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건설을 위한 전공련의 투쟁과정과 하반기 전망

노동사회

공무원노조 건설을 위한 전공련의 투쟁과정과 하반기 전망

admin 0 2,953 2013.05.07 11:32

1. 전공련을 세우기까지의 과정

han37410_01.jpg1998년 2월 노사정위원회에서는 1999년 1월부터 일반공무원의 직장협의회 구성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는 결사의 자유만을 보장하고,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 허용이었으며, 설립범위를 4급 이상의 기관단위, 가입대상을 6급 이하로 제한하여 공무원의 단결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협의회 허용 6개월 후, 전국 2,400여 개의 설립대상 중 80여 곳에서 직장협의회가 건설되었다. 

그러나, 직장협의회 형태로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보수, 승진, 신분보장, 연금 등을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뒤따랐고, 이에 전국단위 연합체 건설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그 결과 100여 개의 직장협의회가 모여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발전연구회(전공연)'를 결성하고, 12인의 공동대표를 선출했다.

그러나 전공연은 회원 중심보다 12인 공동대표를 비롯한 회장단 중심으로 운영되는 비민주적인 면과 알력 등으로 친목모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공연의 조직 및 운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공연 규약을 개정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전공연 규약개정 소위원회가 안을 마련했다. 그리고, 2001년 2월 3일 전국 간담회에서 재적회원 132명, 출석회원 84명, 투표참여 79명 중 찬성 55명, 반대 17명, 기권 7명으로 전공연을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이하 전공련)'으로 개정하고, 단일 지도체제 및 대의원체제로 전환하는 안이 통과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워진 전공련은 현재 지역별, 직능별 180개 단체의 6만 여명이 가입원서를 정식으로 제출한 상태며, 두 차례의 전국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실질적인 공무원들의 자주적 결사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노동사회』 2001년 5월호 「공무원노조 건설 어디까지 왔나」참조). 

2. 전공련의 활동과정

금년 2월 3일 전공연 규약을 개정하여 탄생한 전공련은 3월 24일 제1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초대 전공련 위원장에 차봉천 위원장을 선출했다.

4월에는 PSI(국제공공노련)에 한국공무원들의 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전공련 활동에 적극적인 연대와 지지를 요청하고, 한국정부(청와대, 행정자치부, 경찰청 등)에 항의공문을 발송하여 줄 것을 요청했으며, 전공련에 대한 한국정부의 탄압사례를 취합하여 ILO(국제노동기구), OECD ELSAC(경제협력개발기구 고용노동사회위원회), UN인권위원회 등에 PSI와 공동으로 제소하였다.

또, 5월 7일 민주노총, 공공연맹, 전교조, 한교조, 전공련, 전국교수노조(준), 민변, 경실련, 참여연대, 전국민중연대, 가톨릭 노동사목전국협의회 등 49개 단체가 참여하는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구성하여 공무원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범국민적 연대를 형성했다.

5월 19일에는 전국회원 100명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사업으로 민주화운동희생자 유적지 순례에 참가하였으며, 6월 9일 경상남도 창원에서 전국 공무원 7천 여명이 모여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노동기본권 회복'를 주제로 평화적인 집회를 개최했다. 이는 공무원노동조합 건설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조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집회 후, 공무원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노조의 형태, 조직, 입법화 방향 등 노조설립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준비하고 기획하며 추진하는 전담기구인 노조추진기획단을 구성키로 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여론을 이끌어낸 성과로 6월 21일 MBC TV 유시민의 100분 토론회가 '공무원 노조,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차봉천 전공련위원장이 열띤 토론을 벌여 공무원노조 문제가 국민적인 관심사항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한편, 7월 11일 행자부장관을 공대위 명의로 고소했다. 이는 지난 6월 14일 행자부장관이 6·9 창원 전국대회를 주최한 공대위를 유령단체로 몰아 소속 49개 단체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7월 14일 광화문 앞에서는 공대위와 서울지역 공무원직장협의회연합 회원들이 공무원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규탄대회를 개최하여, 6·9창원대회 주동자로 전공련 차봉천 위원장을 비롯한 전공련 간부 4명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했다.

또, 정부의 탄압에 항거하고, 공무원노조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7월 9일부터 농성투쟁에 들어간 전국 4개 지역에서는 지역연합 직장협의회의 끊임없는 지지방문과 집단연가, 1인 시위 등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7월 28일 부산광역시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전국공무원결의대회는 노동조합을 갈망하는 전국의 전공련 산하 공무원 1만 여명의 단결력과 열망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그리고, 8월 18일 전공련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한 수도권지역 간부 12명의 회장단은 남효채 복무조사담당국장이 공무원 노조 도입이 불가하다는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해 정부종합청사(행정자치부)를 항의방문하여 행자부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han37410_02.jpg

3. 정부의 전공련 탄압과 전공련의 대응

행자부는 전공련이 2월 3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총연합을 결성하려 할 때, 전국의 행정기관장 앞으로 공문을 발송하여 총회 참가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월권을 자행했고, 3월 24일 제1차 대의원대회를 방해하기 위해 당초 사용허가를 받았던 연세대학교에 압력을 행사하여 행사 당일 불허 조치토록 했다. 이에 전공련은 긴급히 서울대 학생회의 도움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개최할 수 있었다. 행사를 사전에 방해하기 위해 정부는 참가대상 대의원들을 개별 접촉하여 참가자 사법처리 및 징계방침 등으로 끊임없이 협박했다.

정부의 방해에도 제1차 대의원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자 정부는 행사를 주동한 혐의로 차봉천 위원장과 부위원장단 등 핵심 간부에 형사 소환장을 발부했고, 현재까지 7차에 걸쳐 소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전공련이 6·9 창원 전국대회를 개최하자 정부는 당초 전공련 위원장단 전원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7월 6일 6·9 창원 전국대회 주동 혐의로 전공련 차봉천 위원장과 경남지역 김영길 대표, 부산지역 이용한 대표, 전공련 고광식 사무총장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도부 4명은 부당한 공권력에 불응하고, 7월 9일 명동성당 등 네 곳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항의농성투쟁을 시작했다.

이러한 항의농성 중에도 전공련은 정부의 부당한 탄압을 폭로함으로써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고, 7월 28일 창원대회에 이은 제2차 전국대회를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그리고, 8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전공련의 정당한 투쟁을 밝히고, 떳떳하게 법의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하에 영등포 경찰서로 자진출두했다. 

결국, 사법부는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전공련 지도부를 불구속 처리하고, 8월 4일 석방조치했다. 하지만, 지금도 정부는 전공련 임원단에 대한 사법처리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으며, 탄압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4. 공무원 노동기본권에 대한 정부태도와 노사정위원회 논의

전공련의 계속된 투쟁으로 공무원노조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확산됨에 따라 정부는 7월말 중앙일간지에 연내 공무원의 노동조합이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는 현안사항으로 인정하는 입장을 밝혔고, 뒤늦기는 했지만 노사정위원회에 공무원노동기본권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도 공무원 노동기본권에 대한 문제를 노동부 소관사항으로 다루지 않고 있으며, 행정자치부 복무조사담당관이 공무원노동기본권 문제를 담당하고, 전국연합체인 전공련을 직접 상대하지 않으면서 단지 개별 직장협의회 차원만을 인정하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 노동기본권 허용이 대통령 공약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출범 이후 4년간 2001년 7월까지 노동기본권 회복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검토노력도 보이지 않았으며, 계속된 전공련의 요구에 떠밀려 마지못해 8월 노사정위원회에 공무원노동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무원직장협의회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검토를 시작했다.

정부에서 공무원노동기본권 허용과 관련한 기본 입장은 노동조합 형태가 아닌 연합체인정, 단결권과 매우 제한적인 단체교섭권(협의권), 노동조합이 아닌 다른 형태(공무원협의회, 직장협의회연합 등)다.

이와 같은 정부의 입장은 노사정위원회의 공무원노동기본권에 대한 하반기 논의일정과 추진사항에 그대로 나타난다. 노사정위원회는 현 정부의 임기를 1년여 남겨 놓은 시점까지 공무원노동조합 관련 의제만 선정해 놓았을 뿐, 한번도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고, 행정자치부도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은 채 무려 4년의 기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실정이 이러함에도 지난 7월 27일 개최된 공무원노동기본권 분과위원회 제2차 회의 때 결정된 논의 일정을 보면 10월 말까지 관련 자료조사를 끝내고, 11월에 들어서야 비로소 대안 마련과 합의를 모색하고, 당사자인 공무원은 참고인 자격으로 1∼2차례 의견을 청취하되 연합체로서 전공련은 전혀 인정치 않고 있다.

실제로 노동분과위원회는 8월말까지 직장협의회의 문제점 개선방안을 논의했고, 현재 각국(독·미·프·일)의 공무원노동기본권 입법례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들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명분으로 인천시 부평직협 고광식 회장과 대구시 동구직협 유기대 회장, 충남도청직협 김병만 회장을 개별 직장협의회 자격으로 초청했다.

이런 점들로 볼 때, 노사정위원회가 전공련을 실질적인 유일한 공무원단체 연합체로서 인정하지 않고, 공무원을 정식위원이 아닌 참고인 자격으로만 인정함으로써 올 연내 국회일정 상 도저히 입법화가 곤란한 노사정위원회 일정에 전공련을 들러리로 이용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러므로 전공련은 정부 및 노사정위원회가 기본입장 변화와 신뢰회복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한 노사정위원회의 일정에 들러리 서는 일체의 회의 참가요청을 거부할 수밖에 없으며, 참가의 전제로 다음과 같은 우리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첫째, 정부는 전공련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철회하고, 공무원 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논의의 유일한 당사자로서 전공련을 인정하라.

둘째, 노사정위원회는 올 하반기 정기국회 회기내에 공무원 노동기본권을 회복한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구체적 허용방법과 절차에 대한 추진 일정을 공개하라.

셋째, 공무원노동기본권 분과위원회는 전공련을 공무원의 입장을 청취하는 참고인이 아닌 정식 위원으로 위촉하여 공무원노동기본권 허용절차 및 방법 등에 대한 논의에 구체적으로 참여토록 하라.

넷째, 전공련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기 보다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행정자치부의 복무조사담당관실의 노사정위원회 정부대표 자격을 즉각 철회하라.

이제 공무원 노동기본권에 대한 문제는 검토의 문제가 아니라 허용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를 결정하는 절차만 남겨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5. 전공련의 하반기 공무원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사업방향

2001년도 하반기 한국 노사관계의 쟁점은 주5일 근무제로 대표되는 노동시간 단축 문제와 공무원 노동기본권 회복을 최일선으로 하는 전교조의 완전한 노동3권 쟁취투쟁과 공공부문 구조조정(민영화) 저지 투쟁으로 볼 수 있다.

근무시간 단축을 위한 노동계의 투쟁은 별개로 두고, 공무원 노동기본권 회복을 최일선으로 하는 정부와의 대립구도에서 공무원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전공련의 하반기 사업과 투쟁의 성패는 당사자인 공무원 뿐 아니라 전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인식에 따라 전공련은 7·28 발족한 노조추진기획단을 중심으로 공무원 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하반기 사업과 투쟁방향을 다음과 같이 추진하기로 정했다.

공무원노조의 형태 및 조직체계, 조직대상 범위, 노동3권의 확보 등을 기조로 노동조합법 개정안 마련.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연대 강화 및 시민단체 확대 추진.
의원입법을 추진하기 위한 유관기관 및 우호적인 국회의원 접촉 및 의원입법안 발의.
90만 공무원 입법청원 서명운동 실시.
공직사회 개혁 프로그램 개발 및 대국민 홍보사업 추진.
국제기구 세계공공노련(PSI) 한국대회 연대 국제적 여론 조성.
11월 4일 공무원노동기본권 입법화 촉구 전국공무원결의대회 서울지역 개최.
정기국회 회기내 입법화 무산에 대비한 법외노조 출범을 위한 제반사항 준비 및 2002년도 법외노조 출범.


정부 및 여당의 보수기득권 세력과 자본은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부터 하반기 대선까지 선거정국이 이어지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려 할 것이며, 그 결과 이번 하반기에 노동계와의 전면적인 대결양상이 전개될 것이다.

따라서, 전공련은 53개 단체 공대위와의 연대를 더욱더 공고히 하여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철도, 한전, 한통 등에 대한 민영화 추진으로 대표되는 공공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반대투쟁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완전한 노동3권 보장 및 신자유주의적 자립형 사립고 설립 반대투쟁과 공무원노동기본권 회복을 위한 전공련의 투쟁은 하반기 노동운동의 우선적인 과제로 자리잡을 것이다.

분산적인 투쟁에 의한 소모적 투쟁을 지양하고 공동전선을 구축하여 명분과 정세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정부를 효과적으로 압박해야 할 것이다.

han37410_03.jpg6. 공무원노조 건설은 역사적 당위

공무원들은 지난 50년간 공무원이 된 이후 항상 권력과 자본이 시키는 대로 했고, 주는 대로 받아왔다. 우리는 너무 오랜 세월동안 지시와 명령에 익숙해졌으며, 통제와 감시에 길들여져 자신을 망각한 채 살아왔다.

세상이 바뀌어 어느새 모든 사람들이 제각각 인간임을 선언하고 제몫 찾기에 열을 올릴 때도 우리는 그냥 그 자리에서 두터운 껍질 속에 갇혀 복종에 길들여진 채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수식어에 익숙해 왔다. 부끄러운 줄도 몰랐고, 그렇게 사는 것이 최선인 줄 알았다. 부당한 명령과 지시에도 묵묵히 참고 순종하는 것이 미덕이며, 승진의 지름길로 여겼고, 그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것으로 알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하지만, 우리 공무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엇이었던가. 

국민은 국민대로 공무원을 정권의 하수인이요, 부정부패의 장본인으로 여겨 원망하고 질책했으며, 정권은 정권대로 정권유지의 도구로 이용해왔고, 정권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정권의 정통성 확보를 위한 희생양으로 공무원에게 사정 칼날을 들이대는 악순환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공무원도 분연히 일어났다. 공무원도 민주역사의 한켠에 물러나 있지만은 않겠다는 것이다. 공무원으로서의 본연의 책무인 정치적 중립성과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권력과 자본앞에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바로 설 것이다. 

정부는 집권하기 전 이미 공무원노조를 건설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집권하면 공무원노조를 허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작금의 정부는 공무원노조를 요구하는 전공련을 탄압하고, 급기야 지도부 구속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등 철저히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며, 공무원과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전공련은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반드시 공무원노조를 세우고, 이를 통해 권력과 가진 자들에 의해 흔들려온 공직사회를 곧추세워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드는 길에 참여할 것이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58호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