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2023-12] 경력단절 중장년 여성의 간호조무사 진입과 이탈, 정착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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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2023-12] 경력단절 중장년 여성의 간호조무사 진입과 이탈, 정착의 서사

[이슈페이퍼 2023-12] 경력단절 중장년 여성의 간호조무사 진입과 이탈, 정착의 서사



작성자: 정경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이 연구는 고용보험 지원을 받는 간호조무사 교육과정과 자격시험을 통과한 중장년 여성 5명을 면접 조사하여 노동시장 ‘진입’과 ‘이탈’, ‘정착’ 과정을 청취한 결과이다. 이들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진입’한 뒤 접하는 노동 현실은 ‘이탈’의 원인이자 ‘정착’하더라도 감내해야 하는 차별의 나날이다. 면접조사 결과를 토대로 간호조무사 노동의 특징과 문제점, 개선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증 환자 중심인 사립대 병원에서 일하는 경우, 대부분 정규직인 간호사와 달리 간호조무사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기간제 노동자이다. 그나마 상대적 고임금 때문에 대학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일하지만, 배변과 체위관리 등 과거에 간병사 업무라고 여겼던 업무까지 ‘수용’하고 있다. 기간제 계약 2년 뒤에도 계속 일하는 경우란 거의 없고, 수시로 채용공고가 뜬다. 


 둘째, 중소병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경우, 근로기준법과 노동법 위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숙련 배제와 자존감 저하를 경험한다. 이들은 노사관계와 인사관리도 없는 블랙홀 또는 블릭 하우스(Black hole or bleak house)에서 일한다. 여전히 간호사 업무를 대신하지만 스스로 문제 제기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요양병원에서는 간호사처럼 일하기도 하지만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중소병원보다도 임금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별과 배제 해소 방안은 간호사 도전이 유일하지만, 마지막 경력경로에 서 있는 중장년 여성들은 간호사 전환을 ‘포기’한다.


 셋째, 제도적 배제 문제를 제기하면 다음과 같다. 정부는 2015년 의료법을 개정하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였으나, 면접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군가 고발하기 이전까지 간호사 업무를 대신하는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시기 정부는 야간간호료와 감염관리수당조차 간호조무사에게 차등 지급하여 차별 문제를 야기하였다. 노조 가입이 해법이지만, 대학병원 기간제 간호조무사들이 노조에 가입하기란 사실상 어려우며, 중소병원에서는 근로계약서 쓸 때 노조에 가입하거나 결성하지 않겠다는 서명까지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개선 방안을 제기하면 다음과 같다. 간호조무사들이 자격증 취득 직후 대거 이탈하는 모순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직무 중첩성 해소, 저임금 개선과 숙련개발 체계 형성, 제도적 차별 해소가 동반될 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 기존 노조와 직업별 협회, 사업자단체, 정부 관련 부처의 사회적 논의가 요구된다. 또한, 기존 노조들은 조직 체계에서 직종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 간호조무사 노동 문제 여론화, 간호조무사협회와 협력 강화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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