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

노동사회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

편집국 0 9,477 2013.05.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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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11월14일 사회경제학계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명박정부 경제정책」을 요약 및 수정·보완한 것이며, 위 논문의 축약본은 「시민과 세계」, 2008년 하반기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또한 본 연구는 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사업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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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sh_01.jpg서브프라임 주택담보대출 부도로 시작된 미국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14년 만에 최고인 6.5%에 달했다. 최근에는 디플레이션까지 진행되고 있다. 미국발 경기침체는 글로벌 경기후퇴(recession)로 이전되고 있다. 유럽과 일본 경제는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했다. 중국경제도 성장률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구(IMF)는 최근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이 2.2%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0.7%로 내다봤고, 유럽은 -0.5%, 일본도 0.2%로 예측했다. 한국경제도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수출, 소비, 투자 모두 둔화 내지 축소되고 있다. 저소득층은 실질소득 감소를 겪고 있다. 정부는 연속적으로 위기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코스피 지수는 1,000 이하로 내려갔고, 오락가락 하는 환율은 달러당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미국 금융위기 파급에 따른 한국경제 위기상황을 살펴본다. 그리고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경제위기 극복의 대안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1. 미국 금융위기와 글로벌 경제침체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경제는 경기순환과 공황을 피할 수 없지만, 공황의 정도가 심해지는  것은 자본주의의 구조 변화 때문이다. 1929년 대공황과 같이 침체가 깊어지고 장기화되는 것은 독점자본의 지배, 금융자본의 투기적 행태, 소득분배 불평등의 심화 때문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일 때는 경기가 나빠지면 중소기업의 일부가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누적에 견디지 못하고 퇴출되어 과잉생산능력이 빨리 정리된다. 그러나 독점 대기업이 경제를 지배하면 경기가 하강하더라도 시장에서 가격결정력을 가진 대기업들은 가동률을 낮추어서 대응하는데, 이것이 과잉생산능력의 정리를 늦추고 경기침체를 장기화시킨다. 

또한 신용이 발달할수록 기업들은 은행에서의 대출이나 주식과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투자를 증가시킬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과잉투자가 유발되어 과도한 경기 상승이 이루어지고, 또 경기침체가 시작되면 부실채권을 안게 되는 금융기관이 채권환수에 나서고 자금 공급을 대폭 축소시켜 경기침체를 장기화시킨다. 한편 자본주의경제를 그대로 방치하면 소득분배 불평등은 필연적으로 심화된다. 고소득계급일수록 소득에 대비한 소비의 비율(소비성향)이 낮으므로 소득분배 불평등은 소비를 위축시킨다. 소비 위축은 수요를 감소시켜 경기침체의 근원적 원인이 된다. 다만 공황의 직접적 원인은 과잉투자에 따른 이윤율 하락으로 자본이 투자를 줄이기 때문이다. 
대공황에 대처하면서 케인스주의 복지국가가 성립했다. 반독점법, 금산분리, 금융겸업 금지 등으로 자본운동을 규제하고 노동조합 보호, 사회보장 확대 등으로 노동자를 지원했으며, 이를 토대로 1950~60년대에 고성장과 안정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계기로, 자본의 반격 속에 1980년대에 신자유주의로 전환되었고, 30여 년에 걸친 신자유주의 노선, 즉 감세와 규제완화, 사유화, 유연화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켰고 경제적 불안정을 격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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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의 경제팀은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오락가락 대처로 신뢰를 잃었다. 민생민주국민회의(준)의 11월17일 경제파탄, 민생파탄 강만수 퇴진 국민캠페인 선포 기자회견.  ▷ 참여연대 ]


미국 주택거품 팽창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주택 붐이 불었다. S&P / 케이스-쉴러 미국 전국주택가격지수는 1989년 3분기부터 1993년 4분기까지 0.9% 올랐고, 그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주택가격은 13.8%나 하락했다. 그런데 1998년 1분기부터 2006년 2분기까지 명목주택 가격은 101.2% 올랐고, 실질가격은 80.3%나 상승했다([그림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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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에 엄청난 거품이 끼었음은 소득 대비 주택가격 상승, 임차료 대비 주택가격 상승, 빈집 비율의 상승 등을 통해서 드러난다. 중위소득 대비 단독주택 가격은 1969~1997년까지 3.19배였는데, 1998년부터 주택가격이 소득보다 더 빨리 상승하여 그 비율은 2005년에 4.69배로 올랐다. 임차료와 단독주택가격 상승률은 1982년부터 1997년까지는 연평균 4.1%로 같았다. 그러나 1998년부터 2006년까지는 임차료는 연평균 3.4% 올랐는데 단독주택 가격은 연평균 6.3%나 상승했다(JEC, 2008). 투기적 수요가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이다. 빈집 비율(housing vacancy rate)은 1996년 1.6%에서 2006년에는 3% 가까이로 급상승했다. 소득증가에 따른 주거면적 증가 및 주거 질 향상욕구와 인구증가에 따른 주택공급 수요를 충족시키는 부분을 적정수요라고 한다면, 미국 주택건축 증가율은 4.9%로 적정증가율 3.8%를 상회한다(Ellis, 2008).

집값 급증을 부추긴 주요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모기지 관련 채무증권 잔고는 1997년 말 2조 680억 달러(GDP의 32.3%)에서 2007년 말 7조 210억 달러(GDP의 52.1%)로 급증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80년 50%, 2000년 71.4%에서 2007년 99.9%로 상승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1980년 69.5%, 2000년 97.4%에서 2007년 135.8%로 상승했다. 이러한 과잉신용팽창의 구조는 [그림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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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 팽창을 초래한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금융제도의 변화다. 1999년 글래스 스티걸법(Glass-Steagall Act) 폐지 이후 금융규제 완화를 통하여 은행 중심의 금융제도에서, 파이낸스회사, 정부보증금융기업(GSEs, 페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헤지펀드, 투자은행, 은행의 장부외영업단위 등의 ‘고부채 비예금 금융기관’에 기초를 둔 새로운 금융제도가 등장했다. 그 속에서 가장 일반적인 구조화 금융은 자산과 대출의 증권화(securitization)였다. 은행은 주택대출채권을 담보로 주택담보저당증권(MBS)을 발행해서, 이를 팔아 회수된 돈으로 다시 주택담보대출을 했다. 또한 증권을 인수한 투자은행들은 이를 신용등급에 따라 재분류하여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을 발행하여 미국과 전 세계 금융기관에 팔았다. 금융보증보험인 신용부도스와프(CDS: credit default swap)가 고부채 신용거품 팽창을 부추겼다([그림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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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새로운 금융체제(New Financial Architecture) 아래에서 ‘그림자 은행’ 금융기관들은 제대로 규제되지 않았다. 모든 금융행위는 ‘효율적 자본시장이론’에 의해 옹호되었다. 그러나 효율적 자본시장이론은 매우 취약했고, 단기수익 극대화에 대해 경영자에게 엄청난 보수를 약속하는 인센티브체제로 인해 과도하게 고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이 금융시장 전반에 퍼졌다(Crotty, 2008).  

둘째, 정부의 지나친 저금리정책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01년 경기침체 대책으로 금리를 내린 후 경기회복에도 올리지 않았다. 오히려 2002년 2분기부터 2006년 3분기까지 1%대(실질금리는 마이너스)의 초저금리정책을 견지함으로써 주택 거품에 기름을 부었다.  

셋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본인 집 보유 촉진을 위한 대출규제 완화 정책이 추진되었다. 미국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노선이 도입된 1980년대부터 소득분배 불평등이 악화되었다. 가구소득 지니계수는 1967년 0.4에서 2005년 0.47로 상승했고, 소득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은 1940~70년대의 35% 내외에서 2006년에는 50%로 대공황 직전인 1927년의 수준과 같아졌다([그림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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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는 저소득층의 자기 주택 소유를 지원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이자비용과 재산세를 소득공제했다. 연방주택 대부은행, 페니메이, 프레디맥 등 주택금융을 확대하기 위한 특별금융기관을 설립했고, 금융취약계층에게 특혜금리로 연방주택청에서 모기지를 보증해주었다. 서유럽 각국이 주거보조금 등 전통적인 주거복지정책을 취한 반면, 이렇듯 미국 정부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들어와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데 대응하여 저리 금융을 제공하여 주택을 구입하도록 하는 주택정책을 취했다. 

2001년 1,900억 달러로 전체 모기지 발행액의 8.6%에 불과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2006년에는 6,000억 달러에 이르러 전체 모기지 발행액의 20.1%로 크게 증가했다. 더욱이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주택저당증권(MBS)이나 CDO로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MBS는 2001년의 950억 달러에서 2006년에는 4,830억 달러가 되었다.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행액의 80.5%가 증권화되었다. 주택대출 규제도 완화하여 금융취약계층도 주택대출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최초 2~3년은 저금리를 적용하고, 최초 구입자금도 내지 않고 대출만 받아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대출서류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보지도 않은 경우가 절반이나 되었다.   

미국의 주택가격 거품에 비해 독일의 경우는 1996~2006년에 실질주택가격이 14%나 하락했다. 여기에는 독일의 사회주택 공급 및 민간주택 임차가구에 대한 주거보조금 지급과 더불어, 임대차기간 보장 및 임대차료 규제 등의 독일 주거복지정책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독일의 주택은 자기소유 주택 43%, 임대주택 43%, 사회주택 6%, 협동조합주택 6%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임차료는 연방정부와 주 정부, 지방정부의 규정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된다. 투기의 근원이 봉쇄되니 가계대출 잔액에도 영향을 주어, 2003년 GDP 대비 50.1%였던 것이 2007년에는 45.4%로 오히려 하락했다.  

서브프라임 대출 부실과 글로벌 경제 침체

서브프라임 대출을 받은 가구와 대부를 해준 금융기관 모두, 대출금 상환을 차입자의 소득이 아니라 상승하는 주택가격 차액으로 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자부담이 늘어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이 주택을 내놓기 시작하자 주택가격 상승이 끝이 났다. 2006년 2분기부터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내려갔다. 주택가격은 2007년에만 15.8% 하락하는 등 지금까지 20% 이상 하락했으며, 그동안 약 4조원이 날아갔다. 

증권가격이 하락하면 이를 보증해준 발행 및 판매기관이 큰 손실을 입게 된다. 2008년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0% 정도의 회복을 조건으로 부도손실모델을 사용하여 서브프라임 관련 신용 손실액을 4,220억 달러로 추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ABX 지수 모델을 사용하면 손실규모가 8,87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IMF는 모든 주택담보대출 MBS, CMO 등을 합쳐서 총 금융손실을 5,650억 달러로 추정했다. 

막대한 손실을 입은 비은행금융기관은 위기에 빠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증권화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했던 5대 투자은행은 사라졌다. 베어스턴스는 상업은행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되었고, 리먼브라더스는 파산보호신청을 했으며, 메릴린치는 상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되었다. 그리고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은행지주회사로 업종 전환을 했다. 투자은행은 원래는 증권회사로서 중개업무가 주 업무였지만 이후 은행처럼 행동했는데, 예금을 받는 대신 상업어음과 회사채로 단기자금을 빌려 중장기 사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내재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주택가격이 폭락하고 주택대출 미상환이 커지고 보증보험회사조차 무너지자, 투자은행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자금을 더 이상 융통하기 어렵게 되었다. 투자은행의 시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주택경기 붕괴와 신용경색으로 미국 실물경제는 앞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의 깊은 불황에 빠지고 1조 달러의 금융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2007년 4분기 -0.2%, 2008년 1분기 0.9%, 2분기 1.9%로, 작년 말이나 올해 초부터 이미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 미국 연준은 최근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0~0.3%로, 내년 경제성장률은 -0.2~1.1%로 전망했다. 미국 상무부가 11월26일 발표한 10월 소비지출은 10조 390억 달러로 전달 대비 1.0% 감소했다. 소비 급랭으로 10월에는 소비자물가지수가 1.0%나 하락하여, 디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경제 위기와 연동되어 세계경제와 아시아경제도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유럽의 유로화존(유로화 사용 15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일본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로 -0.6%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분기 3.2%에서 -2.4%로 급락했다. 

2. 한국경제의 침체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세 가지 경로다. 첫째, 한국 금융기관이 구입한 MBS 등의 부실화다. 이로 인해 일부 금융기관이 손실을 입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미국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투자한 선순위 채권은 재무부의 보증을 받아서 손실을 입지 않게 되었다. 그 밖에는 우리은행이 4억 6,300만 달러 규모의 CDO에 투자했고, 농협이 1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  

수출 감소 

둘째,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00원까지 올랐다. 환율 급상승의 배경은 (1)경상수지 적자 누적, (2)외국인 주식매도 후 송금 등 자본수지 적자 확대, (3)은행의 외화차입 만기연장 거부 가능성, (4)환투기, (5)정부의 대응능력에 대한 불신 등이다. 경상수지는 2008년 1~7월에 78억 달러 적자였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1~7월 288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정부의 은행 외화차입 지급보증은 은행의 신용도를 높이고, 300억 달러 추가 공급은 시장 외화 유동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한미 통화스와프 300억 달러 협정 체결 직전인 10월28일 원-달러 환율은 그 전날보다 25.30원이나 급등한 1,467.8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 만기)의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10월27일 6.99%에서 한미 통화맞교환 계약 체결 뒤 11월4일 2.52%로 급락했지만 19일에는 다시 4.06%로 올랐다. 2014년 만기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10월27일 7.91%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뒤 4.75%까지 내려갔으나, 19일에는 다시 5.38%까지 올랐다. 수출이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현금 확보를 위한 주식 및 채권 매도와 달러 유출이 여기에 가세하는 한 환율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셋째, 수출 감소이고, 이것이 최대의 위험요소다. 한국경제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중은 2002년 72.6%에서 2007년 94.2%로 올라갔다. 최근 대외개방 확대로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반면, 내수부문은 취약한 상태인 것이다. 미국의 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하면 내구소비재 구입이 가장 크게 감소한다.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제품 등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다. 9월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142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증가율도 지난 8월 16~45%에서 9월 2~7%대로 떨어졌다. 경기침체 속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마저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무역수지는 10월에는 12억 달러 흑자였지만, 11월에 들어와서는 20일까지 수출액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3%나 줄어들어 무역수지가 42억 달러 적자를 보였다. 특히 중국으로의 원부자재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중국에서 완제품으로 가공되어 미국 등 선진국으로 우회 수출하는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내수 위축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도 위축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2008년 4/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37.7로 전년 동기의 53.4에서 크게 내려갔고, 「현재경기판단지수」는 17.3으로 2001년 카드사태 때 이후 최저이다. 투자도 위축되어 국내 기계수주액과 건설수주액은 이미 9월에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각각 33.4%와 40.4%나 줄었다. 최근 각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갈수록 내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4%로 전망했지만 한국개발연구원은 3.3%, 강만수 장관도 11월21일 2%대로 하락 가능성을 얘기했다. 외국계는 훨씬 낮게 보고 있다. 무디스는 2.2%, 스탠더드 차타드은행은 1.4%로 전망했고,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증권은 -3.0%, 맥쿼리증권은 -2.0%로 크게 낮춰 잡았다. 

세계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조선업이, 그리고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업이 경영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조선소의 경우 선주들이 계약금 취소를 감수하고 발주를 취소하고 있다. 막대한 미분양 아파트로 자금이 묶인 건설업에서는 신성건설 등 중견건설업체들도 부도위험에 놓여 있다. 내구소비재 소비 감소로 자동차산업의 침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은행들도 무리한 대출로 수익성이 악화되어 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총대출 증가율은 2006년 14.2%, 2007년 15.4%로, 총자산 증가율을 웃돌았다. 무리한 대출에 의한 외형 키우기 경쟁으로 은행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예대 금리차는 2005년 1.97%포인트에서 2008년 1분기 1.44%포인트로 크게 낮아졌다. 시중 자금이 예금에서 펀드·종합자산관리계정(CMA) 등으로 빠져나가고, 은행마다 외형 경쟁을 추구하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외형 경쟁 탓에 국내 은행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2005년 말 13.0%에서 2008년 1분기에 11.16%로 크게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규모는 12조 4,000억 원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 전체 여신의 24%를 차지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할 경우 타격이 커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6%에서 올 3월 말 14.1%로 상승했고, 5월 말 현재 16.0%까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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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의 감세안은 내수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12월3일 2009복지예산삭감저지를위한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복지예산확충! 민중생활권 보장을 위한 결의대회’ 모습.  ▷ 진보신당 ]

한화증권은 최근 「2009년 은행업종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총운용자산은 은행권 1190조 원, 비은행권 224조 원 등 모두 1414조 원이며, 이 가운데 부실화 위험을 내포한 자산은 348조 원으로 총운용자산의 24.6%로 추정된다고 했다. 건설·부동산 관련 여신 및 PF 대출이 136조 원, 경기 민감도가 높은 개인사업자(SOHO) 대출이 116조 원, 키코(KIKO) 잠재손실 및 관련기업 여신 20조 원, 과도한 설비투자 여신 10조 원,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적정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한 대출 39조 원, 기업인수를 위한 차입금 대출 28조 원 등이 부실 위험 가능성이 있는 자산이다. 내년 2분기 경기저점 뒤 소폭반등의 경우, 상장은행의 신규 부실채권 규모는 32조 원 수준에 이르고(대손충당금 16조 원 필요), 내년 하반기 이후로 경기 저점이 미뤄지게 되면  70조 원에 이르는 부실채권이 생겨 국내 은행들이 모두 영업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률 하락

올해 1/4분기 성장속도가 0.8%로 2007년 4/4분기의 1.6%에 비해 크게 위축되었고, 고유가로 인한 구매력 손실로 국민총소득은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에 그쳐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되었다. 경기침체는 유가가 급등하기 이전인 2000 3/4분기부터 장기적으로 지속되어 왔다. 최근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08년 2월 이후 연속 5개월간 마이너스를 보였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소비자 기대지수, 기계수주액 등이 부진하여 7개월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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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역주행하는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 

경제위기에 대응해 정부가 7월2일 발표한 「2008년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은 물가 안정, 민생 관리, 일자리 창출 등이다. “감세,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성장능력을 확충해나간다는 MB노믹스의 기본 틀을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9월1일에는 ‘감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위기가 본격화하지 않은 시점에 채택된 경제정책 기조를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으로, ‘역주행’이라고 할 수 있다. 
감세의 소비 투자 확대효과 기대할 수 없다

정부는 2008년 세제개편안을 제출하면서 “조세부담율이 높아져 경제가 위축되었으므로 감세를 통해 투자를 촉진하고 성장률을 높여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표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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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사회복지지출이 늘면서 경쟁국보다 조세부담률이 높아지고,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경쟁국보다 고세율이 유지되면서 우리 경제는 투자와 소비 위축, 성장률 저하, 양극화 확대라는 문제점을 낳았다. 이에 정부는 2012년까지 감세정책을 추진, 일본·미국 및 경쟁국에 비해 높은 수준인 우리나라 조세부담률(2007년 기준 22.7%)을 경쟁국 수준인 20%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OECD 평균보다 높은 법인세와 재산세(양도세·종부세·상속세 등)를 낮추기로 했으며, 소득세도 중산서민층 세부담 경감 및 소비진작을 위해 구간별로 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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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세제 개편을 통한 기여로 성장률을 5% 내외에다 0.6%포인트+α만큼 높이고, 투자를 4% 내외에다 7%포인트 더 높여서 11.0%로 올리며, 고용을 20만 명 내외에서 18만 명이 추가된 38만 명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 감세는 경제 활성화에 적절한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한국의 세율 수준이 자본의 투자의욕과 노동자의 근로의욕을 저해할 정도로 높은 것이 아니고, 감세에 따른 소비 및 투자증진효과가 불분명하며, 특히 현재의 전 세계적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의 침체에 대응하는 데 무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수가 감소하여 재정적자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며, 소득분배를 악화시켜 다시 경제의 소비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다. 

감세는 유럽 선진국 등에서 고용주나 기업의 조세와 사회보장 기여금 부담이 너무 무거웠을 때 투자 촉진을 위해 취해진 조치였다. 한국경제가 래퍼 이론의 주장과 같이 감세로 인한 경기부양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한국사회에 과도한 세율이 매겨져 있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한다. 래퍼곡선에 따르면 세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역 U자의 곡선의 꼭대기에서 오른 쪽에 있게 되어, 세율을 올리면 노동공급과 투자의 기피 및 지하경제의 확대로 세수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Laffer, 2004). 문제의 핵심은 최적세율이 어느 수준인가 하는 것이다. 헤이즈만과 오펨은 OECD 12개국에 대해 세수를 극대화하는 최고세율을 추정하여 그것이 53%와 60% 사이에 있다고 주장했다. 거의 모든 국가의 세율은 세수극대화 최고세율보다 낮았고, 단 하나의 국가 즉 스웨덴에서만 최고세율이 65%로 세수 극대화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Heijman and van Ophem, 2005). 

그런데 한국의 GDP 대비 국민부담률(조세 및 사회보장기여급 부담)은 2004년 현재 24.6%로, OECD 국가평균 35.9%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고, 멕시코 19.0%를 제외하면 가장 낮다. 정부는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미국과 일본보다 높다고 하지만 사회보장기여금까지 합친 총조세부담률은 한국이 더 낮다. 법인세율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이미 여러 차례 내려서 최고한도가 25%로, OECD 국가 가운데서도 낮은 수준이다. 세율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고 소득불평등이 심한 미국에서는 부시 정부가 추진한 감세정책이 부유층에게만 혜택을 주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세금 감소가 소비나 투자로 연결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 외생변수로 경기 침체가 심화될 때 세금 감소분은 소비로 연결되지 못한다. 소득세의 감세 혜택이 주로 돌아갈 고소득 부유층은 이미 소비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감세해준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소비를 늘릴 수 없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사실 레이건 정부 시절에도 이 정책은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일정부분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는 조세정책을 약화시켜 불균등만 심화시켰다. 또 세수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이론과 실증으로 검증되지 않은 래퍼의 이론을 섣불리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이론적으로는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의 세후 소득을 증가시켜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실제 기업의 투자는 세금 외에 영업전망, 규제, 노사문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과연 법인세율 인하가 투자 증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김우철(2005)이 한국신용평가정보의 개별기업 미시자료(Kis-value)를 바탕으로 평균유효세율로 측정된 법인세 부담이 투자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세부담의 투자효과는 음(-)의 방향으로 나타나지만 그 효과의 크기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업이 적립해둔 막대한 이익잉여금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국내외 경제여건 악화 때문이지 법인세율이 높기 때문이 아니므로 감세를 해도 투자가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제조업체 546곳의 2007년 말 현재 잉여금은 358조 1501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1.75% 늘어났다. 유보율(자본잉여금 + 이익잉여금 / 자본금)은 676%로  2006년 말 611%에 비해 65%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돈을 많이 벌면서도 투자를 외면하여, 10대 그룹의 잉여금 적립총액은 166조 2317억 원에 달했고 유보율은 788%였다.  

감세는 세수를 감소시키고 소득분배를 악화시킬 뿐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추계에 따르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른 2008~2012년간 세수 감소규모는 82.5조 원으로 연평균 20조 원에 달한다. 진보신당의 추계도 이와 같다. 또한 감세총액의 76%가 부유층과 대기업에 귀속된다(진보신당 정책위원회, 2008).  

규제완화는 부동산 거품을 유발하고 환경을 파괴한다 

정부는 11월3일 11조 원에 이르는 재정지출 확대와 3조 원의 감세 등 세제 지원을 포함하여 총 14조 원을 풀어 경기를 활성화하고, 노동, 환경, 투기규제 등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경기종합대책은 방향이 잘못 되었다. 사회간접자본 건설은 이미 과도하게 건설된 부문도 많다. 특히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은 정부가 “‘강남 3구’발 집값 불안을 우려한다”고 말한 것이 진의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는 2006년 전국적인 집값 급등의 진원지였다.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완화 방침이 알려지면서 급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꺼져가던 거품을 다시 키우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재건축 용적률을 법적 한도인 300%로 높여서 신규건축 아파트보다 높게 한 것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을 유발하는 초고층 아파트를 양산할 우려가 크다. 지난 10월27일 서울환경연합이 공동주택 30개 단지의 최근 3년간 전기 및 가스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 소비로 발생한 가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개 초고층(30층 이상)은 8.2톤, 저층은 2.95톤, 중층(25층 이하)은 2.78톤으로 조사되었다. 

4. 경제위기 극복대책의 방향

경기침체 완화 내지 탈출 전략은 과거 뉴딜에 의한 대공황 극복정책의 역사적 경험을 기초로 할 수 있다. 미국 루즈벨트 정부의 공황대책은 구제(Relief), 부흥(Recovery), 개혁(Reform)으로 구성된다. 구제정책으로는 실업보험, 의료보험, 연금보험 등 사회보장정책과 농산물가격 지지정책을 도입했다. 부흥정책으로는 테네시댐 건설 등 대규모 개발정책을 폈다. 개혁정책으로서는 독점자본 규제, 금융업 규제 강화, 노동자 보호조치를 등 수 있다. 루즈벨트 정부는 1935년 경제대공황을 초래한 피라미드식 재벌 구조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지분율 80% 미만의 기업 간 배당에 대해 7%의 추가 배당소득세를 물리는 고강도 조치를 내렸다. 지분 80% 미만으로 출자단계가 늘어날 경우 배당소득세가 누진적으로 늘어나도록 만든 것이다. 

이러한 조세를 통한 재벌해체 정책은 큰 효과를 거두었다. 미국 재벌들은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계열사 지분을 80% 이상 확보하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했다. 이렇게 해서 분산된 주주를 대리해 경영자가 지배하는 기업지배구조가 확립되었다. 그리고 금융업종 간의 융합을 개혁하기 위해, 1933년 유가증권 인수업무를 투자은행에만 허용하고 상업은행에 대해서는 금지하는 글래스 스티걸법을 제정했다. 또 노조 탄압에 의한 빈부격차도 대공황을 초래한 원인이었으므로 1935년에 와그너법 제정으로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보호했다.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여기에다 이번 위기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신금융체제의 대대적 개혁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금융위기 완화

10월20일 발표된 1,000억 달러 은행 외화차입 지급 보증은 금융위기에 대한 국제적인 정책 공조의 측면에서 불가피한 점이 있다. 그러나 자칫 이번 대책이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고 정부의 외환운용 여력을 축소함으로써 진짜 신용경색을 불러올 수 있다. 은행들의 단기 외화차입은 2005년 44억 달러에서 2006년 450억 달러, 2007년 331억 달러, 2008년 1~3월 중 127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유는 국내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선물환으로 대량 매각했고, 이를 매입한 은행들이 환율변동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외화 차입을 늘린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재정거래(국가 간 금리나 외환시세 차 등을 이용해 차익을 추구하는 거래)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했던 것이다. 은행들의 무분별한 해외투자와 투기적인 외환 관련 영업행태 등에 대한 분명한 책임과 확실한 은행들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은행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향후 예상되는 주택금융 부실화에 의한 금융위기 완화의 방향으로는, 부실채권을 정부가 자금을 투입해 사들이는 방법과, 주택담보대출 가계를 저리의 공적 신용 제공과 만기연장 등으로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고수익을 노리고 고위험을 감수한 채권자의 책임을 정부가 대신 떠안는 것으로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부작용이 있다. 반면 후자는 채무자를 보호하는 것이고 소비 진작 효과가 크다. 후자를 주된 정책방향으로 택해야 할 것이다.

금리 인하

향후 경기침체는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고 경제정책 목표도 경기침체 완화와 극복에 맞춰져야 한다. 금리 인상은 경기침체를 가중시키므로 신중해야 한다. 오히려 금리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국은행도 경기침체에 대응하여 지난 11월7일 기준금리를 4.25%에서 4.0%로 내렸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의 경제위기 국면에서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가중시킨 사례가 있다. 미국은 1970~1981년 경제위기에 빠져 있었다. 물가는 15% 급등했고 실업률도 9%에 육박했다. 또한 세 번에 걸쳐 마이너스 성장하는 경기후퇴(recession)가 있었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는 임금억제정책과 함께 통화량 긴축정책을 폈다. 볼커 당시 연방준비은행 의장은 금리를 20%대로 큰 폭으로 올렸다. 그 결과 물가는 1981년 13.5%에에서 1983년 3.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의한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1981년 7월~1982년 11월 경제성장은 -2.0%로 추락했고, 실업률은 10% 수준으로 치솟을 정도로 미국 경제는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사회보장 재정지출 확대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침체에 대응할 유력한 카드다. 김영덕(2007)이 1994~2003 자료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 재정지출 1% 증가와 순세입 1%의 감소의 구조적 재정충격에 대한 GDP의 반응은 각각 4분기 이후와 3분기 후에 정점의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정지출 증가 충격에 대한 GDP 증가 반응이 순세입 감소 충격에 대한 반응보다 더 크게 나타나고 있어, 재정지출의 경기조절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조세승수는 0.23(1조 원 감세는0.23조 원 GDP증가)인 반면 지출승수는 0.40에 달한다. 외국의 경우도 지출승수가 조세승수보다 2배 내지 5배나 높다(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2005). 

재정지출 확대방향으로는 이미 과잉인 측면이 있는 사회간접자본 건설보다는, 사회보장 시설과 인력의 확대

  • 제작년도 :
  • 통권 : 제13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