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노동과 투쟁이 함께하는 사람

노동사회

노래와 노동과 투쟁이 함께하는 사람

편집국 0 4,337 2013.05.19 07:41

피맺힌 해방의 전사 포탄의 불바람속에 가슴을 열어
민주노조 깃발 든다 저 높은 철탑위에서
혹한의 바람이와도 우리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살아도 또 살아도 아 노동해방 죽어도 또 죽어도
넋이라도 울부짖는다 또다시 또다시 총파업이여
또다시 또다시 불패의 노래를 
                              <불패의 전사들>

나의 손 높이 솟구쳐 차별철폐를 외친다 
쓰러진 또 하나의 동지를 보듬어 안고 
한걸음 다시 한걸음 철폐연대에 발맞춰 
굳세게 더 강하게 당차게 나선다 
가자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단결투쟁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세상 꼭 찾아오리라 
                         <비정규직 철폐연대가>


1993년의 <불패의 전사들>과 2003년의 <비정규직 철폐연대가>. 이 두 노래의 공통점은 바로 노동자가수 김성만씨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처음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네티즌모임’에서 필명 ‘낮별지기’로 만난 그가, 나도 즐겨 불렀던 ‘불패의 전사들’과 집회 때 빠지지 않고 부르는 ‘비정규직 철폐연대가‘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놀라고 기뻤던 기억이 있다.

비정규투쟁 사업장에는 그가 있다.

jini.jpg작은 투쟁의 현장에서,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쫓아가는 사람.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힘들게 투쟁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이며 자기 노래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사람. 가수이기 전에 문화 활동가로서 민중과 동지를 찾아가 노래를 불러주는 노동자 가수 김성만. 그는 비록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우지 못했지만, 성남의 노동야학 한울을 다니면서 노동운동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노래가 좋아 문화일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음반판매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과 공연 출연비를 모아 장기투쟁사업장에 전달하고, 몰래 투쟁조끼를 사다주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그를 보면 이 시대 문화 활동가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노동자 가수 김성만은 투쟁의 현장에서 노래만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현장에서 투쟁에 결합하며 눈에 본걸 써야한다”는 그의 지론처럼, 항상 투쟁현장에 찾아가 자료를 취합하고 몸으로 부대낀 결과물이 바로 그의 노래들이다. 최근 그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노래를 만들었다. 타워 크레인 노동자들 스스로 “하늘로 출근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고 하여 제목도 <하늘로 출근하는 사람들>이다. 

한원 C.C 투쟁의 한가운데서 <경기보조원의 노래>를, 학습지 노동자들과의 투쟁에서 <당당하게 가르치리라>를, 화물연대 노동자들과의 투쟁에서 <화물연대 진군가>를, 건설플랜트 투쟁의 노래인 <플랜트야 싸워라>를, 부정부패 없는 세상의 주인이고자 하는 공무원노동자를 그린 <참 공무원의 노래> 덤프노동자 투쟁을 그린 <덤프연대가> 등의 노래 또한 창작자 한사람의 의도가 아닌, 철저히 현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몸짓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진 것이다.

아울러 지난 2005년 《어깨를 걸고 비정규직과 함께》 음반을 냈던 그는 이달 중순쯤에 쟁쟁한 문화 활동가들이 아닌, ‘언더 중의 언더’ 문화 활동가들과 함께 《어깨를 걸고 비정규직과 함께 2》 음반을 준비 중이다.

투쟁하는 노동자 몸짓으로 만드는 노래

가장 기억에 남는 투쟁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치열하게 투쟁하는 동지들이라 어느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투쟁이 없지만, 그래도 꼽으라면 한원 C.C, 현대하이스코, 여주장례식장 투쟁에서 승리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서로를 인정하고 연대할 때만이 진정한 연대라며, 자기가 가는 데로만 가야하는 것은 연대가 아닌 자기 아집이라고 일침을 가하며 현장조합원들과 직접 몸으로 부대끼는 것이 진정한 문화 활동가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노동자 가수 김성만. 구호만을 관념적으로 외치는 것이 아닌 투쟁의 현장에서 노동자의 삶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동참하는 참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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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만씨의 삶과 글, 사진과 노래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카페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불패의 전사들(
http://cafe.daum.net/sungman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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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년도 :
  • 통권 : 제11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