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에 글 쓸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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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에 글 쓸 기회를 주세요

admin 0 3,763 2013.05.12 04:29

 


syim_01_1.jpg따뜻한 겨울을 내심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올 겨울 제일 추웠다는 설 연휴가 끝날 무렵, 박명준 회원을 썰렁한 연구소에서 만났다. 박명준 회원은 독일에서 사회학과 박사 과정에 있으며 논문 자료를 모으기 위해 현재 한국에 머무르고 있단다. 

그는 1997년도에 우리 연구소에서 진행한 ‘노동의 인간화’ 프로젝트에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독일 유학 중인 2002년도에 인터넷에서 연구소 홈페이지를 보고 회원가입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새삼스레 통신기술의 위력을 느꼈고, 세상 참 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박명준 회원의 독일 생활과 준비하고 있는 논문에 대한 것들이 주를 이루었다. 

아니, 파업 손해배상을 노동자에게 돌리다니!

“논문 주제는 뭐죠? 자료 조사는 잘되고 있습니까?” 

“한국의 노사정위원회에 대해서 쓰려고 합니다.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생각보다 자료 조사는 잘되고 있습니다. 4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 독일로 돌아가는 길이 허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과 한국의 노동운동을 비교해보면 어떻습니까?” 

“독일 노동운동 상황이 성숙한 아버지 모습이라면 한국은 아직 사춘기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독일의 경우는 노조활동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이고 사회적으로 노조가 파트너 역할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데 반해 한국에서는 이를 특별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도 『노동사회』에서 다룬 손배·가압류 기사를 보고는 많이 놀랐습니다. 파업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데 손해배상을 노동자에게 돌리다니요.” 

그는 인터뷰 중간중간 현재 독일 사회와 경제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로 수다떨기 좋아하는 필자가 지인들을 즐겁게 해줄 에피소드들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수다의 현장성을 위해서 지면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현장조합원의 생생한 글을 더 볼 수 있었으면 

“『노동사회』에 대한 평가도 해주세요” 

“독일에서 한국 노동상황에 대한 생생한 기사를 접하는 기회가 되어서 좋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직접 노조 활동을 하는 일반 조합원들의 글이나 기업노조 탐방 등 좀더 현장성 있는 글이 많았으면 하는 겁니다. 정책을 차분하게 분석하고 설명하는 글들도 많았으면 좋겠구요. 그리고 사실, 동료 유학생들에게 『노동사회』를 권하고 싶은데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거든요.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조금 딱딱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 독일에서 『노동사회』를 받았을 때 동양화 표지 그림이 상당히 신선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좀 오래간다 싶네요. 일반 조합원들 사진을 실으면 어떨까요?” 

“그러면 박명준 회원에게 표지모델 섭외가 갈지도 모르는데, 자신 있으세요?” 

“하하하 글쎄요. 지금 다른 잡지에 독일 통신원으로 글을 쓰고 있는데 『노동사회』에 제가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설날도 지나고 정말로 새해가 밝았는데, 2004년도 개인적인 소망이 있습니까?” 

“아무래도 논문을 일찍 끝내고 빨리 한국으로 돌아와서 일하는 게 우선이죠. 또 결혼한지도 꽤 되었는데 아기도 갖고 싶구요”
박명준 회원은 한국 사회의 성숙도를 알 수 있는 지표가 연구소 같은 단체의 안정적인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구소의 번영을 기원하기도 했다. 추운 날씨와 자료 조사로 바쁜데도 시간을 내준 박명준 회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8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