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노동포럼에 꼭 올게요”

노동사회

“다음 노동포럼에 꼭 올게요”

admin 0 3,090 2013.05.12 06:19
 

syim_01_4.jpg‘독자와함께’를 하면서 제일 힘든 것이 인터뷰 대상의 선정과 섭외다. 아마도 인터뷰에 익숙하지 않을,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당신이 단지 연구소 회원이라는 이유 하나로 이번 호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편하신 시간에 제가 방문할 테니 『노동사회』에 대한 소감이라든가,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합시다”라고 말을 꺼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매달 회원과 약속도 잡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편집실의 독촉을 받게 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미적대고 있는데, 기다리다 지친 편집실에서 박이경환 회원을 추천했다.

‘박이경환’, 듣자마자 퍼뜩 익숙한 느낌이 드는 이름이었다. 연구소 회원 중에 양성을 사용하는 것은 박이경환 회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름이 익숙하니까 왠지 편하게 여겨졌다. 평소와는 달리 쉽게 전화를 해서 인터뷰를 요청했고 쉽게 약속을 잡았다. “네”하는 그 짤막한 대답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다.

헌책방 찾아다니는 대학생

연구소를 방문한 박이경환 회원과 차 한잔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연구소 사람들 몇명이 여기저기에서 나와서 박이경환 회원과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아예 옆에 앉은 연구소 식구는 박이경환 회원이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무슨 일들을 해왔는지 내게 일일이 설명하며 인터뷰를 거들어(?) 주기도 했다. 

사실 요즘에는 대학생이 노동운동이나 노사관계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드물다. 어떻게 연구소 회원이 되었는지 물었다
.
“1년에 하나씩 진보진영 연구소에서 나오는 잡지를 돌아가면서 볼 계획이었어요. 연구소 회원이 되기 전에는 다른 연구소에서 나온 잡지를 봤죠. 그러고 보니 이제 노동사회연구소 회원이 된지도 거의 1년이 다 되었네요. 그렇다고 너무 회비 걱정 마세요. 회비를 CMS로 내고 있으니까, 계좌에서 저절로 빠지거든요.”

요즘 대학생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해서 취미를 물었더니, ‘헌책방순례’란다. 그렇다고 딱딱한 사회과학책들만 사 모으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한가지 분야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적인 지식을 갖춘 르네상스적 교양인이 되고 싶어요”라고, 사람 뜨끔하게 하고 놀래키는 말을 덧붙인다. 요즘 풍토라는 게 어떤 건지 확실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박이경환 회원은 정말 요즘 대학생 같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편하려면, 노동사회연구소가 잘 돼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노동사회』에 대해 물으니,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인터뷰를 한다고 미리 연습한 건 아닐까 싶은 정도로 애정을 가지고 최근호부터 예전에 나왔던 것까지 꼼꼼히 의견을 말해주었다.  

“관심분야나 현안에 관한 내용은 꼭 챙겨서 보거든요. 특히 해외노동운동 동향에 대한 기사를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노동사회에서 서유럽 노동조합운동의 변화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라든가, 아무튼 이러한 소식들을 노동사회를 통해서 꾸준히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동아시아지역의 노사관계’를 주제로 연구소에서 했던 노동포럼에 관련된 기사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포럼 안내메일이 왔을 때 가봐야지 생각했는데…,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꼭 참가하고 싶어요”

그는 앞으로 노동운동 관련한 연구소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곳에서 일하는 자신의 모습이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덜 낯설려면, “노동사회연구소 같은 곳이 대접받아야 하는데”라며 연구소 걱정까지 해줬다. 그 모습이 참 대견스러워 보였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9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