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휴전은 없습니다."

노동사회

"이대로 휴전은 없습니다."

admin 0 2,395 2013.05.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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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2001년 7월 10일(화)
곳: 명동성당 농성장
만난이: 윤효원 『노동사회』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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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파업으로 촉발된 민주노총의 상반기 투쟁이 7월 5일을 기점으로 소강 상태를 맞고 있다. 1998년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래 경제·노동 정책을 둘러싸고 민주노총과 정부의 충돌은 매년 되풀이되어 왔고,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 들어 163명의 노동자가 구속되었고, 노정 갈등이 심했던 6월에는 69명이 잡혀갔다. 7월 들어 이 정부가 구속한 노동자 수는 6백 명을 넘어섰다. 협의 창구 하나 없을 정도로 악화된 노정관계와 날로 늘어나는 구속자 수는 분명한 방향 없이 표류하고 있는 정부 노동정책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단병호 위원장을 찾아간 날은 장마전선이 중서부 지방에 펼쳐지면서 빗방울이 흩뿌렸다. 지나가는 사람을 흘깃흘깃 훔쳐 보면서 수배자 사진과 대조하는 어린 의경들을 지나 명동성당 뒤편에 자리잡은 농성장으로 가니, 민주노총 일꾼들이 비막이 공사를 하느라 비닐로 천막 지붕을 감싸기에 바빴다. 

interview_01_4.jpg더운 여름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지내기에 특별히 불편한 건 없는지요? 

잘 지내고 있어요. 건강도 별로 나쁘지 않고요. 처음 하는 것도 아니고 별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6월 총력투쟁의 요구와 목표는 무엇입니까?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중단,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 철폐, 노동시간 단축 및 주 5일 근무제, 상반기 단위사업장 임단협 승리, 공교육 확대·공공의료 확대·세금제도 개선 등 사회개혁, 국가보안법 폐지 및 민족자주권 쟁취 등 6대 요구를 내걸고 싸우고 있습니다. 

7/5 파업에서는 상반기 요구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태도를 촉구하고, 민주노총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전면적인 탄압의 즉각 중단이 상반기 요구에 추가되고, 이것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셈입니다. 

민주노총은 상반기 두 차례의 '총파업'을 조직했습니다. 지금까지 전개된 투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종의 중간 평가랄까요. 

6월 투쟁은 원래 총파업을 상정한 투쟁은 아니었어요. 총파업이냐 아니냐를 놓고 중앙에서 많은 토론을 거쳐 총력투쟁으로 결정했지요. 단위노조의 임단협 투쟁을 중앙 차원에서 시기 집중하면서, 민주노총의 대정부 요구안을 배치하는 것으로 투쟁의 상을 잡았습니다. 즉 6/12 투쟁은 처음부터 총파업으로 잡힌 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도 사업장 별로 진행되는 임단투를 중앙 방침에 따라 시기를 집중한다는 게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기업별노조의 한계랄까요? 

중앙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임단투 시기집중투쟁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기업별노조가 최종적인 의사결정권과 파업권을 갖고 있는 조건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요구 측면에서는 6대 요구를 사회적으로 쟁점화하고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는데, '가뭄 정국'과 정부의 이데올로기 공세 때문에 목표대로 되지 못한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위사업장의 임단협 교섭력은 높아졌습니다. 6월 10일을 전후해 중소영세사업장의 타결 속도가 빨라지고, 요구안도 상당히 관철되었지요. 

전체적으로 볼 때, 민주노총의 상반기 투쟁이 단위사업장 임단투의 엄호 전선으로는 기여했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봅니다. 

7월 5일의 경우, 주력 사업장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는 등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7월 5일 파업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7/5 파업 결정과 관련해서는 집행부가 고민했던 것보다 중앙위원들의 결정 사항이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7/5 총파업을 결의한 배경에는 주요 사업장에서 임단투 국면이 유지되고 있었고, 정권이 6월 12일 이후 전면적인 탄압공세로 돌아선 데 대한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노조가 원래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가 무산되면서 파업이 왜소하게 되고, 또 이게 다른 사업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7/5 파업은 힘차게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원래 중앙위원들이 가졌던 고민들을 7/5 파업을 통해 해결하는 토대를 마련하기에는 아쉬움이 컸다고 봅니다. 

민주노총 투쟁이 현장의 조직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가운데 진행됐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현재의 주체 역량을 논하기 전에 먼저 얘기할 게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무리하게 투쟁해서 탄압이 강화되고 조직 손실이 생기고 성과도 없었다고 보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이분들께 과연 민주노총이 무리한 투쟁을 했는가를 되물어보고 싶어요. 상반기에 민주노총이 임단투의 시기집중도 하지 않고 개별 사업장의 투쟁을 방치하라는 얘기인지, 이런 게 정확하게 짚어져야 합니다. 시기집중이라는, 즉 중앙 차원에서 임단투 시기를 집중해 총력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점에서 시기 집중을 통한 총력투쟁은 과도한 전술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투쟁으로 정부 태도를 바꾸어내지 못했고, 성과도 크지 못합니다. 반면에 구속자 증가 등 내부 손실은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대우차 투쟁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고가 발표되고, 부평에서 정리해고 반대투쟁이 전개되고, 경찰력이 현장에 투입된 상황에서 다른 여지가 있었을까요? 불가피하게 정권의 폭력에 저항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런 객관적인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민주노총이 무리하게 투쟁한다고 비판하는데는 동의할 수 없으며, 비판에 앞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만 갖고 하는 평가는 여러 각도에서 점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분명한 사실은 정권의 전면적인 탄압이 단순히 민주노총 상반기 투쟁에 대한 대응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동안 민주노총은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최대 반대세력이었습니다. 집권 막바지로 접어드는 현정권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완결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을 짓밟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정권의 판단에서 탄압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무리한 투쟁 아니냐는 평가는 정권의 본질과 속성에 면죄부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조직 역량에 손실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만, 앞서 말한 권력의 속성과 의도도 같이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월 22일 10만 조합원 상경투쟁 등 투쟁 일정이 잡혀 있는데, 현장 동력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현장 조합원이 지쳐있고, 투쟁 동력은 크게 떨어져 있는데요. 

조합원이 상당히 지쳐 있고, 투쟁 동력이 체계적으로 조직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와 조합원들이 김대중 정권의 정책에 동의하는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 점에서 투쟁동력은 잠재되어 있다고 봅니다. 신자유주의라는 거대 정책에 단기 투쟁으로 맞서 성과를 낸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투쟁 동력이 크지 않은 데는 딱 부러진 게 보이지 않는다는 좌절감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장 대중들의 불만은 크지만, 체계적인 조직화는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게 지금 상황입니다. 

정부와의 교섭 통로가 막혀 있습니다. 정부의 공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투쟁을 한 축으로 교섭도 필요하지 않습니까?

우리 요구와 관련한 교섭은 정부가 안 받았지요. 정부는 맨 날 노사정위원회에서 풀자고 하지만, 노사정위에 대한 우리 입장은 분명합니다. 또한 6월 12일 이후 정부는 전면적인 대화를 사실상 부정해왔습니다. 우리는 이번 탄압이 민주노총을 말살하려는 정치적 판단에서 진행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 판단이 틀렸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정부는 사전 조치 없이 그냥 만나자고 합니다. 정부가 민주노총을 탄압하려는 목적과 의도를 분명히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의례적인 만남은 의미가 없습니다. 

대화 국면이 필요한가, 대화가 가능한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정부에 달려 있습니다. 양보와 굴복을 전제한 대화는 결코 수용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끝까지 이렇게 간다면, 우리도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투쟁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와의 대치 국면이 소강 상태를 접어든 듯 보입니다. 휴가철도 다가오고 있고요. 더군다나 투쟁 역량과 현장 동력이 지쳐 있습니다. 투쟁으로 몰아 나가기보다는 상반기 투쟁을 돌아보고 조직 역량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고요. 지금은 '숨고르기'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숨 고를 시간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부와 자본이 그럴 시간과 여유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하반기에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노동 유연화를 위한 법제화를 추진할 겁니다. 민간기업도 구조조정 공세를 펼 것입니다. 화섬업계의 경우, 6천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때, 숨고르기와 조직 정비는 이론으론 가능해도 현실론 불가능합니다. 정부가 명백한 의도와 목적을 갖고서 공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신속하게 대응 체계를 꾸려야 합니다. 여유 있는 숨고르기는 휴전이 가능할 때 이뤄질 수 있는데, 제가 보기에 지금 휴전은 불가능하며, 하반기는 노정간에 어떠한 휴전도 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아갈 겁니다. 

지금 민주노총 투쟁을 두고, 정권퇴진 기조에 투쟁의 요구와 수준을 맞춘 관성적인 투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3월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정권퇴진 기조 설정이 과도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정권퇴진이 노태우나 김영삼 정권 때도 나왔었지만, 중앙 조직이 1년 사업의 투쟁방침을 결정하면서 투쟁 기조로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예요. 물론 지금 당장 퇴진시킬 수 있는 대오와 조건은 안되지만, 정권 퇴진 기조는 퇴진을 내걸 수밖에 없는 상황의 산물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정리해고, 실직자, 홈리스, 이로 인한 가정 파괴는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김대중 정권 3년 동안 비정규직이 8백만명으로 늘었고, 정규직의 임금과 고용조건은 후퇴했으며, 고용불안은 악화됐습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국민의 90%가 소득이 줄어든 데 반해, 10%의 소득은 늘어났습니다. 또한 국내의 주요 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지배률이 5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으로 인한 기업매각은 초국적 자본을 살찌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주권이 외국자본에 넘어가고 있으며, 경제 조절 능력이 상실되고 있습니다. '경제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어요. 지난 3년 동안 150조원이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그 결과 노동강도 강화, 근로조건 악화, 고용불안,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지는 게 지금 상황입니다. 

우리가 정부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을 때, 정부가 우리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정부가 고집하는 노사정위의 경우도 실질적인 대화노력은 하지 않고, 합의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정부가 앞장서 합의를 뒤엎은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사실 김대중 정권만큼 독선적인 정권은 없습니다.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정책을 강화하려고 하니, 정권 물러나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이건 우리가 물러나게 할 힘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누군가는 이런 정권에 대해 물러나라고 말해야 합니다. 이런 고민이 있었다는 점을 함께 인정하면서 전술 기조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겁니다. 

설사 정권 퇴진 투쟁을 밀고 나가더라도 노동운동만의 힘으론 부족하고, 민중운동 및 사회운동과 함께 힘을 모아야 할텐데, 민중운동과 사회운동은 정권퇴진 기조에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권퇴진은 노동자만들만이 할 수도 없고, 노동자만이 할 일도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정을 한 다음, 여러 조직을 만나면서 민주노총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동의를 구하는 작업을 했지만, 시간에 쫓겨 충분하게 하지는 못했어요. 퇴진 기조에 대해 민중운동과 시민운동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민중운동의 경우, 민주노총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거나, 정세 인식에 큰 이견을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퇴진 투쟁을 자기 조직의 과제로 받아 안을 조건과 준비 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퇴진투쟁의 저변을 충분하게 넓히지 못한 한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반기 투쟁을 거치면서 민주노총의 고민이 운동 진영에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퇴진 기조는 계속 유지하면서 저변을 넓히는 활동을 계속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파업에서는 96/97년 총파업과 같은 국민적 지지와 호응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최근에 여성노동법 개정 문제로 한국노총 및 여성회의와 빚어진 마찰도 있는 등 민주노총의 사회운동적 성격이 약화되고 있는 듯 싶고요. 지금이야말로 사회적 연대가 폭넓게 이뤄져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은데요. 

하반기에는 민주노총만의 투쟁이 아닌, 앞에서 말한 현정권의 정책 실패에 대한 광범위한 전선을 꾸려볼 계획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여러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강화도 모색할 생각입니다. 

국민적 지지와 관련해서 노개투 총파업 같은 상황은 매번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특별한 계기와 조건에서 형성된 겁니다. 그때와 같은 정도가 아니면 안되고, 잘못된 거라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라는 것이, 노동운동이 민주주의 전선 안에 포괄된 '민주 대 반민주' 구도 속에서는 폭넓게 형성될 수 있지만, 그 구도가 희석되고 정권과 자본과의 본질적인 문제가 부각된 상황에서는 다른 측면을 갖게 됩니다. 자본과 노동이 부딪히는 단순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적 지지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는 고민하고 풀어나갈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투쟁하면 할수록 성과는 있다'는 관점을 갖고 투쟁을 하자고 하셨지만, 현재 국면이 계속될 경우, 조직 역량 손실이 심하고, 잠재적으로는 투쟁의 후유증에 따른 내부 갈등도 예상됩니다. 이런 관점을 계속 유지하면서 하반기 사업을 끌고 나가기는 어렵다고 보이는데, 하반기 정세를 어떻게 전망하시고, 민주노총의 기조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습니까?

현재의 투쟁기조는 민주노총이 공식 의결기구에서 결정한 것으로 하반기에도 그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이걸 바꿀 객관적 상황은 없으며, 그대로 갑니다. 물론 투쟁 기조를 구체화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건 지금 팀을 꾸려 내부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7월 13일 대의원대회는 10만 조합원 상경투쟁 등 7월 하순 투쟁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고, 8월에 열릴 대의원대회에서 투쟁 기조를 최종적으로 결의하는 순서를 밟게 됩니다. 

하반기에는 이중 전선을 구축할 생각입니다. 하나는 김대중 정권 3년 정책의 실패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전선을 확대하고 그 속에서 민주노총이 복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권퇴진 전선을 강화하는 문제로 이 둘을 통해 하반기에는 전방위적인 대정부 공세 전략을 만들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조합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주시죠. 

6/12 파업 때, 가뭄에 웬 파업이냐고 언론이 떠들었는데, 국민 정서도 일정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노사문제를 표피적으로만 보지말고, 객관적이고 깊게 살핀다면 민주노총의 고민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민주노총의 투쟁은 경제주권을 지키고, 국부유출, 고용구조 악화를 막자는 투쟁이며, 국민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민주노총의 투쟁에 반대할 국민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이 민주노총 투쟁의 내용에 대해 깊이 있는 관심과 이해를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3년 동안의 투쟁으로 조합원들이 많이 지치고 힘든 게 사실입니다. 정리해고나 노조활동으로 인한 구속 등 많은 희생도 치렀습니다. 하지만, 투쟁의 성과가 뭐가 있냐며 비관하거나 낙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민주노총이 투쟁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비정규직은 무차별로 확대되었을 것이고, 경제의 종속화는 심화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공기업 구조조정 등 신자유주의 정책은 이미 완료되었을 겁니다. 대가는 비싸지만, 성과 자체가 부정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김대중 정권은 강공책으로 민주노조운동의 기풍을 바꾸겠다고 공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게 신노사문화의 핵심입니다. 이걸 막아내야 합니다. 현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이해하시고, 긴장감을 갖고 현장의 전열 정비에 만전을 기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