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대졸 노동자 초임 비교

노동사회

한국과 일본의 대졸 노동자 초임 비교

편집국 0 6,669 2013.05.29 11:11

1. 일본의 대졸초임 ‘정액급여 2600만 원’을 ‘월 임금총액 2600만 원’으로 바꿔치기 

O 지난 2월25일 전경련은 “경쟁국보다 과도하게 높은 대졸 노동자 초임 임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면서, 대졸초임이 2600만 원이 넘는 기업은 최대 28%까지 대졸초임을 차등 삭감하겠다고 발표했음. 전경련이 예시한 대졸초임 삭감률은 다음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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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전경련은 대졸초임 삭감기준을 2,600만 원으로 정한 근거로 아래 상자의 ①, ②, ③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했다고 하고 있음. 그러나 실제로는 일본의 2008년 대졸초임 2,630만 원(②)을 유일한 근거로 삼은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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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이 제시하는 대졸초임 삭감 근거 
① 2008년 우리나라 100인 이상 기업 대졸초임: 2,441만 원
   (경총 2008.12, 임금조정 실태조사 결과, 기본급+제수당+고정상여금)
② 우리보다 1인당 GDP가 두 배 높은 일본의 2008년 대졸초임: 2,630만 원
   (일본 후생노동성 2008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결과, 2008년 평균환율     100엔 = 1098.72원 적용)  
③ 2007년 1인당 GDP 대비 임금수준: 일본 72%, 우리나라 128%
   (경총 2008.11, 주요국의 대졸초임 비교와 정책적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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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본 후생노동성의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는 대졸초임을 한국의 정액급여(또는 통상임금) 기준으로 조사하고 있음. 
- 일본 후생노동성은 대졸초임을 “조사를 실시한 해에 채용해서 6월30일 현재 취업 중인 신규 대졸자의 소정내급여액에서 통근수당을 제외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음. 소정내급여는 소정근로시간에 대해 지불하는 임금으로, 기본급과 제수당은 포함하고 초과근로수당과 특별급여는 제외함.
- 2008년 6월 일본의 대졸초임(정액급여)은 19만 8,700엔임. 2008년 평균 환율 100엔 = 1076.63원을 적용해서 원화로 환산하면, 이는 월 214만 원, 연 2567만 원임. 
O 전경련이 제시한 대졸초임 삭감근거에서, ①경총이 조사한 100인 이상 기업의 대졸초임 2,441만 원은 상여금을 포함한 월 임금총액 기준이고, ②일본 후생노동성이 조사한 10인 이상 기업의 대졸초임 2,630만 원(정확히는 2,567만원)은 정액급여 기준임. 
 - 전경련이 대졸초임 삭감기준으로 제시한 2,600만 원은, ‘근거①’에서 월 임금총액(기본급+제수당+고정상여금), ‘근거②’에서 2600만 원을 따서 짜깁기 한 것임. 한국 노사관계와 전경련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서글픈 코미디임.

2. 한국과 일본의 대졸초임 비교 1 (자료: 경총, 일본 경단협)

O 전경련은 대졸초임을 삭감하는 근거로 “한국의 대졸 노동자 초임 임금이 일본보다 높다”고 주장하고 있음. 한국의 2007년 대졸초임(월 급여)은 198만 원으로 일본의 162만 원보다 높다는 것임.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님.
O [표1]에서 경총이 제시하는 대졸초임은 상여금을 포함한 월 임금총액 기준이지만, 일본 경단련의 대졸초임은 정액급여 기준임. 정액급여 기준으로 2007년 대졸초임을 비교하면, 한국은 138만 원으로 일본의 162만 원보다 약 24만 원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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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2008년 대졸초임(정액급여 기준)은 한국이 142만 원으로 일본의 223만 원보다 약 81만 원 적음.
- 일본의 대졸초임은 2007년 20만 5,075엔에서 2008년 20만 6,969엔으로 1,895엔(0.9%) 증가했음. 일본의 엔화(100엔) 환율은 2007년 790원에서 2008년 1,077원으로 상승했음. 일본의 대졸초임을 원화로 환산하면, 2007년 162만 원에서 2008년 223만 원으로 61만 원(37.6%) 증가했음. 
O 연말기준 환율(1,394원)을 적용하면 2008년 말 일본의 대졸초임은 288만 원으로 한국의 대졸초임 142만 원보다 두 배나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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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과 일본의 대졸초임 비교 2 (자료: 노동부, 일본 후생노동성)

O 한국 경총의 ‘임금조정실태조사’와 일본 경단련의 ‘신규학졸자결정초임급조사’는, 사용자단체가 임의로 조사하는 것이어서 대표성을 갖는 자료로 보기 어려움. 
O 일본 후생노동성은 매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에서 대졸초임(정액급여)을 발표하고 있음. 2007년 대졸초임은 19만 5,800엔이고 2008년은 19만 8,700엔으로, 연평균 환율을 적용해서 원화로 환산하면 각각 155만 원과 214만 원임.
- 일본 경단련이 조사한 대졸초임은 2007년 20만 5,074엔, 2008년 20만 6,969엔으로, 원화로 환산하면 각각 162만 원과 223만 원임. 일본 경단련 조사결과가 후생노동성보다 8~9천 엔(7~9만 원) 높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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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한국 노동부는 매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최근에는 ‘사업체근로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대졸 등 신규학졸자 초임을 따로 발표하고 있지 않음. 
- [표3]은 노동부 ‘사업체근로실태조사’(2007년 6월)에서 대졸초임을 계산한 결과임. 대졸초임은 “2007년에 입사한 대졸자로서 만 22~27세인 자의 정액급여”로 정의했음.
- 2007년 대졸초임은 129만 원이며, 10인 이상 사업체 대졸초임은 143만 원임. 경총의 2007년 대졸초임(정액급여 기준) 138만 원과 차이가 크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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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한국과 일본의 대졸초임(정액급여)을 비교하면 2007년에 한국은 143만 원이고 일본은 155만 원임.
- 한국의 대졸초임이 일본보다 낮지만 그 격차가 12만 원으로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음. 그렇지만 이는 환율이 예외적으로 낮았던 2007년을 기준으로 적용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큼. 
O 2008에는 환율이 크게 올라 일본의 대졸초임(정액급여)은 원으로 따지면 155만 원에서 214만 원으로 59만 원 증가했음. 이는 한국의 대졸초임보다 60~70만 원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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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결

O 전경련은 2월25일 대졸초임 삭감방침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대졸초임이 일본보다 높다”고 주장했음.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님.
- 경총이 조사한 대졸초임과 전경련이 제시한 대졸초임 삭감기준은 상여금을 포함한 월 임금총액 기준인데 비해, 일본 경단련과 후생노동성이 조사한 대졸초임은 정액급여 기준임. 그럼에도 전경련은 일본의 대졸초임 ‘정액급여 2,600만원’을 ‘월 임금총액 2,600만원’으로 바꿔치기 했음.
- 경총과 일본 경단련의 2008년 대졸초임이 이미 공표되었음에도 전경련은 2007년 자료를 사용하고 있음. 이는 예외적으로 낮았던 2007년 환율을 적용해야 그나마 “한국의 대졸초임(월 임금총액)이 일본의 대졸초임(정액급여)보다 높다”는 주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됨.
O 한국과 일본의 대졸초임(정액급여)을 비교하면 전경련의 주장과 반대로 한국의 대졸초임이 일본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
- 경총의 대졸초임은 2007년 138만 원, 2008년 142만 원인데, 일본 경단련의 대졸초임은 2007년 162만 원, 2008년 223만 원임. 이처럼 한국과 일본의 대졸초임 격차가 2007년 24만 원에서 2008년 81만 원으로 확대된 것은 상당부분 환율 변동에서 비롯되었음.
- 노동부의 대졸초임은 2007년 143만 원인데, 일본 후생노동성의 대졸초임은 2007년 155만 원, 2008년 214만 원임.
 

  • 제작년도 :
  • 통권 : 제14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