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투쟁의 확산

산업혁명의 전개와 더불어 자본의 '열정적인 이윤 추구'는 노동자계급을 빈곤, 억압, 예속, 타락, 착취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생존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저임금이 오랫동안 유지되었고, 생산과정에 기계가 도입됨으로써 노동자 대중의 임금은 저하되었으며, 노동일(勞動日)의 연장을 통한 장시간 노동이 강요되었지요. '노동자의 세계는 병자의 세계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노동자들은 산업 재해와 직업병 그리고 건강 악화로 고통 당했어요. 또 산업이 기계화됨에 따라 여성과 아동 노동이 광범하게 활용되고 이들에 대한 가혹한 착취가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만성적이고 주기적인 실업은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협했으며, 사회적인 무권리 상태는 노동자들의 노동 생활 조건 개선을 위한 집단적 요구를 근본적으로 제약했습니다. 더욱이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등 식민지, 반식민지, 경제적 종속국의 노동자들은 봉건적·반봉건적 착취와 자본주의적 착취를 동시에 감수하면서 노예처럼 혹심한 고통을 당했습니다.

노동자 계급의 열악하기 이를 데 없는 물질적 상태와 굴욕적인 사회적 상태는 집단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노동운동의 단초를 엽니다. 초기의 노동자 투쟁은 경제적 성격을 띠었고, 경제투쟁은 자립적인 사회 계급으로서의 노동자 계급 형성, 계급적 자각의 발생, 자신들의 힘에 대한 확신과 결합하여 노동운동 발전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파업의 등장

초기 노동자계급의 투쟁은 자연 발생적이고 반란의 형태를 취했어요. 이런 노동자 투쟁의 자연 발생성과 반란의 형태는 노동운동의 전진과 더불어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틀을 갖추게 됩니다.

노동자계급이 전개하는 투쟁 형태는 다양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기계 파괴 운동(러다이트운동)이었습니다. 웹 부부, 즉 Sidney Webb과 Beatrice Webb은 "당시 어떤 종류의 조직을 만들어 행동하던 육체노동자로 이루어진 반란 군중은 직물 기계를 파괴하고 때로는 공장을 완전히 파괴해 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이 운동은 영국에서 확산되었는데, 주로 소규모 수공업과 섬유 부문에서 빈발했어요. 이유는 가내 공업과 수공업에 종사한 숙련 노동자들이 기계 도입으로 가장 고통받았기 때문입니다. 러다이트 운동은 프랑스나 미국 등에서도 일어납니다. 

산업혁명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은 경제 파업입니다. "생산을 정지하여 고용주의 이윤을 정지시킬 수 있는 자신들의 능력이야말로 커다란 무기라는 사실을 노동자들은 재빨리 이해했다"고 W. Z. Foster는 『세계노동운동사』에서 쓰고 있습니다. 

파업 투쟁 최초의 무대는 영국이었습니다. 경제투쟁의 방법으로 파업 투쟁을 처음으로 그리고 빈번하게 전개한 것은 섬유부문 노동자들이었지요. 1760년대부터는 광부들이 파업을 벌였는데, 그들은 석탄더미를 불태우거나 갱도를 파괴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 제정 시대에 이은 왕정 복고기에 파업투쟁이 확산되었어요. 1806년 건축공 파업, 1817년 리용 모자공 파업, 1825∼27년 수공업 노동자, 매뉴팩처 노동자와 일부 공장 노동자가 일련의 파업을 감행했지요. 대부분의 파업은 군대에 의해 진압되고 파업 지도자들은 재판에서 무거운 벌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파업 투쟁이 시작된 것은 1785년 뉴욕 제화공 파업, 1786년 필라델피아 인쇄 직인 대파업으로, 이 파업은 승리로 끝납니다. 1790년대에도 파업투쟁은 계속 늘었고, 1820년대 중반부터는 10시간 노동일을 요구하는 투쟁이 전개되었어요. 1828년에는 최초로 공장 노동자의 파업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1830년대와 40년대에 들어 파업은 격렬한 양상을 보입니다. 산업혁명이 늦게 진행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에서는 파업이 19세기 중반과 후반에 이르러서야 본격화됩니다. 중국에서는 산업 노동자들이 외국 자본가의 수탈을 일찍이 경험했고, 1840년대와 50년대에 일어난 최초의 파업은 외국인 자본가에 대한 투쟁이었습니다. 

이런 파업의 양상은 산업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새로운 단계로 이행했음을 말합니다. 파업은 노동자의 계급적 자각을 발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경제적 요구를 내건 파업이 점점 확산됨에 따라 정치 투쟁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의 결합이라는 형태를 띠게 됩니다. 

2. 기계 파괴 운동

기계 파괴 운동(러다이트 운동)은 영국을 중심으로 섬유 공업에서 대규모로 발생했는데, 가내 공업과 수공업의 숙련 노동자들은 기계 도입으로 가장 고통받았기 때문에, 이들이 운동을 주도합니다. 손으로 만든 제품은 기계화된 기업의 제품과 경쟁할 수 없게 되고, 공장제 산업이 확대되면서 많은 수공업자와 가내 노동자가 빈궁 상태에 빠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빈궁하게 된 수공업자, 반(半)프롤레타리아, 노동자층이 기계와 공장을 대상으로 자연 발생적인 저항을 하게 되지요. 영국에서 이 운동의 전성기는 1811∼1817년이었습니다.

공장의 건물이나 상품 창고를 파괴하고 불태우며, 원료와 제품을 부순 기계 파괴자들의 운동은 러다이트 운동으로 불렸고, 이 운동은 1760년대에 시작하여 1830년대까지 계속됩니다. '러다이트'란 말은 최초로 양말 짜는 기계를 파괴한 레스터셔 지역 직인으로 전설적인 노동자의 왕(또는 장군) 네드 럿(Led Ludd)란 이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설사 그런 인물이 존재했다 하더라도 그가 누구였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D. H. 코울은 말합니다. 

기계 파괴 운동의 원인 

러다이트 운동의 직접 원인은 임금 저하와 실업 증대, 그리고 물가 상승입니다. 또 수공업 노동자들이 의회를 통해 옛 법률에 준하는 임금을 국가 규제를 통해 받으려 했고, 또 도제 제도의 법제화를 실현하고자 했던 것이 실패로 끝난 것도 일정한 역할을 했습니다. 더욱이 18세기 말은 노동자 조직 결성마저 금지됨으로써 노동자들은 폭력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립니다. 

기계 파괴 운동은 격렬한 형태로 진행되어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가 동원됩니다. 1811년과 1812년에 기계 파괴 노동자들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병력 수는 12,000명 이상이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또 1812년 2월 의회는 기계 파괴자들을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러다이트 운동과 유사한 운동은 여러 시기에 걸쳐 양상은 다를 지라도 일정한 산업 발전 단계에 있던 많은 나라에서 발생했으며, 주로 섬유부문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1817∼1823년에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1819년 비엔느에서 기업가 두 사람이 자신들의 공장에 전단기를 설치한다는 소문이 돌자, 노동자들이 소요를 일으켰습니다. 재단공의 우두머리는 시장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기계는 12시간에 옷 만드는 천 1,000엘(1엘은 45인치)을 재단하고 광택을 내며 솔질까지 하게 될 것인 바, 이 일을 하는 데는 기껏 네 사람의 노동자가 필요할 뿐입니다. 이것은 유해한 수단입니다. 이 기계를 사용하게 되면, 많은 노동자들이 일을 잃고 파멸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항의에도 불구하고 기계는 헌병의 호위를 받으며 리용으로부터 수송되었습니다. 이에 놀란 노동자들은 호송대를 습격하여 기계를 부수려 했습니다. 여기에 군대가 동원되고 노동자들이 체포됩니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은 영국처럼 넓게 확산되지는 않았습니다.

벨기에는 1821∼1830년, 독일은 1830∼1834년과 1842년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에서 기계 파괴 건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적었는데, 방적공과 가내 방직공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각국에서 진행된 러다이트 운동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일부 역사가들은 기계 파괴자들의 행동은 굶주린 노동자의 맹목적이고 절망적인 행동이며, 러다이트 자체는 기술 진보의 적이었다고 말합니다. 다른 이들은 이 운동이 기계와 공장을 파괴하는 자연 발생적 폭동이 아니라 실천적 목적을 추구한 운동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러다이트 운동 평가 

사실 이 운동은 형편없이 낮은 임금과 견디기 어려운 노동조건에 대항한 노동자들의 자연스런 저항이었습니다. 수공업자와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통해 기업주와 정부에 임금인상, 고정 임금률, 고용 증대, 미숙련 노동자의 무제한 이용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말하자면 러다이트 운동은 자본가와 그들의 이익을 지켜주는 국가에 직접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착취를 약하게 만들고 노동자의 생활 수준을 개선하고자 했던 시도였습니다. 당시의 노동자들은 기계 파괴말고는 다른 방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러다이트 운동은 기아 폭동과 마찬가지로, 초기 노동운동 시기의 자연 발생적인 대중 폭동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것은 잡다한 형태로 형성되고 있던 노동자계급이 사회와 역사에서 적극성을 발휘하는 새로운 국면을 나타냈습니다. 수공업과 매뉴팩처 단계의 미성숙한 계급이 벌인 투쟁이라는 역사적 한계를 갖지만, 이 운동이 본질에서 노동운동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E. 톰슨은, 당시 '저주받은 공장'에 대한 증오는 방적공과 직조공들 뿐만 아니라 광부, 제화공, 양복 제봉공, 가구공, 정육공에까지 확산되었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기계에 의해 직접 위협받지 않았던 노동자들에게까지 확산되었던 것입니다. 공장을 불태우고 기계를 파괴한 노동자들은 산업혁명이 가져온 자본주의 착취에 대한 공포, 즉 공장제 도입이 초래한 현실적 결과와 잠재적 결과에 저항했던 것입니다. 이 점에서 공장 습격은 자본가에 대한 노동자 투쟁의 왜곡된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러다이트 운동은 조직성의 맹아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영국에서는 러다이트의 비밀결사가 존재했지만, 그들은 공동행동 계획을 세우고 서로 교통하며, 집회를 열고 의회와 교섭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러다이트 운동은 전체적으로는 이중적이고 과도적 성격을 띠었습니다. 한편에서는 생산을 규제(도제수의 제한 등)하는 낡은 법규를 부활시켜 과거로, 즉 공장제 이전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결국 숙련 노동자와 수공업자는 자본주의 착취에 저항함으로써 사실상 착취로부터 벗어나 경제적으로 독립한 생산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자 했던 것이죠.

다른 한편, 러다이트의 '직접 행동'은 노동자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데 목적을 두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본의 입장에서 볼 때, 기계는 착취를 강화하고 노동자를 감독하며 그들의 항거를 막는 수단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은 그런 기계에 대항해 투쟁하면서 자신들의 '생활권'을 지키고, 때로는 일시적인 것이긴 해도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러다이트 운동은 진보성을 갖습니다. 

러다이트의 요구에는 노동운동이 성숙한 단계에서 내걸었던 슬로건, 즉 최저임금제 보장, 여성 및 연소 노동에 대한 착취 제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러다이트 운동은 초기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이후의 노동자 연대와 대중 행동의 원형을 제공했으며, 대중적 민주주의 운동의 요소를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다이트 운동은 오래가지 못했는데, 고립적인 성격을 띠었고, 개별 지역에 한정되었으며, 특히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현상 유지' 혹은 '과거 회귀'를 목표로 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결국 생산력의 발전과 생산관계의 진전에 따른 사회적 힘의 압력이 노동자들을 눌렀고, 기계의 전면 도입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됩니다. 

이후 노동자들은 자본가의 공격에 대항하는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산업혁명 초기에서 가장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경제 파업입니다. 경제 파업은 지금까지도 자본주의 아래서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옹호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을 준비하는 유력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3. 노동자 조직의 출현

형성기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확대되고 계급적 자각이 높아지면서 노동자 조직, 즉 노동조합이 생겨나게 됩니다. 노동자 조직의 출현은 노동운동 발전에서 매우 중대한 의의를 갖습니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에릭 홉스봄은 노동운동의 발전에서 공식 조직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조직, 그것은 그 자체가 계급 이데올로기의 수행자이고, 그것이 없으면 계급 의식은 비공식적인 행위와 관습의 복합체 이상이기 어렵다", "조직(조합, 정당, 운동)은 노동자 개인의 인격을 보완하고 완성하는 노동자 인격의 연장물이고, 그러하기에 '조직을 통한 사회주의 의식'은 노동계급 의식의 필수 보완물이 된다." 조직 결성은 노동자가 자본가에 대응할 때, 개별 행동에서 공동 행동으로, 고립에서 단결로, 분산에서 집중으로 나아감을 뜻합니다. 

노동조합의 등장 

노동조합은 일상 생활의 이익을 위한 투쟁, 즉 기아 빈곤 착취 굴욕에 대한 투쟁에서 노동자 단결을 위한 중심이며, 자본가에 대항할 수 있는 성곽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노동자가 개별로 흩어진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계급 결합의 초보 형태로 나아가는 통로입니다. 

어느 나라나 노동자 최초의 조합은 직인 조합과 유사했습니다. 초기에는 직업별로 또 직종별로 조직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직업별로 결합함으로써 노동시장에서 상호 경쟁을 어느 정도 약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런 직업별 조직은 중세 이래 존재했던 길드 제도의 전통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노동자 조직에 먼저 관심을 가진 집단은 수공업 매뉴팩처형 숙련 노동자들입니다. 그들은 계급 의식이 다른 집단과 계층에 비해 높았고, 지적 수준도 높았으며, 문화적 시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영국에서는 18세기 중반 무렵 노동자 조합이 출현했습니다. 노동자가 직업별 틀 내에서 결합하는 과정은 목면 산업의 숙련 노동자 사이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고, 1770∼80년대에는 견직공과 편물공들 사이에서 활발히 진행됩니다.  

1790년대 이후 다른 많은 직업과 생산 부문에서 조직화가 이뤄집니다.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걸쳐 프랑스(1790년 파리 인쇄공클럽, 1791년 목수 우애조합, 파리 하역인부조합 등)와 미국(1792년 필라델피아 제화공과 뉴욕 인쇄공, 1803년 뉴욕 조선공 등의 조합)에서 최초의 노동조합이 결성됩니다. 독일은 1820∼30년대 직조공, 인쇄공 등이 조직을 만들었고, 스페인은 1840년대 전반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는 1840∼50년대 이후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집니다. 

식민지, 반식민지, 후진국에서 노동조합이 조직된 것은 19세기 후반입니다. 1853년 칠레의 산티아고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인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1857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노동자 조직이 출현했으며, 1850년대 말에는 쿠바의 아바나에서 담배 제조 노동자와 항만 노동자 조직이 결성됩니다. 중국 광주에서는 1857년 짐 꾸리는 노동자들의 지방협회가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중국 최초의 운수노동자 조직이 되었습니다. 

국가권력의 탄압 

노동조합 조직 과정은 같은 시기에 된 게 아니며, 형태도 다양하지만, 동일한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두 가지의 주요한 단계가 있는데, 처음에는 상호부조 활동을 하는 공제조합이 조직되고, 다음으로 거기서 성장한(또는 그것과 무관하게 설립된) 자본가에 대한 저항 조직이 나타납니다. 그밖에 보험금고나 일시적인 파업 지도 조직과 같은 중간 형태도 다양하게 존재하게 됩니다.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활동이 시작된 초기 단계의 특징은 지배계급과 국가권력의 탄압이 전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영국에서는 '공모'죄에 관한 중세의 법률과 특정 직종 안에서의 결사에 관한 의회법 조항들을 근거로 18세기 내내 노동조합을 박해합니다. 노동조합들은 비합법 또는 반합법 상태에 있었습니다. 노동자 운동이 확대되자 1799년과 1800년에 영국 의회는 단결금지법을 제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동자 박해는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19세기 초 20년 동안 노동조합 운동가는 반역자 또는 혁명가로서 법률상의 박해를 받았다. 이런 박해는 노동조합운동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했고, 조합원들을 폭력과 음모로 내몰았으나 결국은 단결금지법의 폐지와 근대적인 노동조합운동의 출현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웹 부부는 썼습니다. 단결금지법은 대중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으며, 노동조합은 이 법률 시행에 저항했습니다. 대부분의 노조들은 지하로 들어가 비밀결사가 되었습니다. 결국 1824년 영국 의회는 단결금지법을 폐지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법적으로 인정하게 됩니다. 이것은 영국 노동자계급의 큰 승리였습니다.

프랑스에서는 1791년 제정된 르 샤쁠리에 법이 노동자 단결을 금지했으며, 노동조합은 수십 년 동안 비합법 또는 반합법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1830년부터 1847년까지 1천 개가 넘는 노동조합이 단결금지법 위반으로 고발됩니다. 독일에서는 1847년까지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30개 가량의 법률, 법령이 공포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도 노동자들은 완강한 투쟁을 조직함으로써 단결금지법을 철폐했습니다. 투쟁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직업별 조합의 편협성과 지역 분산성을 극복하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전국 단위의 직업별 또는 산업별 노동조합이 조직되고, 지역에서도 직업별 노동조합의 연대 조직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같은 직업을 가진 노동자들의 결합은 시기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비슷한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노동자 투쟁은 처음에는 자연 발생적이지만, 점점 조직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노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노동조합의 출현은 노동자 운동의 발전에서 거대한 첫발이 됩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