·중등·고등학교 교사 사이에서 임금 차이는 일부 수당을 제외하고는 없는 실정이며, 공립 및 사립학교 교원 사이에도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의 "사립학교 경영자는 그가 설치·경영하는 학교 교원의 보수를 공무원인 교원의 보수수준으로 유지하여야 한다"는 조항에 의거, 사실상 동일한 실정이다. 이는 현행 교원노조법으로 공립학교 교원과 사립학교 교원을 별개의 교섭단위로 설치한 것이 적어도 보수에 관한 한 무의미함을 의미한다. 즉 이는 '국공립·사립학교 동일보수의 원칙'에 의거하여 하나의 교섭단위로 통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26)

따라서 교섭단위의 또 다른 세분화보다는 집중화를 통해 노동자의 이해 대표는 물론 거시경제적 관리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도 효율적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국가, 지방 및 교육공무원을 하나의 교섭단위로 배치한다는 것은 정부의 의사결정 단위의 설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즉 공무원의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결정 과정에서 정부 내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단위가 교섭에 임하는 것이 내부거래비용을 줄이는 방안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의 교섭대표는 이탈리아의 경우에서 보듯 별개의 공공부문 교섭위원회로 구성하는 것이 정부로서도 교섭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될 것이다. 만일 별도의 교섭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어렵다면 정부의 교섭대표로서는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행정자치부, 노동부, 중앙인사위원회 대표 및 지방자치단체 사용자 협의회(가칭) 대표로 구성하고, 교섭 대표는 부총리인 재경부장관이 맡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 중앙교섭 틀을 하나의 단위로 설계할 경우, 모든 사항을 중앙교섭에서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국가 및 교육 공무원의 경우, 부처별 교섭을 하부단위로 설정하여 중앙교섭에서 위임된 사항이나 중앙협약의 이행 감시, 그리고 중앙에서 다룰 수 없었던 부처별 특수 사항을 논의하는 교섭단위로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공무원의 경우, 사용자측은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사용자 협의회를 구성, 하부 교섭단위로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 비공무원

우리나라에서 비공무원은 정부투자, 재투자, 출자, 출연 및 정부보조·위탁기관과 지방공기업으로 구성된다. 지방공기업의 경우를 제외하면, 교섭단위의 설계에서는 ① 기관의 성격별로 편제하는 방식과 ② 업무의 성격별로 편제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 투자기관 (재투자 및 출자기관포함), 출연기관 등이 교섭단위가 될 것이다. 한편 후자는 업종의 성격에 따라 운수, 의료, 대학, 연구(학술·교육기관, 문화·체육·복지단체 및 지방자치단체 출연연구원 포함), 통신, 금융, 전력, 언론 등으로 나누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전체 공기업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두 가지 방식 모두가 기존의 노동조합 조직 대상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27)

한편 지방공기업은 ① 지방자치단체협의회로 교섭대표를 통일시키거나, ② 단위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교섭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먼저 비공무원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교섭단위는 기관의 성격에 따라 분류하되, 서비스의 성격에 따른 분류를 혼용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기관의 성격별로 분류하는 것은 첫째, 기관별로는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결정방법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며, 둘째, 사용자단체의 구성의 용이하기 때문이다. 셋째, (기업별) 노동조합 조직간에 강한 연대력이 있을 뿐 아니라 연맹별 집중성이 있어 (예: 정부투자기관노동조합연맹, 공공연맹의 출연기관노조 등) 상층단위가 하층단위에 대해 통제력을 발휘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장기적으로 노동조합(연맹)의 통합과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의 이행까지를 포괄할 것이다. 

먼저 정부투자기관 및 출자기관을 하나의 묶음으로 분류한다. 정부투자기관과 출자기관을 구분 짓는 기준은 정부 납입자본금의 비율이다. 즉 전자가 50%를 소유하고 있으며,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데 반해, 후자는 정부가 50% 미만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개별 설립법이나 사업법에 근거하여 주무부처의 통제를 받는다. 최근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그간 투자기관에 속했던 한국통신, 가스공사 및 담배인삼공사는 출자기관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납입자본금 비율에서의 차이나 임금이나 근로조건의 통제방식에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종류의 기관 사이에 정부의 통제 내용에서 커다란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즉 정부(기획예산처)의 '예산편성지침'이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하여 해당 기관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강제되는 방식이다. 그런 만큼 새로운 교섭단위의 설계에서 정부투자기관과 출자기관이 별도의 교섭단위로 배치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교섭구조 집중화의 한 목표가 교섭구조의 단순화라고 한다면 그러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자측에서는 정부공기업사용자협의회(가칭)를 구성하여 교섭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정부출연기관은 별도의 교섭단위로 구성한다. 이 경우 사용자측으로서는 기관장협의회 (또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는 이사회)를 구성하여 사용자측을 대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관의 성격별로 분류할 경우, 내부의 이질성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의 경우 서울지하철, 도시철도, 대구 및 광주지하철이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인데 반해 부산교통공단은 건설교통부 산하다. 또한 철도는 현재 현업공무원에 속하나 업무의 성격에서 여타 궤도 노동자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전체 궤도 노동자를 동일한 교섭단위로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료의 경우, 국립대 병원과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병원이 있는가 하면 출연연구기관 산하의 병원도 존재한다. 이를 기관의 성격에 따라 나눈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민영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는 전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현재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전국금융산업노조와의 산업별 교섭이 진행되고 있어 별도의 교섭기구 개편을 논할 시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볼 때, 비공무원 교섭단위의 구성은 기관의 성격별 편제와 서비스의 성격별 편제가 혼합되는 형식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정부공기업을 한 단위로 하되 의료, 병원, 연구, 운수 등을 별도의 교섭기구로 설정할 수 잇는 것이다. 

지방공기업은 지자체가 주민의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직간접으로 경영하는 사업 중 '지방공기업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을 말한다. 현재 지방공기업 수는 307개로 약 5만 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지방공기업은 경영형태에 따라 행정기관 형태로 운영되는 직접경영사업(상하수도 사업 등 174개), 지자체가 자본금의 50%이상을 출자한 지방공사·공단(99개), 그리고 50%미만을 출자한 주식회사가 있다. 이 중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지방공기업은 직접경영사업과 지방공사·공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방공기업은 지자체가 형식적인 사용자라는 점에서 광역자치단체가 교섭당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섭의 집중화라는 측면에서는 지방자치단체협의회(가칭)를 구성, 단일교섭단위로 하되 앞서 말한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지하철이나 지방공사 의료원 등을 별개의 교섭단위로 배치하는 방안도 교섭비용의 경감이라는 점에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광역자치단체의 교섭단위가 되는 경우 앞에서(지난 호-편집자 주)에서 말한 '서울 모델'과 같은 노사정위원회 지역협의회의 구성도 하나의 대안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 경우 교섭 대상의 문제와 더불어 행정자치부로부터의 독립성, 나아가 교섭결과에 대한 기획예산처의 입김 등이 변수로 나타날 것이다. 

2) 교섭의 시기 및 협약의 실효성

공공부문 교섭구조의 설계에서 교섭 단위 및 주체와 더불어 특히 중요한 것은 교섭 시기다. 교섭 시기는 교섭대상 뿐 아니라 교섭결과인 협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는 임금 결정원리나 교섭주체의 의도, 나아가 민간부문 교섭에 미치는 효과까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단체교섭의 시기는 ① 예산안이 확정되기 이전과 ② 예산안이 확정된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커다란 변수가 작용한다. 하나는 임금의 결정원리다. 즉 그것이 생계비 원리에 바탕을 둘 경우 예산편성 이전이 무방할 것이며 민간부문과의 형평성(comparability)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민간부문의 임금교섭이 마무리된 이후, 즉 예산편성 이후가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는 교섭 주체 특히 정부측의 의지다. 예산을 통한 임금의 통제와 더불어 민간부문의 임금억제에 대한 선도부문의 형성을 교섭의 목표로 할 경우 정부는 후자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할 것이다. 실제로 서구의 많은 국가에서 예산안 확정 이후에 공공부문 교섭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교섭시기의 결정 역시 현실적인 관행과 조건, 그리고 노사간의 힘 관계를 반영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공공부문에서 임금의 결정원리와 관련하여 국가공무원법 제46조와 지방공무원법 제44조 제1항은 "공무원의 보수는 일반의 표준생계비·민간의 임금 기타 사정을 고려하여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에 적응하도록 계급별로 정한다"라 하고, 제3항과 제4항은 "공무원의 보수 중 봉급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하고 있다. 즉 공무원 보수결정의 기본원칙으로 ① 일반의 생계비를 고려해야 한다는 생계비 보장의 원칙, ② 동일한 자격·능력을 갖춘 민간부문 노동자의 임금을 고려해야 한다는 대외적 균형의 원칙, ③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