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보호 물 건너가나?

노동사회

모성보호 물 건너가나?

admin 0 3,509 2013.05.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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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민련 당사에서 점거농성 중인 민주노총 여성 조합원들   ▷ 매일노동뉴스 ]

여성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행위는 우리 사회의 유지와 발전에 꼭 필요하다. 출산과 육아가 안전하고 안정하게 이뤄질 때 한 사회의 안정과 번영이 보장된다. 이 점에서 출산과 육아는 해당 여성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책임과 관심이 요구되는 사회적 의제(social agenda)이다. 하지만, '내가 낳은 아이 내 돈으로 잘 키워 우리 식구끼리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다'는 의식이 팽배한 우리 사회 분위기에서 출산과 육아에 드는 비용을 사회적으로 부담하자는 주장은 대단히 낯설고 어색한 문제 제기로 여겨져 왔다. 더군다나 재계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이 모성보호를 위한 출산과 육아 관련 조치들을 일부 여성만을 위한 특혜로 매도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 4월 24일 모성보호를 배척하고 무시하는 우리 현실이 다시 한번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여3당인 민주당·자민련·민국당이 모성보호 관련법을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되 2년간 시행을 유예하는 경과규정을 두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런 연립여당의 결정은 모성보호 관련법 개선을 약속한 지난 대선 당시의 약속을 뒤집은 것이며, 작년 8월이래 여성민우회, 여성노조,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여성노동법 개정 연대회의'가 요구해온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 중 여성관련 조항 개정 요구를 정면으로 짓밟은 몰지각한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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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단체가 제시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차별제한 관련 규정을 여성만이 아닌 남녀 모두에게 적용하고, 
·성희롱 가해자의 범위를 직장 안은 물론 업무와 관련된 제3자까지 확대하며, 
·직장 내 폭언·폭행도 처벌하며,
·무급인 육아휴직에 임금 30%이상을 지급하며, 
·가족간호를 위한 휴직을 1년 한도 안에서 부여해야 하며, 
·산전산후 휴가를 60일에서 90일로 확대하며, 
·유급 유산휴가를 법제화하며, 
·월 1일 유급태아검진휴가를 주며, 
·관련 비용을 기업은 임금으로, 사회는 사회보험 또는 재정부담의 형태로 분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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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보다 8천5백억 원이 귀하다? 

연립여당이 모성보호 확대를 위한 법개정안의 시행을 2년 유보한 것은 재계의 반대를 의식해서다. 재계가 반대하는 명목상의 가장 큰 이유는 비용부담이 크다는 점 때문인데, 지난 4월 17일 모성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정을 하루 앞둔 날, 전경련과 경총을 비롯한 경제 5단체 부회장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고용 관련법안의 국회논의 중단을 촉구했었다. 경제 5단체는 모성보호법안이 통과되면 해마다 최대 8500억 원의 추가비용이 들며, 이로 인해 기업부담이 증가하여 여성인력의 고용이 축소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여기에 자민련은 출산휴가를 12주(84일)로 하고 생리휴가를 폐지한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고집하면서 8개 단체가 낸 모성보호법 개정안 통과를 강력 반대해, 당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여성계와 노동계는 재계가 주장하는 추가부담비용은 대단히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공적자금은 100조원 넘게 투입하면서도 모성보호를 위해서는 그 1/100도 못 쓰겠다는 발상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노동정책 주무부처인 노동부가 4월 23일 고용보험 '재정 위기론'을 들먹이며 모성보호 사업의 재정부담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재계의 입장을 대변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반모성성·반인간성

작년 6월 15일 국제노동기구(ILO) 본회의는 여성노동자의 출산휴가를 현행 12주(84일)에서 14주(98일)로 늘리고, 출산휴가동안 임금을 2/3이상 지급토록 하는 모성보호협약 개정안을 승인한 바 있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4주(98일) 이상의 출산휴가를 법제화한 나라는 57개국이며, 이 가운데는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콩고나 소말리아도 들어있다. 또한 64개국이 출산휴가 기간동안 임금을 전액 지급하고 있다. 

출산휴가를 포함한 모성보호 정책은 경제적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빙자한 '수전노'의 입장이 아닌, 한 사회를 유지하고 이끌어나갈 새로운 세대의 육성이라는 사회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시각에서 다뤄져야 한다. 하지만, 선진국 클럽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을 소리 높여 선전해온 한국의 정부와 재계는 비용을 문제삼아 모성보호 관련법 개정에 미적거리고 있으며, 더군다나 실행이 2년 유예된 여당 합의안조차도 4월 30일 임시국회가 여야의 정략적 이해관계 때문에 파행적으로 폐회됨으로써 '폐기처분'되고만 현실은 우리 사회와 기득권층의 반(反)모성성, 반(反)인간성을 잘 드러내주는 분명한 본보기다. 

국민 캠페인이 시급하다

1999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여성은 평생 1.42명을 낳는다. 이는 미국 2.06명, 핀란드·영국·덴마크 등의 1.7명에 비해 대단히 낮은 수치다. 아이를 가장 적게 낳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25∼34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대단히 낮다. 결혼과 육아부담 때문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30대에 급감하는 노동단절 곡선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은 같은 나이대 선진국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국민경제 활성화나 외국 사례, 혹은 ILO 결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모성보호 강화를 위한 법개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모든 후보의 공약이었던 모성보호 개정안을 반드시 법제화해야 하며, 재계는 경제논리를 빙자한 치졸한 방해 공작을 그만둬야 한다. 모성보호 강화를 위한 노동운동의 더 많은 관심과 국민적인 캠페인 조직이 시급하다. 

* 관련사이트
서울여성노조 
www.women119.or.kr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www.kwwnet.org
한국여성단체연합 www.women21.or.kr
한국여성민우회 www.womenlink.or.kr
한국여성단체협의회 www.kncw.or.kr
전국여성노동조합 kwunion.jinbo.net
민주노총 
www.kctu.org
한국노총 www.fktu.org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