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동자, 그들의 현재와 미래

노동사회

중국 노동자, 그들의 현재와 미래

편집국 0 4,536 2013.05.22 09:46

지난 4월13일 정오, 난 홍콩 이공대학(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에 들렀다. 그 대학 이사장인 빈센트 로에게 항의하는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빈센트 로는 홍콩과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골드 피크 인더스트리얼 홀딩(GP, Gold Peak Industrial Holding Ltd)의 최고 경영자다. 그 회사는 세계 전역으로 팔려나가는 다양한 상표의 배터리를 생산하며, 후이저우, 선전 등 본토 중국(Mainland China)에 3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공장들에는 4백여명 노동자들이 말 그대로 카드뮴과 함께 갇혀 있었다. 이 사실은 절망에 몰린 노동자들이 2004년 6월에만 최소 세 번 이상의 파업을 조직하고 나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그 후 홍콩노총(HKCT, Hong Kong Confederation of Trade Unions)은 GP사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홍콩 노동단체들이 주최하는 수많은 시위와 캠페인에 연대하고 있다. GP사가 그 문제를 책임지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압력 때문이긴 하지만 GP사는 결국 2005년 8월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곧 공장 사용자와 지역정부가 결탁했고, 현재 각 지역 상황은 피해자들이 보상받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답답하고 암울한 상태다. 우선 2005년 6월, 후이저우 법정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GP사에게 우호적인 판결을 내렸다. 또 앞에서 언급한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게다가 피해자들의 건강검진은 지속적으로 방해받았다. 이에 저항하는 캠페인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수출 위해 피 토하고 있는 중국노동자들”

이는 오늘날 중국 본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권 파괴의 전형적인 사례다. 사용자는 중국 본토 바깥 출신이고, 노동자들은 주로 궁핍한 벽촌 출신의 이주민들이다. 사용자와 지방정부 결탁세력에 의해, 이 노동자들이 누릴 수 있는 노동조합이나 노동법, 규제 등은 모두 무시되고 노동권은 억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매일 수백 건씩 발생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더라도, 연좌농성, 폭동, 파업, 시위 등을 포함하는 이른바 군중소요(mass incidents)는 2004년 7만4천 건으로 역대 최고였고, 여기에 가담한 사람들은 3백7십만 명에 이르렀다. 대부분은 임금이나 퇴직금 또는 수당의 체불, 계약 파괴와 폭력적인 경영방침 때문에 소요에 참여한 이들이다. 사실 이 노동자들은 그들이 매일매일 닥치는 문제들, 즉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그리고 건강 및 안전 평가 부족에 대해서는 거의 불평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이 노동자들 대부분이 공장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통제경제가 이미 파탄 난 지역 출신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도시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것만이 기아를 면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 경험은 전적으로 부정적인 게 아니다. 2~3년 정도 도시에서 일하고 나면, 어린 남동생의 학비를 대거나 이전에 흉년 때 졌던 빚을 모두 갚기에 충분할 만큼 벌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국 노동자들은 시장 개혁의 경제적 성공을 위해서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하는 과정에서 건강, 심지어는 목숨까지 희생당하고 있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0~60시간에 이르고 한 달 평균 임금은 300에서 1,000위안 수준이다. 강제 초과근로가 만연해있고, 기숙사에서 숙식을 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탈출이 불가능하다. 안전장치 없는 기계에 사지를 잃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면 외국투자자건 자국투자자건 사용자들은 슬쩍 뒤로 빠지고,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무일푼으로 남는다. 저항을 조직하는 일은 훼방당하고 강제로 집으로 돌려보내진다. 때로는 감옥이나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는 경우까지 있다. 어떤 18세 젊은이는 벤젠 중독에 보상받는 것에 실패한 후, 7층 병원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2004년 어느 날, 난 대부분 여성노동자들로 약 3천명이 고용된 어느 신발공장을 방문했다. 그 공장은 이름 있는 스포츠화를 만드는 곳이다. 그곳의 기숙사를 찾았다. 10미터 정도 되는 방안에 12명 노동자들이 잘 수 있는 이층 침대 6개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침대가 노동자들을 위한 시설의 전부였다. 침대는 가방, 상자, 정리된 옷가지들로 정신없이 채워져 있었다. 그곳만이 노동자들이 자신의 소유물을 보관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그 안을 둘러보고 있을 때 공장장은 아주 자랑스레 그 상황 대해서 설명했다. 때문에 난 당시 내가 봤던 것이 어쩌면 중국에서 노동자를 위한 가장 괜찮은 시설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국영기업 사유화, 제조업에서만 2천만명 이상 해고 돼

많은 곳에서 GP 공장과 마찬가지로 건강 및 안전 기준은 전적으로 무시되고 억압되고, 그 대가를 수많은 노동자들의 목숨으로 치르고 있다. 중국 탄광산업은 사망사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린다. 일주일에 한 공장에서 최소 한 명 이상이 죽는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연간 약 6천명이 목숨을 잃는다. 어느 중국 본토 노동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홍콩에 있는 중국 노동부 산하 노동연구센터에 보내는 편지에서, “중국 노동자들은 상품을 외국으로 내보내기 위해 그들의 눈물과 핏덩이를 쏟아낸다”라고 표현했다.      

2003년과 2004년 사이, 홍콩노총(HKCTU)은 중국의 국제무역기구(WTO) 가입이 중국 노동자들에게 미친 충격을 조사했다. 중국의 WTO 가입은 지난 15년 개혁과정의 완성이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socialist market economy)”라 칭해지는 공식 하에서 진행된, 지난 20년간 진행된 개혁의 상징적 사건이자 정치적 정점이었다. 이 공식의 핵심은 신자유주의 공리이다. 중국 경제의 일반적인 경쟁력을 개선할 것과 단위 비용, 특히 노동비용을 감소시킴으로써 노동력의 생산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는 공리 말이다. 그 속에는 변화들, 즉 내수 지향 경제에서 수출에 무게를 두는 경제로, 중앙계획적인 생산시스템에서 넓게 확산된 사유화로, 엄격한 거주지 이전 제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이농현상 등의 변화들이 포함된다. 2004년까지, 제조업 부문에서만 2천1백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국영기업 사유화과정에서 해고되었다. 이 모든 것들은 ‘국영기업을 모두 사유화하여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들인다’는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해서 실행되었다. 각 국영기업이 이익을 내고 있건 말건, 그런 건 고려되지 않았다.

조합원이 알아보지 못하는 노조위원장?

독립적인 노조와 매체 없이 억압적인 국가기구와 부패한 정부에 둘러싸여 고립된 중국 노동자들은 스스로를 지키고 자신의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수단과 권리를 부정당했다. 중화전국총공회(ACFTU, All China Federation of Trade Union)만이 유일하게 허용된 노동조합조직이다. 총공회는 노동조합조직을 독점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노조를 원할 때 선택권 없이 총공회에 가입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것을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 수준 노조조직으로 만들었다. 2004년 현재 총공회의 공식적인 구성원은 약 1억3천4백만 명이다. 그러나 그 숫자는 작업현장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을 고려할 때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임원 선출 과정이 그 한 측면이다.

“다양한 단위에서 노동조합 위원들(committees)은 그 구성원들의 집단적 결정을 통해 민주적으로 선출되어야 한다. 기업 임원 관계자는 기업의 기초 단위 노조의 위원 후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국 노동조합법에 명기되어 있는 구절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홍콩노총의 조사에서 연구자들이 광둥성 중심가(powerhouse)에 위치한 기업의 노동자들을 무작위로 골라 대화한 결과, 이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우선 광저우시의 대형 백화점 점원들은 그들이 노조원이긴 하지만 자신의 노조 위원장이 투표로 뽑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 노조의 위원장은 자신이 투표로 선출되었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그 점포의 개인경영자를 겸직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 상충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동관시에 위치해 있고 3백여 명이 고용된 플라스틱 공장의 노동자는 자기 일터에 노조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회사 소유주의 딸인 공장장(factory manager)은 노조의 존재를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말이다.

지난 달 영국의 어느 기업 노조대표단이 홍콩노총에 왔다가 상하이에 있는 영국 소유의 항공기 엔진 공장을 방문했다. 그들이 내게 이런 얘길 해줬다. 대표단이 사업장을 그 공장의 노조위원장, 경영자와 함께 둘러봤는데, 공장에서 일하는 어떤 노동자도 노조위원장을 알아보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노조위원장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경영자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노동자 대표조직이자 행정 집행조직, 총공회의 무력함

중화전국총공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두 가지 역할이 충돌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우선 본질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총공회의 역할은 노동자들의 이익과 권리를 방어하고 조직하는 게 아니었다. 현재 진행되는 경제 개혁은 총공회를 극단적인 고립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총공회가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최근의 도전들 즉, 늘어나는 작업장의 모순, 국제 노동기준을 이행하는 일부 초국적기업과 연관된 부품공급업체에서 늘어나고 있는 노동자들의 압력과 투쟁 등에 수동적으로만 대응한다고 지적한다면 이는 지나친 단순화다. 지난 2001년 총공회는 단체협상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노동법이 개정되는 데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2004년 제 14차 대의원대회(congress)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을 노조원으로 받아들이도록 결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현장 단위 임원선출이 직선을 통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있음에도, 총공회가 갖고 있는 오래되고 근본적인 모순, 즉 노동자들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정당조직으로서 정부와 공산당의 정책을 집행한다는 모순이 조직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이 진정으로 조합원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총공회 간부들도 거의 나서지 못 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는 간부로서 어느 노동법 강사는 총공회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우리는 ‘노조’ 간부들이 법을 가능한 많이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했다. 비록 권리 보장이 아니라 산업평화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긴 했지만, 특히 노동법은 종종 활용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노조를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항상 남아있었다. 이는 종종 매우 구체적인 문제였다. 많은 하부단위 노조의 사무실들이 실제로 지방정부 건물 안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노동자들이 이른바 노조의 자율성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비정부기구와 노동센터의 활발한 활동

한편 총공회의 활동과는 다르게, 노동단체, 대학, 여성센터 등 비정부기구들(NGOs)에 의해 제공되는 노동 서비스는 훨씬 다양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필요를 만족시키고 있다. 비정부기구의 노동 서비스는 1990년대 후반 홍콩에서 몇몇 여성단체들이 총공회의 일부 지역지부, 중국여성총연맹(ACWF, All China Women Federation) 등과 협력하여 광동지역 여성노동자들에게 건강교육과 건강검진을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이러한 종류의 서비스는 광저우, 베이징 등 다른 도시들로 널리 확장되어, 건강과 안전에 관한 노동자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법률 지원은 상당한 수요가 있는 분야다. 포드재단 같은 외국 재단이나 개인변호사들에게 지원을 받는 많은 대학들이 법률 상담을 제공하거나, 법적 수단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노동자들을 위해 소송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총공회의 일부 지역지부와 중국여성총연맹 역시도 노동자들을 위해서 법률지원센터를 설립한 상태다.

많은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산업지역들에는 노동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센터는 처음에는 홍콩 비정구기구들에 의해 설립됐지만 지금은 지역의 노동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센터는 문화 활동, 도서관 서비스, 노동법 상담, 레저 활동과 같은 광범위한 것들을 제공한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노동센터가 그 지역사회에서 노동자들과 좀 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했고,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리더십이 발달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적극적인 참여자들은 매우 자주 노동권 이슈들을 주제로 삼아 논의하고, 심지어는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까지 했다. 노동센터들은 등록된 상업회사, 총공회 지역지부와 연결된 미등록 조직, 그렇지 않은 미등록 조직 등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광둥, 베이징, 시안 등에 분포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노동센터들은 초국적기업들이 대공장과 중규모 공장에서 종업원들을 위해 노동법 교실을 운영하고 건강 및 안전 교육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작업해 왔다. 이러한 유형의 서비스가 주로 초국적기업에서 먼저 시작된 이유는 그들이 부품공급업체들에서 국제 노동기준을 준수하도록 국제적인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교육은 어쨌건 거의 대부분 노동자들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법적 권리가 무엇인지를 다소나마 알 수 있는 기회이다. 때문에 많은 노동사회단체들은 이를 매우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최근 노동사회단체들은 도시로 이주를 준비하는 벽촌 사람들을 위해 고용 전 훈련을 조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중국 노동자들의 미래는 모든 노동자들의 미래

중국에는 비정부기구가 등록을 해야 한다는 법조항이 있다. 그런데 제한이 너무 많아서 새로 형성된 사회단체들은 등록하기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그 결과 중국 노동자조직과 비정부기구들은 무척 다양한 형태를 갖게 됐다. 그러나 이렇게 법적 지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노동자조직들은 계속해서 조직되고 확산되고 있다. 지방정부가 관할지역에서 증가하는 노동자들의 불만에 대처하기 위해 노동자조직의 활동을 묵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조직들은 노동자들의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원의 부족 때문에 혹은 지방정부가 자신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명백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매우 자주 어려움을 겪는다. 홍콩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을 “지방정부가 (노동자조직을) 애꾸로 만든다”고 묘사한다. 이는 노동사회단체의 활동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정치적 공백 때문에 하룻밤 새 끝장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노동사회단체들의 허용과 폐쇄는 그 공백의 크기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좌지우지된다. 내가 알고 있는 어느 노동센터는 겨우 2주 동안 활동했다가 경고를 받고 폐쇄되기도 했다. 홍콩 노동 활동가들이 중국 본토 노동자들에게 사회적으로 노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위험을 동반하는 행위다. 때로는 미행, 감시, 심문의 괴롭힘이 너무 거세져서, 노동사회단체들이 활동을 그만두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노동사회단체들에게 허용된 최종선은 그들이 결코 노동자들을 조직하지 말아야 하고, 정부사무소 밖에서 시위를 할 때라든지 노동자들이 공식적으로 행동하는 상황에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단체가 지방정부와 총공회의 지역지부 혹은 중국여성총연맹 등과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더 오랜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겠지만 말이다.

성숙한 독립노조의 형성, 난 이것이 중국 본토에서 노동기본권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이자 홍콩노총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할은 중국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국제노동운동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조사를 수행하고, 회의를 개최하고, 중국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을 자기 방침으로 공식화한 국제노동조합을 돕고 있다. 우리는 또한 억류된 노동자들의 석방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홍콩사용자가 관련이 있을 때는 그들의 부정을 폭로하기 위해 공적인 조취를 취한다.

난 항상 홍콩 노동자들과 중국 노동자들이 미래를 공유할 거라는 사실을 의식한다. 우리가 하나의 정부 아래서 통제받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홍콩 자본이 중국 본토에서 가장 큰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홍콩노총은 홍콩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좀 더 큰 정치적인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의 크기는 언제고 바뀔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최대한 노동자들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들이 비참함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범위에서 노동자들의 굳건한 토대를 건설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미약하긴 하지만, 홍콩노총은 중국의 많은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고 중국에서도 자유롭게 노조를 조직하는 날이 오리라는 신념을 후원하고 있다.

한국 노동운동의 역할을 기대한다

오늘날 중국은 공장을 세우기 위해 달려든 모든 회사들을 위한, 그리고 세계를 향한 상품생산기지다. 세계 어느 곳의 노동자이든 중국에 있는 그들의 상대방(counterparts)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지난 3월, 공공연맹 양경규 위원장은 홍콩노총의 지도부에게 신자유주의에 함께 맞서 싸울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비정규직 없이 어떤 사용자들도 번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중국으로 상품생산을 이전하지 않고는 어떤 사용자들도 번창할 수 없다. 따라서 중국 노동자들의 미래와 운명은 세계 다른 곳의 노동자들과 명백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국인, 태국인, 미국인 모두 마찬가지다. 그 결과는 ‘바닥을 향한 경주’이거나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2004년 한국 사회운동단체들은 중국 노동운동가 야오 푸신(Yao Fuxin), 샤오 위랑(Xiao Yunliang)의 석방을 위한 홍콩노총의 캠페인에 호응하여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그때 난 이미 한국에서 우리의 유대가 발전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때보다 중국의 노사관계와 시장경제에서 한국 자본의 영향력이 훨씬 증가한 바로 지금, 이제 한국 노동운동은 거기에 어울리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