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제2절 코민테른의 창립(Ⅱ)

노동사회

제10장 제2절 코민테른의 창립(Ⅱ)

편집국 0 6,015 2013.05.29 11:03

*****************************************************************************************************
세계노동운동사 목차

제1장 노동자계급의 형성과 노동운동의 발생
제2장 정치적 자립을 향한 노동운동 전진
제3장 국제노동운동의 출범과 사회주의 이념의 대두
제4장 독점자본주의 단계의 노동운동
제5장 파리 코뮌
제6장 제2인터내셔널과 식민지 종속국의 노동운동
제7장 20세기 초두 노동자계급 투쟁의 새로운 단계
제8장 제1차 세계대전과 대중적 노동자계급운동
제9장 사회주의 혁명과 국제노동자계급
제10장 세계 노동자계급 투쟁전선의 확대
  제1절 반전 투쟁의 고양과 각국에서 진행된 혁명―반혁명 정세
  제2절 코민테른의 창립

※ 지난 연재분은 연구소 홈페이지(www.klsi.org)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코민테른 제2회 대회

코민테른 제1회 대회 이후 여러 나라들에서 혁명운동이 잇따라 일어났으며, 세계 공산주의운동이 커다란 진전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의 혁명적 당과 그룹 그리고 노동조직이 코민테른에 참가했죠. 

한편, 코민테른 집행위원회는 성립 초기부터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선전과 각국의 혁명운동에 대해 여러 가지 효과적인 지원을 수행했습니다. 

sooya_01.jpg코민테른 제2회 대회는 세계 공산주의운동이 성장·강화된 상황에서 열리게 되었는데,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하여 대회에는 37개국 67개 조직을 대표하는 217명의 대의원이 출석했죠. 대회는 1920년 7월19일에 페트로그라드에서 개최되었어요. 이날 우리츠키 광장에 수천 명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칼 리프크네히트와 로자 룩셈부르크 기념비의 초석이 놓였습니다. 대회는 7월23일부터 8월7일까지에 걸쳐 모스크바에서 열렸죠. 이 대회에는 조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터키 대표들도 참가했어요.

대회에서 중심적인 의제로 제기된 것은 「코민테른의 기본적 임무에 관한 테제」였습니다. 이 테제는 먼저 혁명적인 프롤레타리아의 세 가지 임무 실현을 강조했어요. 첫째 임무는 착취자의 경제적·정치적 대표자인 부르주아를 타도하는 것, 둘째 임무는 프롤레타리아 전체 또는 압도적 다수, 방대한 다수만이 아니라 노동하고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모든 대중을 프롤레타리아 혁명적 전위의 배후에 끌어들여 이에 따르게 하고, 이들을 계몽하고 조직하며 교육시키고, 혁명적 전위의 지도적 역할에 대해 신뢰감을 불어넣는 것, 셋째 임무는 농업, 공업, 상업에 종사하는 소경영 계층과 이들 주위에 몰려있는 지식인층, 사무직 층의 동요를 막고 중립화 시키는 것이었죠. 

기본적 임무에 관한 테제는 또한 “자본주의에 대해 완전하게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도당인 공산당, 혁명적 계급인 프롤레타리아와 대중, 즉 노동 피착취자 전체 사이의 올바른 상호관계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테제는 “오늘날 공산당의 당면임무가 혁명을 촉진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인위적으로 그것을 야기시킬 수는 없다”면서, “혁명을 위한 프롤레타리아의 준비는 행동에 의하여 강화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죠.

대회의 의제 가운데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이 「프롤레타리아 혁명에서의 공산당 역할에 관한 테제」였어요. 당 역할에 관한 테제는 “세계 프롤레타리아는 결정적인 전투의 전야를 맞이했다. 우리는 직접 내란의 시대에 살고 있다. 결정의 시간이 가까이 왔다. 유력한 노동운동이 존재하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노동자계급은 가까운 장래에 무기를 들고 수많은 격렬한 전투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테제는 새로운 형태의 당과 노동자계급 그리고 노동대중의 상호관계를 규정하면서, “공산당은 노동자계급의 일부분이며, 그것도 가장 선진적이고 가장 자각한, 따라서 가장 혁명적인 부분이다. 공산당은 선발을 통해 가장 뛰어나고 가장 의식 있는, 또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선견지명이 있는 노동자들이 만든다. 공산당은 노동자계급 전체의 이해와 다른 자신의 이해를 갖지 않는다. 공산당이 전체 노동자 대중과 구별되는 것은 당이 전체 노동자계급의 역사적인 도정 전체를 바라보고, 이 도정상의 모든 전환점에서 개별 집단과 개별 직업의 이익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이다. 공산당은 노동자계급의 가장 선진적인 부분이 프롤레타리아와 반(半)프롤레타리아의 전체 대중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서 사용하는 조직적·정치적 지렛대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당의 역할에 관한 테제는 프롤레타리아의 다양한 운동 형태들을 하나의 중심으로 통합하여 총체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것은 정당뿐이며, 어떤 형태의 정당이든 정당에 의하지 않고는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조직하고 이끌어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죠. 이 테제는 또 당은 민주적 중앙집권제의 기초 위에서 건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동운동의 형태와 관련하여 공산당의 역할에 관한 테제는 정당과 노동조합, 그리고 협동조합이라는 노동운동 형태의 고전적인 구분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가까운 장래에는 당, 소비에트, 산업별 노동조합이라는 새로운 구분이 확립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ooya_02.jpg대회가 채택한 또 다른 중요한 문서의 하나는 「코민테른의 가입조건」이었죠. ‘21개 조’로 불리는 가입조건은 새로운 형태의 프롤레타리아 당을 건설하기 위한 사상적·조직적 원칙을 집약하고 있어요. 코민테른에 가입하기 위한 기본 조건의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즉, 일상적인 선전과 선동은 코민테른의 강령과 결정에 부합될 것, 노동운동 내의 책임 있는 부서에서 개량주의자와 ‘중앙파’ 지지자들을 배제할 것, 합법적인 투쟁방법과 비합법적인 투쟁방법을 결합시킬 것, 농촌에서, 군대에서, 노동자대중 조직 내에서, 의회에서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활동할 것 등입니다. 

또한 코민테른에 가입하고자 하는 각 당은 사회쇼비니즘뿐만 아니라 사회평화주의의 거짓과 위선을 폭로하고 개량주의와 ‘중앙파’의 정책과 단절할 것, 식민지와 피억압 민족 문제에 대해 정확하고 명백한 방침을 정할 것, ‘어용노동조합’의 암스테르담 인터내셔널과 투쟁할 것, 당은 민주적 중앙집권제 원칙에 따라 건설되어야 하고 소부르주아 분자들을 당에서 배제할 것, 소비에트 공화국의 반혁명세력에 대한 투쟁을 지지할 것, 사회민주주의적 강령을 짧은 시간 안에 개정할 것, 각 당은 공산당이라는 명칭을 명명할 것, 각 대회의 모든 결정과 집행위원회의 모든 결정은 코민테른에 가입한 모든 당을 구속한다는 것, 당의 지도적 기관지는 중요한 공식문서를 전재(全載)할 것, 코민테른에 가입해 있거나 가입하고자 하는 모든 당은 가입조건을 갖추기 위해 임시 당 대회 소집 등의 노력을 취할 것 등을 규정했습니다. 또한 가입조건 결정과 관련하여 코민테른과 집행위원회는 각 당이 처한 다양한 조건과 다양한 활동을 충분히 고려하여, 전체를 구속하는 결정은 그 결정이 가능한 문제에 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김성윤, 1986 Ⅰ: 104).

코민테른 제2회 대회는 제1회 대회에서 결정하지 못했던 「코민테른 규약」을 채택했습니다. 규약은 “코민테른은 전 세계 근로자의 해방을 자기임무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코민테른의 대열에는 백색, 황색, 흑색의 피부를 가진 사람들, 전 지구의 근로자가 형제와 같이 결합되어 있다”고 밝혔죠. 코민테른은 규약 제1조에서 “코민테른은 모든 나라의 공산당이 단일한 공산주의적 세계당으로 결합한 것이다. 프롤레타리아 세계혁명운동의 지도자이자 조직자로서, 공산주의의 원칙과 목적의 담지자로서 코민테른은 노동자계급의 다수와 광범위한 무산농민층을 획득하기 위하여, 프롤레타리아의 세계독재를 수립하기 위하여, 사회주의 소비에트공화국의 세계연방을 창설하기 위하여, 계급을 완전히 폐지하고 공산주의 사회의 제1단계인 사회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또한 조직 체계상으로 코민테른에 가입한 각 당은 코민테른 지부가 되며, 지부인 당은 각국에 하나만 존재할 수 있다고 하여 1국 1당 체제를 취했어요. 당 조직의 기초는 경영(공장, 광산, 사무실, 상점, 농장 등)의 세포이며, 그 경영에서 일하는 모든 당원은 이 세포로 결합된다고 했던 거죠. 그리고 규약은 코민테른의 최고기관은 코민테른에 속하는 모든 당(지부)과 조직의 대표가 참가하는 세계대회이고, 세계대회는 코민테른과 각 지부의 활동에 관련이 있는 강령과 전술, 그리고 조직상의 문제들을 토의하고 결정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세계대회는 2년마다 한 번씩 열리고, 코민테른 집행위원회와 국제통제위원회를 선출하는 기능을 갖는다고 규정했고요.

대회에서 다음 대회까지의 기간에 규약상 코민테른의 지도기관은 집행위원회이고, 집행위원회의 결정은 코민테른 모든 지부를 구속하고, 지부들은 그 결정을 지체 없이 실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집행위원회는 각 지부의 강령을 승인하고, 각 지부에 수임자를 파견할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했죠. 그리고 집행위원회는 월 1회 이상 개최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코민테른 규약은 국제통제위원회 설치를 규정하고, 국제통제위원회는 코민테른 소속 지부의 통일과 단결 및 여러 지부의 당원 개개인에 대해 공산주의자로서 행동을 평가하는 것에 관한 문제들을 검토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코민테른 지부의 당원 개인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은 소속 지부 중앙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코민테른 규약은 규정했죠.

코민테른의 ‘가입조건’과 규약에 따라, 여러 나라의 정당들이 공산당으로 개편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코민테른 창립 전후한 공산당의 창설은 [표10-1]에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sooya_07.gif

제2회 코민테른 대회는 「농업문제에 관한 테제」를 채택했습니다. 테제는 토지와 농촌의 근로자들이 갖는 이익의 상호관련을 중시하면서, 노·농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죠. 농업문제에 관한 테제를 둘러싸고 각국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많은 논란이 제기되었어요. 결국 테제는 레닌의 ‘테제 원안’을 기초로 각국 대표의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여 채택되었습니다.

sooya_03.jpg농업문제에 관한 테제는 “프롤레타리아와 동맹을 맺어, 지주(대토지소유자)와 부르주아의 멍에를 타도할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투쟁을 끝까지 지지하는 것 이외에 농촌의 근로대중이 구출 받을 길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테제는 “공업노동자는 편협한 동직조합적 이익이나 협소한 직업적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의 상태, 때로는 비교적 좋은 소시민적 상태를 개선하는 데만 주의를 기울이고 자기만족에 빠져버린다면 인류를 자본의 압제나 전쟁으로부터 해방시킬 그 세계사적 사명을 이룰 수 없다”고 했죠.

농업문제 테제는 농촌의 피착취 근로대중을 투쟁으로 이끄는 데서 농민 내부의 여러 사회계층적 지위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농업정책의 기초를 세웠습니다. 말하자면 농민의 어떤 계층이 자본에 반대하는 투쟁에서 노동자의 동맹자로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해답인 거죠. 첫째, 농업 프롤레타리아, 임금노동자(1년 단위 고용, 계절고용, 1일 단위 고용)입니다. 둘째, 반(半)프롤레타리아 또는 영세농, 즉 생활수단의 절반을 자본주의적 농업 기업이나 공업기업에서 노동하고 나머지 절반을 자작 또는 차지에서 노동함으로써 획득하는 사람들입니다. 셋째, 소농, 즉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고용하지 않고서도 자신의 가족과 더불어 경영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그다지 크지 않은 경지를 소유권 또는 차지권(借地權)에 기초하여 보유하고 있는 소농경작자입니다. 이들 세 집단을 합하면 농촌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그 때문에도 프롤레타리아적 변혁의 최종적인 성공은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죠.

또 농업문제 테제는 중농에 대한 방침도 제시했어요. 여기서 말하는 중농이란 보통 가족경영을 겨우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어도 풍년에는 자본으로 전화할 수 있는 약간의 잉여수치가 가능한 정도의 경지를 소유권 또는 차지권에 기초하여 보유하고 있어서, 자주 타인의 노동력을 고용해야 하는 소농경작자입니다. 이들 중농에 대해서 프롤레타리아는 이들을 직접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중립화시키는 것으로 그 임무를 한정해야 한다고 했죠.

농업 테제는 중농에 대해서는 차지료나 저당을 폐지하고, 그들에게 기계를 인도하고 농업생산에 전력을 응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들의 상태를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프롤레타리아 권력은 중농계층을 위해 소유권에서 비롯되는 모든 채무의 폐지를 실행할 것이며, 소농이나 중농에 대해서는 그들의 경지를 유지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이 평소 빌렸던 땅 만큼은 그대로 경지로서 포함시키도록(차지료의 폐지)보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농업 테제는 대농 또는 부농에 대한 방침도 제시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대농이란 보통 임금노동자를 몇몇 고용해서 경영하는 자본주의적 농업기업가이죠. 테제는 승리한 프롤레타리아는 대농의 소유에 대해서조차 즉각 탈취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는 없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이런 경영을 사회화하기 위한 물질적, 특히 기술적 조건과 사회적 조건이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끝으로 농업 테제는 혁명적 프롤레타리아는 지주, 대토지소유자 즉 자본주의 국가에서 직접적으로 또는 차지 농업자를 통해 고용노동력이나 주변의 소농, 때때로 중농까지 체계적으로 착취하면서 육체노동에는 전혀 참가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모든 토지를 예외 없이, 즉시 무조건 몰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농업 테제에서 제시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프롤레타리아 당은 농촌에 대표 소비에트, 우선 임금노동자와 반(半)프롤레타리아 대표로 구성되는 소비에트를 만드는 데 가능한 한 빨리 착수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죠.

한편, 코민테른 제2회 대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의제는 민족·식민지 문제였어요. 대회에서는 새로운 역사적 시대에 민족해방운동은 세계 사회주의혁명의 불가결한 구성요소라는 관점에 기초하여, 발전한 자본주의국가의 프롤레타리아트와 피억압민족의 민족해방투쟁을 단일한 반제국주의적 조류로 융합시킬 임무를 제기했습니다(김성윤, 1986 Ⅰ: 109).

sooya_04.jpg

대회가 열리기 직전에 레닌은 ‘민족·식민지 문제에 대한 테제 원안’을 토론용으로 제출하여, 그것에 대한 대의원들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몇몇 대의원들이 의견과 자료를 제공했고, 레닌을 의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가 이를 참조하여 토의를 벌였어요. 또 레닌의 의뢰를 받아 인도 대표 로이가 민족해방운동을 개괄한 ‘보완 테제’를 제출했죠. 위원회는 전면적 토의를 거친 뒤 레닌의 테제를 몇 군데 수정하여 만장일치로 채택했으며, 이와 함께 로이의 보완 테제를 레닌의 수정을 거쳐 이 역시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민족·식민지 문제에 대한 테제」는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본성적으로 민족의 평등을 포함한 평등 일반의 문제를 추상적 또는 형식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그 고유한 특징이다”로 시작합니다. 테제는 민족문제도 추상적·형식적 원칙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다음 세 가지를 주안점으로 해야 한다면서, 첫째, 역사적·구체적인 정세, 특히 경제 정세를 정확하게 고려할 것, 둘째, 피억압 계급·근로자·피착취자의 이익과, 지배계급의 이익을 의미하는 전 국민의 이익이라는 일반적인 개념을 명백하게 구별할 것, 셋째, 금융자본과 제국주의 시대에 고유한 특질 ―극소수의 가장 부유한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의해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식민지 지배하에서 금융상으로 예속되어 있다는 것― 을 은폐하고 있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허위에 대항하기 위해 권리가 불평등한 피억압·종속 민족과 완전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억압·착취 민족을 명백하게 구별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민족문제 테제는 식민지와 피억압 민족이 혁명적 프롤레타리아와 동맹하는 것 이외에는, 또 소비에트 권력이 세계 제국주의를 제압하는 것 이외에는 자신들을 구원할 길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요컨대 새로운 시대에 있어서는 세 가지의 주요한 혁명세력 ―소비에트 러시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전개되는 노동운동, 식민지·반식민지 피압박 인민의 민족해방운동― 이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을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민족문제 테제는 “코민테른은 식민지나 후진국의 부르주아 민주주의파와 일시적 협정을, 때로는 동맹도 맺어야 하지만 그것과 융합해서는 안 되며, 비록 맹아적 형태일지라도 프롤레타리아 운동의 자주성을 무조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ooya_05.jpg한편, 로이의 「민족·식민지 문제에 대한 보완 테제」는 ‘동양 민족’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부르주아 민주주의적 민족주의운동과 식민지에서 전개되는 혁명운동 사이의 관계에 대해 서술했습니다. 로이의 테제는 “동양 민족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 외국 제국주의는 동양 민족들이 유럽이나 아메리카 국가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사회적·경제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저지했다. 식민지의 공업 발전을 저지하는 제국주의 정책 때문에 그곳에서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최근까지 성립할 수 없었다. 토착 수공업은 파괴되어 제국주의 국가들의 집중화된 공업 생산물에 의해 자리를 빼앗겼다. 그 결과 인구의 대다수는 외국으로 수출할 곡물이나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 농촌으로 몰려 들어갔다. 그 결과 다른 한편으로는 대지주, 금융자본가, 국가의 수중에 토지가 급속히 집적되고, 이에 따라 엄청난 수의 토지 없는 농민이 창출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로이의 테제는 종속국들에서는 두 가지 상이한 운동이 존재하는데, 그 하나는 부르주아 체제하에서 정치적 독립이라는 강령을 내세우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적인 민족주의운동이며, 다른 하나는 모든 종류의 착취로부터 해방을 목표로 하는 가난하고 무식한 농민과 노동자의 대중행동이 그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런 조건하에서 식민지에서 혁명을 향한 제1보로서 외국 제국주의를 타도하기 위해서는 부르주아 민족주의적인 혁명 분자와의 협력도 유익하다면서, 그러나 가장 필요한 임무는 농민과 노동자를 조직하여 혁명과 소비에트 공화국 수립을 향해 그들을 인도할 수 있는 전위당을 창설하는 것이라고 테제는 주장했죠.

로이의 테제는 “대부분의 동양 제국에서는 순수 공산주의 원칙에 기초하여 농업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상당한 오류일 것이다. 식민지에서의 혁명은 그 초기 단계에서는 토지 분배 등과 같은 소부르주아적·개량적 조항을 많이 포함하는 강령에 기초해서 수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혁명의 지도권을 부르주아 민주주의자에게 양도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프롤레타리아 당들은 소비에트 사상을 강력하게 체계적으로 선전하고, 가능한 신속히 농민·노동자 소비에트를 조직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sooya_06.jpg코민테른 제2회 대회는 이 밖에도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심의했죠. 선언을 비롯하여 소비에트 창설 조건에 관한 결의,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에게 보내는 호소문, 모든 나라의 노동조합에게 보내는 호소문, 프랑스 사회당의 전체 당원과 프랑스의 자각한 노동자에게 보내는 호소문, 러시아 사회주의 연방 소비에트공화국의 적색 육해군에 보내는 호소문, 헝가리의 사형집행인에 반대하는 격문 등이 채택되었습니다.

코민테른 제2회 대회의 결정들은 전체적으로 보면 코민테른의 강령을 이루는 것들이었어요. 또 이런 결정들은 전략적, 전술적, 조직적 방침을 집단적으로 토의하고 채택한 결과들이었습니다(The USSR Academy of Sciences, 1984, volume 4: 403). 특히 제2회 대회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반제국주의 투쟁을 세계프롤레타리아운동의 정치방침으로 설정한 데 있었죠. 이와 함께 대회는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와 근로농민 그리고 피억압 민족의 민족해방투쟁과 긴밀한 동맹을 성취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했고, 사회쇼비니즘과 기회주의자들과 결별하는 방침을 설정했을 뿐만 아니라, 각국 프롤레타리아 당의 조직적·사상적 강화를 위한 임무를 강조했다는 점을 코민테른 스스로 대회의 의의로 평가했습니다. 이밖에도 대회는 21개 조의 가입조건과 규약을 채택하여, 코민테른의 조직적 결성을 확립하고 국제적인 프롤레타리아 규율의 강고한 원칙을 확정했습니다(김성윤, 1986 Ⅰ: 115~116). 

다음에는 코민테른이 러시아 사회주의의 발전과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전개되는 노동운동의 고양, 그리고 식민지·종속국가들에서 진행되는 민족해방투쟁의 진작을 위해 어떤 역할과 임무를 수행했는가를 시대별 노동운동의 전개와 관련지우면서 살펴보기로 합시다. 

<참고문헌> 

강만길·성대경, 1996, 『한국사회주의운동인명사전』, 창작과비평사.  
김성윤, 1986, 『코민테른과 세계혁명 Ⅰ』, 거름.
동녘 편집부, 1989, 『코민테른 자료선집 1, 2, 3』, 동녘.
임경석, 2003, 『한국사회주의의 기원』, 역사비평사.
스칼라피노·이정식, 한홍구 옮김, 1986, 『한국공산주의운동사, 1』, 돌베개. 
Eley, Geoff, 2002, The Left 1848~2000, 유강은 옮김, 2008, 『미완의 기획, 유럽 좌파의 역사』, 뿌리와 이파리.
Foster, William, Z., 1956, Outline History of the World Trade Union Movement, International Publishers, New York.
The USSR Academy of Sciences, The Institute of The Internationnal Working-Class Movement, 1976, The International Working-Class Movement-Problems of History and Theory, volume 4, -Progress Publishers Moscow.
水野直樹(みずのなおき), 2007,「初期コミンテルン大會における朝鮮代表の再檢討」, 初期コミンテルンと東アジア硏究會, 『初期コミンテルンと東アジア』, 不二出版(日本).


  credit.gif
 
data_01.gif
 

 

  • 제작년도 :
  • 통권 : 제14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