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첫째, 국내 주요 IT·게임 기업은 자본 규모에 비해 고용규모나 비정규직 비중이 적은 편임. 이는 IT·게임 기업이 운영·지원 업무를 별도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통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임(*116개 법인, 1개 법인 당 평균 216명, 총 2만4천명). 이런 이유로 IT, 게임 기업들의 대표법인을 제외하고는 300인 미만 고용 규모이거나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그리 많지 않음.
- 둘째, IT·게임분야의 고용불안정성은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와 같은 대기업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음. IT·게임 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4년(경력기간 7년)에 불과 했으며, 이직률은 28% 정도임. IT·게임 4사의 유노조 사업장 평균 임금은 5,271만원이었으나, 미조직 사업장의 평균 임금은 3,980만원에 불과 했고, 3천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도 자회사 형태의 지원·운영법인 등에서 확인됨.
- 셋째, IT·게임 유노조 4사에서는 장시간 노동문제보다 ‘크런치 모드’나 ‘모바일 웍’과 같은 업무 특성과 연계된 노동형태가 문제점으로 확인됨.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최근 근로기준법 개정(52시간 상한)으로 장시간 노동은 해소되고 있지만, 모바일 업무가 주 평균 2회 이상이고,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10% 이상)도 확인됨. 이와 같은 문제는 대표법인이나 유노조 법인보다 IT·게임 법인 중 신설법인, 운영법인, 지원법인 등이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상황임.
- 넷째, IT·게임 업계 특성상 프로젝트 성패여부에 따른 상시적 구조조정과 조직 내 폐쇄적 의사결정은 개별화된 업무방식이나\ 성과연봉제 등과 맞물려 내부 구성원이 불신을 갖게 되는 요인 중 하나임. 특히 IT·게임업계의 프로젝트 폭파나 전환배치 및 권고사직의 일상화는 비자발적 이직을 자발적 이직으로 은폐하려는 구조적 요인 중 하나임. 더불어 IT게임 기업의 조직구조를 자주 바꾸는 경영전략은 노사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음.
- 다섯째, IT·게임 유노조 4사의 노사간 저신뢰 관계나 분배와 절차의 불공정성, 그리고 미흡한 인사관리는 노사 갈등의 주요 원인임.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사업장에 노조가 설립 된 이후 단체협약 체결에 1년 가까이 소요되거나 노사간 교섭 불일치로 단체행동이 발생한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음
- 여섯째, IT·게임 4사 노동조합은 향후 초기업 노사관계 형성과 업종별 교섭구조를 통해 미조직 노동자의 이해대변 포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특히 IT·게임 산업 내 지원·신설·운영법인의 비정규직 저임금 여성·청년 노동자들이 다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IT게임 업종별 공동·집단교섭과 IT업종별 최저임금제, △IT·게임 분야 모바일 단체협약, △IT·게임 교육 및 숙련형성프로그램, △IT 사회적 연대기금과 재단 운영 등을 제시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