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복지정책과 ‘비전 2030’

노동사회

참여정부 복지정책과 ‘비전 2030’

편집국 0 5,031 2013.05.24 12:10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사회적 배제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통합정책’과 노후소득보장, 저출산대책, 노인요양보험제도 등 ‘저출산·고령사회 복지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복지와 고용, 복지와 교육을 연계한 정책들이 일부 실시되고 있다. 2006년 8월에는 선진복지국가를 위한 비전과 전략으로 ‘사회비전 2030’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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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 2030’은 장밋빛 꿈을 안겨줄 수 있는가? 비전 2030을 알리는 정부의 홍보 브로셔 ]

성과낸 빈부격차완화, 미약한 차별시정… 여전한 양극화 

참여정부의 정책전반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처방이 제시되고 있다. 이중 사회분야와 관련해서 보면, 지난 시기의 사회정책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지만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즉 무엇보다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회정책의 전망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사회통합 실현을 위해 ‘빈부격차 완화’와 ‘차별시정’을 양대 목표로 하여 여러 가지 정책들을 제시했다. 참여정부는 빈부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으로 부동산문제, 주거복지, 빈곤아동문제, 일을 통한 빈곤탈출 등의 영역을 다뤘고, 차별시정 정책의 목표로는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연령(노인), △학력 등 ‘6대 차별 해소’를 주요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빈부격차 완화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여럿 있다. 부동산 가격의 비정상적 상승은 서민들의 주거마련에 장애물로 대두됐고,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만들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구분이 이제 주택을 보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부동산문제 해결은 동시에 주거복지문제 해결의 의미도 갖는다.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대체로 큰 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임대주택 150만호 건설로 요약되는 주거복지정책도 저소득층 주거문제 해결에 주요한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빈곤의 대물림을 차단하는 정책으로 보육의 사회화와 빈곤아동을 위한 교육-복지-문화 통합 서비스 제공 등이 다루어졌다. 그리고 기존의 사회복지서비스와 일자리를 연계한 ‘일을 통한 빈곤탈출정책’으로, 자활사업의 보완, 사회적 일자리사업의 확대, 사회서비스 일자리정책의 본격화 등이 제출됐다, 차상위계층 대책으로는 근로소득보전세제정책(EITC) 등이 제시되었다. 

이에 비해 차별시정을 위한 현 정부의 정책들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추진되었으나 장애인 실천현장과 정부당국의 이견으로 입법이 늦어지고 있다. 여성차별의 경우는 호주제의 폐지를 위한 민법개정에서는 성과가 있었으나, 고용과 성매매방지의 경우 차별시정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비정규직문제 역시 노동계, 기업 그리고 정부의 입장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정책은 초기에는 고용허가제의 도입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 같았지만 불합리한 산업연수제도를 유지시켜 문제가 되었다. 이와 관련 노동부가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내놓았으나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사용자단체들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여전히 불완전한 모습이다. 
이렇듯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전개됐음에도 산업·기업·계층 사이 양극화 현상은 완화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 조선, 철강, IT 등 일부 업종만 호조를 보이며 가구소득의 불평등 역시 날로 심해지고 있다. 자산의 불평등도 심각한 수준이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불평등의 심화는 소득격차를 더욱 격화시키고 있으며, 서민들의 심리적 박탈감을 초래하여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심화되었음에도 다른 경제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너무 낮은 국내총소득(GDP) 대비 사회보장 지출이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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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6월20일 ‘저출산·고령화대책연석회의’는 국공립 보육시설 30%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사회협약을 체결했다. ▷ 레디앙 ]

저출산·고령사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하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출산율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출산·고령화에 범정부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참여정부는 2004년 2월 대통령자문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를 설치했다. 자문성격의 위원회는 2005년 4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의 제정에 의해 2005년 9월부터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로 확대 전환되었다. 참여정부는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비한 다양한 과제들을 도출해 왔다. 그 동안의 주요성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인 노후소득문제를 해소하려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노인소득보장제도를 재설계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지속적 하락과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노후소득보장의 한계 등이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 기업연금, 개인연금, 기초생활보장제도, 경로연금, 퇴직연금 등 여러 가지 제도들을 연계해서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다만 현재 개혁을 둘러싼 이견으로 제도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현실에서 알 수 있듯, 노후소득보장방안에 대해서는 시민사회단체, 관련부처, 정치권 등과 충분한 논의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9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저출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로 인해 노동공급의 감소와 노동생산성 저하, 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저축률 하락, 소비위축, 연금문제 등이 발생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이다. 즉 지속적인 저출산의 결과는 국가의 발전에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나타날 것이다. 가계의 육아비용과 노동을 사회적으로 감당하고, 가사노동을 분담하고,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불이익을 제거하고, 부동산가격의 안정 및 사교육비 경감 등 모든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저출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참여정부는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지원정책을 마련했으며, 관련된 구체적 정책의제를 발굴하고 있다.

저출산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보육서비스의 전면적 확대에 있다. 참여정부는 그 동안 저소득계층에 제한되어 있던 보육료 지원을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 130% 이하 가구로 확대를 계획하고, 보육관련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공보육에 기초한 육아의 사회화는 참여정부 복지정책의 탈자유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로 해석되기도 한다. 

셋째, 참여정부의 대선공약이었으며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이 시행하고 있는 노인요양보험제도를, 2003년부터 공적노인요양보장추진기획단을 구성하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빠르면 2007년 도입을 목표로 2005년 7월부터 경기 수원시 등 6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건강보험의 방점이 ‘질병 치료’에 찍혀 있다면 요양보험은 ‘기능저하에 대한 수발’을 의미한다. 노인요양보험제도의 도입은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체계가 4대 보험에서 5대 보험 체계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참여정부는 고령화에 따른 수요변화에 대응하여 고령친화산업을 국가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8대 산업부문 19개 전략품목을 선정했다. 고령친화산업은 식품, 의약품, 각종기기, 건강식품, 요양서비스, 역모기지나 자산관리 같은 금융상품, 노인들을 위한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고령친화산업은 고령사회를 대비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도 관련되어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웃 중국의 인구규모를 고려할 때 고령친화산업은 상당한 잠재시장이 있다. 또한 고령친화산업의 상품공급이 주로 중소기업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노후소득보장, 저출산대책 등 저출산·고령사회 대비 다양한 정책대안들은 2006년 7월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새로마지 플랜 2010)’으로 제시되었다. 제1차 기본계획의 주요 골자는 3대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이다.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과제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책임 강화, 가족친화·양성평등적 사회문화 조성,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사회투자 확대 등이다. 둘째, 고령사회 삶의 질 향상 기반구축이다. 고령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후소득보장, 건강보장, 노후의 사회활동 여건조성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셋째, 저출산·고령사회의 성장동력 확보이다. 저출산·고령사회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위협요인을 완화하고 기회요인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고용 및 산업구조를 고령사회 친화적인 구조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러한 기본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집행에 소요되는 재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사회정책 통합접근과 복지·고용·교육의 연계

참여정부 사회정책의 특징 중 하나는 그 동안 분절적으로 집행되어 오던 사회정책의 ‘통합접근’이 본격화된 점이다. 복지와 고용의 연계는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자활사업으로 시작되었으며, 참여정부에서는 자활사업이 확대되고 노인일자리사업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한층 강화됐다. 복지와 교육의 연계는 국민의 정부 시절 시범사업의 형태로 도입되어 현재 확대 시행되고 있다.  
먼저 고용과 복지의 통합과 일자리 창출을 보자. 1997년 경제위기 이후 정부 빈곤정책 변화의 핵심은 1999년 8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기초법)의 제정이다. 기초법의 특성은 연령과 근로능력에 상관없이 해당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경우 누구나 수급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초법의 여러 급여 중 자활급여는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정이 나는 경우 가구별 자활계획에 따라 관련 급여를 제공하는 것이다. 2005년 12월 시점에서 자활사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242개의 자활후견기관, 439개의 자활공동체(2,302명)와 2,014개의 자활근로사업단(35,016명) 그리고 57,266 여명의 사업 참여자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자활사업으로 제도화된 사회적 일자리 논의는 2004년 노인일자리사업으로 확대되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노인의 노동능력 제고와 동시에 노후소득보장의 한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노동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실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건복지부의 노인일자리사업은 보건복지부(한국노인인력개발원)와 지자체 주관으로, 노인복지회관, 시니어클럽, 지자체 등이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2004년 경우 참여연령은 65세 이상으로 공공참여형, 사회참여형, 시장참여형 등 총 2만여개의 일자리가 배정되었다. 이 사업의 참여자들은 6개월간 주12시간을 근무하며, 1인당 월 2십만원 이내의 인건비를 지급받았다. 

노동부 사회적 일자리사업은 사회적으로 필요하지만 수익성 등으로 인하여 시장에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보건·사회복지·교육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여, 취업취약계층에게는 근로기회 확대, 저소득층 등에게는 사회서비스 확충을 도모하고자 시행하는 사업이다. 2003과 2004년 시범사업을 거쳐 2005년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006년에는 기존사업 이외에 광역형(600명) 및 기업연계형 프로젝트사업(600명)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소요 예산은 187억1천4백만원(2004년)→258억7백만원(2005년)→517억1천3백만원(2006년)으로 확대되었으며, 지원인원 역시 3,000명(2004년)→3,910명(2005년)→6,000명(2006년)으로 증대되었다. 1인당 지원금액은 인건비보조 월 7십만원과 사업자부담분 사회보험료(8.5%)가 지원되고 있다. 

다음으로 교육-복지의 통합 제공을 보자. 교육과 복지의 통합에 의한 대표적인 시범사업은 국민의 정부시절 시작된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이다. 이는 청소년을 포함한 아동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기존에 실시됐던 도시저소득층 밀집지역 자녀들의 탈빈곤을 위한 경제보조정책에서 벗어나 교육과 복지, 문화를 동시에 제공하는 적극적 차별해소정책으로 제안되었다.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복지정책, 즉 저소득층 5세 아동의 무상지원, 중학교 의무교육, 저소득층 중고생 수업료 지원, 대학생 학자금 융자 등은 주로 경제적 보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대상 학생의 교육성취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교육에 대한 실질적 기회균등을 위한 적극적 정책의 일환으로 농어촌, 도시저소득층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이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것이다. 

경과를 보면 2005년 현재 서울 6개, 부산 2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에 있으며, 추가로 7개소를 지정하여 15개 지역으로 시범사업이 확대되었다.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의 추진전략은 가정-학교-지역사회 차원에서 교육-문화-복지 연계체계를 구축하여, △저소득지역의 교육여건의 개선(학교 복합화시설 우선 추진), △투자우선지역의 교원의 전문성 개발,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문화활동 활성화, △투자우선지역 내 학생에 대한 복지프로그램 활성화(방과후 보호 프로그램 등) 등을 구체적 지원내용으로 담고 있다. 

재정지출비중, 경제개발비에서 사회개발비로!

‘사회비전 2030’은 우리사회의 미래상으로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과 고용보장, △기본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 구축, △국가와 시장, 시민이 함께하는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는 사회정책분야에서 교육-고용-복지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그리고 시민사회가 국가정책과정에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것에 의해 가능할 것이다. 사회비전 2030계획이 제시한 것은 복지정책과 고용정책, 교육정책의 통합적 접근과 사회정책분야에서 국가의 역할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중 후자의 경우는 국가재정지출의 구조를 ‘사회적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통합적 사회정책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투자 중심의 국가재정지출구조의 변화가 필수적인 전제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과 고용 그리고 복지’의 연계를 고려한 인적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야 한다. 전통적으로 산업사회의 재정지출체계에서 인적자산에 관한 투자는 노동부의 ‘직업교육’과 교육인적자원부의 ‘정규교육’에 국한하여 논리가 전개되었다. 하지만 미래사회의 관점 봤을 때 이와 같은 재정지출 접근은 한정적이며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직업교육과 정규교육의 외연을 둘러싼 ‘인적자산의 환경’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출생에서부터 인적자산 육성에 대한 국가적인 재정지원이 보다 직접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미래사회의 사회정책분야 재정지출방안의 핵심은 ‘투자보다는 사회적 소비 관점의 중기재정 계획’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보건복지부 소관 재정의 연평균 증가율은 15.2%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 정부 전체 일반회계의 연평균증가율이 8.3%인 것과 비교하면 복지분야 재정지출은 거의 2배 가까운 속도로 증대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국민기초생활보장과 보건분야의 지출에 소요되고 있다. 2004년 12월에 기획예산처에서 발표한 고령사회대비 재정투자계획의 내용에도 미래고령사회 재정투자의 핵심은 노인요양시설과 보육환경 개선으로 설정되어 있다. 국가가 책임져야하는 기본적인 서비스영역에 국한되어 있으며, 인적자본의 생산성 관리 등 고령화라는 사회경제적 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부재한 것이다. 이와 같은 기조는 2004년도에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도 마찬가지로 확인되는데, 계획에서도 정부예산 비중은 총지출의 10% 이내에서 고정시키는 수준으로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 즉 정부지출예산 증감속도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미래의 사회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과제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런데 세금 더 낼 준비 되어 있습니까?   

첫째, 사회개발투자 규모와 조세부담률을 함께 덩어리로 상승시키는 데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인적자본 투자를 위해 사회개발부문에 재정지출을 확대하고자 할 경우, 우리나라가 OECD 최하위권의 사회개발비(사회복지비) 지출구조를 가졌다는 것과 함께 OECD의 최하위권 조세부담률(GDP에 대한 조세총액의 비율) 국가라는 사실도 의미 있게 고려되어야 한다. 1980년도 OECD 회원국의 평균 조세부담률(사회보장비 포함)은 32.1%이고 2002년도는 36.3%로, 각각 17.7%와 24.4%인 우리나라는 10% 이상 낮은 수준이다. 결국 그동안 낮은 조세부담과 낮은 수준의 복지서비스의 연쇄가 형성된 것이다. 이를 통해 복지수요가 사회보다는 개인 차원에서 감당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세수기반 확충 과제가 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이나 다른 연구기관들은 중기 세금수입 전망을 연평균 7% 내외 증가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증적인 세수 증가 구조로는 급증하는 사회개발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조세부담률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세금제도 및 정책 현실에서 개인납세자의 추가적인 부담을 높이는 편의적인 접근은 세금 자체에 대한 불신만을 더욱 키울 것이다.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지원되었던 조세지출 부문을 조정하고 낙후된 세정으로 인해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던 탈루 및 은닉 세원을 발굴하는 등의 합리적 개편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사회개발과 경제개발비의 비중에 대한 거시적 조정이 요구된다. 조세부담률이 20%를 넘어선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사회개발분야에서 재정지출이 급속히 증대되었다. 증가율만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시작 시점에서 규모가 워낙 작았기 때문에 관련분야 재정지출의 증가 속도를 정책대응의 적정성 판단근거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사회개발비와 경제개발비에 대한 거시구조, 즉 각각의 재정총량비중에 대한 논의와 재설계 작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의 재정지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조세부담률을 전제로, 성장정치의 이념을 반영하여 사회간접자본으로 상징되는 물리적 하부구조 투자에 집중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의 재정구조와는 달리 경제개발비의 비중이 사회개발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었다. 고령사회를 능동적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조세부담률의 상향 조정과 동시에, 사회개발비와 경제개발비의 비중조정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진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복지제공에서 자기 역할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주체들과 사회적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이는 중앙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차원에서도 원활하게 작동되어야 한다. 통합적 사회정책과제들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봐도 유럽연합 미래사회정책 모형의 경우, 고용 등 노동문제 해결에 노조와 사용자집단의 참여가 필수적이며 사회복지제도의 운영에서도 시민사회단체들의 참여를 기본으로 요구한다. 우리나라 사회정책분야 정책과제 역시 이해당사자는 물론이고 시민사회가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사회협약방식을 통해 해결돼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6년 2월 ‘저출산·고령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협약’ 모임이 출범한 것은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하겠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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