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숲 속엔 그녀가 있다

노동사회

케냐의 숲 속엔 그녀가 있다

편집국 0 3,437 2013.05.17 09:57

 


book.jpg2004년 노벨평화상은 아프리카 케냐의 여성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케냐 환경부 차관)에게 돌아갔다. 아프리카 여성으로써는 첫 수상일 뿐 아니라 노벨평화상이 대부분 인권운동가나 반전운동가에게 수여되었다는 점에 비추어 이번에 여성 환경운동가의 수상은 여러모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왕가리 마타이의 삶을 들여다본다면 그를 단순히 환경운동가로서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30년간 심은 나무 3천만 그루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후 왕가리 마타이와 관련된 책들이 여러 권 출간됐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권 번역이 되었는데, 그의 전기인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도 그렇게 최근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은 왕가리 마타이가 시골마을의 여학생에서 학자로, 대학강사에서 정치적 운동가로, 비폭력 거리 투쟁의 선구자에서 환경부 장관이 되기까지 걸어온 삶의 행적을 그려내고 있다. 

그는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생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에서 2년간 수학한 뒤 1971년 케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나이로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76년 이 학교의 첫 여성 교수가 되기도 했다. 

아프리카 역시 우리의 역사와 비슷하게 가부장적 관념이 완고하기 때문에 여성이 유학을 간다거나 사회적 진출을 한다는 것은 기존 사회세력인 남성들, 또는 보수진영에서 보기엔 두려운 일이었다. 케냐의 경우, 여성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편견이 계속되어 왕가리 마타이를 포함해 국회에서 단 두명의 여성장관이 있었을 뿐이니 남성중심주의가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간다.

왕가리 마타이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이야기되는 ‘그린벨트 운동’은 1977년에 시작되었다. 숲을 조성함으로써 아프리카의 사막화를 방지하고 오랜 가난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운동은 문맹의 농촌여성들에게 나무심기의 중요성을 역설해 이들을 강력한 동지로 만들어 나갔다. 산림파괴로 땔감을 구하러 멀리까지 힘들게 다녀야 했던 케냐의 여성들 역시 뜨겁게 호응했다. 이렇게 지금까지 그와 케냐의 여성들이 학교와 교회, 마을에 심은 나무는 무려 3000만 그루이다. 숲을 위해 싸우면서 정부와 충돌하기도 하고, 감옥에 갇히기도 하였지만 그녀의 끝없는 투쟁은 결국 세계적인 관심을 얻게 되었고 케냐에서만 6,000개 이상의 여성단체들이 이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최근 우리는 지진해일이나 기상이변 등을 통해 자연의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간의 삶도 결코 평화로울 수 없다는 경험을 자주 하고 있다. 즉, 환경과 평화의 상호연관성은 미래를 준비하는 평화의 정책으로서 지속가능한 개발이 필요함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주고 있다. 

“나무는 행동의 상징이다. 한 그루의 나무와 더불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슈테판 에레르트 짓고, 김영욱 옮기고, 열림원 냄. 10,000원)

 

  • 제작년도 :
  • 통권 : 제9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