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창] 공무원 노동운동 현안과 과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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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의 창] 공무원 노동운동 현안과 과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다?"

박기산 3,172 2021.11.08 09:00

[연구소의 창] 공무원 노동운동 현안과 과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다?"

 

작성자: 박기산 한국노총 공무원본부 부장



“공무원은 노동자인가?” 공무원 노동운동은 이 물음에 대한 역사이다. 
공무원직장협의회(1999년)부터 공무원노조법 제정(2005년), 공무원노조 합법화(2007년), 공무원연금법 투쟁(2014~2015년), 소방공무원 노조설립(2021년)에 이르기까지 공무원과 노동자 간 사회인식적 간극을 줄이는 역사이자, 노동자로 거듭나는 역사였다. 

지금도 공무원노동조합들은 노동·정치기본권을 최우선 과제로 주장한다. 특별한 요구가 아니라, 노동3권과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가장 기초적인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가령 이런 것이다.

공무원은 여전히 SNS 상의 정치적 의견에 가장 소극적인 표현인 ‘좋아요’를 누를 수 없다. 기계적인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배했다는 이유로 징계받기 때문이다. 하물며 정당과 정치단체 가입은 물론 정치후원금조차 민주사회 구성원으로서 행사할 수 없다(일본 포함 해외사례에서는 찾을 수 없다).

소방·경찰공무원은 야간근무 중 구조·구급 출동이나, 112 출동을 할 때 고작 3,000원의 수당을 받는다. 직장인 하루 평균 커피값(4,178원)에도 못 미치는 수당을 받고 누군가의 생사를 건 업무 최일선으로 나선다.

국민을 위한 대면행정서비스(시군구 행정센터, 우체국 금융·보험 등)에서 점심시간 1시간 보장은 여전히 꿈꿀 수 없다. 교대제 식사가 가능한 인력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민원이 발생한다.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상황 속에 비상근무 발령을 받은 공무원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민원에 시달리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공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비상근무수당 지급은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그마저도 예우받지 못해 과로사로 내몰린다. 

공무원 ‘철밥통’이라는 사회적 시선은 이제는 정말 옛말이다. 최근 하위직 공무원(5년 미만 공무원)의 이·퇴직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젊은 공무원 2명 중 1명은 이직을 고려한다. 90년대생 공무원들에게 2000년대에나 통용될 법한 물가수준, 조직문화를 강압하고 있다. 명백히 경직된 공직사회에 대한 경고음이다.

그래서일까? 공무원노조법도 경직되어 있다. 제정된 지 15년이나 지났음에도 공무원노조에 근로시간면제제도(Time-off)가 없다. “휴직 후 활동”이라는 희생만을 강조한다. 정부는 공무원단체교섭에서 공무원(노동자)에게 공복을 강조한다. 2008년 첫 단체교섭을 맺고, 2018년에 이르러서야 체결할 정도로 경직되어 있었다.

2021년 한국사회에서 민간이 할 수 없는 일, 그 중심에 공무원노동자가 있다. 그러나 공직사회의 법과 제도, 물가수준까지 2000년대에 머물러 있다. 90년대생 공무원에게 이곳(공직사회)은 “라떼는 말이야”와 같은 비현실적인 현실이다. 여기에 공무원의 노동·정치기본권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공무원 노동·정치기본권 보장은 곧 공무원의 “목소리” 그 자체이다. 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 20여 년 동안 투쟁한 이유이다. 공무원노동자의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온 국민에게 전달하기 위해 20여 년 전 기조를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아 왔다. 공무원 현장 목소리가 국민에게 진정으로 소통될 때,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물음은 확신으로 바뀔 것이다. 공무원노동운동, 똑같은 상황 반복 속에서 공무원 노동자 목소리가 지금 현실에 맞닿을 때까지 공직사회 변혁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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