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구인사업주와 구직자를 연결해주는 인터넷 사이트인 ‘(주)아르바이트천국’ (이하 알바천국)에 게시된 채용 공고를 분석하여, 자치구별 아르바이트 시급을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전국단위 아르바이트 시급과 서울지역 아르바이트 시급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 대비 전국 아르바이트 시급 비중은 2013년 상반기 98.0%에서 2014년에 94.9%까지 떨어졌다. 다음으로, 성북구의 아르바이트 시급은 전국 수준보다는 높지만 서울지역 시급과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2013년 성북구의 알바천국 채용 공고 아르바이트 시급은 서울지역 대비 98.8%였는데, 2014년 하반기에는 96.1%였다. 2014년 하반기 성북구의 아르바이트 시급은 전체 자치구 중 24위로 도봉구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았다.
2. 성북구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 면접조사 결과
성북구 청소년 7명과 청소년 노동 관련 사회단체 및 유관기관 종사자 4명을 면접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 청소년 면접 결과
❏ 구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면접에 참여한 청소년 대부분이 구직과정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구인구직 포털사이트와 지인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다. 포털사이트의 경우 △나이와 학력 제한, △제한적이고 부정확한 정보 탓에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답했다.
❏ 일하면서 겪는 노동권 침해: 일하면서 겪는 노동권 침해 사항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실제 노동조건과 다른 근로계약서 작성, △최저임금 미달과 수습기간 임금 삭감, △‘꺾기’와 무급 노동으로 인한 실지적인 임금 삭감, △장시간 노동과 휴식시간 미부여 등 사업주의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인한 피해, △막말과 무시 등 인격적 괴롭힘 등이었다.
❏ 부당한 대우 및 대응 과정의 어려움: 부당한 대우에 대해 대부분 참고 넘어 갔다고 했다. 대응을 시도한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부족했다. 고용노동부 상담원의 부적절한 응대와 부정확한 정보 제공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 제도 보완 등 원하는 것: 알바신고센터 등 제도 보완, 또래 상담 제도 마련, 허위 광고 모니터링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 등을 원했다.
❏ 청소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면접에 응한 청소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진로탐색의 과정이 되는 일자리, 기본적인 노동조건이 보장되고 경력인정이 되는 일자리, 나이 차별, 폭력이 없는 일자리 등이었다.
2) 사용자 및 유관기관 종사자 면접 결과
❏ 성북구의 일자리는 중소업체의 비공식성이 강한 일자리: 성북구의 일자리 특성은 중소규모의 비공식성이 강한 일자리라고 볼 수 있다. 주로 동대문구의 섬유업체들에 연결된 5인 미만 하청 봉제업체들로 장시간노동에 기반해 인건비를 아껴서 이윤을 남기는 곳이다 보니, 청소년을 쓸 이유가 별로 없다고 했다. 또한 5인 미만의 영세한 업체에 비해 규모가 있거나 안정적인 일자리에는 청소년보다 대학생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 일자리를 만들려면 구청에서 기업에 장기적으로 지원을 하는 등의 사업이 필요할 것이라 지적했다.
❏ 청소년의 노동인권이 취약한 이유: 법의 효과가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영세업체이다 보니 청소년의 노동조건에 기업의 관행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또한 성인보다 열등한 처우를 당연시 하는 문화가 일하는 청소년 노동조건을 더 취약하게 한다고 보고 있었다.
❏ 정책적 개입 방향에 대한 의견: 현재 중복해서 비효율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청소년 노동인권 정책들을 체계화하고, 관료체계를 통한 위로부터의 개입보다는 청소년 또래들을 통한 상담과 교육 등 아래로부터의 개입을 제안했다. 또한 공공부문에서 청소년에게 괜찮은 일자리를 마련해보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제안했다.
3. 자치구 청소년 노동인권 정책 방향
1) 청소년에게 좋은 일자리의 기준과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노력
가. 청소년에게 좋은 일자리의 기준 마련
면접에서 드러난 청소년들이 스스로 원하는 일자리는 △진로와 관련이 있는 일자리, △기본적인 노동조건이 보장되고 경력이 인정되는 일자리, △나이 차별, 폭력이 없는 일자리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청소년에게 좋은 일자리의 기준을 마련하고 이 기준을 현실화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나. 청소년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노력
청소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주체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일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와 고용노동부, 지자체 등에서 일자리 정책을 만들 때는 ‘노인 일자리’, ‘청년 일자리’, ‘중장년 여성 일자리’ 처럼 일자리의 주체를 중심으로 마련이 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청소년 일자리’처럼 청소년이 일자리 정책의 한 주체로 고민이 되어야 한다. 특히 사회경제문화 관련 각종 정책적 접근에서 ‘청소년은 학생’, ‘청소년 시기는 체험 위주’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러한 입장에 입각해, 청소년이 이용하는 각종 수련시설, 상담시설 등에 청소년 일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도서관 등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서 청소년은 이용자 혹은 봉사자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은 무료 봉사자 혹은 이용비를 지원받는 수혜자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공공부문부터 청소년 일자리에 대한 다른 접근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공간에 청소년들이 노동자로서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시범적으로 만들어보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2) 성북구의 일하는 청소년의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 제안
가. 정책의 방향과 원칙
일하는 청소년의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세울 때 필요한 원칙은 △현재를 사는 시민인 청소년을 위한 정책 마련, △정부의 정책과 지자체 사업의 유기적인 결합과 운영, △‘공간’이 중심이 되는 사업 개발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나. 구체적인 사업 제안
① 고용노동부에서 설치하는 알바신고센터 실질적인 운영을 위한 제안
성북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 중 알바신고센터의 실질적인 운영을 제안한다. 새로운 사업을 만들기보다는 정부에서 이미 마련한 제도가 자치구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
※ 고용노동부 알바신고센터 개요
알바신고센터 사업은 2010년 중부지방 고용노동지청의 시범사업으로 시작했다. 당시 인천시내 고등학교 12곳에 ‘안심알바신고센터’(현 알바신고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했다. 알바신고센터를 설치한 곳 중 제대로 운영한 곳은 1곳(인천여상)에 불과했다. 인천여상은 담당 교사를 지정하고 학교에 교사와 학생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꾸려 노동인권교육 진행과 상담 사례 공유 및 대응활동을 했다. 노동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하여 노동인권교육과 법률 상담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렇게 운영되었던 사업을 바탕으로 2011년 전국 103곳에 알바신고센터를 설치하여 진정절차 없이 사건을 처리하고 근로감독관이 학교에 와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였으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담당교사조차 알바신고센터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2012년 알바신고센터를 111개로 추가 설치하고, 2013년 청소년상담소 등 학교 밖에도 설치하여 총 225개(2013년 6월 30일 기준)까지 확대되었으나 운영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 알바신고센터 설치 및 운영 방식: 본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방안 중 ‘1안’은 성북구청에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이고, ‘2안’은 청소년에게 친근한 공간을 확보한 민간단체에 설치하여, 성북구가 재정과 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 알바신고센터의 역할 및 내용: 알바신고센터의 역할은 상담 및 피해 구제 활동과 노동인권교육이다.
❏ 알바신고센터의 상담과 피해 구제 활동: 알바신고센터 운영자는 청소년의 노동법 위반 피해 상담 사례를 접수하고 접수한 사례를 관할 고용노동지청(성북구의 경우 서울북부 노동지청)에 신고하여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피해 청소년이 고용노동부에 직접 가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알바신고센터에 청소년 또래 상담사 운영: 알바신고센터 운영자와 함께 상담과 피해 구제 활동을 펼칠 ‘청소년 또래 상담사’를 운영한다. 청소년 또래 상담사의 장점은 눈높이를 맞춘 상담과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과 청소년을 위한 정책 사업에 청소년이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또래 상담사를 운영하는 고양시 청소년아르바이트 지원센터와 성동근로자복지센터 청소년 알바 지킴이 사업을 참고하면, 성북구의 또래 상담사 관련 모집 대상과 주요 활동을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 성북구 알바신고센터 운영위원회 및 지역단위 협의체 구성: 성북구 알바신고센터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 내 협의체를 구성해서 지역 내 피해 사례에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알바신고센터 운영위원회의 구성은 구청 담당자와 또래 상담사, 지역 노동전문가 등으로 구성한다. 또한 성북구에 설치되어 있는 알바신고센터 운영 담당자들과 상담 사례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신고되는 사례에 대해 협의할 수 있는 지역 단위 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한다. 협의체에는 알바신고센터 운영 담당자와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지청 알바신고센터 담당 근로감독관, 성북구청 담당자, 사용자와 상인 단체 등을 포함해야 한다. 현재 성북구에 설치되어 있는 알바신고센터는 2013년 6월30일 기준 9곳이다. 고명정보산업고, 동구마케팅고, 서울도시과학기술고(전 서울북공고) 등 특성화 고등학교 3곳,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서경대, 성신여대 등 대학교 5곳, 시립성북청소년수련관 1곳이다.
❏ 알바신고센터 또래 상담사와 이용자들을 위한 노동인권교육 진행: 청소년 또래 상담사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노동인권교육과 이용자들을 위한 상시적인 노동인권교육을 진행한다. 알바신고센터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번의 피해 구제로 일하면서 겪었던 문제들이 일시에 회복되지 않는다. 알바신고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이 스스로 일터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② 노동인권교육과 인식 개선 활동
❏ ‘평생학습도시’ 성북구의 노동인권교육 체계 마련: ‘평생학습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성북구의 위상에 맞게 평생교육학습관에 노동인권 교육과정을 마련한다. 평생교육은 문화소양교육에서 민주시민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마을공동체 활성화정책에 민주시민교육을 결합하여 노동인권교육을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일터의 민주주의 실현 없이는 마을 민주주의의 실현도 없다는 원칙을 세우고 구민의 노동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인식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 교육 참여자별 교육 기회 마련 및 추진: 교육 참여자별 교육 내용 마련 및 연 1회 이상 2시간 이상을 확보하여 교육을 진행한다. 협력 기관과 함께 협의하고 계획을 마련하여 시행한다. 교육 참여자별 교육 내용 및 추진 협력 기관은 아래 표와 같다.
❏ 인식 개선 활동: 청소년 고용 사업주에게 ‘사업주가 알아야 할 노동법(가)’ 수첩과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배포하여 사업주의 의무사항을 주지시킨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보다는 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노동법을 교육시키고 법 준수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성북구 내 인식 개선을 위해 △최저임금법상 사업장에 게시(위반 시 과태료 100만 원 이하)하도록 되어 있는 최저임금 포스터 부착, △성북구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인 주민센터와 청소년수련관·은행·지하철역 및 버스정류장 등에 노동인권 내용을 담은 홍보물 비치 및 홍보 영상 상영, △성북 관내 주기적인 캠페인, △청소년 노동 수기 공모 사업 △구인 광고 모니터링 등을 진행한다.
③ 청소년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
성북구청 담당자, 지역 노동인권 전문가, 고용노동지청 담당 감독관, 안심알바신고센터 청소년 운영위원, 사업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④ (가칭)‘성북구 청소년노동자 인권 보장을 위한 조례’ 제정
❏ 조례 목적: 청소년 노동인권 보장 및 지원 체계 마련
❏ 조례에 포함할 내용: 청소년에게 좋은 일자리 마련을 위한 단계별 추진 체계, 청소년 일자리 마련 기관 및 기업 지원 체계, 청소년 일자리 유관 기관 노동인권 교육과 상담 지원 체계, 지역사회의 청소년 노동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주체별 노동인권 교육과 홍보 체계 등
❏ 조례 마련을 위한 협의체 구성: 조례를 만들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여 조례 내용을 마련하고 제정 과정에 함께 한다.
❏ 참고 조례: 김포, 춘천시 사례
※ 김포시 청소년근로자 인권보호 조례 (2013.6.14. 제정)
김포시에서는 일하는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3년 6월14일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조례 제정 목적(제1조)은 ‘청소년노동자의 권리와 인권 실현’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장의 책무(제3조)를 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노동인권사업(제11조)으로는 청소년노동인권센터 마련과 노동인권 상담 및 교육 사업 운영을 정하고 있다.
제1조(목적) 이 조례는 「대한민국 헌법」 및 「근로기준법」등 관계법령에 근거하여 김포시(이하 “시”라 한다) 청소년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청소년근로자의 노동과 관련된 권리와 인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시장의 책무) ① 시장은 청소년이 적절한 노동환경에서 노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책무가 있다.
② 시장은 청소년의 노동인권을 존중하는 사업장을 우대 및 지원할 수 있으며, 청소년의 노동권이나 기타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업장은 각종 우대 및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③ 시장은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다치거나 인권을 침해당한 청소년을 법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④ 시장은 시 소속기관, 노동관련 행정관청과 협력하여 청소년의 노동에 관한 상담, 구제활동에 대한 지원·협력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⑤ 시장은 김포교육지원청과 협력하여 청소년 및 사용자에 대해 청소년노동인권에 관한 교육이 실시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노동을 하거나 특성화고교에 재학하는 청소년에게는 필수적·우선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⑥ 시장은 지방고용노동청장, 김포교육장과 협력하여 학교 내외에 안심알바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⑦ 시장은 청소년들의 일자리 창출 및 근로환경개선 등에 행·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
제11조(노동인권사업) 시장은 청소년에게 노동기본권과 노동인권에 대한 교육과 청소년 스스로 노동기본권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 다음 각 호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1.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운영
2. 청소년노동인권상담원 및 청소년노동인권교육 강사단 양성
3. 청소년대상 노동인권 상담 및 교육
4. 청소년을 고용한 사업주에 대한 노동인권교육 등
5. 청소년 노동인권에 대한 캠페인
6. 그밖에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
※ 춘천시 상생하는 지역공동체를 위한 참 좋은 식당 지원조례 (2014.8.8. 제정)
춘천시 조례의 경우 지역 주민, 식당 사업주,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례가 많은데 영세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주의 선의에 기대는 것만으로 노동조건을 향상시킬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춘천은 접근을 새롭게 하여 지자체의 지원과 지역 주민의 노력 등을 함께 정해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향상시키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