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

노동사회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

admin 0 2,619 2013.05.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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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2001년 9월 4일(화)
곳: 사무금융노련 교육장 
사회: 김현준 참교육연구소 노사관계 연구실장
발제: 박태주 산업연구원 노조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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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 ]

오늘 발표에서는 공공부문 단체교섭구조를 어떻게 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최근 공무원 노조 결성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노조 이름을 쓸 것인가, 단체행동권 문제, 더 나아가 단체교섭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된 법률적 논란이 있다. 이 과정에서 문제로 삼아야 할 것은 단체교섭구조에 관한 논의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향후 건설될 조직구조, 활동, 성과와 직접 관련될 뿐만 아니라 매우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기타 비공무원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구조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 발제는 이와 관련된 문제제기 수준의 것이다.

공공부문 사용자

공공부문 단체교섭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는 과연 사용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나 외국이나 같이 부딪히는 문제이다. 첫째로는 형식적인 사용자가 교섭의 당사자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로는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사용자, 즉 정부가 있다. 그런데 더 나아가서 과연 정부 중에서도 어느 파트가 사용자인가 하는 점이 분명하지 않다. 또한 이들 외에 또 하나의 사용자가 있는데, 시민사회가 공공부문 단체교섭 과정에서 일정한 발언을 한다. 이것은 공공부문이 공공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다면적(multilateral) 교섭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은 사용자들 사이의 이해관계의 차이·갈등을 이용하는 전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국회와 산업자원부 사이의 조직적 갈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결국 공공부문 단체교섭의 문제는 사용자가 누구인가의 문제와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단체교섭의 당사자

외국의 경우, 단체교섭의 당사자가 나라마다 다르다. 그런데, 외국의 사례를 정리해보면 단체교섭이 공공부문에서 유일한 임금결정기구가 아니다. 독일의 경우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무원 임금을 결정한다. 일본과 영국에서는 삼자기구에서 임금을 사실상 결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 고용조건의 결정방식이 단체교섭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둘째로, 공공부문에서 임금결정 구조가 민간부문보다 집중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공공부문 단체교섭 분권화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공무원의 경우 정부가 직접 교섭당사자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공기업의 경우 정부가 사용자로 교섭에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단체행동권의 경우 제한을 두지 않거나 또는 적어도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교섭 집중화 문제

한국의 공공부문 단체교섭구조의 특징은 통제의 중앙집중화와 노동조합 대응의 분권화이다. 공공부문의 임금,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중앙 정부가 일률적으로 통제한다. 그런데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대응은 기업별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응다운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어떻게 단체교섭 구조를 변화시켜야 할 것인가.

최영기 박사에 따르면, 산별차원의 교섭 및 협의채널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노사정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와 공조가 필요하다. 서구의 경우 산별교섭이 형성된 것은 1차 대전 중의 일이다. 전쟁 수행을 위해 노조의 동의를 얻고자 정부가 나서서 산별교섭을 사실상 강요하였다. 정주연 교수의 말과 같이 정부의 명시적 묵시적 합의 없이 산별교섭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공공부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선, 노동조합의 경우 산별교섭 또는 집중 교섭을 할 수 있는 조직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된다. 대표성, 내부통제력의 문제 등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공공부문 노조들은 양대 노총 17개 연맹으로 나뉘어져 있다. 정부투자기관만도 6∼7개의 연맹이 있다. 누가 대표성을 갖고 통제력을 행사할 것인가 하는 노동조합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있다. 사용자단체의 경우 노조단체와 같이 대표성과 통제력이 요구된다. 민간부문의 경우 민간기업이 갖고 있는 경영권의 일부를 사용자단체에 위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공공부문의 경우 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밑으로 내리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부문에서는 정부의 태도가 결정적이다. 그런데, 정부가 산별교섭을 허용할 것인가 하는 여부는 전국적인 파업을 하지 않을 것인가, 임금인상률의 저하에 기여할 것인가 하는 것에 달려 있다. 즉 산업평화와 단체교섭 결과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정부는 산별교섭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조합이 사용자단체나 정부에 강제할만한 힘이 없다. 외국에서도 그러한 전례는 없다. 결국 정부의 태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결정적이다. 물론 정부의 태도를 바꾸는 것은 노동조합이다.

기업별 교섭에는 많은 거래비용과 소규모 분규가 빈발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임금격차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특히 정부가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일관된 노사관계 정책을 펼 수 없게 한다. 상업화 및 분권화의 진전으로 임금이 해당 생산물 시장이나 노동시장의 상황을 반영하여 결정됨으로 인해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된다. 더 나아가 공공서비스 정신의 약화를 초래한다. 

그런데, 집중된 교섭구조가 정부가 우려하듯이 파업의 대형화와 빈번함을 초래할 것인가, 또는 엄청난 임금상승으로 나타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부로서는 공공부문의 임금제도가 통합되고 집중화될수록 사실상 통제 가능하게 된다. 임금 이외의 다른 부분을 통해서 임금인상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단체행동이 증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단체행동에 따르는 사회적 부담, 여론의 부담, 파업비용을 고려한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서구의 경험이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경제 전체가 조정된 모델로 가야한다. 집중화가 정부의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만한 주제이다.

교섭 구조 및 교섭 단위

교섭구조는 매우 복잡하다. 교섭수준, 교섭단위, 협약적용범위, 교섭의 범위, 통제의 정도 및 노동조합 내부의 문제 등을 포함한다. 또한 사용자측의 교섭당사자, 교섭시기(예산 이전 또는 이후) 등이 포함된다. 

중앙공무원, 지방공무원, 교육공무원의 경우 하나의 교섭단위로 구성하고 정부와 직접 교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비공무원 공공부문의 경우에는 통일교섭의 형태를 상정해볼 수 있다. 

단체교섭의 수준은 전국 중앙교섭이 배치되고, 중앙공무원의 경우 하부단위로 부처별 교섭, 지방공무원의 경우 광역자치단체별 교섭, 비공무원·공기업의 경우에는 기업별 교섭이 하부단위로 배치되는 것, 이러한 이원적 교섭구조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이 중앙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중앙과 부처, 지역, 기업간의 유기적인 연결 속에서 임금 및 근로조건 기타 단체협약들이 맺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중앙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경우 프랑스, 독일은 같이하고 이탈리아, 영국은 따로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보수체계가 별도의 법에 의해 정해지도록 되어 있고, 중앙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의 보수의 격차는 사실상 없다. 따라서 하부단위의 자율성이 사실상 고도로 제한되어 있는 상태에서 별도의 교섭단위를 구성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다. 교육공무원의 경우 교육부장관을 대상으로 교섭을 하고 있으나, 임금이나 예산 관련 노동조건의 경우 교육부는 교섭당사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초·중등 교사의 임금격차가 미미하고 국공립·사립학교 동일보수의 원칙에 따라서 국공립교사와 사립학교교사 사이의 임금 격차도 사실상 없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립학교는 사립학교 연합회를 통해 교섭하고 있는데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또 사실 교섭이 이루어질 필요도 없다. 공립학교 교원의 임금이 결정되면 사립학교에 적용되기 때문에 별도의 교섭이 사실상 필요 없게 된다. 따라서 교섭단위를 구분하지 말고 하나로 묶는 것이 필요하겠다. 

임금 및 예산과 관련된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의 사용자 대표는 재경부장관이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기획예산처, 행자부와 중앙인사위원회, 지방자치단체사용자협의회 등이 교섭대표로 구성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협상책임과 재정책임이 구분되어야 한다. 기획예산처 장관은 예산을 깎는 것이 주임무이기 때문에 교섭대표를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또 하나의 방식은, 이탈리아와 같이 별도로 정부가 임명한 사람들로 구성되는 교섭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이 가능하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적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의 경우 정부가 당사자가 되는 방안, 정부가 지명한 사람들로 사용자측 교섭기구를 구성하는 방식, 사용자 단체, 기존의 개별 사용자 등의 다양한 방안이 가능하다. 가장 좋은 것은 정부가 교섭대표로 나와서 사실상의 의사 결정자와 형식적인 사용자가 같이 나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적어도 형식적인 사용자를 제치고 정부가 나설 수 있겠는가, 탈정치화의 흐름 속에서 정부가 나설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외국의 경우에도 그런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고 정부가 참여하지 않는 집단교섭이 별 효과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올손이란 학자에 따르면, 조직의 집중력과 포괄성이 교섭구조에서 매우 중요하다. 교섭단위 자체가 대형화되면 노조도 사회적 압력을 받게 되지만 정부도 쉽게 일방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기 힘들어진다. 교섭 자체가 여론에 공개되어 투명해진다. 노사 양측에 있어서 사회적 책임이라는 방향으로 교섭전략이 잡힌다. 책임 있는 주체가 나서게 되고 사회적 압력이 양측을 규제하고 그 과정이 공개되고 투명해진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자기 요구를 강제하지 못한다. 이렇다면 정부가 사용자로 나서지 않더라도 집중화의 방향 속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의 상당부분을 얻을 수 있고 현실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교섭의 집중화 방식과 시기

집중화의 방식으로는 정부투자기관과 정부출연기관을 각기 별도로, 즉 법인의 성격(법률적 지위-정리자)에 따라서 나누는 것이 가능하겠다. 이 경우의 문제는 예를 들어 한국통신이 정부출자기관으로 바뀌었고 가스공사가 민영화되는 경우, 구조조정에 따라서 법인의 성격(법률적 지위-정리자)이 바뀌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법인의 성격에 따라서 나누는 것인데, 예를 들어 에너지, 통신, 금융, 건설, 연구학술 등 서비스의 성격별로 분류하는 방식이 가능하겠다. 이 경우 명확하게 분류하기 힘든 법인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방안에서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이겠는가를 판단하라면, 후자 쪽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서 향후 노동조합의 조직 재편도 상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교섭시기는 예산편성 이전에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외국의 경우 대부분 예산편성 이후에 한다. 전교조가 예산편성 이전에 하는데 이건 고무적인 것이다. 단, 이 경우 단체교섭 결과의 효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예산은 국회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지 노동조합 사용자·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 실질적으로 노사간에 합의된 협약을 확보하는 방안, 도덕적인 책임을 규정하는 과정은 필요할 것이다. 부분적으로 협약의 효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겠지만, 실질적으로 그 효력을 유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현재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이 사실상 정부에 대해 채널을 갖지 못하고 스스로의 요구를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구조는 조합원들을 보호하지도 못하고 분배적 기능도 담당하지 못하고 정부에 대해서 집단적인 목소리를 사실상 내지 못하고 있는 구조다. 이 구조를 어떻게 제대로 변화시킬 것인가가 공무원 노조의 건설과 관련하여 공공부문 노조가 구조조정에 직면해서 해결해야 할 가장 절박한 과제가 아닐까 한다. 

[ 토론 ]

사회자: 전교조에서는 교육부와 1년 교섭을 해왔지만 단체협약의 효력이 발휘되지도 않고 있다. 그 동안 공무원 부문에서 단체교섭 관행이 성립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까지 대정부 직접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섭 자체도 헤매고 있다. 게다가 교섭구조 설계에 대한 직접 준비도 없다. 우리 요구를 정형화할 준비가 안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공공부문 설계는 매우 중요하다. 공공부문 노조의 조직 체계와도 연관되며, 이를 결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작년에 5개 노조(보건, 전교조, 대학, 금융, 한교조)가 산별교섭 구조 쟁취를 위해 모였다. 그런데 소산별로, 산별의 형태를 띤 노조들이었지만 교섭을 요구해도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노조는 과연 준비되어 있는가, 스스로 우리를 통제할 수 있는가, 우리의 처지도 함께 생각해보자.

참가자: 발제문은 임금격차 확대가 기업별노조의 병폐라고 제기한다. 그러나, 임금격차문제가 기업별 교섭 형태 내에서 야기된 것은 부차적 내지 미미한 정도며, 산업의 시장성, 사업체의 규모가 임금격차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않는가.

발표자: 임금은 해당제품의 생산물시장, 노동시장에서 결정된다. 일관된 노사관계 정책을 시행하지 못했다는 것은 기업별 교섭을 허용함으로써 그 과정 속에서 생산물시장의 성격, 노동시장의 성격이 반영되어 임금으로 나타난다. 집중 교섭 형태를 취하게 되면 이러한 요소들이 배제될 수 있을 것이다.

참가자: 공무원노조가 조만간 생길 것이며, 그렇게 되면 공무원과 비공무원 노조 사이에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공무원노조가 사용자 단체와 먼저 교섭하느냐, 비공무원 노조가 먼저 교섭하느냐에 따라 상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임금, 복지, 근로조건 등이 공무원, 비공무원 노조에서 획일화·평준화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

발표자: 공공부문의 임금결정 원리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공공부문의 임금결정 원리는 형평성의 원리다. 민간부문의 동일한 조건의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비교하여 임금을 결정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공무원노조와 비공무원 노조의 임금수준이 같아지는 것은 문제가 안될 것이다. 독일에서는 금속노조가 임금을 선도한다. 이는 예산편성 이후 결정되는 공공부문 단체교섭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약 우리의 경우 예산편성 이전에 공무원 노조가 교섭하게 된다면 이들이 임금을 선도할 것이다.

참가자: 발제자는 공기업 부문에서 기관 성격에 따라 교섭단위를 결정하는 것보다 서비스 성격으로 나누는 게 나을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예를 들어 병원노련은 민간사업장도 있으며, 정부 소유의 공기업, 출연기관도 있다. 병원노련의 경우 병원협회와 교섭을 하고 그 결정 내용들을 정부 산하기관에 그대로 준용하는 형태로 된다면 공기업과 공무원을 제외한 부분들은 민간부문의 교섭구조에 따라서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 다른 산업, 업종에서도 비슷한 양태를 상정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발표자: 독일에서는 최근 세계 최대의 노동조합인 베르디(Verdi)가 만들어졌고, 영국 공공부문에는 유니손(1993년, 130만)과 PCS(공공상업서비스노련, 25만명, 1998년)이 있다. 교섭구조의 발전 방향이 노동조합의 조직구조를 결정짓는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 세 노조에서 공통적인 것은, 필수서비스인 민간서비스, 민영화된 서비스를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조직들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민영화 흐름과 민간서비스가 갖는 공공성에 주목한 것이다. 공공부문이라는 내용을 좁은 틀로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민간부문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도, 필수서비스를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으로 나누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둘의 교섭구조에서 노조운동의 교섭방향은 하나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자: 보건의료노조의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민간과 국공립이 두 채널로 교섭을 진행중이다. 먼저 한 곳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하게 될 것이며, 어느 쪽이 먼저 할 지는 노조 자체 내에서 정하면 된다고 본다. 즉, 어느 곳이 먼저 할 지는 노조가 정한 전술에 따라 정하면 되는 것이다. 노조는 여러 방면으로 교섭할 수 있는 준비만 하면 된다. 

참가자: 지방공기업협의회가 구성되었다. 다양한 성격의 기관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이들이 단일한 교섭 단위에서 정부와 교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기관의 성격에 따라서 임금 및 근로조건에 차이가 나는데, 복잡한 교섭구조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 노조가 서비스 종류에 따라 뭉쳐서 민간부문에서 교섭된 결과를 정부가 그대로 수용하도록 하는 협정을 정부 산하기관 노동조합과 정부가 체결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공공부문 노조들은 민간부문에서 파업에 들어가면 같이 싸움에 돌입하는 형태를 생각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참가자: 공공부문 임금은 국민 세금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교섭이 예산결정 시기 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보건의료와 관련해서 보면 영국은 90%가 공무원이며, 우리나라는 보건의료가 공공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이 10%에 불과하다. 한편 공공부문 병원들은 재정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길게 싸움을 끌어갈 수 있는 반면, 민간병원은 오래 싸우기 힘들다. 임금 격차도 상당히 크다. 실제로 재원이 일정 정도 마련될 수 있는, 의료법 개정 등의 제도개혁이 필요하다. 재원의 차이와 낮은 조직률로 인해 사용자 단체가 교섭에 나오려 하지 않는다. 공동교섭을 하는데 공동요구안을 내야 함에도 공공부문 내에서조차 임금 차이가 너무 심하다. 전체 노동자 임금체계가 공유될 수 있어야, 이러한 전제조건들이 마련되어야만 공동의 투쟁이 가능하다.

참가자: (보건의료노조의 집중교섭과 관련해서는) 요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어렵다. 우선, 중소병원과 대병원 사이의 임금격차가 매우 크다. 또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도 차이가 많다. 요구 자체도 많이 다르고 투쟁력이나 교섭 상의 전문성의 차이도 있다. (만약 병원협회에서 교섭에 응했다면) 우선 제도개선에 집중하고, 임금은 가이드라인을 정하며, 단협에서는 올해 필요한 것을 정하는 수준 이상은 어려웠을 것이다. (가이드라인을 정하면 산하 조직에서는 문제가 없을까) 성과에 따라 다를 것이다. 민주노총 요구 자체가 높게 책정되어 못 따라가는 병원들도 많다. 전체적으로 보면, 가이드라인을 정하면, 대학병원에서는 +α를 얻어내려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참가자: 독일은 연방재정과 지방재정으로 나뉘어 있고 또한 튼튼하다. 정부의 재정상태에 따라서도 교섭구조가 달라질 것이다. 우리의 경우 중앙정부에 재정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중앙과 지방을 분리하여 교섭하는 것이 현단계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지방자치제가 강화되면 외국과 같이 교섭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병원의 경우 실질적으로 중앙교섭을 하려 한다면 민간병원에서도 그 재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오기 때문에, 즉 재정이 공적으로 마련되기 때문에 임금 등 통일교섭 가능성이 다른 부문에 비해서 크다고 본다. 

참가자: 각 나라에서 최초로 그러한 교섭구조가 발생된 경위, 문제의식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 교섭이 단지 임금 인상의 수단으로서만 필요한 것이라면, 아주 분권화된 기업 단위의 교섭이 가장 이상적인 것일 수도 있다. 현재 기업단위의 교섭을 통합하고 집중화하기 위해서는 교섭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달라야 한다. 근로조건의 사회적 형평과 통합의 문제라든지, 사회 계층간 통합에 대한 노동조합의 전략적 접근 등에 대해서도 봐야 할 것 같고, 얻을 것과 포기할 것 등에 대한 냉정한 판단 등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산별교섭, 사회적 교섭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교섭 의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전환되는 것인데,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것, 부분적으로는 양보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갖고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가 다르지만,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때 그것의 문제의식은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배워야, 취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등이 같이 살펴져야 할 것이다. 

참가자: 자본의 성격에 따라, 기관의 성격에 따라 교섭형태가 다른 상황이다. 정부가 통합된 지침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을 철폐하자고 할 때에 그것은 노동조합을 묶어주는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었는데, 구체적 임금교섭체계에 들어가면, 예를 들어 왜 병원이 지하철보다 적게 받아야 하는지, 사회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임금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사회주의권에서도 해결하기 쉽지 않았던 골치 아픈 문제다. 주어진 틀에서 구체적으로 임금교섭을 한다고 할 때에는 기관의 성격(법률적 지위)으로 묶어서는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모여있을 수는 있겠지만, 막상 중요한 문제에 직면하여 교섭을 해야하는 경우에 노조 내부는 갈라질 수밖에 없지 않는가. 따라서 장기적으로 서비스 성격에 따라서 뭉치고, 산별교섭 구조 속에서 각각 노동의 성격이 얼마의 임금을 보상받아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현재 공공부문 노동운동 내부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지만, 종국적으로는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서 임금이 결정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것을 지향하는 노동조합 조직구성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참가자: 공공부문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의 과제를 정부가 주고 있다. 사실 정부가 최근에 임단협 내용을 직접 관여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통제받고 있는 공공부문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통폐합, 민영화, 임금인하 우려 등에 대해 공공부문 노동조합운동의 대안이 무엇인가. 실제 공공연맹은 산별교섭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집회에 사람들을 모으면 50%는 모였다. 지금은 10%의 가동률도 안 된다. 최근 정부출연기관은 요즘 비상이다. 경조사, 특별휴가 등을 회의록, 단협 사항 가져오라며 담당자가 심사하고, 고치지 않으면 예산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다. 여기에서 연맹나 연전이 뭔가 해주는 것은 역부족이다. 임금격차에 따른 내부적인 문제는 노동조합이 조정 배분하면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 노동조합이 공공부문 전체를 아우르는 큰 합의를 만들어내야 한다.

발표자: 교섭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공무원노조다. 공무원노조의 건설 속에서 교섭구조를 문제삼아야 하며, 이를 비공무원 교섭구조의 문제로 만들어내야 한다. 투쟁을 바라보는 그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지금까지 고기의 크기를 가지고 싸웠다면 이제는 고기 잡는 그물을 어떻게 짤 것인가로 싸워야 하는 것이다. 임금인상, 구조조정 반대가 아니라 교섭구조 확보를 위해 집회와 투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인가. 정부채널 확보가 긴급하다면 노조지도부부터 투쟁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위기에 대응하는 즉자적인 반발 또는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재의 대응체계를 바꿔낼 수 있는 것은 교섭구조밖에 없다. 공공부문 연대가 다시 한번 가동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하는 말이다.

사회자: 발제자는 공공부문 투쟁노선 문제까지를 고민할 때, 교섭구조에 대한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교조에서도 정부와 노사관계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 산후휴가 문제도 교섭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보았는데 다른 데에서 정치적으로 결정된다. 교섭구조를 따내는 작업을 공무원 노조와 같이 따내는 일부터 하자는 논의가 되고 있다. 구조를 갖추는 문제가 아직 주목되지 못하고 있었다.

참가자: 병원은 사용자단체도 없다. 병원협회로 모여있지만 병원협회가 병원을 다 관장하지 않는다. 병원을 보건복지부가 관장하는 것도 아니며, 국립대는 교육부, 지방병원은 행자부로 나뉘어 있다. 이와 관련된, 중앙교섭을 어떻게 할 것인지와 관련된 쟁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체적으로 한꺼번에 교섭을 해서 큰 기준을 잡아서 지키자는 방안이 있고, 하나는 특성별로 교육부, 행자부 산하에 따라 교섭을 하여 하나로 크게 모아가자는 방안이 있는데 후자는 분권화될 위험이 많다. 병원협회에서 관장 못하는 상황이다. 중소병원이나 의원급 의사는 의사협회가 나서야 한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병원 내에서 의견을 모았을 때, 어디 가서 얘기해야 할지가 또 문제다. 기획예산처로 가야하나, 청와대로 가야하나.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서비스 측면도 있다. 이 둘을 묶기가 쉽지 않다. 사용자 쪽도 정리되지 않아서 생긴 문제인 측면도 있다.

참가자: 비공무원 부문에 대해, 오늘을 논의의 시발점으로 삼아 정형화된 논리를 구성해야 한다. 공공연맹도 대정부 교섭에 대해 정리하고, 전력은 독자적으로 한전과 교섭하는 데에 무리가 없지 않나.

참가자: 여러 조직이 연대사업을 해서 노사협의회 구성관련 정부에 요구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연대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연대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단위노동조합에서 작은 헤게모니들 둘러싸고 싸우고 있는 것과도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지난해 연대사업은 했지만 연대파업은 못했다. 전력만 파업에 들어갔다. 핑계지만 파업을 접은 결과 노조도 완전히 무너졌다. 그 이후에도 여전히 회사와 교섭한다. 자회사들이 개별적으로 교섭하면서 임금 가이드라인이 완전히 깨졌다. 자회사는 21%인상되면서 자회사가 더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정부, 국민에게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없이는 전력 혼자서 전력산업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기 힘들다. 공공부문 노동자가 연대로 대응해야만 필수적 서비스인 전력을 지켜낼 수 있다. 

참가자: 공공부문 노동자, 공무원들이 국민들에 대해 민간기업체 노동자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공무원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민간기업체의 노사간 관계처럼 정부·자본가 대 노동자의 관계로 설정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헷갈린다. 공무원들이 법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경우, 그렇다면 국회는 뭐냐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우리는 공무원을 전체사회를 이끌어 가는 부분으로 봐왔는데, 현재 공무원문제는 공무원 노조만 부각되어 있다. 전체 사회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공무원이고 공공부문 아닌가. 이것이 공공부문 노사간의 문제로만 초점이 두어지면, 정당성을 얻기 쉽지 않다. 공무원이나 공공부문의 사회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참가자: 공무원 노조가 생긴다고 공무원의 상태가 그렇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교섭구조를 바꾸는 것은 그에 합당한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 정당성를 내포해야만 성취할 수 있다. 노동조합이 어떠한 문제들을 제기하는 것은 사회구성원을 설득시키는 것이고 그러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을 통해서 노조의 실질적인 교섭구조 변화가 가능하다. 실리주의에 매달리는 한 교섭구조고 안 바뀌고 그 목표도 성취할 수 없다.

사회자: 전교조의 교섭에는, 임금, 근로조건도 당연히 들어가 있지만,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을 감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국회의원들이 있지만 정부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하겠다는 것도 교육, 의료, 사회안전망에 대해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공무원 교섭구조가 갖춰지면 비공무원노조도 이 채널에 들어와서 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참가자: 노조 요구는 사회적 의제를 제기하는 것이어야 한다. 임금, 근로조건 문제를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해결할 것이냐 하는 것과 사회적 의제의 제기를 결합하여야 하는 문제가, 현재는 애매하게,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되고 있다. 단체교섭 구조 재편은 임금, 근로조건을 해결하는 틀과 사회적 의제를 제기하는 틀로 구별되어야 한다. 각 단체들마다 이면합의서가 있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고, 교섭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발표자: 일본 인사원은 공무원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정한다. 노조는 그 제도에 사실상 불만이 없다. 영국의 경우, 공무원의 임금은 인사원과 같은 제3의 기구에서 정한다. 예전에 앰뷸런스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는데 그 요구사항이 왜 우리한테는 단체교섭을 하게 만드는 것인가였다. 제3자(신뢰가능하며, 여기에서 안을 낼 경우 정부가 100% 수용하는)가 실제 사회적으로 수용가능한 임금안을 제시하기 때문에 정부도 이를 수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체교섭을 얘기하지만, 단체교섭은 세력관계에 기초한 교환관계이다. 따라서 우리가 사회적인 임금수준을 제기한다고 하더라고 그것이 꼭 보장된다는 법은 없다. 교섭구조를 택한 이상 우리의 요구대로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동안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이 줄기차게 단체교섭을 해 왔지만,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사실상 단체교섭권이 없었다고 보인다. 노조로서의 기본적 기능인 단체교섭권을 봉쇄당해 온 것으로 본다. 공공부문 단체교섭 구조의 재편이 아니라 그것의 창출이 필요하다 관점에서 발제를 했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