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페이퍼 2021-16] 고용허가제 흐름과 이주노동자 실태 - 비전문취업자(E-9), 방문취업자(H-2)를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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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2021-16] 고용허가제 흐름과 이주노동자 실태 - 비전문취업자(E-9), 방문취업자(H-2)를 중심으로 -

[이슈페이퍼 2021-16] 고용허가제 흐름과 이주노동자 실태

- 비전문취업자(E-9), 방문취업자(H-2)를 중심으로 -


작성: 윤자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은 한국 사회가 안고 있던 많은 취약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음. 이주노동자의 인권 침해 문제 역시 그중 하나임.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17년이 지났으나, 이주노동자의 산재 문제(위험의 외주화), 사업장 변경 제한과 이로 인한 인권침해, 열악한 거주 환경 문제, 농어촌 이주노동자가 겪는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음.


○ 2020년 12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모두 2,036,075명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2019년 대비 체류외국인 수는 19.4%(488,581명) 감소했음. 고용허가제를 적용받는 이주노동자는 2020년 12월 기준 391,487명이며, 체류외국인 중 19.2%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 이주노동자 수는 2019년 503,077명 대비 22.2%(111,590명) 감소함. 


○ 비전문취업(E-9)은 사업장 이동이 제한되는 고용허가제가 적용되나, 방문취업(H-2)은 사실상 사업장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노동허가제에 가까움(노호창, 2019). 비전문취업 이주노동자와 방문취업 이주노동자는 인구사회학적 속성 뿐 아니라 일자리 속성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음. 

 - 비전문취업의 경우 15세-29세(47.5%)와 30-39세(45.2%)가 비율이 높고, 방문취업은 50세-59세(44.4%) 비율이 가장 높음. 

 - 비전문취업(52.3%)에 비해 방문취업(71%)은 기혼 비율이 높고, 비전문취업은 배우자가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92.6%)가 다수인 한편, 방문취업은 배우자와 한국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경우(72.2%)가 많음. 


○ 거처 종류와 점유형태는 체류자격과 산업에 따라서 특징이 다름. 농림어업의 경우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4인 이상 가구(46.1%) 비율이 높은데, 이는 회사 등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84.7%) 기숙사(38%)나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및 비닐하우스(32%)에서 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 월세액은 비전문취업의 경우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39.9%) > 20만원 이상-30만원 미만(26.7%) 등 순이고, 방문취업은 30만원 이상-40만원 미만(41.5%) > 20만원 이상-30만원 미만(26.5%) 등 순임.

 - 2019년과 2020년 월세액 분포를 비교했을 때, 농림어업은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 비율이 약 25.3%p 감소하고(60.2% → 34.9%), 20만원 이상-30만원 미만 비율은 약 26.2%p 증가했음(19.2% → 45.4%).


○ 한국생활에서의 어려움(1순위)을 살펴보면 비전문취업의 경우 언어문제(39.1%)와 외로움(30.1%) 비율이 높고, 방문취업은 어려운 점 없음(41.6%) 비율이 높은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21.6%)과 언어문제(14.9%)를 가장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

 - 한국계 중국인(85.8%)이 다수인 방문취업(5.1%)이 비전문취업(1.1%)보다 “외국인에 대한 오해 또는 무시” 비율이 높음. 


○ 이주노동자 경제활동 상태를 비교해보면, 2020년 들어 실업자 규모와 비율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음. 특히 방문취업은 실업자가 2019년 11천명(5.4%)에서 2020년 15천명(9.5%)으로 증가하고, 비경제활동인구의 경우 규모는 32천명에서 28천명으로 감소했으나 비율은 15.8%에서 17.5%로 증가함. 


○ 종사 산업은 비전문취업의 경우 광제조업(79.8%)이 다수고, 그 다음으로 농림어업(13.9%) > 건설업(3.2%) 등 순임. 방문취업은 건설업(29%) > 광제조업(28.2%) > 도소매·음식·숙박(26.5%) > 사업, 개인, 공공서비스(14.9%) 순으로 나타났음. 이는 비전문취업은 취업 가능 분야가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는 한편, 방문취업은 특례고용가능확인서가 발급된 사업장에 취업 가능하다는 고용허가제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음.


○ 이주노동자 10명 중 약 1명(10.1%)은 일하고 있는 사업체 내 이민자 비율이 80% 이상임. 비전문 취업의 경우 “함께 일하는 외국인 및 귀화허가자 없음”은 1.6%에 불과함. 

- 농림어업의 경우 사업체 이민자 비율 80% 이상(38.7%)과 50-80% 미만(26.7%)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음. 도소매·음식·숙박은 “함께 일하는 외국인 및 귀화허가자 없음(17.4%)”과 10% 미만(20.8%)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편임. 


○ 주당 취업시간(노동시간)은 40-50시간 미만(61.4%)이 절반 이상이고, 그 다음으로 50-60시간 미만(18.9%) > 60시간 이상(10.3%) 순임. 즉, 52시간 이상 장시간노동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 되며 특히 방문취업은 60시간 이상(16.1%) 비율이 높음. 


○ 고용보험 미가입률은 비전문취업이 33.2%, 방문취업은 47%임. 2019년에 비해 2020년 고용보험 가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음. 산재보험 미가입률은 비전문취업이 5%, 방문취업은 37.6%임. 

 - 내국인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이주노동자 역시 코로나19 시기 휴폐업으로 인한 실업을 경험했으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안전망은 아직까지 다소 협소하게 마련되어 있는 것임. 

 - 사업·개인·공공서비스(47.5%), 도소매·음식·숙박(38.3%), 건설업(34.9%), 농림어업(22.9%)은 산재보험 미가입률이 높은 편임. 


○ 이주노동자 중 약 5.8%가 지난 1년 병원에 가고 싶을 때 병원에 가지 못한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음. 병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이유는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서(39.6%) > 시간이 없어서(27.9%) > 기타(9.6%) 순임. 


○ 고용허가제 정책형성 과정은 “안정적 인력 수급”·“정주화 방지”·“불법체류 방지”라는, 서로 정합적이지 않은 원칙들이 줄다리기를 하며 “이주노동자 인권”은 후순위로 미뤄온 과정임.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것은 2004년이지만, 이주노동자의 인권 개선을 전면적인 목표로 둔 「외국인고용법」 개정안은 20대 국회(2016년 5월~2020년 5월)에서 가결됨. 

 - 코로나19 이후 고용허가제는 △사용자 대상 노동인권 교육 의무화, △농어촌 이주노동자 건강보험 사각지대 해소, △사업장 변경사유 대폭 확대 등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보완되고 있는 것으로 보임. 

 - 하지만 제도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용복지센터 담당자 대상 인권 교육, △사업장 변경 신고 절차 개선, △주거환경 개선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사회적 합의와 재원확보 방안 마련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임. 

 -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 인력 수급”·“정주화 방지”·“불법체류 방지”라는 고용허가제의 ‘원칙’에 대한 점검과 논의가 필요할 것임. 이러한 원칙들은 사회적 갈등을 지속시키며, 그 자체로 이주노동자 인권에 대한 논의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기 때문임. 내국인 노동시장-외국인 노동시장 이중구조화를 경계하는 한편 동시에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노동시장에서 부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노호창, 2019) 역시 직시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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