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 연행/체포시의 대처 방안

노동사회

수사기관 연행/체포시의 대처 방안

admin 0 5,082 2013.05.07 06:54

<사례> 노동자 씨는 경주 지역에 있는 한 노동조합의 위원장이다. 서울 본사 앞에서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집회를 마치고 사장면담을 요구하며 건물로 들어가던 중, 막고 있던 경찰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곧 일제히 연행되었다. 같이 있던 연맹간부 및 다른 노조 간부들, 조합원들과 연행(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노씨는 경주에서 이미 업무방해죄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영등포경찰서에서 1차 조사를 마치자 경주경찰서에서 올라온 형사들이 체포영장을 보여주며 다시 경주로 이송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자들 특히 노동조합 간부들은 활동과정에서 자주 위와 같은 일들을 당하게 된다. 먼저 우리가 경찰에 강제로 연행되는 방식은 다음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가지 방식이 아닌 강제연행은 모두 불법이며, 최근 대우자동차 투쟁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경찰의 불심검문과 임의동행을 빙자한 불법연행이 바로 그것이다.

1) 현행범체포

현행범인 및 현행범인으로 간주되는 자(준현행범인)는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2조). 여기서 현행범인이란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인 자를 말하고, 준 현행범인이란 추적되고 있는 자, 범죄사용 흉기 등 소지자 등을 말한다. 위 사례에서 노씨는 건물진입 과정에서 경찰과의 몸싸움(특수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본사의 업무방해), 집시법위반(해산명령 후 해산하지 않은 부분) 등으로 현행범체포를 당했다. 

2)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

먼저 ①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합리적인 평균인이 판단하였을 때 객관적으로 범죄가 행하여졌다는 사실과 주관적으로 피의자가 그 범죄사실의 범인이라는 점), ②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체포영장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이 때 출석요구서는 대략 3회 정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회 발부 후 또는 아예 보내지 않고서 비밀리에 체포영장을 발부 받는 경우도 가능하게 되어 있다. 

체포영장은 검사가 서면으로 관할 지방법원판사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 받는다. 위 사례에서도 노씨에게 경주경찰서에서 3회에 걸쳐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쟁의행위기간 중이어서 출석하지 않았다. 

▶ 쟁의행위기간 중 경찰의 출석요구서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집행부가 구속될 시의 문제점, 조합원들이 조사를 받으면서 위축되는 점등을 감안하여 출석여부를 고민해야 된다. 불출석 시는 현재 교섭 및 쟁의기간 중이므로 교섭이 타결되는 즉시 출석하여 조사받을 것임을 가능하면 서면으로 통보해 준다. 

3) 긴급체포

먼저 ① 중대한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② 증거를 인멸할 염려 및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긴급을 요하여 체포영장을 발부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야 한다. 이 때 체포영장 없이도 그리고 현행범이 아니더라도 체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여기서 중대한 죄라 함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뜻한다(단순폭행, 명예훼손 등은 형법상 법정형이 장기 3년 미만의 범죄이나, 대부분은 장기형에 3년 이상이 포함되어 있어 긴급체포가 남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 자진출석하여 조사를 받는 중에 순순히 자백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긴급체포할 거란 협박을 하거나, 실제 긴급체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경찰은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제시하나, 자진 출석한 사정, 다른 조사들이 이미 이루어져 증거인멸우려가 실제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 불법긴급체포임을 주장해야 할 것이다.

4) 불심검문과 강제연행

<사례> 2001년 2월 21일 오후 2시경 부평역 근처에서 역사를 나오는 사람들과 주위에 지나는 사람들에 대하여 무차별 불심검문을 하고 동행을 거부하는 사람들 중 40여명을 경찰서로 강제 연행하였다. 다음날인 2월 22일 12시경 금속산업연맹 단위노조 대표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 부평역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경남본부, 대경본부 단위노조 대표자 10여명을 불심검문 후 부평경찰서로 강제 연행하였다. 경찰의 불심검문, 체포의 법적 근거는 있는가?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어떠한 죄를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또는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하여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자를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불심검문의 근거규정을 두고 있으면서도 "무차별 불심검문, 즉 그물망식 불심검문"은 할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그리고 제2항 "그 장소에서 제1항의 질문을 하는 것이 당해인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질문하기 위하여 부근의 경찰서·지서·파출소 또는 출장소에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당해인은 경찰관의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하여 불심검문이 가능하고 동행요구를 할 수 있는 사안이라도 당해인은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으며, 제7항에서는 "제1항 내지 제3항의 경우에 당해인은 형사소송에 관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신체를 구속당하지 아니하며, 그 의사에 반하여 답변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동행을 거절함에도 강제로 연행하기 위해선 형사소송법에 의한 구속, 즉 법관이 발부한 구속영장 등에 의해서만 신체구속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위 사례의 무차별 불심검문과 강제연행은 법률에 근거가 없는 불법적인 공무집행이고, 이는 형법상 불법체포감금죄(형법 제124조)내지 직권남용죄(형법 제123조)에 해당한다. 또한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제4조의 2)에 해당한다. 

참고로 1999년 서울대에서 개최된 범민족대회를 원천봉쇄하고 이에 참가를 막는다는 이유로 무차별 불심검문과 강제연행을 한 행위에 대하여 서울지방법원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경찰관은 그 장소에서 불심검문을 하는 것이 당해인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질문하기 위하여 부근의 경찰관서에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이 경우 당해인은 경찰관의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데,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원고들은 전경들의 동행요구를 거절하였기 때문에 위 전경들이 원고들을 경찰서로 연행하여 구금한 행위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원고들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국가는 원고들에게 각 1인당 2백만원씩의 배상책임을 져야 함을 판시한 사실이 있다(서울지방법원 2000. 7. 4. 선고 2000가합9685판결).

▶ 불심검문과 강제연행에 대한 대처방법

먼저 ① 경찰관의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소속과 신분을 밝힐 것을 요구해야 한다. 경찰의 인권침해행위에 대하여 추후 법적 대응(국가배상청구, 고소고발)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그리고 ② 불심검문의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해 줄 것 요구한다. 즉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어떠한 죄를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또는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하여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건지를 밝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단순히 '범죄수사의 목적상', '일제 단속중'이란 이유를 제시한다면 이는 적법한 이유가 되지 못하므로 불심검문을 거부한다. 

③ 그 장소에서 제1항의 질문을 하는 것이 당해인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된다는 이유로 인근 경찰관서로 동행을 요구할 때 본인이 거부하면 강제로 연행할 수 없다. 강제연행하였으면서 나중에 임의로 동행하였다고 발뺌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연행되면 즉시 노조나 연맹 등으로 연락하거나 112에 신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④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라고 하면 무슨 근거로 제시요구를 하는지를 밝히도록 요구하고, 주민등록법 제17조의 10에 따라 주민등록증의 제시를 요구하는 경우에 운전면허증 등으로 신분이 확인되었음에도 경찰관서로 동행을 요구하면 거부하도록 한다. 
위 세 가지 방식에 따라 체포되거나, 자진출석하여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 그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며 주의할 사항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1) 체포 후 48시간 안에 조사를 완료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처음 사례에서 경주지청 담당검사는 경주경찰서에서 올라간 담당형사가 영등포경찰서에서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집행한 시간부터 48시간을 계산한다고 말한다. 어떤가?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 긴급체포, 현행범 체포 모두 체포 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되고 청구하지 않을 시는 즉시 석방해야 되므로 서울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될 때로부터 48시간이 경과하는 시점부터는 불법체포감금이 된다. 위 검사같이 확대 해석할 수는 없다.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은 최대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2) 경찰에 연행되면 먼저 ①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등 경찰조사 → ② 경찰이 담당검사에게 수사지휘를 받음(사법경찰관은 체포 후 통상 36시간 이내에 조사를 완료하고 담당검사에게 수사지휘를 요청함) → ③검사는 보강수사지휘, 구속영장청구, 불구속수사, 훈방조치 중 하나로 지휘한다. 보강수사지휘의 경우에는 즉시 보강수사하여 재지휘받게 되고 훈방조치는 입건자체가 되지 않고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 유의사항

불구속으로 처리되어 석방되면 사건이 마무리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으나, 구속되어 조사와 재판을 받지 않을 뿐 사실상 별 다를 게 없다. 신경 쓰고 있지 않다가 법원에서 재판을 받으라고 통지가 날라 와서야 부랴부랴 문의를 하게된다. 노동형사사건은 업무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가 정형화된 문구처럼 붙어 다닌다. 징역 5년 이상, 3년 이상 등 법정형이 중하므로 일단 검찰이 법원에 불구속상태라도 기소를 하여 재판을 받게 되면 집행유예형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물론 무죄를 인정받으면 될 것이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법적 정당성과 실정법은 결론이 다를 수 있으므로). 회사측과 합의가 되어 민형사상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를 하였다면 즉시 탄원서 등도 요구하여 담당검사를 찾아 제출하고 정식기소가 아닌 약식기소(벌금형 처분)나 기소유예처분을 해 주도록 요청하는 것이 좋다. 

▶ 피의자신문조서 진술 유의사항

① 피의자신문조서는 자신의 자백이 담긴 중요한 증거가 되므로 진술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특히 검찰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나중에 법정에서 부인해도 소용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사실, 다른 사람이 관련된 사실은 함부로 진술해서는 안되며 모른다고 답하는 것이 좋다. 섣부른 진술이 동료에게는 치명적으로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
② "당신의 동료가 당신이 하였다고 말하고 있다"는 수사관들의 말을 절대 믿지 마라. 증거를 들이대도 믿으면 안 된다. 
③ 조사가 끝난 다음 신문조서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서명 날인해야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설명이 간략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 제대로 기재해 줄 것을 요구한다. 경찰이 말한 것이 자신이 말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으면 수정을 요구한다. 오랜 조사로 귀찮다고 대충 넘어가지 말라. 후회한다. 경찰이 윽박지르면 서명날인을 거부한다. 서명날인 및 간인이 없는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한 판례(대법원 92도654판결)가 있으므로 수정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서명날인을 거부해야 한다.
④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한다(구속전피의자심문제도, 판사 앞에 가서 심문 받겠는가 등의 용어 사용). 

▶ 인권침해와 대처방안

①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 '체포 시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 고지하고 변명의 기회를 주었다'는 확인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체포당시 들은 바가 없으면 확인서 서명을 거부한다.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미란다 원칙을 지키지 않았음을 주장한다. 모르고 서명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② 체포 시 가족 등에게 알릴 수 있다. 이를 막는 경우 담당형사의 신원을 확인해 둔다.
③ 묵비권행사시 강제로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가 있으나, 거부할 수 있다. 임의로 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④ 유치장 입감 시 알몸상태에서 몸수색을 하는 경우가 있다. 유치장에서 신체검사를 하는 근거규정은 불명확하며 행형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유치장내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가능하며 필요한 경우에도 알몸수색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가능하다. 업무방해, 집시법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처법위반 등은 마약소지, 흉기휴대, 자해우려가 없으므로 신체검사의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경찰청 훈령인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을 근거라고 하며 알몸수색을 하는 경우가 있으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법률로만 가능하므로 훈령이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최근 알몸수색에 대하여 훈령은 근거가 될 수 없고 무차별 알몸수색은 위법하다며 법원에서 국가배상을 인정한 바 있다. 이를 거부하도록 한다. 강제로 행해지는 경우에 경찰관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도록 한다. 

3) 만일 ④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 ⑤ 다음날 오전 영장실질심사 → 당일 저녁 경 판사가 영장발부여부를 결정(영장 발부 또는 영장청구기각)한다.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되면 석방되고 이후 불구속상태에서 계속 조사를 받고 기소가 될 수 있으며 다 끝난 것이 아님을 주의해야 한다. 

4) ⑥ 구속영장 집행-경찰구속기간 10일(체포 시부터-영장실질심사시간제외) → ⑦ 검찰 송치(구치소 이감) → ⑧ 검찰 조사(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작성 등)-검찰 구속기간 10일(1회 10일 연장가능) → ⑨ 법원에 기소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기소 외에 약식기소(벌금형 처분), 기소유예를 포함한 불기소 결정(혐의 없음, 죄가 안됨, 공소권 없음)도 있다. 

▶ 벌금형과 정식재판청구

벌금형이 선고되었다는 등본(약식명령등본)이 법원에서 오면 7일 이내에 법원에 정식재판청구를 할 수 있다. 만일 이를 받지 못하였는데 갑자기 벌금 내라는 고지서가 오면 법원에 가서 정식재판회복청구를 같이 한다. 정식재판청구를 하면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는 것과 동일하며 처음 벌금형보다 더 높은 형이 나오지는 않는다(불이익변경금지원칙).
5) ⑩ 법원에 기소 후 약 2∼3주 후 첫 재판기일이 잡힌다. → 재판기일에는 판사가 인적사항 등을 심문하고 → 검사가 공소장 내용을 신문 → 변호인이 유리한 반대신문 → 증거인정여부조사 → 검사 구형 → 최후변론과 진술 → 선고기일은 다시 1∼2주 후로 지정된다 → 항소는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에 항소하도록 한다.

▶ 변호인 없이 혼자 재판을 받을 때는 검사신문에서 사실이 아닌 부분은 부인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부인한 내용과 다른 진술을 한 목격자나 체포한 또는 다친 경찰의 진술조서나 자신이 경찰이나 검찰에서 위축되어 잘못 진술한 피의자신문조서도 부인(임의성, 진정성립 및 내용 부인)해야 한다. 그러면 다음기일에 그 목격자나 다친 경찰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