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전문점(SPA) 판매직 노동과정과 실태

노동사회

의류전문점(SPA) 판매직 노동과정과 실태

편집국 0 14,621 2013.06.06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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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 노동과정과 실태>

① 카지노 딜러 노동과정
② 유통업 판매직과 계산직 노동과정
③ 멀티플렉스극장 스태프 노동과정
④ 병원 간호사 노동과정
⑤ 병원 의료기술직 노동과정
⑥ 헤어숍 헤어디자이너와 스태프 노동과정
⑦ 패스트푸드 스태프 노동과정
⑧ 의류전문점(SPA) 판매직 노동과정

* 지난 연재분은 연구소 홈페이지(www.klsi.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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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패션의 거리라는 서울 명동을 거닐다 보면 유니클로(UNIQLO), 자라(ZARA), 에이치앤엠(H&M)과 같은 중저가 해외 의류브랜드 매장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유니클로, 자라, H&M 등 해외 3대 브랜드가 명동에 낸 매장만 10개에 이른다. 일본의 유니클로를 필두로 명동은 해외 브랜드(SPA)들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SPA는 미국 브랜드 갭(GAP)이 1986년에 선보인 사업모델로, 의류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을 말한다. 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1~2주 만에 ‘다품종 대량 공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서,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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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는 브랜드 전문점(Speciality retailer), 자체 브랜드(Private label), 의류(Apparel)라는 의미를 합친 것으로, 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하여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을 의미한다. SPA는 제조사가 정책 결정의 주체가 되어 대량생산 방식을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여 제조원가를 낮추고, 유통 단계를 축소시켜 저렴한 가격에 빠른 상품 회전을 통해 소비자를 만족시키려는 경영전략을 추구한다. 즉, 과거 의류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여러 업체들이 협력하여 상품 공급을 공급하던 방식이 아닌, 기획, 생산, 유통 과정을 수직적으로 통합시켜 한 업체가 모두 담당하는 방법을 통해 비효율성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다. SPA 브랜드는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짧은 주기로 이를 즉시 반영시켜 상품을 기획한다. 또한 본사에서 직접 매장 관리 및 재고를 파악 관리하여 과잉공급을 방지한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SPA 브랜드 ZARA의 경우 20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끝내면, 스페인과 주변 국가에서 제작에 들어가고, 완성된 옷은 다시 스페인 본사 물류 센터로 집합된다. 여기서 전 세계로 다시 분배되는데, 유럽 지역은 24시간 안에, 아시아 지역은 48시간 안에 고객의 손으로 떨어진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2주다. 미리 생산해둔 15%의 컬렉션(일반적인 어패럴사의 경우 60~70%)이 매장에서 풀리는 시점부터 반응이 좋은 옷은 재주문에 들어가고 반응이 나쁜 옷은 중단시켜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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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바나나 리퍼블릭을 인수한 갭(GAP)을 시작으로 SPA 브랜드의 대표적인 업체는 스페인 ZARA, 미국 FOREVER 21, 일본 UNIQLO, 스웨덴 H&M, 영국 TOPSHOP 등이 있으며, 국내 브랜드는 스파오, 메이폴, 톰보이, 타운젠트 등이다.

최근 유니클로의 초고속 성장의 이면에 ‘노동착취’ 그림자가 깔려 있다는 주장이 담긴 책(『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 서울문화사, 2012) 때문에, 의류전문점 노동인권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때마침 최근 명동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니클로 매장이 개장했고, 하루 매출만 1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H&M 명동 1호점은 개장 3개월 동안 1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에서는 이 책을 상대로 발행금지 소송이 일어났고, 우리나라 또한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진출한 유니클로 판매직 노동자들의 상태는 어떨까? 이 글에서는 국내 주요 의류전문점(SPA) 상황을 간략히 개괄하고, 유니클로 판매직 노동과정과 실태를 다루었다.

2. 의류전문점 SPA 현황과 실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류업 사업체들은 12만 개(종사자 21만 명) 정도이며, 연간 매출액은 20조 정도 된다. 구체적인 형태에 따라 업종이 다양하게 구분되며, ‘셔츠 및 기타 의복 소매업’과 ‘의복엑세서리 소매업’은 7만 5천 개(종사자 13만 5천 명, 연간 매출액 12조 원) 정도다([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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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진출한 해외 3대 SPA 브랜드의 경우 최근 매장 수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3대 브랜드의 국내 매장 수는 약 97개(유니클로 66개, 자라 31개, 에이치앤엠 7개)이며, 서울이 45개(유니클로 32개, 자라 13개, 에이치앤엠 5개)로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3개 브랜드의 최근 3년 사이 매출액은 6배 정도 증가했다(2008년 1,068억 원 → 2011년 약 6천억 원). 특히 유니클로 매출액은 2008년보다 4.5배 증가한 3,280억 원이며, 2011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표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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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외 중저가 3개 SPA 브랜드는 모두 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다. 3대 브랜드의 전 세계 매장은 총 8,798개(종업원 20만 7,613명)이다. 인디텍스는 4,607개(자라 1,483개, 종업원 9만 2천여 명), 에이치앤엠는 1,988개(종업원 7만 5,613명), 패스트 리테일링은 2,203개(유니클로 944개, 종업원 4만여 명)이나 된다. 이들의 영업 이익률은 적게는 16.2%에서 많게는 21.3%나 된다. 그러나 인건비 비율은 12.4%에서 16.2%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이유는 직원의 고용관계(직종, 성별, 고용형태)와 연동되는데, 대부분 판매직 여성 파트타이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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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해외 중저가 의류브랜드의 기업지배구조를 유의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유니클로와 자라 모두 국내 재벌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이 공동출자 형태로 설립된 합작회사다. 이는 이미 국내 백화점과 마트의 3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유통업체가 외국 중저가 브랜드까지 수입 판매하여, 유통과정의 ‘상품사슬’(제조-기획-수입-유통-판매) 자체를 독과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독과점 구조에서는 시장가격의 결정 자체가 재벌대기업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노동과 고용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 

3. 의류전문점 판매직 스태프의 노동과정

1) 주요 일과 및 업무

일본에 있는 유니클로의 경우 매장 규모(표준면적 660제곱미터)에 따라 정규직(점장, 정사원), 비정규직(점장 대행자, 준사원, 아르바이트)으로 구성되며, 매장 인원은 약 40명 정도다. 규정상 준사원은 월 100시간 이상 근무하고, 아르바이트 사원은 100시간 이내로 근무한다. 유니클로는 직책별 ‘3대 업무 매뉴얼’(점장, 대행자, 아르바이트)이 있다. 점장 업무의 경우 인사노무관리, 금전관리, 판매관리, 고객관리, 판매촉진, 회의출석 및 운영 등 13가지 항목과 50가지 세부 항목으로 구분된다.

또한 일본의 유니클로 매장은 보통 아침 10시에 문을 열고, 저녁 8~9시에 닫는다. 하루 영업시간은 10시간 혹은 11시간 정도다. 하지만 서비스 판매직의 특성상 매장 오픈과 마감 전후에도 적게는 1시간에서 많게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 매장 근무시간은 약 15~16시간 정도 된다. 유니클로 한 점포의 2003년 근무시간표와 급여 일람표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잘 알 수 있다. 점장의 하루 근무시간은 10시간, 한 달에 21일 출근한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월 210시간 노동이다. 그러나 실제 노동시간은 300시간 정도 된다. 이러한 장시간 노동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2007년부터 점장의 경우 월 24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출퇴근 카드를 제 시간에 찍어 일단 퇴근한 것으로 해놓고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유니클로 매장의 노동환경은 어떨까? [표4]는 우리나라 유니클로 매장 스태프와 아르바이트 하루 일과 및 업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통상 우리나라 유니클로 매장은 보통 아침 11시 열고, 저녁 9시30분에 문 닫는다. 하루 영업시간은 10시 혹은 11시간 정도다. 하지만 매장 오픈과 마감 전후의 업무 준비 시간이 2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매장 운영은 전일제(정규직: 점장, 대행자)와 교대제(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 2교대-오픈조와 마감조)로 근무형태를 운영한다. 일반적으로 파트타이머나 아르바이트는 하루 6시간에서 9시간가량 근무하는 편이다. 오픈조는 점장과 사원(대행자)을 포함하여 약 5명 정도, 마감조는 6~7명 정도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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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유니클로 비정규직들(스태프, 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의 경우 근무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스태프의 경우 정규직 성격의 사원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주5일 근무이나, 파트타이머는 주4일 근무(주말 2일 풀타임, 주중 2일 4시간 근무, 총 24시간 근무), 아르바이트는 주2일 근무(1일 6시간, 월60시간 미만)한다. 파트타이머는 사실상 근무형태상 정규직 사원과 거의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으나, 주말 2일 근무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비정규직이다. 우리나라 유니클로의 경우 파트타이머와 별도의 아르바이트를 채용하고 있는데, 아르바이트는 근로기준법 적용 등을 이유로 월60시간 미만으로 근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니클로 매장 스태프와 파트타이머(아르바이트)의 주요 업무는 각 직책과 영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체적으로 점장과 사원은 매장 관리 운영 등을 담당하며, 스태프, 파트타이머와 아르바이트는 판매와 매장 정리를 담당하는 편이다. 대부분 비정규직들의 매장 업무는 청소, 피팅, 상품정리, 판매, 포스(계산), 수선 등인데, 계산과 수선의 경우 상대적으로 근속기간이 긴 사람들에게만 배정된다. 계산의 경우 카드 결제 이외에 환불 등 다소 복잡한 업무이기 때문이고, 수선의 경우 젊은 직원들은 ‘미싱’을 해본 경험도 없을뿐더러 고객의 불평불만 사항(클레임)이 가장 많은 업무이기 때문이다. 

SPA 브랜드 특징이 ‘박리다매’ 성격이 강하다 보니, 바쁠 땐 매장에서 한시도 쉴 틈이 없다. 유니클로 스태프, 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 노동강도나 업무량 그리고 감정노동은 매우 심한 편이다. 아래는 유니클로 매장의 파트타이머와 아르바이트들의 이야기다.

“교육 받고 그날 바로 들어갈 수 있어요. 피팅룸은 바로 할 수 있거든요. 포스(계산) 같은 경우는 실수를 많이 할 수 있어서 한 1주일 정도 걸렸어요. 수선은 교육만 받고 실제로 들어가지 않았어요. 근데 수선을 하려면 오래 걸려요. 미싱을 아예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어서, 수선은 거의 한 달. 수선은 1시간 교육 받고, 4시간 정도 연습하는 시간을 따로 넣어줘요. (수선=미싱은)계속 연습해야 해요. 바지 수선에 문제가 있다고 클레임이 제일 많거든요.” -유니클로 파트타이머 A

“힘들어도 고객에게 웃어야 하죠. 유니클로는 매장의 활기를 띄어야 고객이 구매를 잘한다면서, 항상 인사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하라면서 비디오를 보여주고 그래요. 그것을 엄청 가르쳐요. 매장에 ‘친절 6계명’인가가 있어서…… 항상 외워야 해요. 업무가 힘들고 바빠서, 빨리 끝내야 할 때도 고객님이 물어보면 가서 ‘네 고객님’하고 가야 해요. 그땐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해야 할까요. 자기 컨트롤 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유니클로 아르바이트A

2) 지위감독과 통제

해외 3대 SPA 브랜드 매장 고용관계와 업무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 모두 소수의 정규직(점장, 사원)과 다수의 비정규직(계약직, 파트타이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용형태에 따라 직무와 세부 업무 내용이 부여된다. 대체로 매장 운영 및 관리 업무는 점장과 사원이, 현장 판매 업무와 계산은 스태프와 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로 운영하는 편이다([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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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는 자라나 에이치앤엠과 달리 홈페이지를 통해 직원을 직접 모집한다. 스태프와 아르바이트의 경우 서류 전형과 면접 등을 통해서 채용 과정이 진행되나, 점장의 경우 서류전형과 면접 과정(1, 2차 면접)을 통해서 진행된다. 스태프는 비정규직 사원(계약직)인데, 사실상 정규직과 거의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으며, 스태프 1, 2라는 내부 직제 구분을 두고 있다. 또한 파트타이머나 아르바이트와 달리 매출 목표 달성 점포 포상(인센티브) 등의 혜택도 받는다. 파트타이머의 경우 기간제 성격이 강하며, 아르바이트와 달리 주4일 근무하면서도 주중 단시간 근로(파트타임)를 한다는 것 이외에는 스태프와 거의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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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내부 직무 내용을 보면, 점장의 경우 점포 내 인사, 교육, 상품, 매출, 손익 등 매장 운영 전반 업무를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때문에 유니클로 매장 내 고용관계상 일상적인 지휘감독과 통제는 점장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점장의 역할을 대행하는 부점장 혹은 대행자(사원)를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스태프와 파트타이머는 이직률이 높고 직무와 업무 내용에 거의 차이가 없어서 내부 통제기제의 역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유니클로 일부 매장에서는 근로기준법(근무시간, 수당 등)의 법망을 회피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의 경우 주당 15시간(월 60시간, 주휴수당 미지급 근거)을 넘기지 않기 위해 조기퇴근(중간퇴근)을 시키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명 ‘꺾기’와 유사한 형태의 편법적인 행태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아래의 유니클로 매장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중간에 퇴근시키는 거요? 저 당한 적 있어요. 스태프는 그렇게 안 시키는데 알바는 유동적이에요. 평소에는 잘 안 그러는데, 60시간 넘게 일할 때가 많았거든요, 스태프가 좀 모자라서. 그러면 그 시간이 다음으로 이월이 되거든요. 원래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편법을 써요. 근데 그런 거 때문에도 일찍 퇴근한 적 있어요. 출근해서 오픈하기 전까지 청소만하고 간 적도 있었어요. 2시간 시급 받고 가는 거죠. 6개월 동안 몇 번 연장근무, 한 2번 정도 있었고. 조기 퇴근 한 적은 1번 밖에 없었어요. 우린 그냥 ‘시간 짤렸다’고 해요. 유니클로는 알바가 시간이 정해져 있는 이유가, 월60시간이 넘으면 보험도 들어줘야 하고, 주휴수당도 줘야 하고 그래서 60시간 미만으로 자르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주휴수당은 없었고요, 야간수당은 있었어요.” -유니클로 아르바이트 B

4. 맺음말

아르바이트 노동인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된 지 오래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아르바이트 문제는 주로 노동문제(근로기준법 위반, 산업안전 문제 등) 시각에서 접근된 측면이 강하다. 실제 정부(노동부) 조사 자료에서도 청년 아르바이트의 주된 노동문제는 최저임금과 교육 의무, 근로조건 등 근기법 위반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개별 사업장에서는 문제들은 근기법 위반 이외에도, 산업재해, 폭언 및 폭행, 성희롱, 꺾기 등 다양한 비인권적인 사태들이 발생하고 있다. 2010년 국내 한 패스트푸드점의 배달 청년의 교통사고(30분 배달 인증제가 문제가 되었음.)를 계기로 아르바이트 노동인권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당시 학계 및 노동계,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심지어 정부와 의회에서도 다차원적인 대응과 개선방안이 제시되었다. 그럼에도 아르바이트의 노동인권은 지난 수년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유니클로 또한 나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 등을 피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따른 ‘윤리경영’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자사 홈페이지를 보면 2010년부터 노동인권의 측면에서 “1점포당 1명 이상의 장애인 고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문구를 볼 수 있다. 또한 “일하기 좋은 직장 환경 실현과, 직원 만족도의 지속적인 향상을 목표로 다양한 환경과 인재 육성에 노력하겠다.”는 방침(다이버시티 기본 방침)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진출한 유니클로 매장 직원의 현실은 어떤가? 아르바이트의 경우 주15시간(월60시간 미만) 남짓 일하면서 받는 월 급여는 30만 원 수준이다. 그런데 유니클로 매장에 근무하기 위해서는 유니폼(유니클로 옷)을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 매장 관계자 말처럼 “아르바이트 또한 직원 할인(스태프 40%, 아르바이트 15%)을 받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에 위로를 삼아야 할까?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2011년 2월 당시 유니클로 시급 4천5백 원)으로 일하는 직장의 유니폼조차 자비로 구입하도록 하는 재벌대기업의 ‘노동착취’는 정말 지나치다.

“신발이나 그런 거 빼고는 모든 게 유니클로 옷을 착용해야 해요. 더 빡빡하게 들어가면 그때 매장에 있는 제품만 입어야 해요. 손님이 언니가 입은 옷 뭐예요 했는데 매장에 없으면 안 되니까. 저희 매장은 점장님이 널럴해서 지난 거 입어도 되긴 했는데, 무조건 유니클로 입어야 해요. 대신에 15% 할인이에요. 저희는 정기세일 기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프로모션 기간에만 한정으로 들어가서. 세일 상품 사면 할인 안 해주고. …… 옷을 여러 벌 사죠. 저는 옷을 좋아해가지고 거의 10만 원 넘게 썼어요. 저는 월 급여가 30만 원 수준이었는데, 스태프는 100~130만 원 정도인 것 같았거든요. 유니클로 바지는 59,900원이고요. 제일 싼 티셔츠(프린트 된 티)가 12,900원이었어요. 그래서 전 유니클로 일할 때 유니클로 외에 다른 데서 옷 안 샀어요.” -유니클로 아르바이트 C

지난 2007년 이후 유니클로(일본)는 “노동법에 위반되는 잔업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을 제정하고, 그에 따른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니클로 현실은 어떤가. 정규직은 고사하고 비정규직(아르바이트)의 경우 법망을 회피하기 위한 조기퇴근이 존재하고, 일을 하기 위해서 자비로 유니폼을 사 입어야 한다. 최근 국내 재벌기업의 사회적 책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유니클로와 공동출자(합작회사) 형태로 유니클로 판매 수입을 담당하는 롯데그룹(롯데쇼핑)의 항변을 듣고 싶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6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