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통계 제대로 활용하기

노동사회

노동통계 제대로 활용하기

구도희 0 6,243 2014.05.09 11:31
 
통계청이나 고용노동부 등 여러 정부 기관에 의해 노동시장이나 노사관계 등 노동정책에 활용할 목적으로 다양한 노동관련 통계조사가 실시되고, 행정통계가 생산되고 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계에 대한 지식과 통계자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용하고자 하는 특정 통계의 특성 및 한계와 같은 통계 자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함으로써, 유용한 통계를 식별해 올바르게 해석하는 통계 활용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통계의 기능과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고, 노동통계의 문제점과 한계, 주요 노동통계의 종류를 차례로 살펴본 후 마지막으로 활용도가 높은 노동통계 관련 웹사이트를 소개한다.
 
통계의 기능과 중요성
통계는 사회현상을 수치로 나타낸 정보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현실에 가까운 일관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통계의 핵심 기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가통계는 정부의 각종 의사결정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확성과 신뢰성이 중요하다. 정확성은 통계가 현실을 얼마나 사실과 근접하게 측정하는가를 의미하는 것이고, 신뢰성은 동일한(혹은 유사한) 관측대상에 대하여 측정할 때마다 얼마나 일관성 있는 통계치가 측정되는가를 의미한다. 노동통계가 노동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정부가 현실에 기초해 노동정책의 목표를 설정하고 집행할 것이다. 정확성과 신뢰성이 결여된 통계는 현실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해 잘못된 정책 대응을 하게 만든다. 이런 점 때문에 정확성과 신뢰성이 결여된 통계는 오히려 없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경제위기가 부실한 통계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판단해 국가통계의 품질을 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하여 제시하였다.
 
노동통계의 문제점과 한계
노동통계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노동관련 현상, 즉 노동시장이나 노사관계의 구조 및 변화를 수치화된 정보로 제공함으로써 노동정책의 목표나 방향을 설정하는 출발점이 된다. 노동통계는 정부의 고용 및 임금 등에 대한 정책수립에 사용되며 매 시기 주요 사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노동조합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노동통계 관련 정보는 주로 통계조사 기관이 제공하는 공표 내용에 거의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작성 기관은 해당 통계를 발표하면서, 조사결과를 분석하여 주요 특징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하고 대부분의 통계사용자는 이에 기초하여 통계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작성 기관의 배포자료는 통계작성기관의 시각에서 통계 내용을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 기관의 시각에 치우치기 쉽다. 그리고 특정 통계가 갖는 성격이나 한계를 밝히고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시킴으로써 통계를 왜곡하여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또 통계작성기관은 통계지표의 단기적인 변화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인 추세변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해석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통계조사를 실시하거나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 국가수준에서 정치적 개입이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실업률이나 노동쟁의 등이 보고되는 경우에는 정치적 입김이 개입될 위험성이 항상 존재한다. 이럴 경우 대표적으로 통계의 정의 및 계산 방법, 발표시기 등을 변경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그런데 통계의 정확성과 신뢰성은 통계생산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고의로 통계를 조작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조사응답자의 정보의 한계와 성실성의 문제, 조사자의 전문성, 통계기획기능의 치밀성, 통계적 방법론의 적합성, 자료처리의 효율성 등 수많은 요인에 의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노동통계의 분류 및 종류
통계는 작성방법에 따라 조사통계와 보고・가공통계로 분류할 수 있다. 조사통계는 통계작성을 목적으로 조사단위(개인, 가구, 사업체 등)에 관한 정보를 직접 수집하여 작성하는 통계를 말한다. 보고(행정)통계는 신고・인가・허가 등 다른 행정업무 수행과정에서 수집된 기록자료로부터 조사단위에 대한 정보를 분류・정리하여 작성하는 통계를 말한다. 가공통계는 조사통계 또는 보고통계를 가공하여 작성한 통계를 말한다. 특히 조사통계는 각종 가공통계의 기초자료로서 매우 중요하다.
조사통계는 주된 조사대상에 따라 가구조사(household survey)와 사업체조사(establishment survey)로 나뉘고, 주된 조사항목에 따라 수량조사(quantity survey)와 가격조사(price survey)로 분류된다. 특히 주된 조사항목, 즉 대표변량이 수량변수인가 또는 가격변수인가에 따라 표본추출방법 및 조사 결과의 보정여부가 상이할 뿐만 아니라 조사 내용도 대표변량과 관련성이 높은 항목으로 구성된다.
주요 노동통계 작성기관인 통계청 및 고용노동부에서 생산하는 조사통계를 조사대상 및 조사항목에 따라 분류하면 [표1]과 같다. 
통계청이 생산하고 있는 노동관련 조사통계는 가구조사로서 ① 노동공급의 수량적인 측면을 파악하기 위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지역별고용조사’가 있고, ② 노동공급 주체인 가구와 그 구성원들의 소득 및 지출, 임금 등 가격적인 측면을 파악하기 위한 ‘가계동향조사’와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가 있다. 그리고 사업체조사로서 종사자 1인 이상인 전국의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체와 종사자의 지역별 구조 및 분포를 파악하는 ‘전국사업체조사’가 있다. 전국사업체조사는 개인 농・림・어가, 군부대, 노점상, 국제 및 외국기관, 가사서비스업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표1]의 조사통계 가운데 ‘전국사업체조사’만 전수조사로서 사업체 단위 각종 통계조사의 모집단 명부로 활용되어 표본틀을 제공한다. 나머지 조사들은 표본조사로 전체 조사대상(모집단)이 많을 경우 여러 가지 이유로 일부(표본)를 통계적 방법에 의해 선택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이로부터 전체 모집단의 특성을 추정해 내는 것이다. 따라서 표본이 모집단을 제대로 대표하고 있는지가 중요하고, 이는 조사결과의 정확성 및 신뢰성에 영향을 미친다.
고용노동부가 생산하고 있는 노동관련 조사통계는 모두 사업체조사로서 ① 노동수요의 수량적인 측면을 파악하는 ‘사업체노동력조사’,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사업체 기간제근로자 현황조사’가 있고, ② 노동수요 주체인 기업 및 개별 노동자의 임금 및 각종 근로조건 등 가격적인 측면을 파악하기 위한 ‘기업체노동비용조사’, ‘사업체노동력조사’,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가 있다. 이 밖에 ‘최저임금적용효과에 관한 실태조사’가 있다.
그런데 이상의 통계조사들은 모두 일정시점을 기준으로 개인, 가구, 사업체의 현황을 조사한 횡단면(cross-sectional) 조사이다. 이러한 횡단면 자료가 여러 기간에 걸쳐 축적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단순한 시계열(time series) 자료가 구축된다. [표1]의 조사통계들은 일정시점을 기준으로 한 횡단면 조사로서 노동시장의 정지된 그림(snapshot view)을 보여줄 수는 있으나, 동적인 차원에서의 노동시장의 이해 및 정책결정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예를 들어 ‘경제활동인구조사’와 ‘가계동향조사’는 동적인 측면에서 개인의 경제활동 참여 및 노동시장 이동과정, 소득과 소비의 변화 등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횡단면 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양한 패널(panel)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패널조사는 시계열 자료의 성격과 횡단면 자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조사방법이다. 즉 동일한 개인, 가구, 사업체를 대상으로 여러 기간에 걸쳐 추적조사를 실시한다. 패널조사는 횡단면 조사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동적인 차원에서 가구와 개인, 사업체의 장기간에 걸친 변화와 상태 간 이동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횡단면 자료만으로는 불가능한 심도 있는 정책연구 및 정책평가를 가능하게 해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 패널조사에는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 ‘사업체패널조사’,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패널조사’, ‘고령화연구패널조사’,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고용패널조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인적자본기업패널조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가족패널조사’가 있다.
한편, 보고통계(행정통계)로는 고령자 고용현황, 근로자건강진단실시 상황보고, 노동조합현황 조사, 노사분규 통계, 산업재해 현황, 외국인근로자 고용동향, 임금결정 현황조사, 장애인 의무고용현황이 있다. 그리고 ‘사업체노동실태현황’은 대표적 가공통계로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 결과를 노동행정과 노동통계조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사업체 수 및 종사자 수를 노동행정 대상에 맞게 가공하여 재집계한 것이다.
이 밖에 고용노동부의 해당 부서에서 노동정책 수립 및 평가를 목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행정통계로는 고용보험통계, 구인구직통계, 국가기술자격통계, 산재보험통계, 조정․심판통계 등이 있다.
 
노동통계 제대로 활용하기
노동통계 자료는 통계조사 및 생산기관이 제공하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한 보도자료나 데이터베이스 검색, 온라인 간행물, 관련 통계보고서, 통계CD 등을 통해 수집할 수 있다. 
그런데 통계 사용자가 노동통계를 제대로 해석하거나 문제의식을 갖고 통계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려 한다면, 조사목적 및 조사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가능하면 통계원자료를 직접 분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활용도가 높은 노동통계관련 웹사이트를 소개하면 [표 4]와 같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에서는 국가승인통계를 한 번의 접속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e-나라지표(http://www.index.go.kr)’에서는 국정에 관한 주요통계지표를 알기 쉽게 분석자료와 함께 제공한다. 한편, 통계청은  ‘KOSIS(국가통계포털) 이용방법’이라는 문서를 통해 통계표 조회 및 검색 방법과 조회조건 설정, 단어검색 방법 등 알면 편리한 다양한 사용법을 제공하고 있다.
‘고용노동통계(http://laborstat.moel.go.k/)’에서는 고용노동부에서 생산한 각종 노동통계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각종 노동경제지표 및 노동정책 수행실적, 주요 국제노동통계 등 최신의 통계자료를 종합적으로 수록하고 있는『고용노동통계연감』을 매년 출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매년 발간하는 『KLI 노동통계』는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의 주요 쟁점별로 대표적인 통계의 시계열 변화와 함께 다양한 노동통계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통계 원자료는 고용노동통계 홈페이지(http://laborstat.moel.go.k/)에서 원자료신청서를 내려받아 모든 항목을 기입하고 팩스나 이메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통계청의 조사통계 원자료는 마이크로데이터서비스시스템(http://mdss.kostat.go.kr/mdssext)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패널조사 원자료는 해당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내려받거나 구입해야 한다. 이와 같은 통계 데이터의 가장 큰 장점은 통계작성 기관에 의해 발표되지 않은 것이라도 실제 조사된 것이라면 이용자가 원자료를 구해 직접 가공해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별통계에 대한 이해와 통계분석관련 지식 없이 통계원자료를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통계자료들을 자주 검색해 봄으로써 통계조사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노동통계를 잘 활용하는 기초이다. 통계를 제대로 보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사목적, 조사의 절차(조사방법, 조사시기, 조사대상의 모집단에 관한 정보, 표본의 크기, 표본추출방법, 성별・연령별・지역별 등 표본의 특성), 조사표(설문지) 내용, 표본이 모집단을 제대로 대표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누락 또는 중복되어 있거나 숨겨져 있는 자료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통계 쟁점의 변경과 같은 내용의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기준이나 조사목적의 변화에 따라 조사되는 통계자료는 변화하게 된다. 
노동통계가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통계를 통해 현실을 밝히는 방법은 임단협 등 제반 노동관련 정책 수립에 있어 유용한 근거가 된다. 따라서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의 구조 및 변화를 정확하고 일관성있게 파악할 수 있도록 노동통계에 대한 지속적 개선을 요구하면서, 유용한 통계를 식별하여 올바르게 해석하는 안목과 활용능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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