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이종수 객원연구위원(노무법인 화평 대표, 경영학(노사관계)박사)
이번 이슈페이퍼에서는 필자가 참여했던 직무평가 및 직무급적 임금체계 설계 컨설팅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 컨설팅은 2015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2년간 국제노동기구(ILO)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정식 명칭은 ‘Job-Based Wage Scale Development for Pilot Sectoral Collective Bargaining in the Mining Sector’ 이다. 몽골 광산업종에서 진행했던 직무평가 및 직무급적 임금체계 설계 컨설팅(이하 컨설팅)은 몇 가지 원칙과 방향 아래 추진되었다.
첫째, 새로운 임금체계는 노동자 개인의 숙련수준과 직무가치를 반영하고자 하였다. 둘째, 기업규모에 따른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업종수준에서 임금체계를 설계하고자 하였다. 셋째, 노조의 수용을 높이기 위해 임금체계 설계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노동조합의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넷째, 새로운 임금체계 설계를 완료한 후 업종수준에서 임금교섭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지난 2년간 광산업종 직무급 임금체계 개편 컨설팅을 통해, 첫째, 워크숍에 참석한 광산업종 워킹그룹 멤버들이 직무급 임금체계의 정확한 의미와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직무평가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기술적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직무평가 결과를 통계적 방법으로 해석하고 바람직한 직무등급제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넷째, 직무등급에 근거하여 임금정책선 개념을 활용하여 임금체계를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다섯째, 직무평가제도 및 직무급 임금체계를 기업수준이 아니라 업종수준에서 설계하고 산별협약을 통해 발전시키기로 합의하였다. 여섯째, 광산업종 컨설팅은 보건의료업종과 시멘트업종 등 여타 업종의 임금체계 개편에 영향을 주었고 향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임금체계 개편 작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하면, 첫째, 임금체계 개편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업종수준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규모와 원·하청 단계에 따른 임금격차가 확대되고, 이 문제가 사회양극화의 요인으로 지목되면서도 여전히 개별 기업수준에서만 임금체계 개편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문제해결 방안이 아니다. 둘째,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컨설팅의 전 과정은 노사공동위원회 또는 노사정협의체가 주관하도록 하여야 컨설팅 결과물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셋째, 현행 임금체계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직무평가와 직무급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