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4·15 총선전략

노동사회

민주노총 4·15 총선전략

admin 0 3,569 2013.05.12 04:54

 


odj11_01.jpg
[ 청와대 앞에서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비례대표 확대와 당원 5인의 복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출처:민주노동당 ]

2004년 4월15일은 우리 노동자들에게 특별한 날이다. 자주와 민주를 기본으로 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조합에서 조합원이 자기들 손으로 후보를 추천하고, 돈을 내고, 선거운동을 해서 당선되는 노동자 국회의원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복병이 있기는 하다. 2월27일 통과된 선거법이 지역구 15석을 늘리는 것으로 구체화되면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보수 정당의 담합이 뚜렷해지고 있고, 약화됐다고는 하나 지역패권주의도 아직 상존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물갈이론’과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지지 발언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동안 노동자들이 공장과 사무실에서 열심히 일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무엇이었던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노동귀족과 집단이기주의로 내몰리고 경영참가, 경영의 투명성을 주장하면 사용자의 고유권한을 침해한다고 언론들이 나서서 난리를 쳤다. 고상해 보이던 국회의원 나리들은 ‘차떼기’로 돈이 들어오는 것에 흥분해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생명줄조차 분간을 못하고, 돈을 준 사장들의 얼굴을 흐뭇하게 떠올리며, 온갖 악법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통과시켜 버린다. 

지난 한국 정치의 역사는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해 줄 제3의 세력을 고대한다는 것이 한낱 망상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 국회의원의 진출만이 이 망상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며, 민주노총은 이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동자후보, 60명 이상 발굴

odj11_02.jpg‘우리를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란 기치를 내걸고 당선된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는 이번 총선에서 조직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하였다. 4?15 총선은 조직의 대단결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이며, 세상을 바꾸는 주요한 투쟁이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의 지역구 후보들의 약진과 비례대표 후보의 국회 진출 가능성이 높아 민주노총의 총력 투쟁이 더욱 요구되어 지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총선의 사업방향과 목표로, 전 조직의 역량을 투여하여 선거 투쟁에 임하고, 총선 투쟁을 통하여 조직의 일치단결을 도모하기로 하였다. 또한 민주노동당을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토대를 구축하고, 노동자후보를 최대한 출마시켜 노동자후보의 국회 진출을 실현하는 것으로 잡았다.

총선 대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이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노동자후보를 발굴하여 선거에 대응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2003년 8월 임시 대의원대회와 11월 중앙위원회에서 산하 조직의 추천을 받아 민주노동당 후보로 선출된 후보를 민주노총의 총선 후보로 결정한 바 있다. 후보의 규모는 지역구 후보 50명 이상, 비례대표 10명 이상을 목표로 하였다. 민주노총은 이미 50여명의 노동자를 노동조합의 결의를 모아 민주노동당 후보로 확정한 상태이며, 비례대표 후보도 최대한 출마할 예정이다.

보수정치권들이 자본가들의 ‘차떼기’를 비롯한 뇌물로 정치와 선거를 한다면, 노동자후보는 조합원들이 조금씩 갹출한 정치기금으로 선거를 치루고 원내에 진출하여 ‘개미군단’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이미 모든 연맹과 지역본부에서 조합원 1인당 3천원(민주노총 2천원, 연맹 1천원) 이상의 정치기금 모금을 결의하여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민주노총 후보의 기탁금 지원(전체기탁금 1천5백만원의 절반 이상)을 위한 1차 모금이 3월말까지 진행된다.

3만명 당원 확보

민주노총 위원장부터 단위노조 위원장까지 모든 간부가 4?15 총선 대책본부의 지도부가 되어, 70만 조합원이 하나되는 선거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4?15 총선을 총지휘할 ‘4.15 총선 대책본부’의 체계는 중앙집행위원회를 대책본부 대표자회의로 대체하고 위원장이 상임본부장을 맡는다. 사무총장이 대책본부의 집행위원장을 맡아 집행을 총괄하고 산하에 총선기획팀과 산하 연대기구를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이러한 체계는 민주노총의 지역본부와 연맹에도 동일하게 구성된다. 

정치 선전 홍보 사업으로는 부정부패 심판, 진보정치 승리, 투표 참가를 독려하는 시리즈의 총선포스터를 제작, 발행할 것이다. 또한 조합원 교육용으로 정치 소책자를 3월안에 10만권을 제작하여 배포한다. 그리고 민주노총 기관지인 『노동과세계』 특보도 발행할 것이다. 시각용 교재로 정치비디오를 제작해 판매하고, 차량용 테이프와 게시물 그리고 텔레비전 광고도 계획하고 있다.

노동자의 정치적 실천과 투쟁은 현장의 정치조직을 강화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단위노조의 정치위원회 구성 또는 직장분회의 건설을 통해 소속 당원의 실질적 활동을 강화하고 조합원의 정치의식 향상과 조직강화에 복무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일상적인 정치사업의 수행을 위하여 연맹과 지역본부의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1노조 1교육을 총선까지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치 강사단을 모집하고 운영할 것이며, 민주노동당 강사단과 지속적인 협의를 가질 것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참여뿐만 아니라 조합원 가족의 참여도 빼놓을 수 없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가족이 참여하는 총선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조직적 결의를 통해 민주노동당의 창당과 강화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당원확대사업은 최근 들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노동당 창당 무렵 당원의 절반 가까이 되던 민주노총 조합원의 비율이 최근엔 43% 까지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당이란 이름에 걸맞게 노동자 당원을 확대하는 사업은 여전히 조직적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총선 전까지 각 조직별로 5%(총 3만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하기로 하였다. 산하 조직의 집행 간부와 대의원의 조직적 가입을 우선 결의함으로써 평 조합원들의 당 가입을 추진할 것이다.

다음으로 당 기관지 보기 운동을 전개한다. 각 조직에서는 당원확대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여 실천할 것이고, 모든 노동조합 사무실과 당원들은 당기관지 『진보정치』를 구독할 것이다. 단위노조까지 정치위원장이나 선거책임자를 선정하여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분회나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기보다는 노동조합 조직을 통하여 선거운동을 할 것이다. 

4.15 총선 대책본부 발대식과 총선승리 결의대회를 3월경에 열어, 후보자 결의와 전 조합원의 총선 참여 결의를 모아 낼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연맹 지도부는 지난 2월부터 현장순회를 통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필요성과 민주노동당의 국회 진출을 역설하고,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노동자 국회의원을 보는 날

이번 총선이 단순히 진보정당의 의회진출이란 의미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노총의 총선 투쟁은 민주노동당을 통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뿐 아니라 신자유주의로부터 민중생존권을 수호하는 것이며, 동시에 노동자의 정치적 단결을 고취하여 노동운동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데 목적이 있다.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노무현 정부는 비정규직의 급속한 증가, 농업의 해체, 소득 및 재산의 양극화 현상 등 민중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것은 노동운동을 비롯한 민중운동의 기반을 해체하는 양상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침몰하는 ‘대한민국 호’에 몸을 실은 죄 없는 노동자, 농민, 서민을 구할 세력은 자신의 기득권과 쾌락에 빠져 국민들의 고통을 나몰라라 하는 보수 정당이 아니다. ‘개혁’과 ‘물갈이론’ 운운하며 이념과 정책이 아닌 ‘인물’ 중심의 구태의연한 선거판을 만들어 가고 있는 세력은 더더욱 아니다. 노동자, 민중 바로 자신만이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 고통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고통을 닮은 민주노동당이야말로 노동자, 민중의 정당이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정당,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이 탄생하는데 모든 힘을 쏟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썩은 정치, 부패정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이 보수정치를 퇴장시키는데 앞장서는 활동을 시작으로 진보정치의 대안으로 민주노동당을 확고히 할 것이며, 민주노동당에 대한 투표를 가족과 함께 약속하는 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8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