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목소리를 담아주세요”

노동사회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목소리를 담아주세요”

admin 0 3,685 2013.05.12 06:20

 

 

작년도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가 2,663명이라는 사실을『노동사회』3월호 기사를 통해서 알게되었다. 계산기로 무작정 ‘나누기 365’를 해보았더니 대략 7.3이 나온다. 하루에 일곱명이 넘는 사람들이 산재로 죽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사실이 놀랍고, 우리 사회가 너무 산재사고에 대해 무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호 ‘독자와함께’를 위해, 『매일노동뉴스』와 함께 ‘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이다’는 기획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건강연대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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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끔, 그리고 의기양양

노동건강연대는 우리 연구소와 오래 전부터 자료교환을 하고 있는 회원단체이다. 편집실로부터 그곳에 『노동사회』 애독자가 있다는 말도 여러 번 들은바가 있었다. 봄날 소풍가듯이 찾아간 노동건강연대는 충무로 인쇄골목 끝에 자리 잡은 작지만 따스한 곳이었다. 원래는 상근활동가 4명이 근무한다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전수경 상근활동가와 스즈끼 아키라 성수동팀장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정말 열혈독자구나 싶게 전수경씨의 『노동사회』3월호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노동사회』가 요즘 문화면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런데 노동전문잡지의 문화면이라면 노동자문화를 중심으로 다뤄야할텐데, 이번 호 기사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좀 튀지 않나요?” 

사실 『노동사회』문화면 강화에는 나도 기여한 바가 있어서 내심 찔려하며 화제를 돌렸다. 『노동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물었다. “다른 노동잡지들에 비해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서 환기를 시켜주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활동을 하다보면 일상에 밀려 당장 눈앞에 있는 것 처리하기에 급급한데, 『노동사회』는 노동운동의 나아갈 길과 장기 전략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주는 게 좋습니다. 3월호의 경우는 ‘한스 베컬러재단’에 관련된 기사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괜히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찍새(사진사)로 동행한 편집차장과 나도 의기양양해졌다. 봇물 쏟아지듯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저한테 고정 꼭지하나 주세요. 다 좋은데 산재 관련 기사가 없어요.” 이렇게 『노동사회』의 내용 강화를 위해 관심을 가져주는 독자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다. 

영세노동자 건강권 환기시키는 ‘성수동식구들’

노동건강연대는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개혁 투쟁과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 산재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2001년에 만들어진 단체란다. 노동건강연대가 활발하게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로 ‘성수동식구들’이라는 것을 소개받았다. 이는 일명 ‘체크리스트’라는 것을 이용하여 자신이 일하고 있는 작업장 환경을 노동자들이 스스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직접 작업 환경을 체크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문제점을 발견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고, 근골격계 투쟁에서도 소외되기 쉬운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환기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제화노동자와 인쇄노동자가 밀집해 있는 성수동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스즈끼 팀장이 주축이 되어 2002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노동건강연대 사람들은 산재를 기업 활동 중에 발생하는 불가피한 일로 치부하고 산재 부상자들의 재활 사업에 무심한 사회를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노동운동 내에서도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편집차장과 나도 이에 공감하고 그러한 부분을 『노동사회』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약속하며 노동건강연대 사무실을 나섰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8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