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내역>
○ 주제: 새 정부 노동정책과 노조가 나아갈 길
○ 일시: 2017년 6월 20일(화) 오후 3~5시
○ 장소: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지하 교육장
○ 사회: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 발제: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토론: 노중기 한신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본부 실장, 박은정 민주노총 정책국장
○ 주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후원: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
사회) 19대 대선 이후 40여 일이 지났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특히 노동 분야의 두드러진 변화가 눈에 띕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노동운동은 대응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탄압 국면에서 혹자의 말처럼 우호적인 국면으로 전환되어 좀 조심스럽고,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노동운동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부 노동정책을 살펴보고, 정책의 변화가 있다면 노동운동은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폭넓게 얘기해보자는 차원에서 제132차 노동포럼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이병훈 중앙대학교 교수님으로부터 발제를 듣고, 네 분의 토론을 들은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병훈) 세상이 확실히 바뀐 것 같습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부가 친기업 정책으로 노동조합을 적대시했다면 새 정부는 전 정부의 정책을 적폐로 규정하고,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새 대통령의 변화된 통치 스타일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듯이 노동계도 전에 없던 새로운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관 임명이나 정책추진에서 드러난 균열 조짐은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특히, 노동 부문에서 우리가 바라는 좋은 의미의 변화를 현실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염려하게 됩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노동 국정기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저성장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시대, 4차 산업혁명, 노동시장의 양극화로 인한 일자리 위기는 새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우선 해결 과제 중 하나입니다. 소위 ‘J노믹스’라 불리는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 패러다임은 ‘더불어 성장론’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을 강조하며 일자리 주도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키고, 이를 통해 내수 소비를 북돋아 성장 동력을 확충하겠다는 방안입니다. 기업·부채·수출성장 위주의 기존 패러다임과는 다른 경제 성장을 제안하며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계로 ‘늘-줄-높’을 제시했습니다. ‘일자리는 늘리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은 줄이며, 고용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이는 더불어 성장 패러다임의 핵심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노동정책 공약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일자리 창출, 둘째, 비정규직 감축과 처우 개선, 셋째, 노동존중 사회의 실현입니다. 이상의 정책에는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고용 안전망을 구축하고, 비정규직 감축과 함께 최저임금 1만 원을 2020년까지 실현하기로 계획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동계나 진보진영의 숙원 과제였던 노동존중과 관련해서는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를 설립하고, 임기 내 1,800시간대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자리위원회 100일 플랜과 100일 계획
새 정부의 일자리 관련 정책은 문재인 대선캠프 당시 출범했던 일자리위원회가 선거 당일 발표한 ‘100일 플랜’과 정부 출범 후 신설된 일자리위원회가 발표한 ‘100일 계획’보고서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먼저 5월9일 발표한 일자리위원회의 보고서는 당선 후 과업으로 13가지 항목의 ‘100일 플랜’을 제시합니다. 여기에는 일자리위원회 출범에서부터 행정체계의 구축,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사회·경제부문 육성 등 정부가 우선 시행할 일자리 과제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정부 출범 후 새롭게 꾸려진 일자리위원회가 6월1일 발표한 ‘100일 계획’은 일자리 중심의 행정정책 체계를 구축하고, 일자리위원회와 범정부 차원의 일자리중심 행정 시스템을 마련할 것을 적시합니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일자리 질의 개선은 선거 때부터 언급했듯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마중물로 민간부문 일자리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2020년 최저시급 1만 원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 설계와 법정노동 52시간 실현도 이 계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자리· 노동정책에 대한 총평
일자리 위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지금 우리 노동시장·체제의 엄중한 문제입니다. 이를 시장에 맡겨 해결하기에는 상황이 심각한 만큼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나서는 것에 동의합니다. 지난 보수정부 시기의 노사관계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해 왔습니다. 저는 현 정부가 또 다른 형태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 것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새 정부는 편평하고 대등한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의 난제를 개선하는 데 현재 제시된 정책이 적절한 개혁방안을 지향하고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말뿐인 공약에 그친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써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 업무지시 1호로 일자리위원회를 설립하고, 인천공항공사를 직접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천명한 것은 긍정적입니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자리 추경을 내세우고 1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겠다는 것은 기대할 만합니다. 노동부 장관을 포함한 노동정책 실무 진영을 아직 갖추지 못해 일부 잡음이 있긴 하나, 노동존중 사회를 만드는 데 노동계와 정부의 정책 협의가 물밑으로 오가는 것을 보면 짧은 시간 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촛불로 탄생한 이번 정권이 지금까지 정부가 도외시하고 거리두기를 해왔던 사회적 약자·서민·노동자를 위한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는 점에서 저는 현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정부 노동정책 현실화 가능성은?
아직 공약은 한낱 말에 지나지 않는 약속일뿐입니다. 정부가 내세운 공약을 확실히 담보하고 추진력 있게 진행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지만,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예산을 확보하고 입법화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노사 간의 이슈 하나하나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약을 현실화하는 것은 간단치 않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대통령의 행보를 정부가 쫓아가지 못해 현장에서는 혼란이 있기도 하고, 노동계와 재계가 정책 이슈로 맞붙는 상황까진 아니지만 여론전의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이다 보니 유예기간을 거치지 않고 발표된 정책 실행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청년 취업난,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동 적폐 청산에 대한 여론의 관심과 국민의 요구는 뜨겁지만, 복합적인 문제인 탓에 정부 정책 하나로 쉽게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저는 노동계의 전향적인 화답을 환영합니다. 성과연봉제 적폐 청산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의 선언은 정부의 노동정책 수립을 고무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의 일자리위원회 참여와 최저임금위원회 복귀, 금속노조가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노조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노동계가 정부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협치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은 정부로서는 하나의 큰 고민거리일 것입니다. 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새 정부의 정책이나 국정운영에 어떻게든 문제를 제기할 텐데 그 걸림돌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 진영을 보면 고용노동 비서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료출신이 임명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다소 노동 전문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관료 중심 운영이 노동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노동운동의 문제와 노조의 현실
현 정부의 공약을 어음에 비유한다면 앞으로 이 어음을 어떻게 현찰로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입니다. 현 정부가 잘 해내길 기대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정부가 내건 약속을 현찰화하기 위해 노동계에 전략적인 대응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노동운동은 보수정부를 지나며 바닥이 어디인지 알기 어려울 만큼 추락을 거듭한 침체를 겪었습니다. 노동운동이 새로운 정치 지형에서 몸을 추스르고, 새 정부의 공약을 현실로 만들며 노동존중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방식은 안 됩니다.
먼저 10.2%의 노조 조직률로는 노동운동의 대표성을 담보하기 힘듭니다. 미조직 상태로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있는 90%의 노동자를 간과한 채 조합원 중심의 운동에 머물러서는 정부의 파트너로 일을 풀어가는 데 있어 뒷전으로 내몰릴 수 있습니다. 노동운동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를 치유하는 데 제 역할을 다 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운동은 사회적 역할을 방기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는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노동연구원의 사업체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노조가 있는 사업장일수록 청년 고용 비중이 더 작습니다. 이는 노조의 조합원 위주의 고용 관행과 처우 개선이 하나의 공격 지점이 된다는 것으로 새겨야 합니다. 노조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면서 집행 전략을 얼마나 잘 짰는지, 전략의 부재는 없는지, 지도 집행력에 문제는 없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1987년 직후, 90년대 중후반, 2000년대 초반에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주도한 연구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87년 직후 60%대의 국민 지지와 신뢰는 90년대 중후반 40%대, 2000년 초반에는 20%대까지 급락합니다. 이는 일부 언론과 보수 정부가 노동운동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칠한 탓도 있지만 노동운동이 국민에게 안겨준 실망감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 사이 반노동자 정서가 확산되면서 노동운동의 조직력은 약화되었고, 사회적 영향력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정책 현실화 위한 노동운동의 대응전략은?
저는 노조가 정부의 노동정책 구체화 과정을 돕고, 개입했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존중 사회를 아무리 외친다 해도 5년 안에 실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단번의 성과를 바라고 요구하기보다 노동체제를 제대로 바꿀 수 있도록 노동운동이 제 역할을 다 하길 바랍니다. 궁극적으로 노동운동이 현 정부 내 노동존중 사회라는 틀을 만들어 냈으면 합니다.
저는 노동운동의 전략을 ‘엄호’와 ‘견인 또는 보정’이라는 키워드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먼저 노동정책뿐만 아니라 정부에 흠집을 내고 이를 흔드는 세력에 대해 노동운동이 보호막이 되거나 여론전에 힘을 실어 정부를 엄호하면 좋겠습니다. 한편,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견인하고, 잘못됐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잡아 고치는 보정을 통해 구체화된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노동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는 노동운동이 사회적 연대로서 기능하는 동시에 노동존중 사회를 만드는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일자리위원회가 컨트롤타워의 행정적 수준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일자리 체제를 만드는 데까지 갈 수 있도록 별도의 일자리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일자리 문제가 우리의 핵심 문제인 만큼 정부와 노사뿐 아니라 경영계의 문제 제기까지 끌어안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내는 데 노동운동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얼마 전 권영국 변호사님이 한 토론회에서 정부 정책의 방향성은 좋지만 시혜적이어서 문제라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노동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노사협의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논의된 것이 제도화와 체제 변화로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조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처럼 ‘단기-중기-5년 장기’의 전략적 정책 로드맵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요구사항을 다 늘어놓고 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형과 여건을 고려해 로드맵을 설계하고, 그것을 관철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노동계는 무엇을 나눠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우선 10%인 노조가 타협하고 양보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90%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테면 노조는 미조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그들을 조직해야 합니다. 일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대접받을 수 있도록 노동운동이 자기 명분을 다하길 바랍니다. 참여정부의 경험을 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인수위 때 좌측 깜빡이를 켜고는 집권 첫해 우회전을 했죠. 따라서 문재인표 노동개혁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동운동은 조급한 대응보다 전략적으로 반응해야 합니다. 짧게는 100일, 1년 차 과제를 고민하고, 노동정치 지형과 국면 변화를 면밀히 살피면서 노동운동이 때에 맞춰 화답하며 일을 풀어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노동운동이 추락한 공공성을 회복하고 국민에게 다시 신임을 받음으로써 새 정부의 주요 파트너가 될 것을 제안합니다.
노중기) 10년 만에 이른바 민주정부, 정확하게는 자유주의 보수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노동문제에 있어 국가 정책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사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운동의 지형이 갑자기 바뀐 측면이 있습니다.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병훈 교수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양대노총 정책 담당자들과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많이 오셨기에 용어문제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번 기회에 ‘근로’라는 말 대신 ‘노동’이라는 말로 용어를 통일했으면 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노동을 대체해 근로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근로, 근로자, 근로시간, 근로감독 등의 말이 널리 쓰이는데, 이대로 가면 근로조합, 근로기본권, 고용근로부라는 말까지 나올 것 같습니다. 최근 정의당에서 노동이라는 말을 회복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아는데, 연구자들과 활동가들부터 그런 노력을 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덧붙여 ‘분규’라는 말도 ‘쟁의’로 통일해야 합니다.
노동정책, 과연 지킬 수 있는 약속인가?
문재인 정부는 주요 정책 기조로 일자리 창출을 들고 나왔습니다. 두고 봐야겠지만 성장주의 경제정책에 구속되는 노동정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동정책은 오랫동안 군부정권, 민주정부 등에서도 경제정책에 종속되어 있었습니다. 일자리 창출도 일자리 중심의 성장론과 연결되는데 그 함의에 대해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일자리 자체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항상 사회적 교섭과 합의가 문제가 됐으며,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 바와 같습니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며, 과거와 같은 일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내부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벌써 10년 전 얘기지만, 제가 노동문제 연구자 중 사회적 합의를 가장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 이 문제와 관련해 노동운동이 전략적 수준에서 참가할 필요는 없고, 전술적 수준에서는 얼마든지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동운동 내부는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존중 사회 등 노동정책은 하나하나가 다 굵직한 사안입니다. 정부는 지난 20년간 노동계가 요구한 것 그리고 국가 및 자본이 반대했던 것을 다 시행하겠다고 표명했습니다. 그 표명 자체가 문제라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과연 지킬 수 있는 약속인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이 교수님도 몇 가지를 얘기했는데, 정부가 약속을 지키려 한다 해도 그럴만한 의지와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들은 국가자본, 이른바 현 집권세력 외 모든 지배세력들이 강력하게 반발할 사안들입니다. 내각 인사청문회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수구 보수정당들은 지난 정부에서의 자기 책임을 무시하고 ‘막가파식’으로 저항하고 있습니다. 그 밑바닥에는 노동정책 추진, 재벌개혁 정책을 막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자본의 저항은 더 강력해질 가능성이 충분히 큽니다. 그리고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 있었습니다. 일자리, 노동정책의 문제는 경제전략, 노동시장, 노사관계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문제, 사회 세력 관계, 특히 노동운동 내부 주체의 역량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약속을 관철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거꾸로 정부 정책 방향이 돌아설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 이유는 낮은 노조 조직률과 현재 시민 사회의 실력, 자본과의 역관계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노동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힘든 측면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문제를 더 심도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재벌개혁 문제도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노동정책 추진 과정에서 가장 강력하게 반발할 세력은 재벌입니다. 그리고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도 노동정책 이행과 관련해 중요한 변수이고, 이는 향후 지방선거,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노동운동, 내부 역량 강화에 초점 맞춰야
노동운동의 대응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교수님께서는 대응전략과 관련해 견제와 비판, 엄호와 견인·보정, 실질적 참여와 개입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이런 것들의 구체적인 모습은 어떤 것인지 좀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호나 비판은 가능하지만, 우리 노동운동의 역량으로 과연 정책 견인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또한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정책이 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너무 급진적으로 결합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깁니다. 이미 민주노조 출신의 많은 활동가들이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했으니 정부 정책에 대한 개입은 그 분들이 하면 되고, 정당에 들어가지 않은 분들은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을 지켜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또한 ‘문재인표 어음 현금화전략’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어음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경제주의적 표현인 탓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 경험에 대한 평가 역시 피할 수 없습니다. 노동운동은 참여정부와 민주노동당 내부 갈등, 노동운동 내부의 정파 갈등을 지나오면서도 당시의 경험에 대해 단 한 번도 진지한 토론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탓에 지난 경험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시 높은 기대 때문에 분규가 봇물처럼 터졌고, 노동운동 역시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했는데 저는 과연 그 인식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또한 인내, 전략 타이밍, 정체성 재확립 등은 다 좋은 표현이지만 여전히 추상적입니다. 저는 자유주의 보수정부가 노동 개혁을 하겠다는 현재 국면에서 노동운동은 정부 정책을 따라가기보다 우리 내부를 혁신하고 개혁하는 등 내부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조 조직혁신, 조직률 제고, 산별노조 건설과 정치세력화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앞서 교환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가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도 있는 반면 줘야 할 것도 있습니다. 민주노총 정책국장님이 이 자리에 계신데, 민주노총의 요구가 너무 많고 급진적이기도 합니다.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은 정부가 2020년까지 하겠다고 했으니 노조가 지나치게 개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우리가 요구할 것은 산별노조 체제의 완성, 정치세력화, 조직률 제고 등입니다. 이를 위한 핵심적인 사항들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것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합니다.
다른 글에서 전략 목표로 ‘비정규노동 중심의 사회연대체제’(2017년 노동체제)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민주노조운동 내부에서 새 노동체제의 전망을 논의해야 합니다. 특히 민주노총이 이러한 상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채 100여 개의 요구사항을 나열하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투쟁하겠다고 하면 우리 내부의 갈등만 커질 것입니다. 좀 추상적이지만 향후 5년 뒤 자유주의 보수정부가 한 번 더 정권을 잡는다고 가정하고, 우리는 이후 10년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장기적이고도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조성재) 제가 토론문에 ‘전환기의 노동운동’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87년 체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고,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이 지났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전환기입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새로운 환경을 맞이했고, 지난 십몇 년 간의 노동계 요구들이 상당 정도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희망이 있다는 점에서 전환기인 것이고 저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이병훈 교수님께서 그러한 부분을 정확히 포착하셨고, 제가 그 내용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발제에서 특히 주목하는 단어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시혜’이고, 다른 하나는 ‘지속가능성’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계가 요구한 사항들을 시행하겠다며 정책을 쏟아 내고 있으니 사실 시혜인거죠. 물론, 큰 틀에서 보면 촛불항쟁의 힘으로 얻은 것이지만, 표면적으로 보면 시혜의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전환기라고 말한 것은, 양극화라는 이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극복하고 노동이 중심이 되며 일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상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의해서만 달성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적정한 양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프레임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되는데, 노사가 세력 균형을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변화를 위한 노동운동의 목표와 경로
그렇다면 새 질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우선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로를 전략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현 단계 노동운동의 목표는 양극화 극복이고, 경로의 출발은 양극화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는 것입니다. 양극화의 의미는 두 가지로, 자본과 노동의 양극화가 한 축이고 다른 한 축은 노동 내부의 고임금과 저임금 노동자들간 격차 확대입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재벌개혁과 조세체계 개편을 통해 자본에서 떼어 온 돈을 복지기금으로 쓰면 되는데 과연 그것으로 충분할까요? 오늘 주제처럼 노동운동이 주체로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면, 노동운동이 양극화를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할 것인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노동운동이 시민사회 내에서 지지를 획득했을 때 진정으로 자본과 노동의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겁니다. 공공부문 노조가 최근 1,600억 원의 성과연봉제 인센티브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위해 써달라며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오늘 금속노조도 2,500억 원의 일자리연대기금 출연을 제안했습니다. 굉장히 바람직합니다. 지금까지 이 사회의 전략은 이른바 선도적인 노조에 ‘대기업 노조 이기주의’라는 낙인을 찍고 고립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노동운동 전반을 시민사회 내에서 고립시키는 것이 기존의 담론과 여론의 지형이었다면, 이를 돌파하는 것이 자본과 노동의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경로입니다. 그런 점에서 금속노조 내부의 논의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금속노조가 그룹사 공동교섭을 요구했고 올해도 이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그룹사 공동교섭 자체가 목표인 것은 아니고, 실제 목표는 산별노조운동에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 산별노조운동은 조직과 교섭 ‘구조’를 만드는 데 너무 집중했습니다. 한계에 봉착한 현재 중요한 것은 콘텐츠 개발 즉, 내용입니다. 그 핵심은 연대임금 전략이어야 하고요. 금속노조의 일자리연대기금 제안은 산별노조의 내용을 채우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를 채움으로써 산별노조운동을 완성시키는 경로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여전한 고민은 임금체계 개편입니다. 기존 연공 중심의 임금체계는 의도치 않았지만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확대하는데 기여한데다, 기업별 노사시스템, 고도성장기와 인구 증가기에 적합한 체계로 사실상 수명이 다했습니다. 새로운 임금체계가 필요한데, 그 체계는 아마 직무급제가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안에 대해 묻습니다. 합리적인 고용모델과 관련한 여러 의문이 있는데, 저는 고용모델에 더해 임금모델을 적극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차별이 아닌 합리적 차이의 임금모델을 통해 고용 안정을 기하고, 지속 가능한 고용모델을 만드는 거죠. 고용모델과 정합성을 갖는 임금체계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
우리가 그동안 고용, 비정규직, 임금 격차 문제에 과도하게 집중하다 보니 원래의 문제의식, 즉 생산 영역에서의 노동의 위상 문제를 오랫동안 잊었습니다.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비정규직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는데 이는 작업장 내 분업 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현재 쉬운 일은 정규직이 하고, 어려운 일은 비정규직이 하고 있습니다. 생산영역에서부터 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노동자 간 어떤 분업 구조를 만들 것인지, 숙련 중심으로 작업장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가 과제입니다.
그리고 노동배제적 자동화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는 제조업 노동자 1만 명 당 로봇대수가 일본, 독일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이는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간다는 것이 아니라, 숙련에 의존해야 할 부분을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노동배제적 자동화를 넘어서 사람의 역할을 증진시키는 노동운동을 해야 합니다. 생산에 대한 기여를 토대로 정당한 보상을 받아내는 생산전략을 고민할 시점인 것이죠.
마지막으로 사회적 대화에 대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전국 수준이 아닌 업종과 지역 수준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보건의료노조가 일자리위원회에 보건의료분과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처럼 중범위 수준에서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노사정위원회 참여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한 거죠. 다시 말해 ‘빅딜’에 매달리는 것이 아닌 ‘스몰딜’을 거듭하여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현 정부 하에서 노동운동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총파업 전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총파업과 같은 낡은 전술이 아니라 좀 더 참신한 노동운동 방식을 통해 새 정권하의 우호적인 환경을 넘어서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편평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노사관계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공공부문과 달리 민간부분의 노사관계에 개입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 수단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노사가 알아서 해야 하는 거죠. 노동운동이 현재의 법체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과 관련해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주길 기대합니다.
유정엽) 한국노총은 아시다시피 대선 때 문재인 후보와 정책연대 협약을 맺었습니다. 현재는 노동계의 요구를 관철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오늘 토론은 거창하게 노동운동의 전략을 얘기하기보다는 새 정부의 노동정책 추진 과정에서 어떤 우선순위를 갖고 정부 정책에 접근해야 하는지, 또 우려되는 점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동존중 사회, 좋은 일자리 정책으로 요약됩니다. 노동계의 요구사항이 실현되고 새 정부의 공약이 이행되려면, 노조의 기능과 역할이 확대되고, 노사관계의 불균형이 해소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정부의 인식이나 움직임 속에 이러한 내용이 담겨있긴 하지만, 굉장히 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이벤트성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노동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조 조직률 제고, 초기업단위의 교섭력 강화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이 없어 아쉽습니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제도 개선 과제
제도 개선 과제로는 노동기본권의 온전한 보장과 노조 조직률 및 단협 적용률 제고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노동기본권의 온전한 보장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ILO 핵심협약을 먼저 비준하고 이를 통해 노동관계법 개정을 견인해야 합니다.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노동계가 환영하는 사안입니다. 그렇지만 노동부가 핵심협약 비준에 앞서 관련 법률을 먼저 개정해야 한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데다, 실제 법률을 개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핵심협약을 먼저 비준함으로써 준수 의지를 표명하고 이후 국내법을 정비해야 합니다. 특히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는 자율교섭권을 보장하는 형태로 전면 개정되어야 하고, 법 개정 이전이라도 정부의 창구단일화 예외 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점은 사업장 내에서 교섭이 이뤄질 때 산별노조와 기업별 노조가 있는 경우 교섭창구를 단일화 하라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산별교섭을 하는 조직에 대해서도 교섭창구 단일화를 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해석이므로, 이런 문제들은 노동행정 차원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조의 대응전략 측면에서 노동자 이익대표 체계 정비 및 작업장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노동공약에 노동이사제 전면 도입, 한국형 노동회의소 설립 등이 있는데, 이는 사업장 내 민주주의 정착과 조직률 제고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미 공약에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이 담겨 있지만, 재계 쪽에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노동전문가 사이에서도 현재의 노동시장 상황에서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제도 도입이 맞는 것이냐며 강력한 문제 제기가 있습니다. 정부도 노동부 장관 임명이 늦어지는 탓에 관료 중심적 사고방식으로 약한 규제를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최근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확립되면 비정규직 고용 유인이 사라진다’며 우선 비정규직 차별금지법을 법제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이 기존 기간제법과 파견법 등을 폐기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차별시정과 관련한 강력한 법을 만든다는 것인지 의문인데, 오히려 노조의 차별시정청구권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차별시정 행정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안으로 기존 정규직과 동등한 수준의 무기계약직 전환이나 자회사 설립 등이 논의되고 있는데, 인천공항공사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자회사 설립과 같은 손쉬운 방법을 택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실태조사와 전문가 TF팀을 통해 방안을 모색한다고 하는데, 당사자와의 대화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한 제대로 된 정규직화 방안과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실노동시간 단축문제와 관련해 대통령 공약대로 행정해석 변경을 통한 단축이 아니라,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행정해석을 폐기하고 법 개정을 압박하겠다는 노동계의 요구나 방향과 다릅니다. 또한 과거와 같이 시행 시기나 법 개정에 따른 파급효과의 최소화 방안을 논의하느라 주52시간 상한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있습니다. 문제는 일자리위원회 등의 기구구성이 기획재정부, 노동부 관료 중심으로 되어 있고, 노사를 참여시킨다고 하지만 비슷한 그룹 내에 있는 탓에 기존 정책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외적으로 생색내기나 실적에 굉장히 급급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노동정책에 조응하기 위한 노조의 역할
노동계는 노동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 성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앞서 나온 의견처럼 ‘노동’으로 용어를 정리하는 등 노동에 대한 국민의 반감 섞인 인식과 사회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노력 또한 절실합니다. 특히 조만간 노정교섭 채널이 만들어지고 정례적인 노정 정책협의회가 가동될 것 같은데 이 역시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합니다.
작은 성과와 산업별·업종별 모범사례를 만들고 확산하며, 이러한 사례들이 좋은 일자리 창출, 노사관계 기능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여론을 형성한다면, 정부의 공약 이행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박은정) 민주노총은 대선 전, 촛불민중항쟁을 통해서 등장할 새로운 정부는 재벌체제를 청산하고 노동존중의 평등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불평등‧양극화 해소,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의제로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조할 권리와 노동3권 보장,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확충을 제출했습니다. 이와 함께 민주적인 노정, 노사관계를 위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종합적인 노동정책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세부내용은 민주노총의 정책의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의 경우 달성 시기만 차이가 있을 뿐, 민주노총안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나 노동현장 내의 차별 해소 등 그 목표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부의 정책 접근 방향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정규직 정책의 기본 축은 일할 권리 및 노동기본권의 보장으로, 이 두 가지 지향을 뚜렷이 해야 합니다. ‘일자리’는 경제적인 비용이 아니라 일자리의 주체인 노동자의 권리 즉, 일할 자리의 권리와 일할 환경의 권리를 포함하는 문제입니다. 헌법상의 일할 권리와 노동3권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따라서 일자리 문제는 경제의 하위 범주나 종속물이 아니라, 노동자가 이 사회의 주체이자 일원으로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가치 지향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의제에 동의는 하지만, 문제 접근방식에 있어서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효율적 노동정책 집행 위한 노정 협의의 필요성
노조법 개정과 관련해 말씀드리면, 1998년 파견법과 2007년 기간제법을 통해 간접고용 비정규직과 기간제 비정규직이 확대됐고, 특수고용 노동자도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렇게 파견법과 기간제법으로 비정규직은 근로기준법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노조 활동과 관련해서도 이전에는 정당한 권리로 보장됐던 사안들이 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으로 통합되면서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법 개정이 쉽지 않다면, 정부가 최소한 노조법상 금지행위 사항을 완화해 적용하고 이를 행정행위에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규율할 부분은 현행 제도를 통해서 규율하고, 개별 노사관계든 집단 노사관계 등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문제는 별도로 정리해서 최소한 노사가 신뢰를 갖고 정책 또는 현장 문제에 접근하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정부가 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노조와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합니다.
노동정책 이행 위한 노조의 협력과 비판
그렇다면 노동운동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많은 고민이 있고, 현재는 방안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희가 노동존중 사회 이행을 위한 과제로 정리한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과제는 민주적 노정‧노사관계의 실현입니다.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라는 명목은 사실 좋습니다. 다만 노동권과 관련한 규율이 정리되지 않은 취약한 토대에서 사회적 합의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또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는 주체가 동의하는 목적이 뚜렷해야 합니다. 그래야 발전 가능한 논의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는 중앙 차원의 상설적 노사정 합의기구를 만들 것이 아니라, 노정 대화 혹은 협의를 통해서 정책 방향을 정리하고 산업별차원에서 중층적인 교섭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노동존중 사회 이행을 위해 최소한 국제노동기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사항만이라도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추진돼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이를 위한 투쟁과 노력을 해 나갈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산별교섭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2003년 대의원대회에서 산업별 집단교섭과 통일교섭을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산별교섭을 통해 산별 내부의 노동조건은 물론 고용,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의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습니다.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노력은 그 때부터 이어진 것입니다. 최근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정부의 입장과 사용자의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산별노조의 의제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제기한 노동시간 단축, 의료민영화 반대, 공공의료 확대 문제 등 여러 정책적인 교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 공공부문 노조와 금속노조가 임금양보를 바탕으로 사회연대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제안할 수 있는 것도 그간의 산별노조 운동과정에서 정리된 연대임금 정책과 실노동시간 단축 실현을 위한 고민 속에서 도출된 것입니다. 이러한 산별노조의 질적 강화 방안과 노력들이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정책 대응에 밀려나 있다가, 정권 교체를 맞아 정책으로 제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산별교섭의 주체는 노조지만 산별교섭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중립자적 태도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노사 간 자율교섭을 침해하고 교섭구조를 기업단위로 제한하는 창구단일화 강제제도나 정부가 단체협약의 방향에 개입하는 단체협약시정명령 제도 등을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정부에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비판할 부분은 비판하되, 산별교섭 보장을 위한 제도와 환경을 마련하려는 목표로 총연맹의 역할을 병행해 나갈 것입니다. 이상으로 토론을 마치겠습니다.
사회)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기 전에 토론자들이 제기한 쟁점을 중심으로 발제자와 토론자 간 토론을 듣겠습니다.
이병훈) 참여정부 때 노동정책을 둘러싸고 노동계, 특히 민주노총 내에서 매우 소모적인 논란을 겪으면서 엇박자 노정관계로 정부도 실패하고, 노동계도 기회를 놓쳐 버렸습니다. 저는 이 같은 일이 문재인 정부에서 되풀이되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현 정부의 집권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운동이 정권교체로 열린 공간을 그간의 문제를 해소하고 개선하는 기회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늘 주제에 맞춰 ‘노동조합 역할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싶습니다. 노동운동은 노조 역할론을 통해 정부가 정치·공약을 최대한 현실화할 수 있도록 함께 나서야 합니다. 나름 진보적 성향의 지식인으로서 저는 정책을 엄호하고 보정해서 현실화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다중의 힘이든 정치적 여론에 의한 동원이든 정책 변화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운동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노동운동은 먼저 타협하고 양보함으로써 더 높은 위상과 권한을 부여받는 선순환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공약의 현실화를 가장 바라는 것은 대통령도 현 정부의 관료도 아니고, 노동현장의 비정규직, 노동 약자, 노동운동입니다. 따라서 정부에 약속을 지키고 스스로 책임지라고 요구만 해서는 안 됩니다. 노동운동은 계속 따지고 요구하면서 때로는 정부가 흔들릴 때 잡아주고, 여론이 이상하게 흘러갈 때는 나서서 방어해야 합니다. 거리두기, 지켜보기가 아니라 각자의 실리를 줄이더라도 이를 통해 오히려 더 많은 명분을 얻고, 실제 노동현장에서 노동존중이 실현될 때까지 제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임금 없는 성장, 노조의 교섭력이 바닥을 헤매던 십여 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노동의 양극화는 엄청나게 심해졌고, 일하다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노동체제, 바로 2017년의 노동체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노동자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던 권력에 촛불의 힘으로 균열을 냈고, 그 틈을 열어젖혀 새로운 정권을 출범시켰습니다. 우리의 적극적인 개입이 더 필요한 때입니다. 다양한 차원에서 노조가 각자의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정부가 노동개혁의 물꼬를 트고 일단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더 큰 과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조는 전략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신뢰를 구축해 함께해야 합니다. 그 전략은 정부를 밀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당기는 것도 포함합니다. 물론, 현실적 제약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대로 풀려면 정부와 한 팀이 될 필요도 있습니다. ‘나쁜 2017년 노동체제’를 ‘좋은 2017년 노동체제’로 바꾸기 위해 노동운동은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정부를 잡아주고 끌어주며 변화를 주도해 가야 할 것입니다.
질의응답
참석자) 두 가지 질문과 두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우선 이병훈 교수님께서 노조는 90%를 얻고 10%를 양보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10%가 무엇인지 추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어 조성재 본부장님께서 총파업이 낡은 전술이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의견은 우선 일자리위원회와 관련한 것으로, 노동부가 노동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차례차례 풀어나가야 하는데, 일자리위원회가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의도치 않게 노동부의 역할을 가로막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또 하나는 노동운동의 역할에 대해 노동계와 정부의 생각이 너무 다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 위해 노조가 투쟁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부가 이를 소홀히 여기고 ‘상생과 양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조성재) 우선 총파업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총파업 전술은 워낙 많이 내건 탓에 솔직히 식상합니다. 저는 1996~97년의 총파업 성공이 노동계를 총파업의 성공신화에 갇히게 함으로써 오히려 독이 됐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낡은 전술이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그리고 촛불항쟁의 성공, 즉 작은 불빛 하나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운동 방식이 더 많은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보고, 그러한 방식이 노동운동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파업의 신화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국민들에게 더 쉽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거죠. 지금 노동운동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물론, 총파업 전술이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필요하면 총파업을 해야죠. 다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항상 총파업부터 내거는 탓에 현장에서 ‘뻥파업’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이제 다른 전술을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드린 말씀입니다.
이어 제가 정부 관계자는 아니지만, 일자리위원회와 관련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일자리위원회의 위원장은 대통령입니다. 노사정위원회의 구성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 점에서 노사정위보다 노동계의 몫이 줄어들었다고 보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물론 반대 해석도 가능합니다. 대통령이 일자리위원장이라면, 사실상 대통령이 고용노동부 장관이 되어 고용, 노동현안을 챙기는 겁니다. 다만, 고용문제는 전 부처의 과제가 된 반면, 노동과 관련한 부분은 남겨진 과제가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노동과 관련한 영역은 노동부 장관이 책임지는 것으로 구상한 것 같습니다. 정부가 노동 친화적인 고용정책을 펼지의 여부는 앞으로의 전개 양상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다양한 세력이 결합한 탓에 정부 내부에서 치열한 노선 다툼이나 주도권 다툼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동정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노동 친화적 정책으로 견인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주체, 즉 국민입니다.
저는 노동운동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정책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운동이 의제를 던지고 이와 관련해 합의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지 실험대에 오른 것입니다. 총파업 전술보다는 정책 역량을 훨씬 더 강화하고, 중범위 수준에서 사회적 대화를 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 오히려 총파업보다 노동운동의 힘을 증진시킬 것입니다.
이병훈)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는 일자리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풀 키는 임금이며, 그러므로 정부와 노동운동이 주창해야 하는 것은 나눔입니다. 즉 임금을 나누고, 일자리를 나눠야 합니다. 과거의 시도처럼 정액제방식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임금인상분의 일정액을 기금으로 조성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활용할 것을 사측에 제안할 수 있겠죠. 이처럼 나눔을 바탕으로 정부 및 사측과 구체적인 교섭을 해나가야 합니다. 2017년 체제가 노동 적폐에 둘러싸인 낡은 체제였다면, 이제는 노조 역할론을 통해 노동운동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때입니다.
한편, 여전히 걱정되는 것은 현 정부의 노동 분야에 개혁의 지렛대가 되어 중심 역할을 수행할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자리위원회에는 주로 관료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관료를 폄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분들은 철학을 갖고 전략을 만드는 것보다 실행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철학과 정책적 전략 구상 단계에서 막힌다면 노동운동은 정부에 훈수를 둘 수도 있어야 합니다.
덧붙여 노조는 노동시장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노사 간의 갈등을 풀어나갈 전략을 마련해 정부에 문제 해결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정부도 노동문제를 해결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7년 체제를 우리가 원하는 모습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따질 것은 따지고, 구체화해 나가야 합니다. 전략적으로 총파업이 필요하다면, 총파업을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과거 참여정부처럼 새 정부가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려 할 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투쟁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약속한 바가 우리가 바라는 세상과 같다면, 이것이 현실이 되기까지 우선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꼼꼼히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회) 시간 관계상 마무리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변화를 추동하고 정부가 바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