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학전 대표의 ‘어린이극’

노동사회

김민기 학전 대표의 ‘어린이극’

admin 0 4,645 2013.05.12 07:03

70년대에는 '친구'와 '아침이슬'을 부른 저항가수로, 80년대에는 문화운동가로 이름을 날린 김민기씨(극단 학전 대표)가 이젠 중년의 학부형이 되어 10년을 힘차게 달려온 <지하철1호선>에 이은 새로운 연극으로 우리 곁을 찾아온다. 

아이들 진짜 고민은 뭘까, 김민기 연출 <우리는 친구다>

bsson_01%20%284%29.jpg김 대표가 이번에 선보이는 무대는 “6세 이상 모든 어른들을 위한 공연”이라는 부제가 붙은 <우리는 친구다>(원제, ‘Max und Milli’)이다. <지하철 1호선>의 원작자인 독일의 작가 겸 연출자 폴커 루드비가 공연한 작품을 김민기씨가 직접 번안, 연출한 것으로 오는 어린이날부터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이 작품은 초등학교 3학년인 ‘민호’와 유치원생인 ‘슬기’ 남매, 그리고 이들이 만난 ‘뭉치’가 친구가 되고 또 조금씩 성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의 진지한 고민과 생활을 담고 있는데 공연과정을 통해 계속 그 내용을 수정, 보완 할 것이라고 한다.  

10년째 공연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국내 공연예술기록의 대부분(최다공연, 최다관객 등)에서 신기록을 작성한 극단 ‘학전’이 풍부한 제작노하우와 실력 있는 배우, 연출자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친구다>를 완성도 높은 무대로 꾸민다. 학전은 <우리는 친구다>가 “어린이들이 공연을 통해 음악과 무대와 배우들을 솔직하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작품”으로 “화려한 무대 전환이나 조명을 사용, 환타지를 선사하기보다는 공연 속의 변화들을 그대로 노출시켜 어린이들이 뮤지컬의 재미와 구조를 알게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공연에 함께 하는 라이브 밴드도 인공적인 소리의 전자악기가 아닌, 통기타, 콘트라베이스, 퍼커션, 카쥬 등 어쿠스틱 악기들과 함께 쟁반, 물통, 빈병 등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하여, ‘생활 속 음악의 의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기 대표는 이미 80년대부터 뮤지컬 <개똥이>, 노래일기 <아빠 얼굴 예쁘네요>, <엄마 우리 엄마> 등의 음반 작업을 통해 어린이ㆍ청소년극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다. 김 대표는 오랜 준비 끝에 학전 어린이극 시리즈 - ‘학전 어린이 무대’를 시작하면서 첫 작업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어른들의 가치관으로 바라본 사회, 교육적 목적이나 환상을 담은 기존의 익숙한 ‘아동극'에서 벗어나 어른들만큼이나 진지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은 새로운 스타일의 '어린이극'을 펼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어쩌면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작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미련해서 그렇지, 뭘…”이란다.

한국영화, 칸으로, 뉴욕으로

bsson_02%20%282%29.jpg국내 관객 1천만명 시대를 일궈낸 한국영화가 해외에서도 점차 다른 문화에 대한 시혜나 신기함 차원이 아닌 ‘영화’ 그 자체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5월12일 개막하는 제57회 칸국제영화제의 공식경쟁부문에 진출해 프랑스로 간다. 한국 영화 두 편이 한꺼번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년) 등이 경쟁부문에 초청이 된 적이 있다. 

한편, 칸 경쟁부문의 초청작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은 공식발표일인 22일(한국시간)까지 필름을 영화제 측에 제출하지 못 했다. 그러나 감독의 지명도나 <미션> 등의 영화가 편집본이 다 나오기 전에 상태로 본선에 안착했던 칸의 관례로 볼 때 아직도 본선 작품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올해 칸 영화제에서는 송일곤 감독의 <거미숲>도 감독주간 상영작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상태다.

유럽뿐 아니라 최대의 영화시장인 미주지역에서의 관심도 주목할만하다. 지난 4월초 뉴욕 현대미술관 그레머시 극장에서 ‘New Directors/New Cinema’ 프로그램에 초청된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남여상열지사>(Untold Story)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Spring, Summer, Fall, Winter…and Spring)이 뉴요커들을 만났다. 『뉴욕타임즈』는 <스캔들>에 대해서는 “불쾌함을 퍼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임에도 감독의 역량으로 (영화가)시시하게 느껴지지 않게 만든 것은 대단한 성과다”라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대해서는 “김 감독은 인간본성의 무엇인가를 분리해내고, 동시에 인간의 경험영역을 이해하는데 성공했다”는 호평을 했다. 

한국영화가 최근 이렇게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는 것은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영화계가 시장성장으로 인해 다양한 영화가 만들 수 있는 토대를 형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독립영화 뿐 아니라 상업영화에서도 제한적이지만 표현이나 구성에 있어서 ‘모험’을 감행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고 있고 이런 시도들이 한국영화를 계속 전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최근 한류열풍이 가져온 간접적인 상승효과도 한국영화의 국제화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문화권 각지의 화교들이 ‘한류열풍’에 동참하면서 국내 배우들의 해외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에서 있었던 <스캔들> 상영에서는 예술영화나 외국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 외에도 배우 배용준씨의 팬인 중국계 미국인들도 다수 참석해 환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영화는 바야흐로 새로운 시장과 관객에 대한 배려와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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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 : 제 8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