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에 밀리는 '연대'의 위기

노동사회

'실리'에 밀리는 '연대'의 위기

admin 0 3,956 2013.05.12 05:29

새해 벽두부터 노동자 네 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했다. 한 달 새에 네 명의 노동자가 죽어 나갔다. 그 충격에서 벗어날 여유도 없이 2월14일 또다른 노동자가 현대중공업에서 분신자살을 하였다. 작년 10월,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을 비롯한 잇따른 노동자들의 죽음이 떠오르며 노동자가 죽는 노동현실에 몸서리가 쳐지는 순간이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인 인터기업의 노동자 박일수 씨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유서에 남기고 자신이 일하던 인터기업 사무실 공터 앞에서 새벽 5시경에 분신하였다. 

87년 골리앗투쟁을 비롯해 민주노조운동 역사의 상징이던 ‘현대중공업’ 현장에 적신호가 들어 온 듯하다.  

사람은 죽고 노조는 수련회 가고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죠?” “예, 맞습니다.”
“이번 박일수 씨 분신 관련해서 취재 때문에 그러는데, 사무국장님 계신가요?”
“저희가 수련회가 있어서 다들 수련회 가고 지금 안 계신대요. 마지막 날이니 오후에 들어오십니다. 오후에 전화주시겠습니까?”

미리 확인을 하지 않은 기자의 불찰이었다. 정신없이 현대중공업의 인터넷 게시판을 뒤졌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수련회가 예정된 상태라 취소할 수 없어 수련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해명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현대중공업 노조 사무국장과 약속을 잡고 부랴부랴 출발해서 현대중공업에 도착한 필자는 면회실에서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 백순환 금속연맹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간부들이 면회 신청을 하고 현대중공업 노조로 가는 것을 보았다. 기자도 면회 신청을 하고 20여분을 기다리는 동안 면회실에서 일하는 직원과 얘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공장안은 조용해요. 왜 남의 공장와서 죽어 가지고란 생각이 많아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직접 들으니 마음이 답답해 질 수밖에 없었다. 조합에서 강성철 조직쟁의부장이 면회실로 왔다. 함께 차를 타고 노조 사무실로 가는 동안 그는 차창 밖을 가리키며 “박일수씨가 분신한 곳이 저기”라고 손짓을 하였다. 아파트 한 동 만큼을 차지한 큰 돔으로 이루어진 작업장이 늘어선 저 곳, 어느 한 켠에서 박일수 씨가 분신을 했다는 소리에 그의 유서의 한 문구가 다시 떠올랐다. 
“사람답게 살고싶다.”

먼저 들어온 민주노총 간부들은 현대중공업 탁학수 위원장, 유상구 사무국장과 면담을 하고 있었다. 기자는 사무국장을 기다리는 동안 편집실의 간부들과 얘기를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박일수 씨가 분신한 다음 날인 15일 아침 11시경 기자회견을 갖고 독자적인 대책위 구성을 발표했으며, 16일에는 분신관련 현중노조의 입장이 담긴 공문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에 보내고 민주노총이 중심이 된 ‘비정규직철폐 노동탄압분쇄 고 박일수 열사 분신대책위’에서 탈퇴한 채, 나름의 ‘진상조사대책위’를 꾸렸다. 게다가 ‘유가족 납치사건’이란 한바탕 소동도 있었던지라 현대중공업 노조와 사내하청 노조 사이의 감정은 상할대로 상한 상태였다. 민주노총의 간부들이 찾아온 이유도 자칫 이번 분신 정국이 ‘노-노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현대중공업 노조의 협조를 요구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들었다. 인터넷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제명’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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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17일 하청노조 소속 조합원 3명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짚크레인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 출처: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

박일수 씨는 제3의 신분

“지금 민주노총이 비정규직이랑 사내하청이랑 서로 확실히 다른데, 둘을 합쳐서 비정규직이라 하잖아요. 둘은 다르죠.” 현중노조 정영욱 편집차장의 이 말은 박일수 씨가 사내하청에 소속된 정규직이었지, 비정규직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지난달 16일 울산지역 본부에 보낸 공문에서도 현중노조는 ‘고 박일수 씨는 현대중공업은 물론, 현대중공업 협력회사인 인터기업과도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는 사람’이라 표현한 적이 있다. 이어서 그는 박일수 씨가 작년 말 인터기업을 그만두었으며, 작년부터 박일수 씨가 사내하청의 연월차 수당을 문제 삼고, 인터기업 사장에게 압력을 가해 월급을 받으면서도 일을 하지 않았다는 등 박일수 씨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오늘 대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대부분의 생각이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손수희 편집부장은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죽은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공장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빠른 시일 내에 가라앉기를 희망 하는게 현장 분위기라는 소리다.

모든 현장 조합원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이들의 활동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 노조활동가나 수상한 눈치를 보이는 조합원을 반장, 과장 등을 대동한 1대 4의 면담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게 나중에 만난 현대중공업 해고자 조돈희 씨의 설명이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사건 이후 회사의 입장이 담긴 유인물을 통해 현장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그 내용은 박일수 씨가 현대중공업의 근로자가 아니며 사내 협력업체에서도 퇴사해 고용관계가 없는 제3자 신분이며, 회사에 무단 출입, 사고를 저질러 회사도 피해자라는 내용이었다. 인터기업 박진용 사장도 2월18일 기자회견을 갖고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정 차장에게 박일수 씨 관련 현중노조의 입장과 최근 현중노조의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듣던 중 유상구 사무국장이 왔다. 유 사무국장은 앉자마자, 민주노총 간부들의 얘기를 꺼냈다. 제명 얘기가 오가지만, 민주노총 간부들은 그런 생각이 전혀 없으며, ‘협조’를 구하는 얘기가 오고 갔다고 전했다. 이번 분신 문제에 대해 유 사무국장은 비정규직 문제는 회사보다는 정부를 상대로 하면 되고, 회사와는 유족 문제를 협상하고 현대중공업 고용대책본부에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의 고용조건과 복지 문제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임단협에서 협상하면 된다는 견해였다. 현중노조 간부들과의 취재에서 알 수 있던 것은 현중노조가 사주인 ‘MJ’(정몽준)를 이번 사건에 연루시키는 것을 꺼려 한다는 것이었다. 

민주노총 간부들이 현중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이 날 저녁 사내하청 노조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간부들이 와서 현중노조에게 사태 해결을 위한 모든 권한을 넘겼다”는 소리로 둔갑되어 그날 저녁 대책위 회의에 사내하청 노조가 항의를 위해 참관을 조직하는 등 대책위-현중노조-사내하청의 관계를 짐작케 해주는 일도 있었다. 

‘뇌물사건’이 치명타

작년 임원 선거에서 일명 ‘범민주연합’의 후보를 2천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된 탁학수 위원장은 사내하청 노조로부터 ‘어용’노조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87년 골리앗 투쟁으로 민주노조 운동의 역사를 상징했던 현대중공업 노조의 현장이 “다 죽었다”는 소리를 듣고, 노조가 ‘어용’이라는 소리는 듣는 원인을 찾기 위해 기자는 현 집행부가 선거에서 승리한 이유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합리와 개혁’을 내걸고 선거에 임한 탁학수 후보 진영의 자체 평가에서 과거에는 투쟁과 집회가 매일 있었지만, 정작 조합원들에게 남는 것이 없자, 차츰 노조원들이 강성노조에 대한 실망감이 쌓였으며, 2002년 노조 사무국장의 ‘뇌물사건’은 치명타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스스로 자멸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이후로 함부로 집회 나가자는 말을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말했다. 

물론 현대중공업의 객관적 환경도 무시할 수는 없다. 평근 근속년수가 16.2년, 평균연령은 41.6세, 특히 조선사업부의 경우 46세로 가족의 가장으로서 자식, 부모 등 이리저리 돈 들어갈 곳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은 나이가 되어 과거처럼 집회나 투쟁에 헌신적으로 참가하기에는 몸이 무거워졌다는 분석이 있다. 다른 한편 통상임금 평균은 142만원이지만, 보너스 7백프로, 성과금 2백프로 격려금조로 2백프로를 받아 연봉으로 치면 3천5백에서 5천 정도를 받는다. 결국 이것은 대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리주의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우린 이것을 (선거에서 승리한 것을) 개혁과 변화에 대한 지지이며 조합원 권익을 보호해 주기를 원한 결과로 본다”고 유상구 사무국장은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중공업의 변화에 의해서 현 집행부가 (노조를) 잡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집행부가 변해서 조합원이 변한 것은 아니다”고 정 차장은 힘주어 말했다. 

자본의 노동조합 활동 방해 공작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노무관리전략만으로는 반쪽짜리 설명에 불과하다. 노조의 노선과 활동에 대한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현 집행부의 설명이 모든 것일까. 수수께끼를 풀기보다는 하나 더 얹은 기분으로 현대중공업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사내하청 노조 이승렬 사무장과의 약속이 얼마 안 남은 시간이었다.

어용 대 민주, 정규직 대 비정규직

현대중공업 정문을 나오면 바로 앞의 사거리 좌측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20층이 넘는 현대의 호텔이 서 있고, 바로 맞은편에는 지난 21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가 친 천막농성장이 있다. 천막농성장을 찾아 이승렬 사내하청 노조 사무장을 만났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사내하청 노동자는 150여 업체에 1만여명 정도에 달한다. 사측이 밝힌 2004년 1월 현재 직영 노동자가 2만명이 조금 넘어 직영과 사내하청 노동자의 비율이 약 6:4 정도이다. 하지만 사내하청의 규모는 수주량에 따라 고무줄인데, 6천까지 규모가 줄어든 적도 있다. 이럴 경우,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일을 찾아 거제도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까지 나가기도 한다는 것이 이승렬 사무장의 말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는 당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더해 분신 정국을 풀어 나가는 방식을 둘러싸고 사내하청과 현중노조 사이에는 ‘어용과 민주’ 노조라는 대립 구도가 덧붙여져 있다.

사내하청 노조 조합원 김주익 씨에게 현중노조를 왜 ‘어용노조’라고 생각하는지 물어 보았다. “운동의 관점이 틀려서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물어본 기자를 당혹스럽게 하는 대답이었다. 그는 ‘민주노조 운동의 정신’을 언급하며 다른 조직들은 어떨지 몰라도 사내하청 노조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내하청의 고용상태에 대한 얘기를 이승렬 사무장에게 듣다가 이번 박일수 씨 분신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를 물어 보았다. 

“대책위는 현중노조가 움직이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며 투쟁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이 사무장을 비롯해 사내하청 조합원들은 이번 일이 유가족 보상 문제와 현중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경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정규직노조에 대한 “역사적 불신”이란 표현을 써가며 설명을 했다. “물론 공장에서는 형, 동생하며 친하게 지내지만, ‘정규직’ ‘비정규직’이란 얘기만 나오면 틀려 진다”고 했다. “대책위가 보기에 우리가 조급하고, 잘못하는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이건 정규직의 ‘원죄’ 같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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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8일 고 박일수 열사분신대책위가 현대중공업 전하문 앞에서 집회를 갖고 거리행진을 하였다.   - 출처: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

쓸쓸한 영안실

취재 도중 계속 걸려오는 전화로 대화가 어려워져 이 사무장과 울산대병원 영안실로 함께 올라갔다. 영안실 2층 201호엔 분향실이 있고, 202호엔 대책위가, 맞은편은 사수대들이 모여 있었다. 이십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텔레비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길래 그 내용을 살펴보니 지금껏 방송사에서 취재해 간 현중 사내하청 실태 관련 녹화자료였다. 기대보다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책위 회의 참관을 위해 사내하청 조합원들이 모였다. 그들이 회의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기자는 영안실 주위를 둘러본 후 나왔다.

다음날 오전 사내하청 천막농성장 주변에서 현중 경비대와 사내하청 노조원들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플래카드를 사내하청노조가 다는 것을 경비대가 저지하고 있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천막농성장이 있는 땅의 절반이 현중 소유라며 천막을 거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얼마 후 울산 동구청 공무원이 나와 천막 관련해 몇 마디 주고받았지만, 공무원노조 조합원이라며 예의 실랑이는 없이 끝났다. 

민주노총 울산 지역본부 정책국장이자 대책위 언론팀을 맡고 있는 이동익 씨를 만나 지금의 상황을 들었다. 대책위는 지금 현중노조와 사내하청 사이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대책위가 체계상 현중노조에게 강하게 요구할 입장이 아니고, 현중노조가 이번 일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현장 동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풀어가야 하기 때문에 분신 정국이 장기화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이기를 원하는 사내하청 노조와 대책위를 별도로 꾸리며 독자 행동을 하는 현중노조 사이에서 대책위와 참여 조직들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동익 국장과의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중의 노동운동으로 넘어갔다. “중공업의 노무관리전략에 안이하게 대응한 점이 있어요.” 그는 현중 노동운동의 변화 원인으로 과거 집행부의 활동 방식을 꼽았다. 울산 동구는 말 그대로 ‘현대왕국’이다. 현대중공업에서 돈을 벌어 현대백화점에서 소비를 하고, 현대가 지은 병원에서 병을 치료한다. 문화센터, 예술회관 등 현대가 동구에 투자한 돈은 엄청나다. 그리고 현대에서 ‘번’ 돈은 고스란히 현대로 다시 돌아간다.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현대중공업의 노무관리전략은 지역 차원까지 포함하는 것이었고, 조합원의 아내와 자식들의 이데올로기는 현대의 가치관에 포섭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합 활동하는 사람은 심지어 아내가 그런 거 왜 하냐고 해서 부부싸움까지 하는 지경이었다고 하더군요.” 과거 집행부의 활동이 자본과 정부에 맞선 노동조합의 기본권 확보에 치우치다보니, 조합원의 일상에 대한 노조의 지배력은 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대 사측이 그 영역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답은 어디에

현중노조 유 사무국장은 과거 노조의 활동과 지금의 노조 활동을 비교하면서 “과거엔 싸움을 해도 돈이 안 나왔는데, 지금은 안 싸워도 돈이 나온다”라며 조합원이 원하는 것은 ‘실리’라고 강하게 말했다. 사내에서 유인물을 홍보하기 위해 다섯 명의 대의원 서명이 필요하지만, 그 다섯 명의 서명을 못 받아 유인물을 정당하게 뿌리지 못하는 현대중공업 노사관계. 비정규직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 고용대책본부 인원을 한 사람 증가시켰다는 것으로 변명하는 현중노조 간부들.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박일수 씨가 죽었지만, 공장과는 관계없는 ‘제3자’라고 주장하고, 대책위는 ‘정치적 의도’가 있어 참여하기 어렵다는 현중노조의 모습. ‘제명’이 거론되자 현장 조합원들이 연맹 납부금을 매년 5~6억씩 내면서 뭐하러 있느냐는 소리를 듣는다며 노동운동의 연대정신은 어디 갔는지를 되묻게 만드는 그 모습에서 대공장노조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골몰할 때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이동익 국장과 나누었던 얘기 중에 현대중공업 사측의 노무관리전략과 현장 상황이 현대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대화가 생각나자 서울로 돌아오는 내내 기자는 우울할 수밖에 없었다. 노동조합의 연대 정신은 오간데 없고, ‘실리’만을 좇는 상황, 노동조합의 진정한 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85호