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민주노총 서울본부 연구용역 의뢰로 작성한「서울시 비정규직 근로조건과 생활실태 조사연구(2013년 12월)」의 제7장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서울시 자치구(구청)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를 모집단으로 하여 총 484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노동실태 분석을 수행하였다. 먼저 직종별 분포를 보면, 보건·사회복지 175명(36.2%), 사무·전산 115명(23.8%), 시설관리 115명(23.8%), 민원·안내·홍보 39명(8.1%), 청소 29명(6.0%), 기타 직종 11명(2.3%)로 나타났다. 인구학적 특성에서 주목되는 점은 여성이 전체의 74.6%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고용형태는 기간제가 대다수로 90.1%를 차지하였다. 주목되는 것은 이들의 근로계약기간이 거의 대부분 12개월 이하(93%)라는 사실이다. 재계약 결정 방식을 보면, 청소 직종은 그나마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계약이 이루어지는 게 관행이었지만, 나머지 직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만두어야 한다는 응답이 매우 높아 고용안정성이 극히 취약함을 알 수 있었다.
취업 사유에서는 직종별로 뚜렷한 구분이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자발적 취업 사유가 62.6%에 달하였는데, 특히 보건·사회복지(89.1%), 사무·전산(67.0%) 등에서 이 비율이 평균보다 높았던 반면에, 비자발적 취업 사유는 청소(75.9%), 시설관리(68.7%) 직종에서 매우 높았다. 이러한 패턴은 ‘비정규직 지위 개선 사항의 1순위’ 선택에서도 반복되었다. 보건·사회복지 및 사무·전산 직종의 3분의 2 이상은 ‘고용안정’을 1순위로 선택한 반면, 청소 및 시설관리 직종은 ‘임금인상’을 선택한 응답자가 과반을 넘었다.
임금수준을 보면, 세전 기준 월임금총액은 평균 146.5만원이었고, 보건·사회복지는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았다. 반면 사무·전산, 청소, 민원·안내·홍보 직종의 임금수준은 120-30만원 대에 분포하였다. 법정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의 임금소득으로 특히 고연령층, 외벌이, 저학력의 비정규 노동자들의 가계수지가 적자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전체의 38.8%). 이들은 임금노동에 종사함에도 빈곤의 위험에 처하는 ‘근로빈곤층’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구청 비정규직의 이해대변 제도는 거의 없었다. 이들의 노조 가입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고 노사협의회도 유명무실하거나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면접조사 결과를 보면,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대체로 호의적이었고 노조의 필요성은 크게 느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개선 방안과 관련하여 본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하여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의 문제점을 짚었고, 중앙정부-자치구-노동조합 등의 이해당사자들이 구청 비정규 노동자의 노동실태 개선을 위해 수행해야 할 역할을 적시하였다. 여기에는 법정 최저임금 인상, 국고보조사업 기간제의 고용안정 방안, 비정규직 이해대변 및 고충처리 절차 마련, 직종별 표준임금 제시를 통한 임금인상, 조직화를 위한 사회적 여론 형성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